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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게 맞서기 - 완벽을 강요하는 틀에
브레네 브라운 지음, 최완규 옮김 / 명진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저자는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이에 소속된 사람들이 갖는 ‘유대감’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를 위해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유대감은커녕 상심과 배신, 그리고 ‘수치심’에 대해서만 털어놓는다는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연구의 방향을 바꿔 현대인들의 마음속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12년이나 진행된 연구는 미디어에 주목을 받았고 ‘취약성의 힘’, ‘수치심의 귀 기울이기’라는 주제를 통한 두 번의 강의는 TED 역대 최고의 인기 강의로 자리를 잡았다. 이 책에 TED 강의와 더불어 대중강연에서 공유했던 저자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취약성과 수치심에 대한 다양한 상황의 분석과 해법을 담았다. 이를 통해 살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겪게 되는 취약성과 수치심이라는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 때문에 현실에서 멀어짐을 택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도록 방법을 안내한다.
‘대담하게 맞서기’는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연설 ‘공화국의 시민’에 등장하는 말로 이 연설이 저자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어 취약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대담하게 맞서기’는 거친 세상에서 숨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방법이자 전략이다.
사람들은 취약성을 약점으로 오해하는데 취약성은 약점이 아니다. 취약성은 좋거나 나쁜 게 아닐뿐더러 흔히 말하는 어두운 감정도 아니고 늘 밝고 긍정적인 경험도 아니다. 저자는 취약성을 불확실성과 리스크, 감정 노출로 정의하고, 취약성이 목적의식을 선명하게 만들고 의미 있는 삶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우리에겐 자신의 취약성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필요하고, 그래야만 용기가 생기고 삶에 대한 목적의식도 분명해지는 것이다. 물론 취약성을 느낄 때면 벌거숭이가 된 느낌을 받게 된다. 불확실성이라는 감옥에 갇혀버리고 감정적 리스크를 감수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리스크를 감수하고 불확실성에 용감히 맞서며 마음을 열어 감정적 노출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약점은 아니다. 오히려 세상에 대담하게 맞서는 한없는 용기가 될 수 있다.
수치심에 경우 저항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하지만 수치심을 경험할 때 진정성을 잃거나 가치관을 훼손하지 않고 그 이후에 용기, 자비심, 유대감을 한층 더 키울 수도 있다. 이러한 능력을 수치심 회복 탄력성이라고 말한다. 수치심 회복 탄력성은 유대 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자 수치심 해독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수치심 회복 탄력성이 강한 사람들의 네 가지 공통점을 분석함으로써 수치심 해독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일상의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취약성과 수치심의 본질을 파헤쳤다.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취약성과 수치심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를 갖고 있다. 자신만의 갑옷을 두르고 철저하게 방어한다. 때로는 눈에 띄지 않거나 사라져버리는 방법을 통해서 멀어짐을 선택한다. 하지만 유대감이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갑옷을 벗고 취약성을 드러내야 한다. 숨지 말고 당당히 앞으로 나서야하는 것이다.
이 책의 사례를 읽다보면 남의 이야기가 아님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취약성과 수치심이라는 본질적인 감정노출은 우리가 어린 시절에서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일이자 가정이나 학교, 직장에서도 예상치 않게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책에는 학교, 조직, 가정이라는 장소에서 벌어질 수 있는 교육, 리더십, 육아 등에 취약성과 수치심이 미치는 영향과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싸워나가야 할지, 대담하게 맞서기는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를 보여준다.
취약성과 수치심에 관한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심각할지 모른다. 개인보다는 조직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동양적 가치와 더불어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어려움을 스스로 해결하거나 삭히려는 한과 체면의 문화, 말을 적게 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 대화와 소통이 익숙하지 않은 문화와 같은 특성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취약성과 수치심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게 만들고 상처받기 쉽게 만든다. 더불어 외형적인 성공을 위한 학력지상주의와 스펙 쌓기 등 전인적 교육에서 멀어져가는 교육현실은 아이들에게 상대적 비교라는 수치심을 발생시켰고, 직장에서는 성과주의를 통한 수치심과 취약성에 노출시켰다.
상황이 이렇다고 해서 피하거나 숨을 수만은 없다. 취약성을 약점으로 생각하는 오해에서 벗어나 용기를 내고 삶의 목적의식을 분명하게 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수치심 역시 그것에 대해 숨기고 쉽게 말하지 못할 때 그 힘이 커진다. 수치심이 우리의 입에 재갈을 물릴지라도 수치심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그것을 제거할 수 있다. 우리는 자존감을 바탕으로 세상을 끌어안을 수 있는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 자신이 불완전하고 취약하며 사는 것이 두렵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내가 용감하며 사랑받고 소속감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까지 바뀌지는 않는다. 용기와 자비심, 유대감을 통해 자신이 ‘무언가를 해내도, 설령 해내지 못해도, 이미 나는 충분하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취약성과 수치심 때문에 삶의 벽과 마주쳐서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거친 세상 속에서 대담하게 맞서고 온 마음을 다하며 살 수 있는 전략적인 용기를 얻어가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