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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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하버드대학교 자연사 교수로 있으면서 CNN과《타임》에서 최고의 고생물학자로 선정되기도 한 앤드루 H.놀이 들려주는 지구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지구에 대해서 대중이 보다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리려고 노력 중이라는 저자는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지구의 짧은 역사>를 통해서 지구라는 별의 생성에서 현재까지의 과정을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다.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핵심'을 간추려놓은 지구 역사 요약본 같다. 핵심만을 간추려 놓은 요약본이라고는 하지만 그 내용은 촘촘하다. 정말 정리 잘 된 핵심 정리 노트를 본듯하다.

지구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많은 책을 만나보았지만 이 책이 백미(白眉) 중에 백미(白眉)인 것 같다. 오랜 연구의 지식이 녹아들고 연륜 있는 학자의 식견이 담겨 있어서 읽고 있는 내내 행복했다. 분명 어렵고 지난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전혀 막히지 않고 역자 이한음의 '옮기고 나서'를 만날 수 있었다. 다양한 관점으로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지구의 역사와 지구에 살았었던 또 살고 있는 생명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은 우리 고향인 지구와 그 표면에 퍼져 있는 생물들의 이야기다.(p.14)'

지구가 만들어지고 그 위에 다양한 생명체가 등장하는 순서를 따라 전개되는 이야기의 시작은 1장 화학적 지구이다. 지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별이 생성되는 과정과 함께 들려준다. 그렇게 생성된 별이 점점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2장 물리적 지구를 통해서 보여주고 3 생물학적 지구부터는 더욱 흥미로운 생명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조금씩 현재 '인류세'에 다가온 이야기는 7장 격변의 지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멸종'

지난 5억 년 동안 생명체의 다양성이 급감한 대멸종 사건이 다섯 번 있었다고 한다. 그중 가장 큰 대멸종 사건은 페름기 말에 일어났고 당시 해양 동물 종의 90퍼센트 이상이 사라졌다고 한다. 대멸종의 원인은 운석, 빙하기, 대규모 화산 활동 등 다양했지만 공통점은 환경 교란이 너무나 빠르게 발생해서 생태계가 적응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지구의 생성과 생명체의 진화를 들려주던 이야기는 7장에서 생명체의 멸종으로 이어진다. 그러고는 저자는 8장 인간 지구에서 진짜 속내를 내비친다.

46억 년이라는 오랜 시간 서서히 진화한 지구와 생명체들을 '인간'이라는 종들이 너무나 짧은 시간 안에 멸망의 길로 끌고 가려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문제는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접해왔고 어느 정도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저자가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서 보다 정확하게 또 보다 더 절실하게 지구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화산의 폭발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대멸종'으로 이어졌었던 지구에게 화석 연료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위험 그 이상이다.

p.268. 우리가 물려받은 세계는 우리의 것임과 동시에 우리의 책임져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에 어떻게 될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지구온난화는 '해양 산성화'를 유발하고 결국은 산소 부족으로 인한 대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뉴욕과 런던이 일 년에 2.5센티미터씩 멀어지고 있는 오늘 당장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막을 수 있는 미래의 불행을 보고만 있는다는 것은 너무나 비겁한 행동인 것 같다. 막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삶을 선물해 준 지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禮)일 것이다. 이제 인류는 살다간 흔적을, 탄소 발자국을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산사이언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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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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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만든 백과사전을 만나보았다. 이 책<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은 최근 읽었던 문명에서 처음 접했었다. 이런 책이 진짜 존재한다는 것도 신기한데 이 책 벌써 몇 번에 걸친 개정을 한 '개정판'이라고 한다. 작가는 프롤로그를 통해서 이번 사전에는 죽음부터개미까지 최근 책부터 지난 책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열세 살 때부터 모으기 시작한 이야기들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는 신비하고 재미나고 흥미로웠다. 거기에 작가의 깊이 있는 생각이 들려주는 삶에 대한 이야기는 사전의 깊이를 우리들 심연을 끌어들이고 있다.

과학, 지리, 수학 그리고 철학, 심리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 말 그대로 '백과사전'이다. 그런데 유모와 재미가 넘치는 신나는 백과사전이다. 지식을 전하는 사전이 아니라 지혜를 전해주는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똑똑한 사람보다는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게 해줄 것 같다. 빈대의 여덟 가지 특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람으로, 인디언 부족의 기원을 들려줄 수 있는 재미난 사람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요리 레시피까지 소개해주는 넓은 폭을 보여준다. '세 개의 체'를 통해서 소크라테스의 지혜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서양의 고전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를 꼭 만나봐야 한다고들 한다. 이 사전에서도 성서와 신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생각이 가미된 신화의 모습을 만나보는 재미도 이 사전이 가진 특별함 중에 하나이다. 다양한 분야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재미난 삽화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어서 벽돌보다 두꺼운 책을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의 상상력의 바탕이 되는 베이스캠프로서의 백과사전은 '에드몽 웰즈'라는 가상의 저자가 등장한다.

총 12장의 본문에 542개의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낸 두꺼운 벽돌책의 저자답게 에드몽 웰즈는 각 장의 시작을 의미있는 문장으로 열고 있다. 각 장에는 접해보지 못했던 문화권(인디언)의 이야기를 포함해서 처음 접하는 신비한 이야기까지 특별함을 선물하고 있다. 과학계의 사기 이야기나 미라가 될 수밖에 없었던 강도의 이야기 등은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난 소설을 읽는 듯하다. 워낙 유명하고 재능 있는 스토리텔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을 담고 있는 빅데이터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만남을 가져보기 바란다. 세계적인 작가의 보물 상자에 담긴 보물들과의 특별한 만남을 크게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열린책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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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코드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병순 옮김 / 싱긋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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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1. 나의 정신은 외부의 황량함과 비례해서 성장했다.

<케이프 코드>는 세상과 떨어져 자연과 함께 살았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바다에 대해 쓴 유일한 글이라고 한다. 자연을, 숲을, 그리고 호수를 사랑했던 철학가의 자연에 대한, 인간에 대한 사랑은 바닷가 여행에서도 고스란히 보인다. 사랑하는 마음은 숨길 수 없다고 했던가? 소로가 들려주는 바닷가 이야기는 섬세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척박한 환경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바라보는 눈길은 따스함이 넘친다. 케이프 코드는 잉글랜드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북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도착한 곳으로 미국 대륙에서 대서양을 향해 뻗어나간 곶이다.

이 책은 소로가바로 맨살을 드러낸 이 구부린 팔뚝(p.398)'이라 표현한 케이프 코드를 여행하며 보고 들은 감정들을 시인의 감성으로 철학자의 글로 그려낸 '여행기' 이다. 세 번의 여행 중 두 번은 친한 친구와 함께 했다. 첫 여행은 1849년 가을이었고 마지막 여행은 1855년 여름이었다. 고생을 무릅쓰고 같은 해변을 세 번씩이나 찾은 까닭은 무엇일까? 소로의 글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까닭을 느낄 수 있다. 같은 풍경의 바다 같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과 그런 자연에 맞춰서 사는 진솔한 사람들의 모습이 좋아서였던 것 같다. 즉 이 책은 여행에서 느낀 사람 이야기이다.

p.57. 모든 것이 을씨년스러워 보이는 풍경이 내게는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여행을 기록한 글인 탓에 여행 순서대로 기록되어 있다. 물론 세 번의 방문이 섞여서 시간적인 배경은 오락가락하지만 장소를 따라 전개되는 큰 흐름은 끝까지 유지된다. 때로는 걸어서, 또 때로는 마차를 타고 바닷가를 지나며 그곳에 생명들을 보여준다. 소로는 황량한 바닷가에서 살아가는 작은 풀부터 사람들까지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하다. 책에 실린 흑백 사진들보다 더 선명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아마도 소로가 자연을 조금만 덜 사랑했다면 우리들에게 더 많은 스토리를 들려주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짙게 하게 된다.

이 책에 담긴 사진을 찍은 사진가 클리프턴 존슨은'서문'에서 소로의 여행기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톡 쏘는 맛이 있다.(p.15)'라고 표현했다. 소로의 생각이 흔하고 평범하지 않아서 그가 쓴 글은 대부분 독특하게 느껴지고는 하는 데 그 부분을 '톡 쏘는 맛'으로 표현한 듯하다. 이 책에서도 소로는 독특한 시선으로 또 위트 있는 말들로 여행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 여행의 끝에서 '케이프 코드'가 가진 아름다움을 들려주고 왜 꼭 방문해야 하는지 자신 있게 주장하고 있다. 계속해서 그려온 케이프 코드의 바닷가 그림은 마지막 문장에서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북아메리카 대륙을 등지고 홀로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 사람을 상상해 보라.(p.399)'

시대보다 앞섰던 사상가로, 자연을 사랑한 철학자로 기억되어 온 소로의 바다 여행기는 호숫가 오두막집에서 느꼈던 감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신선하고 여전히 풍성했다. 글에 담긴 감성도, 글 속에 담긴 생각도 풍부하고 깊었다. 여행지에서의 소로는월든에서의 소로보다는 부드러워진듯하다. 글로 사진을 만나보는 색다른 경험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바닷가에서 어부의 오두막집을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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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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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서 너무 오랜 시간 힘들게 보내야 했다. 작은 미생물이 거대한 지구를 마비시키고 있던 동안 우리들도 자유롭지 못했다. 억눌린 일상에서 탈출하는 방법에는 많은 길이 있겠지만 간편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길 중에 하나는 좋은 글과 만나는 것이다. 좋은 문장들과의 만남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든다. 동화는 명문장만큼이나 우리를 편안하게 하고 감동하게 만든다. 동화 속에서 찾은 명언들을 만나게 해주는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은 동화 속에 나오는 명언 320 가지를 담고 있다. 그저 명언만을 모아 놓았다면 이 책은 읽고 싶다는, 소장하고 싶다는 매력과는 거리가 멀었을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속에서 만난 명언'들을 만나보는 것도 좋았지만 25편의 동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알고 있던 동화를 다시 접할 때는 동화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과 감동을 함께 얻을 수 있었고, 처음 접하는 동화를 소개받았을 때에는 미래의 추억을 선물받는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왕자』『빨간 머리앤그리고마당을 나온 암탉등의 동화들이 가진 스토리를 짧게 소개하고 그 이야기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감동을 '명언'들과 함께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고 있다. 거기에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한 소개 글이 더해지면서 책의 소장 가치를 높여준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특별함은 동화가 주는 감동을 되짚어 생각해 보는 질문 Q ​가 해당 동화를 떠오르게 하는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마무리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어린 왕자』를 마무리하는 질문 Q '마음 깊숙한 곳에 가꾸어두었던 나만의 우물이 있나요?(p.26)'이다.

지치고 힘든 날 만나도 좋겠지만 일상에서 자신의 가치나 삶의 가치를 찾아보고 싶을 때 열어 본다면 '정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해답'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에는 정해놓은 답보다는 스스로 찾은 해법이 더 잘 어울릴 때가 더 많은 듯하다. 이 책에서 나만의 해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내가 아닌 나 자신으로서의 내가 되는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는 책이다.

"리텍콘텐츠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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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질병, 전쟁 : 미생물이 만든 역사 - 인류의 운명을 바꾼 아주 작은 생물
김응빈 지음 / 교보문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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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들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이제 마스크는 외출시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그렇게 실추한 '미생물'의 자리를 찾아주려는 미생물학자가 있어서 만나보았다.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교수이며 '김응빈의 미생물 수다'라는 유튜브 개인 채널을 운영 중인 저자 김응빈은 <술, 질병, 전쟁: 미생물이 만든 역사>를 통해서 미생물에 대한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인류에게 치명적인 감염병부터 좋은 기분을 선물하는 술을 만드는 효모 그리고 테러에 이용된 미생물까지 미생물을 대표하는 녀석들을 쉽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미생물'들은 독감 바이러스, 콜레라균, 탄저균, 매독균 그리고 결핵균, 장티프스균 처럼 인류를 힘들게 하고 고통을 주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 같은 녀석들부터 페니실륨, 맥주와 포도주를 선물한 효모 등의 흥미로운 미생물들이다. 특히 우리나라 한탄강의 이름을 붙인 '한탄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더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각 장의 시작에는 소제목과 함께 역사 연표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 연표는 이 책에 담고 있는 내용을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특별하게 느껴진다. 연표가 가진 또 다른 특별함은 한편은 '인류사'를 다른 한편은 '미생물사'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

"자연계에서 한없이 작은 것들의 역할은 한없이 크다."

- 파스퇴르​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그 미생물이 가진 인류사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고 들려주고 있다. 프랑스의 아니 전 세계의 자랑이 된 '파스퇴르'의 인간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새로웠다. 논리와 이성이 먼저일 것 같은 과학자가 쓴 역사 책에는 인간적인, 인문학적인 따스함과 감성도 담겨있었다. 미생물이라는 작은 작아도 너무나 작은 녀석들이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는 미생물사 만큼이나 흥미로웠다. 매독으로 고생했던 작가나 작곡가는 이해할 수 있겠는 데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고 인류의 올바른 삶을 이야기하던 철학자들을 '매독균'에서 만나니 조금은 어색했다. 하긴 그들도 사람이니까 하면서도 또 어색하다.

책은 총 열 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염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이나 그 병을 치료하는 미생물에 대한 이야기들을 역사와 맞물려서 아주 재미나고 흥미롭게 들려준다. 그중 가장 재미나고 흥미로웠던 부분은 열 번째 이야기였다. 10_두 얼굴의 미생물 가문, 클로스트리듐에서는 파상풍균보톡스만날 수 있다. 클로스트리듐 가문의 다른 미생물들도 보이지만 극적인 반전을 좋아하는 까닭에 이 두 미생물과의 만남이 특별히 흥미로웠다. 파상풍균의 학명은 클로스트리듐 테타니이고 보톡스의 재료는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이다. 둘은 한 집안 식구인 것이다. 보톡스라는 상품명으로 시판된 보툴리눔 독소 A은 원래의 목적과는 다른 '주름개선'에 더 쓰이게 되었다. 보톡스가 상품명이라는 것도 새로웠다. 미생물에 대한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 재미난 책이다. '무명'이 이름인 미생물을 만나보는 재미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교보문고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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