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헝거 게임 시리즈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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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억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헝거 게임」시리즈의 신작을 만나보았다. 3부로 구성된「헝거 게임」의 네 번째 작품으로 「헝거 게임」시리즈의 프리퀄이다. 독재체제하의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각 구역에서 뽑혀 온 스물네 명의 소년소녀가 서로 죽고 죽인다는 충격적인 설정의 「헝거 게임」은 출간과 동시에 영화화해서 책과 영화로 너무나 잘 알려진 작품이다. 그런 작품의 프리퀄이니 먼저 소설이나 영화를 접하고 만나야 하겠지만 접하지 못한 채로 읽게 되었다. 내용을 알지 못하고 접하는 프리퀄은 어떨까? 흥미나 재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작은 우려를 안고 만나보게 되었다. 하지만 작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 작품만으로도 수잔 콜린스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작들은 만나보지 못했지만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와 섬세한 표현 그리고 인물들의 심리 묘사까지 이야기에 매몰되어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새벽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550여 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을 단숨에 읽으며 매 순간 다음 순간을 기대해 보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스노우와 루시 그레이의 사랑, 성공을 향한 스노우의 열정, 끝까지 인간애를 추구하는 세자누스의 순수함까지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만나는 모든 이들이 사랑스러웠고 접하는 모든 자연이 아름다웠다. 물론 전체적인 이야기는 전혀 사랑스럽지도 아름답지도 못하다. 하지만 작가가 그려내는 순간순간들은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

 

그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변하게 하고 욕망에 찌들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려진 이야기는 세 파트로 나뉘어 전개된다. 파트 1. 멘터, 파트 2. 수상 그리고 파트 3. 평화 유지군. 스노우의 사촌 누이 티그리스가 스노우에게 말한다. "그리고 죽음과 불명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사람들을 업신여기지 마."(198)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던 다른 이의 생명을 뺏어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 둘 모여 커다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 속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인간 생명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들 인간의 본성은 악일까? 선일까?

 

주인공 코리올라누스 스노우는 전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할머니와 사촌 누이와 살고 있다. 엘리베이터 운행도 끈 긴 낡은 아파트이지만 펜트하우스에서 산다. 몰락한 스노우 가문의 부활이라는 일념 하에 빈곤을 참고 아카데미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대학 진학을 위한 장학금을 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헝거 게임'의 멘터가 된다. 하지만 열두 구역 중에서 가장 약한 12구역의 조공인을 배정받는다. 그것도 싸움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나 멀어 보이는 연약한 소녀 루시 그레이. 하지만 약하게만 보았던 소녀 루시 그레이의 활약이 시작부터 스노우를 흥분하게 만든다. 몰락한 가문의 소년과 노래를 잘하는 소녀는 생사가 걸려있는 헝거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을까?

 

「헝거 게임」의 독재 국가 판엠의 대통령 스노우의 소년 시절을 보여주고 있는 데 세 파트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소년 스노우의 심리적인 변화가 흥미진진하다. 빈곤을 벗어나려 발버둥 치며 살지만 정의롭고 순수했던 소년 스노우는 점점 변하게 된다. 권력과 부의 매력에 점점 더 빠져드는 소년 스노우를 순수하고 아름다운 루시 그레이가 사랑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까?

 

이 작품을 읽고「헝거 게임」읽지 않을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헝거 게임」을 읽고 이 작품<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를 읽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또한 불가능할 것 같다. 정말 재미있고 또 재미있다. 이제「헝거 게임」을 만나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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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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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2. 베르트랑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그걸 여기서는 아주 좋지 않게 보죠!

 

개미」이후 국내에 많은 팬들에게 정말 커다란 사랑을 받고있 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심판>을 만나보았다. 이 작품은 2015년에 출간되어 프랑스에서는 이미 무대에도 올려진 '희곡'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작가의 많은 소설 작품들속에서 볼 수 있었던 위트와 유머가 무대로 옮겨지면 어떤 모습이 될지 정말 궁금했다. 머리속 상상을 잠재우며 작가의 상상속으로 들어가 본다.

 

희곡이지만 소설처럼 읽히는 재미난 작품<심판>을 보면서  이 작품을 접하기 전에「인간」을 먼저 접해야 했을 것 같다. 인간의 대한 '심판'이 이번 희곡 <심판>의 내용이니 그 전에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봐야할 것 같다. 이 작품은 죽음을 맞은 인간이 천국으로 가는 길에 치뤄야하는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 이다. 그런데 그 평가를 공정하게 받게하기위해서인지 천상에서는 재판을 통해서 개인의 삶을 평가한다. 그래서 이 무대의 등장인물은 재판장(가브리엘), 검사(베르트랑), 변호사(카롤린)그리고 피고인(아나톨)이다. 천상에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심판의 순간을 함께하길 바란다. 절대 후회할 일 없을 것 같다.

 

피고인 아나톨은 죽기전에 판사였다. 늘 재판장이었을 아나톨은 이곳에서는 피고인이다. 네가지 영역에서 심판받아야할 작은 한 개인인 것이다. 이보다 더 재미난 설정은 검사와 변호사가 전생에 '부부'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죽은 다음에 펼쳐지는 '심판'은 어떤 의미일까? 올바른 인생을 산 이들에게는 천상에 남아있게 해준다. 그렇다면 심판에서 통과하지 못한 이들은 어떻게 될까? 여기에서 다시한번 재미난 설정을 만나게 된다. 지옥으로 가게 될까? 그건 너무나 평범한데. 작가의상상력을 기대해도 좋다.

 

현실 세계에 딱 어울리는 검사 베르트랑과 아나톨의 변호를 맡은 아나톨의 수호천사 카롤린의 법정다툼은 마치 부부싸움을 보는 듯 재미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캐릭터는 재판장 가브리엘이다. 천상의 재판장이 보여주는 인간보다 더 심한 우유부단함이라니. 하지만 그리스도의 탄생을 성모 마리아에게 알려주었던 '대천사 가브리엘' 답게 엄청난 사랑을 실천으로 보여준다. 물론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이겠지만.

 

16세기 영국에 세익스피어라는 이야기꾼이 있었다면 21세기 프랑스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이야기꾼이있다. 세익스피어가 살았던 시대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기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표현은 거침이없다. 또 미사여구를 품은 간접적인 표현보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만날 수 있어서 속이 뻥 뚫리는 듯해서 좋았다. 그런 속시원함을 기대하며 <심판>을 들여다보았다. 작가가 쓴 희곡은 처음 접해보는 터라 더욱 기대감이 컸었는데 그의 첫번째 희곡 작품이라는「인간」을 꼭 만나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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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지음, 김은령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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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 결국 우리에게는 오직 네 가지 자원만 주어져 있다. 땅과 바다, 하늘 그리고 우리 서로다. 이 모든 것이 위기에 놓인 상태이므로 명확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해보려 한다. 모든 인간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그 시점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수상 경력을 지닌 과학자인, 우리에게는 여성과학자로서의 삶을 솔직 담백하게 들려주었던 「랩걸」로 잘 알려진 호프 자런의 신작<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를 만나보았다. 그저 피상적으로만 느꼈었던 지구 온난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알게 해준 책이다.

해수면 상승의 원인과 결과, 지구온난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1℃ 올라갔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을 A부터 Z까지 쉽고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딱딱하게 느낄 수도 있는 인류 발달의 이야기를 저자 자신의 성장 이야기와 잘 조화시켜서 편안한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어서 정말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p.123. 이 세상의 모든 결핍과 고통, 그 모든 문제는 지구가 필요한 만큼을 생산하지 못하는 무능이 아니라 우리가 나누어 쓰지 못하는 쓰지 못하는 무능에서 발생한다.

 

이 책은 두 갈래의 흐름을 보여준다. 하나는 저자의 삶을 통해서 풍요로워진 인간의 삶을 보여주고 있고, 나머지 하나는 다양한 분야의 문명 발달이 유발한 지구의 환경 변화를 보여준다. 인류의 삶이 풍요로워진 만큼 파괴된 지구의 환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p.192. 운명은 당신과 나를 환경 역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했다.


인구 증가를 이야기하는 Part 1. 생명을 시작으로 Part 2. 식량에서는 식량 증산에 따른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들려준다. Part 3. 에너지Part 4. 지구에서 본격적인 환경 보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부록에서 우리 각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올바른 자세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국가나 사회가 변하기 위해서는 우리 각 개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끝까지 강조하고 있다.

 

p.205.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덕을 보는 사람들과 그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가장 많은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일치하지 않는다. 

과도한 화석 에너지의 사용으로 인해서 점점 다가오는 어두운 그림자를 없앨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니 조금이라도 확산 속도를 줄일 수는 있을까? CO2 를 배출하는 다양한 루트를 알게 되었고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단 한 가지 밖에 없을 것 같았다. 무조건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화석 연료에 의해 만들어진 많은 에너지들이 배출하는 CO2 량을 줄여야 만한다.

지구에 CO2 양이 늘어나 지구온난화를 걱정하기 시작한 지 겨우 몇십 년 만에 지구 곳곳에서는 많은 변화를 겪고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봄과 가을은 사라지고 마치 우기와 건기, 더위와 추위만이 기후의 전부가 된듯하다. 거기에 어쩌다 다가오던 태풍은 이제 너무나 자주 찾아오고 있다.

 

 

 

 

p.229. 우리 각자는 언제 어디서 더 많이 소비하는 대신 덜 소비할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지구 환경을 지켜야 하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당연하고 필연적인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갖추어야할 작은 팁보다는 커다란 흐름을 만나볼 수 있는 '큰'책이다. 자원의 제대로 된 분배를 통해서 에너지의 편중과 과다 사용을 막아보자고 한다. 그런데 저자는 국가나 사회의 '큰'흐름의 변화는 우리 각 개인의 역할에서 온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들 각자가 변해야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편리함을 위한 파괴보다는 불편함을 감내한 보호를 선택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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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화 :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위하여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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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떠나 시골에 살면서 좌선과 산책을 통해 '위대한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승화昇華>를 만나보았다. 저자는 위대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도달하기 위해 개인이 생각해 보아야 할 가치들을 네 권의 책에 담고 있다. 그중 <승화>는 「심연」「수련」「정적」의 뒤를 잇는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네 권의 책을 순서대로 만나보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손에 잡히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만나보아도 좋을 것 같다. 네 권의 책 모두 깊은 사색을 만날 수 있고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충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의 키워드도 28개이다. 이 시리즈의 장점 중에 하나가 목차에서 마음에 드는 키워드를 찾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정, 내 안의 가지를 치는 용기에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걸음, 속일 수 없는 내면의 품위 제목부터 강한 끌림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런 키워드를 읽고 저자의 깊이 있는 사색을 만나보는 재미는 상당하다. 하지만 더 큰 즐거움은 우리에게 깊은 사색에 함께 빠져보자 던지는 저자의 질문들이다. 당신은 새로운 곳을 향해 정진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미래의 나를 연습하고 있는가, 어제의 나를 답습하고 있는가?

p.57. 양심의 발견이 깨달음이며, 양심의 훈련이 교육이다. 자신만의 양심에 복종하는 행위가 자유이며, 다른 사람의 양심을 경청하는 행위가 배려이자 친절이다.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였던 까닭일까 저자의 글은 언제나 편안하다. <승화> 역시 편안하다. 편안하게 읽다 보면 어느새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마치 경전 같은 느낌의 책이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면 꼰대고 자신의 생각에 자연스럽게 동화되게 만들면 멘토라고 한다. 이 책은 사색을 강요하는 꼰대가 아니라 사색의 길을 안내하는 멘토이다.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나 답답하고 부자연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진정한 깨달음이 무엇인지 개인이 가진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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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이자벨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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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랑스문화원으로부터 훈장을 받았고, 《르 피가로》지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베스트셀러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소설을 만나보았다. 세계 50여 개국을 여행한, 미국인이지만 프랑스에서 더 인기가 많은 작가가 들려주는 <오후의 이자벨>에는 미국 남성과 프랑스 여성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잔잔하고 평범한 사랑이 아니다. 장래가 촉망되는 하버드로스쿨 학생과 번역을 하는 유부녀의 열정적인 사랑이야기인데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불륜이지 싶었다.

p.87. "일 년은 그리 길지 않아. 우리의 오후는 ……이 오후는 앞으로도 계속될 거야. 항상 우리와 함께할 거야."


아마도 남자 주인공 샘처럼 여자 주인공 이자벨의 심오한 사랑을 이해하지 못한 탓일지도 모르겠다. 미국과 프랑스의 사랑이 다를까? 남성의 사랑과 여성의 사랑이 다를까?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바탕은 같을 것 같다. 두 주인공을 통해서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p.376. 결혼이나 동거가 아닌 사랑, 내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심오한 관계, 그러면서도 덧없는 관계.

 

이야기의 또 다른 한 축은 '가정'인듯하다. 사랑의 진정한 결실은 결혼이고 가정이라 여기는 샘은 끊임없이 이자벨에게 자신에게 오기를 요구한다. 사랑없이 지내는 가정은 의미가 없다는 것인데 자신의 가정을 만들기위해 타인의 가정을 깨는 것이 오를까? 가정의 시작은 사랑이지만 가정을 지탱하는 힘은 믿음이고 신뢰일 것이다. 배우자를 믿고, 부모를, 자식을 믿고 응원해주는 믿음이 서로의 결속을 더 탄탄하게 할 것이다. 미국에서 이룬 샘의 가정은 어떠했을까? 프랑스의 이자벨은 아직도 오후의 사랑을 즐기고 있을까? 오늘 가정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고 있는 듯하다.

p.435.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사랑을 찾으려고 애쓰는 건 가장 인간적인 추구였고, 언제나 그 행로는 우연의 음악에 달려 있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샘이 너무나 불쌍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상대방에 다 들키고 마는 샘의 사랑은 이자벨부터 꼬이기 시작한듯하다. 변호사 레베카와 결혼하면서 이자벨과의 지독한 사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레베카의 평범하지 않은 성격탓에 샘은 다른 사랑을 꿈꾸게 된다. 샘의 마지막 사랑처럼 느껴졌던 극작가 피비와의 만남은 최악이었다. 개인적으로 샘의 사랑중에 가장 최악이라 생각한다. 샘의 최고의 사랑은 누구였을까?

p.223. 내가 좋아하는 여자와 나를 좋아하는 여자사이에서 더는 갈등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잠깐 홀가분해지기도 했지만 못내 가슴이 쓰라렸다. 갖기 어려울수록 더욱 갖길 원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니까.


샘과 이자벨의 오래된 오후의 사랑은 불륜일까? 사랑일까? 그것에는 답은 없을 것이다. 모두가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천만개의 사랑은 천만개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니 당연할 것이다. 사랑의 모습이 다르기때문에 우리는 늘 사랑을 시작할 때 새로운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것일 것이다. 사랑의 모습이 비슷하거나 같다면 사랑은 식상하고 지루할 것이다. 새로운 사랑을 꿈꾸고 있다면 샘과 이자벨, 레베카의 사랑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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