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학년, 요약 잘하는 아이가 앞서갑니다 - 10세부터 시작하는 SKY 필승 플랜
이현실.남상욱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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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년간 국어 및 논술을 지도해온 교육 전문가 이현실과 EBS 교과 관련 프로그램 연출을 했던 교육 콘텐츠 제작자 남상욱이 들려주는 공부 잘하는 비결을 만나보았다. 2025년 바뀌게 되는 새로운 교육 제도와 2028년 새로운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바뀌게 되는 교육제도의 핵심을 보여주고 그 대책을 '요약'에서 찾고 있다. 요약력 향상은 문해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성적 향상으로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학생이 된 아이의 국어 모의고사 문제를 보고 이걸 시간 안에 풀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초등 3학년, 요약 잘하는 아이가 앞서갑니다》는 그런 의문에 답을 찾을 수 있는, 학습 효과를 배가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방법이 아주 구체적이라는 무척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요약력 키우기 워크북'파트가 있다는 것이다. 챕터 중간중간 요약력 키우기 워크북을 통해서 학습 내용을 직접 활용해 보도록 하고 있다.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서 요약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아이들 특히 '초등 3학년'아이들에게 요약력이 필요한 이유와 달라지는 교육제도에 대해 알려준다. 2장에서는 요약력이 학습에서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들려주고, 3장에서는 요약력을 구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습을 통해서 알려준다. 4장에서는 요약력이 문해력을 높이고 결국 자기주도 학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말한다. 아이와 함께 천천히 이 책이 안내해 주는 길을 따라가면 좋은 학습 습관은 물론이고 메타인지라는 덤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3장에서 들려주는 '책 읽기 전 활동','책 읽기 중간 활동' 그리고 '책 읽은 후 활동'은 내게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주먹구구식 독서보다는 저자들이 알려준 방법으로 독서하는 습관을 만들어보고 싶다. 체계적인 국어, 논술 교육을 통해서 학습역량 향상을 바라는 학생들은 물론 독서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도 커다란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북폴리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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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처럼 비지처럼 달달북다 5
이선진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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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문학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12인의 신작 로맨스 단편소설과 작업 일기를 키워드별(로맨스×칙릿, 로맨스×퀴어, 로맨스×하이틴, 로맨스×비일상)로 나누어 매달 1권씩, 총 12권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선보이는 '달달북다'시리즈를 통해서 이선진 작가의 《빛처럼 비지처럼》을 만나보았다.


p.15. 물론 밤낮이 바뀌고 여름이 겨울이 되듯 사람도 변하기 마련이었다. 일교차만큼 인교차가 심했다.


이번 사랑 이야기는 로맨스×퀴어 키워드의 두 번째 소설이다. 함축적인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어서 언제 만나도 힘겨운 단편소설을 낯선 '퀴어'와 함께 접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났다. 하지만 '달달북다'시리즈의 단편들은 마지막에 작가가 들려주는 '작업 일기'가 있어서 조금은 편안하게 만날 수 있다. 이 시리즈만이 가진 장점인듯하다. 조금은 힘겨운 작품 해설을 작가가 들려주는 창작 과정을 통해서 도와주고 있다.


p.49 …나는 소리 소문 없이 마음을 닫고 싶었다. 마음을 닫으면 마음이 굳고 마음이 새어 나갈까 봐 어디론가 모조리 흘러가버릴까 봐 마음 쓰지 않아도 되니까.


《빛처럼 비지처럼》은 제목부터 난해하다. 빛과 비지가 어떤 접점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함축적인 흐름보다는 차분하게 천천히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느 단편소설과는 다르게 편안하게 접할 수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서 주인공 옹모란과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편안함은 옹모란과 오빠 옹순모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로 속도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 이야기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p.56. 문제는 다른 사람들은 나를 비켜날 수 있어도, 나는 죽었다 깨나도 나 자신을 비켜날 수 없다는 거였다.


그리고 작가는 작업 일기에서 '박진감'의 또 다른 의미 "진실에 가까운 느낌"을 들려준다. 이런 의미의 박진감이라면 이 이야기는 충분히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이다. 커밍아웃을 한 오빠 옹순모가 어머니로부터 두부 싸대기를 맞는 것을 보고 자신은 '중간'을 지키고 있는 옹모란의 진실 찾기가 흥미로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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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타케무라 유키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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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들리는 동물 병원》은 엄청난 능력을 가진 수의사 아키가 주인공이다. 아빠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소녀가 어느 날 할아버지가 키우던 고양이 시스와 대화하게 된다. 만약 수의사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면 돈과 명예를 모두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아키는 은퇴 후 긴 해외여행에 나선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동물 병원을 운영하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곳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동물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비밀은 동물과 공감을 너무나 잘하는 수의사로 포장해서 숨긴다. 하지만 잘 숨기고 있던 그때 위기가 찾아온다. 길 고양이를 안고 들어온 청년이 고양이와 대화하는 아키의 모습을 본 것이다. 위기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아키는 동물과는 대화는 물론 동물의 마음도 읽는 최고의 소통 능력을 보이지만 사람들과의 소통은 거의 바닥 수준이다. 말은 계속 더듬고 상대방의 말이 가진 숨은 뜻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두 남자의 플러팅flirting을 느끼기는커녕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한다. 그 세 젊은이들을 삼각관계로 묶으려는 작가의 노력은 주인공 아키의 캐릭터를 바꾸기 전까지는 불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두 청년이 서로를 반목하고 아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재미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썸도 시작하기 힘든 소통 무능력자 아키가 사람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될까?


동물들 사이에서는 최고 인플루언서이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존재감 제로의 외톨이 아키가 아픈, 마음을 다친 동물들을 치료하면서 자신의 상처도 치유해가는 과정이 따뜻한 소설이다. 이런 종류의 소설을 만나보았지만 삼각관계로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든 책은 처음인듯하다. 누구와 연결되더라도 수의사 아키의 본모습은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다소 엉뚱하지만, 인간들 사이의 분위기 파악은 못하지만 누군가를 위해서 큰길에서 울어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키를 오래도록 만나보고 싶다. 그런데 이 동물 병원을 찾는 동물들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만이 아니다. 아마도 다양한 동물들과의 만남은 작가가 이야기 선물과 함께 준비한'덤'같다. 부엉이를 키울 수 있을까?


힐링(아픈 마음을 치유해 주니) 판타지(동물과 대화를 하고 마음을 읽으니) 로맨스 (아키의 두 남자는 직접 찾아보시길) 소설《마음이 들리는 동물 병원》에 가면 아키라는 순수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순수한 아키가 사람들과도 소통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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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따는 사람들 서사원 영미 소설 2
아만다 피터스 지음, 신혜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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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반스 앤 노블 디스커버리상 수상, 2024년 앤드루 카네기상 수상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베리 따는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제목이 말해주듯 블루베리를 따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들의 배경이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들과는 조금 다르다.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이야기이다. '미크마크'원주민 가족의 기구한 삶을 들려주고 있다. 작가 아만다 피터스가 캐나다 미크마크 원주민 출신이기에 더욱더 섬세한 표현이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p.271. "…지금 살아 있는 우린, 모두 앞선 가족에게 일어난 뭔가 나쁜 일을 통해서 살아남은 거예요. 당신이 살아 있는 건 빌어먹을 기적 같은 일이라고요. …"


소설은 두 명의 화자話者가 각자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두 번째 화자가 누군지는 시작 전부터 알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화자 조의 첫 문장이 '루시가 행방불명 되던 날,'로부터 시작하는 까닭에 두 번째 화자의 정체는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굳이 이야기 전개를 둘로 나누었을까? 같은 원주민이었지만 백인들 사회에서 백인으로 성장한 노마의 편안한 삶과 원주민의 힘겨운 삶을 견디며 살아온 의 험난한 삶을 비교해 보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래가 있는 사람과 죽음을 앞둔 사람을.


아프고 슬픈 기억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과 까마득하게 잊고 살아온 사람이 만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이 소설 속 노마는 꿈속에서 루시를 만난다. 오랜 세월 노마의 친구였던 루시는 어디에 있을까? 루시의 행방불명으로 힘든 날들을 지내던 조의 가족에게 이번에는 더 큰 시련이 닥친다. 그리고 또 그 중심에 조가 있었다. 루시를 마지막으로 본 인물도 조이다. 자꾸 불행이 닥치는 길목에 서게 되는 조는 가족들 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에게 닥친 세 번째 불행을 뒤로하고 가족을 떠난다.


p.341. "…자신이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생각 그만해요. 불행은 자초하는 것이지, 누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세 번째 불행은 앞의 두 불행과는 결이 다른 불행이다. 왜 가족을 떠나야만 했을까? 여동생 루시의 실종 이후 찾아든 불행의 그림자를 피해 다니던 조는 자신의 딸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조의 행동이 안쓰럽기만 하다. 사랑을 표현할 방법을 모르는 것인지 그동안 자신이 모은 모든 '돈'을 자신의 아내에게 보낸다. 아마도 조 만의 사랑 표현이었겠지만 당장 가족에게, 딸에게 돌아가야 했던 것은 아닐까? 조와 노마의 접점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두 화자의 접점을 찾는 재미는 이 소설이 주는 덤이다.


정말 멋진 이야기이다. 가슴 아픈 실종 이야기와 인종차별을 다룬 정말 눈물 나는 이야기인데 재미나다. 슬픈데 웃음 짓게 되는 묘한 매력을 가진 소설이다.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희망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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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색환시행
온다 리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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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으로 제156회 나오키상과 제14회 서점대상을 받은 온다 리쿠의 엄청난 작품을 만나보았다.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모두 받고 서점대상을 두 번 받은 뛰어난 작가의《둔색환시행 鈍色幻視行 은 15년이라는 엄청난 집필 기간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다. 『꿀벌과 천둥』도 10년이 넘는 집필 기간이었으니 작가의 끈기와 노력은 검증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작품《둔색환시행》속에는 또 다른 소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소설《밤이 끝나는 곳》이 이 작품의 중요한 흐름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소설 역시 《둔색환시행》과 함께 출간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도 《둔색환시행》 만큼 흥미롭다는 것이다. 세 명의 엄마가 있는 아이가 유곽에서 자란 까닭은 무엇일까? 이 작품도 꼭 만나보고 싶다.


이야기는 소설가 고즈에가 2주간의 여행을 위해 승선하면서 시작한다. 2주간의 크루즈 여행. 누구나 꿈꿔보지만 다양한 이유로 이루지 못한 여행을 변호사인 남편 마사하루의 권유로 시작한 것이다. 무론 여행의 목적은 《밤이 끝나는 곳》에는 저주받은 소설에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하려고만 하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저주 받은 소설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그 소설과 연관된 인물들을 크루즈에 동참시켜 그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p.101. 사람은 언제나 어두컴컴하고 긴 복도를 걸어 다니며 자신을 위한 방을 찾는다. 늘 새로운 방을 원하면서도 다음 방문을 열기를 주저한다.


첫 번째 영화 제작 과정에서 네 명의 제작진이 불에 타 숨지고 두 번째 제작 과정에서는 출연했던 배우 둘이 죽는다. 그리고 최근에는 드라마 극본으로 각색을 맡았던 작가 이즈미가 자살한다. 이 정도 되면 정말 저주받은 소설이 맞는 분위기다. 그런데 첫 번째 화재는 방화가 의심되고 두 번째 사건은 밀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인데 흉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 고즈에와 마사하루의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그런데 다 같이 모여 진실에 접근해 갈 때쯤 여기 모인 사람들이 모두 '허구'에 능한 사실이라는 점이 인터뷰의 실효성에 의문이 생기게 한다. 영화감독, 프로듀서, 배우, 만화가, 편집자 그리고 평론가. 고즈에는 함께 가 아니라 각자 개별 인터뷰를 시도하고 그 속에서 각자의 사연이 더해진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되지만 소설가 고즈에는 창작 과정의 어려움을 들려주고 남편 마사하루는 인간의 존재 이유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미스터리 소설로 다가온 이야기는 인간의 존재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역시 온다 리쿠라는 생각이 작품을 접하는 내내 들었다. 영상화를 시도하면 엎어지고 마는 소설의 실화를 바탕으로 온다 리쿠가 만들어낸 두 이야기가 정말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엄청난 흡인력을 발휘하는 장편소설이다. 뛰어난 작가의 필력이 들려주는 인간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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