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적인 기도와 예언적인 기도
예언적인 기도의 목적은 신과의 합일이 아니라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다가서듯 하나님께 가까이 나가는 데 있다. 신비적인 기도의 정점이 고요 속에 누리는 평안이라면, 예언적인 기도의 궁극적인 표현은 입술의 찬양과 강렬한 감정 분출이다. 신비적인 기도가 자아와 신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쪽을 향한다면, 예언적인 기도는 자신과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차이를 더욱 뼈저리게 실감하는 방향으로 데려간다. 죄로 가득한 스스로의 본성을 자각하는 것이다. 반면에 예언적인 기도는 그처럼 죄에 물든 인간이 은혜에 힘입어 하나님과 친밀하게 교제할길이 열렸음을 왁자지껄 표출하기도 한다. 신비주의자들은 자고로 기도라고 하면 간구로 시작해서 고백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말없이 희열을 만끽하는 명상에 들어가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예언적인 신앙을 가진 이들은 어느 하나를 나머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여기지 않는다. 묵상과 간구, 감사와 고백, 찬양이 동시에 이뤄진다고 본다. 사실, 예언적인 기도는 이들을 다 아우르며 서로 자극을 주고, 깊어지게하며, 이편과 저편을 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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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념할 게 있다. 기도는 보편적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모든기도가 똑같은 건 아니다. 오히려 지켜보는 이의 눈을 어지럽힐 만큼 다양하고 다채롭다. 북미 원주민 샤먼은 의식 중에 곧잘 황홀경에 빠지고, 베네딕트 수도사들은 찬트를 음송하며, 맨해튼 사무실에서는 수행자들이 요가에 열을 올리고, 17세기 청교도 사역자들은 몇 시간씩 목회기도를 드렸으며, 오순절 계통의 교회들에게서는 방언기도를 흔히 볼 수 있고, 무슬림들은 이마와 양손, 두 무릎과 두 다리를 땅에 대고 메카 방향으로 엎드려 수주드(sujud)를 행하며, 하시딤(Hasidim)은 몸을 앞뒤로 흔들고절하며 간구하고, 성공회 사제는 공동기도서를 낭송한다.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가지각색인 기도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차이점은 또 무엇인가?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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