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까진 필요 없어 바일라 25
김윤진 지음 / 서유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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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p.80.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는 말은 해 본 사람만 안다. '어떻게'라는 말에는 분노가, '그럴 수 있어?'라는 말에는 슬픔이 뭉쳐 있다.


제29회 MBC 창작동화 장·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윤진 작가의 《용기까진 필요 없어》를 만나보았다. 서유재 청소년문학선 바일라의 스물다섯 번째 작품이다. 청소년문학이 흥미롭고 재미난 까닭은 아마도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픈 기억이나 슬픈 추억도 세월이 흐른 만큼, 딱 그만큼 옅어져서 심적 불편함도 줄어든다.


《용기까진 필요 없어》의 주인공들은 미래 자신의 꿈에 대해, 직업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기가 시간의 수행평가로 다큐멘터리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뜻밖의 사건으로 동화의 꿈은 SNS에서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 하리가 실수로 올린 동화의 댄스 동영상은 다양한 버전으로 패러디되면서 결국 동화의 얼굴은 돼지가 되고 만다. 딥페이크 영상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았던 루이는 동화의 영상을 유포한 범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같은 조 친구들과 함께. 나드림, 장하리, 유미소


각자의 동기는 달라도 아이들의 목표는 하나다. 친구 동화를 웃음거리로 만든 범인을 찾는 것. 용의자의 범위를 좁혀가던 아이들의 의심은 차현우를 향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결말로 이어지며 추리의 결과는 뜻하지 않은 곳에 다다른다. 보이지 않던 반전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은 더욱더 빨라진다. 반전을 만나기 전에 곳곳에 숨겨둔 복선을 찾아보는 재미도 놓칠 수 없는 《용기까진 필요 없어》가 가진 매력이다.


범인의 행적을 따라가며 용의자를 추려내는 과정이 너무나 흥미롭다.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고 또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그렇게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이 소설이 가진 가장 커다란 매력이다. 영상 콘텐츠가 차고 넘치는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개성 있는 등장인물과 탄탄한 흐름 그리고 흥미로운 스토리가 멋진 소설을 완성했다.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지만 성인에게도 깊이 있는 의미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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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프로젝트 - 뜨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일하는 방법
팀 밀라논나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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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비주류 프로젝트》는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펄이지엥〉〈정희하다〉를 기획·제작한 팀 밀라논나이경신 팀장이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 뷰를 돌파한 자신의 팀이 걸어온 7년여의 시간을 돌아보며 들려주는 에세이이다. 하지만 자기개발서처럼 느껴지는 까닭은 그 시간 동안 함께 성장한 팀원들의 이야기인듯하다. 방송국 경험을 가진 이도 있고 다른 팀 인턴으로 있다가 다시 인턴으로 시작한 이도 있다. 12년 경력의 기자 출신 팀장의 필력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번에 만나보길 재촉한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12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한 저자에게 조직(회사)은 동영상 콘텐츠 제작 업무를 맡긴다. 시작이 '0'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1장 시작 처음 판을 펼치는 법에서 저자는 피디라는 직업을 카메라를 든 채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고 보이지 않는 개념을 시각으로 번역하는 이 시대의 탐험가로 정의한다. 그리고 자신의 팀원들(곽재순 피디, 이신태 피디, 강이향 기획자, 김주연 피디, 권숙연 피디, 신소현 피디)을 소개하며 유튜브 채널 시작을 알린다.


p.118. 나이 든다는 건 시간의 흐름이지만, 멋지게 나이 든다는 건 철학의 영역이다.


2장 파악 부딪치고 흔들리며 팀이 되는 법에서는 각자의 개선이 너무나 뚜렷한 팀원들이 서로 오해하고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팀'이 되는 과정을 들려준다. 3장 실행 우리만의 리듬으로 움직이는 법에서는 시니어 크리에이터라는 비주류 영역에서 좌충우돌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조금씩 하나가, 우리가 되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더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p.143. 경험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고, 상상은 사람을 용감하게 만든다.


4장 스킬 일을 잘 굴러가게 하는 법에서는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루틴 등을 보여주며 감각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영상 기획자에게 '보너스 TIP'을 통해서 조언도 해준다. 팀장으로서 보아온 또 지켜온 룰들로 만나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에세이에서 유용한 자기개발서로 변모하는 챕터다.


5장 성장 회사 밖이 아니라 안에서 커가는 법에서는 팀을 조직에서 지켜내기 위한 자신의 방법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솔직한 고백으로 시작해서 퇴사를 고민하던 팀원이 팀을 떠나지 않은 이유까지 팀이 성장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보여준다. 특히 '팀원에게 불만을 들었을 때의 대처법'은 정말 유용할것 같다.


6장 연대 내일을 함께 만들어 가는 법에서는 막내 피디에게 처음으로 프로젝트를 맡기고 남모르게 도와주는 선배들의 모습도 보여주고 영원할 수는 없지만 팀의 미래를, 내일을 함께 그려보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좋은 선배, 좋은 후배는 없다' 는 챕터는 조직에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도움 될 듯해서 좋았다.


p.283. 우리가 함께 일한 날을 돌아보면 결국 남은 건 실적표가 아니라 관계의 흔적이다.


결과가 너무나 빠르게 또 눈에 띄게 돌아오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사람들의 노력을, 열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 좋은 팀은 실적이 아니라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끄집어 내 회사라는 조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 책이다. 팀장의 입장에서 팀원을 바라보고 쓴 책이 아니라 서로 바라보고 함께 생각한 내용을 들려주고 있어서 정말 따뜻했다. 차가운 이성을 뜨거운 열정으로 녹여내는 멋진 모습을 만나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이 가진 아름다운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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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서점
여원 지음 / 담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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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승과 저승이라는 환상적인 배경이 바탕이 된 판타지 소설을 만나보았다. 죽은 자들의 세상 저승에 서점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염라가 저승에 서점을 만든 까닭은 무엇일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 염라 앞에 선 숙희. 저승에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죄로 알고 있었던 자살을 한 숙희가 저승 서점의 관리자가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p.55. '아니, 대체 뭘 믿고 이런 능력을 준 거지? 저승, 이대로 괜찮을까?'


삶이 아니라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저승서점》기저基底에는 슬픔이 깃들어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슬픔에 머무는 게 아니라 그 슬픔을 뛰어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특별하고 또 그래서 소중하다. 슬픔보다는 희망이, 어둠보다는 빛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죽은 지 49일이 지나지 않은 영혼이나 명부대로 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은 이들에게 소중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저승 서점. 저승 서점과 계약을 맺으면 소원 하나를 이룰 수 있다. 생사生死와 관련 없는 소원은 대부분 이룰 수 있다. 어떤 사연을 또 어떤 소원을 만날 수 있을까? 그들의 소원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까닭은 이 이야기가 죽음이 아니라 삶을 그리고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죽은 이의 소원은 산 사람을 향하는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슬픔 속에 아이를 찾아 나선 남자의 사연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활발해진 SNS의 순기능보다 더 타격감 있는 폐해 속에 자존감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저승 서점》 2편의 출판은 당연할 것 같다는 느낌은 무엇일까? 잔잔한 슬픔을 희망의 빛으로 바꾸는 저승 서점의 마력을 만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아내가 죽고 어머니와 함께 살며 아이를 돌보던 남자는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아이의 실종이라는 괴로운 현실 속에서 무너진다. 이 남자는 버틸 수 있을까? 여자는 어떤 이유로 이승에서의 자신에 대한 기억을 모두 소멸하려는 걸까? 가족의 아픔을 줄여주려는 걸까? 가슴 울리는 먹먹한 이야기들이 이어지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위트 있는 대화가 순간순간 구석구석에 환한 햇살을 비추고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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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펠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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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펠でぃすぺる이라는 제목이 낯설어 책장을 넘기 전에 제목을 검색해 보았다. 마법을 무효화하는 마법 '디스펠'이라는 제목이 신비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마주하게 한다. 그런데 시작은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주요 흐름이다. 신비한 이야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듯하다. 학교 게시판에 게시물을 준비하게 된 세 명의 초등학생 아이들이 작은 시골 마을과 관련된 7대 미스터리를 찾아 나서면서 이야기는 신비한 미스터리 이야기로 이어진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 남도일도 몸은 초등학생이지만 두뇌는 고등학생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그냥 초등학생이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는, 논리보다는 직관이 앞서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성장소설이나 청소년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그 분량도 엄청나고, 그 내용의 깊이도 만만치 않다. 이 소설은 미스터리와 판타지 호러를 잘 버무린 정말 멋진 소설이다.


《디스펠》의 소개 글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이야기의 주요 흐름은 오컬트 마니아 유스케와 오리지널 모범생으로 초자연적 신비한 현상을 믿지 않는 논리적인 사쓰키의 추리 대결이다. 논리적 추리와 신비한 오컬트 대결 그리고 그 둘의 대결에 심판으로 나선 시크한 전학생 미나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세 아이들의 모험에 아지트를 제공하는 마녀의 등장으로 소설은 본격적인 흐름을 타기 시작한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반전과 복선으로 차고 넘친다.


사쓰키의 사촌 언니 마리코의 석연찮은 죽음을 조사하기 시작한 아이들 앞에 실체를 알 수 없는 조직이 등장한다. 아이들의 미스터리 탐험을, 살인 조사를 방해하는 '나즈테'라는 조직은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는 조직일까? 왜 아이들의 미스터리 조사를 방해하는 걸까? 아이들과 함께 추리 여행을, 호러 탐험을 하는 동안 나즈테의 실체는 미스터리의 중심이 된다.


오컬트와 논리라는 흥미로운 조합이 만들어내는 재미는 연쇄 살인사건이라는 공포를 통해서 마을 전체가 숨기고 있는 진실을 직면하게 된다. 아이들이 찾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섬뜩한 장면은 등장하지 않지만 죽음의 원인에 다가갈수록 조금씩 공포의 그늘은 짙어간다. 짙게 드리운 공포의 실체는 무엇일까? 사쓰키의 논리로 풀어 낼 수 있을까? 아니면 오컬트 마니아 유스케가 풀어낼 수 있을까? 아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넓고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깊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추리라는 호기심을, 오컬트 마니아들에게는 숨은 어둠을 찾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오쿠사토 정의 7대 불가사의'

S터널의 동승자, 영원한 생명 연구소, 미사사 고개의 목이 달린 지장보살, 자살 댐의 아이, 산 할머니 마을, 우물이 있는 집.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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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소설 모드 - 제2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하유지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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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주》로 제2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 대상 청소년부문 대상(2025년)을 수상한 작가 하유지우리는 지금 소설 모드를 만나보았다. 이 작품은 제2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 문학상(2025년)을 수상한 소설이다. 한 해에 두 개의 작품상을 두 개의 다른 작품으로 수상한 대단한 필력을 가진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특별한 아니 조금은 이상한 두 녀석이 주인공이다.

한 녀석은 같은 반 친구들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관계에 서툰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 강미리내이고, 또 한 녀석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집안일 로봇 아미쿠이다. 친구들을 파프리카, 가지, 피망이라 부르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미리내와 집안일에 손대는 순간 사고를 치는 사고뭉치 로봇 아미쿠는 '소설'이라는 접점으로 서로에게 다가서게 된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아버지는 제주도 당근 농장으로 떠나고 워커홀릭 엄마와 살고 있는 미리내는 모든 일에 시큰둥하다. 그런 미리내가 유일하게 열정을 다하는 것이 글쓰기이다. 멋진 소설가가 꿈인 미리내는 연재 사이트에 「우주 방문자」를 연재하고 있다. 조회수 3, 댓글 0로 처참하게 외면받고 있던 미리내의 소설은 아미쿠의 조언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아미쿠의 제안으로 「커컴버의 지구인」으로 제목부터 바꾼 미리내의 소설은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한다.


p.110."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진실과는 다른 말을 했을 뿐인데 왜 그렇게 괴로워합니까, 미리내?"


웃겨진짜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같은 반 파프리카의 등장으로 미리내와 아미쿠의동행은 위기에 처한다. 파프리카는 어떻게 아미쿠가 조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이미 AI와의 대화를 소설에 그대로 집어넣어 특별하다는 평을 받으며 2024년 제17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도 등장한 마당에 인공지능의 도움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미리내는 아미쿠의 존재가 밝혀진 것이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섰다.


p.196. 우리가 연결돼 있다는 말은, 우리가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외톨이 미리내의 유일한 친구였던 소설을 조금 더 빛나게 해준 집안일 못하는 집안일 로봇 아미쿠와 미리내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너무나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소통의 중요성을 소통이 단절되었던 미리내를 통해서 보여주며, 우리와 연결의 소중함도 알려준다.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를 보여주며 우리 삶의 의미도 생각하게 한다. 아미쿠가 선택한 이름이 숨(sum)인 까닭을 만나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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