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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 인생의 굽이길에서 공자를 만나다 ㅣ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1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어느 새 10년이 넘었다. 그 사이 어수선한 정치, 경제, 사회의 숱한 악재들을 경험하면서 힘겹게 살아왔지만, 사랑과 행복, 보람 등의 가슴 따뜻한 경험도 많이 해왔다.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비전을 가슴에 품고 달려가던 20대와 30대 초반을 지나고 나니 이제 에너지가 고갈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나름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주변은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고, 여전히 불안정한 시대적 환경에 휩쓸려 그저 바쁘게만 살았다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을 것이다.
상처받고 방황하는 마음을 달래고 남은 삶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선택했던 것이 고전 읽기였다. 그렇게 최근 몇 달 동안 동양 고전 시리즈를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현실과 비교하며 쉽게 해석된 책들 위주로 말이다. 이 책도 나의 선택의 연장선 중에 하나다. 언젠가 젊은 시절 ‘내가 마흔이 되면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과연 그런 시간이 올까?’라고 먼 이야기처럼 공상을 해본 적이 있다. 아직은 마흔이 되려면 몇 년이 더 있어야하지만, 이제 정말 가까워왔다.
서른 중반이후 마흔 즈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분야에서 리더거나 책임자 내지 관리자라고 불릴 수 있는 위치에 오른다. 일에 대한 능숙함이 높아져 중요한 일을 맡기도 하고 때로는 아랫사람을 챙기고 이끌어야한다. 회사에서 그리고 삶에서 더 큰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시기이자 자신을 좀 더 견고하게 만들 시기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가르침과 통찰력이 간절해진다.
1강. 행복한 삶을 위한 공자 매뉴얼
응시, 고독, 선택, 결단, 창조, 신중, 변화, 중용, 비교, 도전, 능력, 모방, 언행, 공사, 절실, 인문, 이해, 확장, 편집, 제도, 쾌락, 통합, 도의, 일관, 진보, 퇴보, 인격, 연대, 실패, 희생, 교체
2강. 공자 총장이 펼치는 감동의 리더십
망아, 몰입, 초월, 자율, 자유, 계발, 불굴, 불의, 집중, 무지, 순수, 분투, 사과, 인정, 진정, 참여, 의무, 열정, 책임, 예언, 하심, 침묵
3강. 행복한 삶을 위한 나의 역할 모델
공평, 완전, 섬김, 구원, 정도, 대업, 우직, 수양, 연기, 귀감, 신실, 해방, 월경, 실력, 사명, 초점, 극단, 언변, 기만, 절의, 운명
4강. 행복한 삶을 향한 개성의 형상화
역사, 중심, 계약, 자존, 미숙, 사익, 가면, 독설, 약자
5강. 자기주도적 삶을 위한 덕목
주체, 배움, 수치, 용기, 문질, 자기긍정, 자기관리, 관용, 존중, 관대, 응보, 복지
6강. 자기주도적 삶의 핵심가치
도리, 사랑, 정의, 예의, 지혜, 믿음
이 책은 논어를 바탕으로 현시대의 흐름과 일상생활을 적용하여 위와 같이 6가지 주제마다 각각의 키워드로 나누어 풀어냈다. 저자가 논어에서 핵심이 되는 수를 구별하여 논어 전문을 행복한 삶을 위한 응용, 리더십, 역할모델, 개성의 형상화, 덕목, 핵심가치라는 여섯 가지로 분류하여 101수를 엮어낸 것이다. 개인적으로 원문을 설명하면서 입문, 승당, 입실, 여언이라는 4가지 단계를 두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어 저자만의 통찰력으로 마무리하여 설명한 점이 마음에 든다. 덕분에 간결하면서도 이해의 깊이와 공감의 넓이가 자연스럽게 늘어나서 만족스럽게 읽어갈 수 있었다.
입문에서는 해당구절의 현대적인 맥락을 소개하고, 승당에서는 논어의 원문을 독음과 번역을 곁들여서 제시한다. 입실에서는 원문에 나오는 한자어의 뜻과 원문 맥락을 풀이했고, 여언에서는 논어를 현대적 관점에서 되새겨볼 수 있도록 저자의 통찰력을 가미하여 풀어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살아가다 고난과 역경을 만나거나 삶의 의욕을 잃었을 때 책에서 읽었던 한 구절, 또는 책의 내용 자체가 나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어주고 열정을 되찾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해결을 위한 영감과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러한 경험을 여러 번 해왔기에 스스로도 확신을 갖고 있다.
더욱이 수백, 수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인간 삶의 깨달음과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고전은 더욱 가치 있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고전의 가치는 변하지 않고 쉽게 공유될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축복과 같다. 하지만, 이 가르침도 배우지 않고 깨우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고난과 역경을 논어 한 구절의 가르침으로 이겨낼 수도 있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는 혜안을 키워줄 수도 있다. 중요한 순간 자신에게 끄집어낼 통찰력이 없다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행복을 못보고 스스로 불행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남은 삶의 대비책이자 든든한 아군과 같다.
최근에 사람들의 고전과 인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인성과 지성을 위한 최고의 교육으로 고전과 인문 독서가 추천되고 있다. 나부터도 몇 년간 고전은 관심도 갖지 않다가 최근 몇 달 사이에 동양고전 시리즈의 대부분을 한 번씩 일독했다. 이러한 관심과 분위기가 좋은 현상인 만큼 좀 더 확장되어 사람들의 올바른 의식 향상에 폭발적인 기폭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