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3. 03. 금
조희팔 의료기 역렌탈 사기 사건 2
투자자가 늘어나게 되자 문제가 생겼다. 각 투자자들에게 줄 배당금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줬던 배당금은 새로운 투자자가 맡긴 돈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들에게 돈을 주지 못하는 날을 정했다.
그리고 그 날이 오기 전까지 돈을 더 끌어모으기 위해 한 가지 방법을 꾀한다. CH마케팅 기법인데, 이름은 그럴싸하지만 그냥 사기다. 매일 투자자들에게 입금해주던 배당금이 통장 대신 별도의 가상계좌에 입금되고 그 내역을 문자로 보내주는 것이다.
만약 출금하고 싶은 사람은 신청서를 써야한다. 한마지로 실제 돈을 입금하지는 않고 지출을 줄이는 사기일 뿐이다.
게다가 10월부터는 수익률이 낮아진다며 사람들이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다신이 한평생 일해 얻은 퇴직금, 집과 논밭까지 담보로 대출을 받아 전부 투자했다.
2008년 10월 31일, 조희팔의 회사로 경찰이 들이닥치지만 이미 경찰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모든 자료들을 소거한 후에 도망쳤다. 그리고 한달후, 조희팔은 중국으로 밀항했다. 2011년 조희팔의 사망 소식이 들리기까지 그는 중국에서 나름 여유로운 생활을 했으며 이가 가능했던 건 검찰과 경찰들이 그들의 돈에 넘어가 그를 봐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2011년에 그가 사망했다며 그 증거로 나온 것은 화장증, 사망증명서, 조희팔의 장례식 동영상이었는데 그 증거들이 다 하나같이 수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희팔이 위장으로 사망을 한 게 아니냐했지만 경찰은 조희팔이 사망한 것이 맞다고 발표해버렸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그의 목격담이 들리기도 했고 그의 조카 유 씨의 전화통화에서 그가 살아있다는 뉘앙스로 말한 것이 밝혀져 그의 사망은 더 의심스러워져만 갔다.
조희팔에게 로비를 받았던 검찰과 경찰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서 그를 찾기로 한다. 그 중에는 가치 있는 증언들을 모아 그것을 취재하던 기자가 제보해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까지 성공하지만 결국엔 그는 조희팔과 동일인물이 아니라고 판단되었다.
그러던 2015년 10월 10일, 중국 장쑤성의 고급 아파트에서 은신하고 있던 강태용이 공안에게 붙잡히고 열흘 후, 조희팔의 조카 유 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수사가 갑자기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유씨가 사망한 이틀 후에는 대구경찰청으로 배상혁이 직접 자수를 하겠다며 전화를 했고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오지를 않자 직접 간 경찰에게 배상혁은 검거된다. 2주가 채 안되는 시간에 주요 인물 3명이 검거된 것에 무엇인가 뒷배경이 있지 않을까 하여 조희팔이 생존해있다는 가정하에 재수사를 시작했지만 그 끝은 허무하게도 조희팔이 사망한 것을 최종판단하고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조희팔에게 유리하게 흘러갔지만, 피해자들만큼은 십몇년이 지나는 세월 동안 고통에 살아야 했을 것이다.
"왜 저런 것에 속지? 욕심부리다 당한 거 아니야?"
사기 사건을 접하면 흔히 드는 생각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돈에 대한 욕심, 한탕을 노리다 당한 게 아닐까. 하지만 피해자들을 직접 뵙고 이야기를듣고 나니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죄스러워졌다. - 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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