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랑은 너무너무 엉뚱해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7
탕쑤란 지음, 김순화 옮김 / 보림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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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눈으로 따라가다 계속 멈칫한다. 뒷 문장을 읽다가 다시 앞 문장으로 옮겨 읽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결국 낭독하기에 이르렀다. 아동문학을 읽다가 이렇게 멈추기를 여러번 한 적이 있나?

중국 아동문학 <뻔랑은 너무너무 엉뚱해>는 초등 저학년을 주요독자로 기획된 작품이다.

 

'뻔랑'이라는 주인공은 늑대이다. '뻔랑'을 중심으로 가족과 친구에 관한 19가지 엉뚱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동물을 의인화 시킨 다양한 작품을 접했지만, 늑대라는 주인공을 이렇게 바보로 만든 작가의 반전이 흥미롭다.

첫 이야기만 읽어봐도 한없이 순수한 늑대 '뻔랑'의 이미지는 '바보 늑대'임을 금방 눈치 챌 것이다.

 

뻔랑은 물론 엄마, 아빠의 반복되는 바보짓에 깔깔 거리며 웃거나, 이게 도대체 뭔지? 의문이 들것이다.

어떤 점에서는 지루한 느낌까지 들었다. 순박함에 익숙하기 보다는 거부감 이랄까 답답함까지 느껴진다.

아마도 아동문학 이지만, 이야기의 긴장감, 뚜렷한 주제의식, 여운있는 결말 등에 익숙한 기준이 있었나 보다.

 

<뻔랑은 너무너무 엉뚱해>는 동물들을 의인화 시켜 진행한다. 다양한 동물 캐릭터는 개별적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

잔 꽤로 아이들을 골탕먹이려는 염소 할아버지, 상황에 따라 현명한 해결책을 내어주는 부엉이 읍장님,

난처한 일에 고민하는 뻔랑에게 위안이 되는 토실이는 우리의 삶에서도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다.

 

이 동화는 필이 낭독을 하며 읽기를 권한다. 눈으로 따르면 지루함이 느껴지고,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더위에 바람을 쫓아 달려가는 뻔랑가족은 뚱보 곰 가게의 에어컨을 접하고는 마을 동물들에게 바람을 보관해

두었다고 하거나, 친구들에게 맛난 것을 대접하고 싶어 아이스크림을 끓여 준다거나,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눈사람을 가져와선 추울까봐 난로를 피우는 등의 묘사가 그나마 각인된다.

 

<뻔랑은 너무너무 엉뚱해>를 접하는 아동들은 뻔랑가족들의 순진한 행위들을 깔깔 거리며 신나게 웃어주길 바란다. 

잔잔한 흐름의 이야기에 무덤덤해진 자신을 경험하며 자극적인 것에 길들여졌음을 깨닫는다. 어쩌면 작가 탕수란은

독자들에게 어눌함이 반복되는 뻔랑가족들이 자신의 이득보다는 모두에게 득을 나누고, 영민한 해결보다는 어리숙한

손해로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제공하는 바보의 지혜를 전한다. 단순한 것 같지만, 19가지의 이야기 속에 담긴

'뻔랑 가족'이 펼치는 엉뚱함은 다 함께 행복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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