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바보 예찬 - 당신 안의 바보를 해방시켜라!
김영종 지음 / 동아시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김영종 님은 ‘티벳에서 온 편지’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접했던 저자이다. 그 분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그 책 이후로 다른 글들은 거의 접해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이 짧고 독특한 책이 지난 세월의 흐름만큼 개인적인 관심을 갖게 했다.  

 

기존에 읽어왔던 인문 서적과 비교해서 이 책의 문체와 형식은 독특했다. 아마도 인문서적을 많이 접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1:1의 대화체 느낌 안에 자유로움과 독특함이 묻어 나왔다. 상당히 은유적이면서도 그 안에서 21세기 현실과 이성에 대해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비판이 엿보인다.  

 

이 책은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들어봤던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을 모티브로 했다. 500년 전 에라스무스는 그 당시 권력의 축에 있으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기도 했고 두려워하게도 만들었던 교회와 성직자를 대상으로 ‘우신예찬’을 통해서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했다. 저자는 이러한 ‘우신예찬’의 바보 여신을 다시 불러내고 인간들의 삶에 투영하여 21세기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사회제도 등을 비판하고 풍자한다. 이러한 근원적인 핵심인 지식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비판했고, 이러한 부조리한 세상에서 적응하며 잘 살아보려는, 성공하려는 사람들의 노력들을 현자인 척하는 어리석음에 속아서 자신의 본모습을 잃은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지식과 이성에 의해서 제한되어진 가려진 틀을 깨고 본연의 모습에 존재하는 ‘건강한 바보’를 깨워서 참된 인간의 삶으로 돌아가기를 조언한다.  

 

이 책의 바보 여신은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의 이중적인 양면성과 지식을 통해서 견고해진 이성이라는 틀 안에서 사람들이 어리석음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을 바보를 내세워 현자 노릇하려는 현자우신을 통해서 속속들이 파헤치고 이러한 바보 상업주의를 경계한다. 이성을 거부하면서도 버릴 수 없는 굴레인 양 이끌어나가지만, 이를 통해서 어리석음 속에서 진정한 현명함을 이끌어내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뭔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데다 거침없이 써내려간 글귀들은 우연히 맛 본 맛있는 음식처럼 알 수 없는 끌어당김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독특함이 ‘우신예찬’의 에라스무스의 견해와 서술체계를 따르고 있다니, 기회가 된다면 ‘우신예찬’을 직접 읽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딘지 알 수 없는 신체의 간지러운 부분을 무언가가 대신해서 정확하게 긁어준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 책이 두꺼운 인문 서적이었다면 지금의 이 느낌도 많이 반감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느낌의 책은 아니었지만, 500년 전의 내용을 토대로 독특하고 노골적이며 은유적인 표현 안에서 현재 시대에 필요한 풍자와 조언을 조화롭게 섞어낸 저자의 필력을 역시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 안에서 전해주는 메시지들은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깨달음과 더불어 독특한 방향감각을 통해서 개인의 자존감을 일깨울 수 있는 일침이 되리라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기는 주식투자 - 경제기사부터 읽어라
이승호 지음 / 이른아침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리더 중에 책을 안 읽는 사람은 없다. 이와 비슷하게 신문을 읽는다고 해서 반드시 투자에 성공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성공한 투자가 중에 신문을 멀리한 사람은 없다는 것도 불변의 진리다. 따라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 신문을 읽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기에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경제와 경기 흐름을 가장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주식투자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노하우라고 할 수 있는 경제 기사를 제대로 읽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신문을 멀리하면 투자를 접으라고 할 정도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신문을 제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부를 모으는 습관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제 막 주식투자에 입문한 사람이든 경험자와 전문가든 누구나 경제 신문 보기는 필수라는 것을 알 것이다. 전문가라면 모르겠지만, 초보자에게는 다양한 경제 용어와 원리에 대한 지식의 부족으로 신문조차 제대로 읽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경험자라고 해도 내용에 대해서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더욱이 이해가 어렵고 파악이 되지 않는다면 쉽게 지루해지고 겉 핥기만 하다가 포기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단순히 글을 읽는 수준의 신문보기가 아니라 읽는 요령과 기사의 의미를 파악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1장 투자하기 전에 경제기사와 친해져라.
2장 돈의 흐름을 보여주는 경제기사
3장 실전 투자를 위한 경제기사
 

저자는 이러한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노하우인 경제기사를 읽는 것에 대해서 위와 같이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초보자와 중급자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인다. 초보자에게는 경제신문의 장점과 읽는 요령, 의미파악 방법과 사례들을 통해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중급자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투자와 관련된 내용 중 보다 깊이 생각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들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중점적인 포인트를 정리하여 짚어준다. 실제 신문기사들을 사례로 자세하게 설명했고, 중간 중간 자주 등장하는 경제 용어와 원리에 대해서는 별첨으로 설명을 하거나 이해하기 쉽도록 과거의 경제나 경기흐름 사례를 통해서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본인에 경우도 처음 주식투자에 입문했을 때 주변 경험자들의 조언에 따라서 경제신문을 구독했었다. 그 당시 출퇴근 시간에 틈틈이 신문을 읽으면서도 답답함과 막막함, 지루함의 세 가지가 피로감처럼 몰려왔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뭔가 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합리화시켰고, 결국은 지인을 통해서 동영상 강의를 구해서 보기도 했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초보티를 벗었지만, 아직도 다양한 경제용어와 수많은 차트 등을 보면서 분석하고 파악할 때면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 당시에는 주식투자 관련 서적들이 많았어도 경제기사 읽는 법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설명한 책은 접하지 못했다. 이제는 이런 종류의 서적이 많아져서 공부하기에 좀 더 편해진 기분이다.  

 

이 책의 내용이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알고 있던 부분을 되새겨서 재정립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몰랐거나 잘 못 알고 있었던 것들을 바로잡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반면에 초보자들에게는 이 책이 그렇게 쉽거나 친절하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저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해도 기본적이거나 일반적인 경제 용어와 원리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면 이 책에서 알려주는 노하우도 쉽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일독이 아니라 신문을 보면서 참조할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두고 자주 들여다보기를 권한다. 주식투자를 위해서 경제와 경기의 흐름을 보는 혜안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훈련과 경험이 쌓이다보면 신문을 통해서도 개괄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투자의 핵심이 되는 포인트를 짚어낼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동안 경제신문을 읽는 것이 전반적으로 쉽지 않았거나 일부분 취약하다고 느껴왔다면 이 책을 통해서 조금씩 개선해나감으로써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위한 기본기를 마련하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꾸는 소년 - YB의 워프트 투어 이야기
윤도현 사진, 윤도현.이현주 글 / 시드페이퍼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국내 최초로 세계적인 페스티벌인 '반스 워프트 투어'에 참가한 대한민국 국민밴드인 YB의 여정을 담은 책이다. ‘워프트 투어’란 1995년 시작된 록음악과 익스트림 스포츠가 결합된 형태의 페스티벌이다. 첫 개최 이후로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왔고, 매년 록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최고의 공연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보컬인 윤도현 님은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가수였기에 개인적으로도 YB의 팬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매스컴을 통해서 만나보기 어려워졌기에 아쉬움도 있었지만, 크고 작은 콘서트와 각종 활동을 통해서 항상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변하지 않는 소신 있는 음악을 하는 실력파 뮤지션 중에 한 사람이기에 나 또한 변하지 않고 그와 YB를 사랑한다.  

 

2009년 페스티벌에 한국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YB가 초대를 받았다. 투어 일정 내내 YB의 털털하고 솔직한 모습을 윤도현 님이 직접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퀄리티 높은 생동감 있는 사진들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부분의 사진들이 윤도현 님의 작품이라니 솔직함이 묻어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출발에서부터 여정을 마치는 순간까지 꾸밈없는 솔직한 모습과 일상의 이야기들을 YB의 친구이자 방송작가 17년차인 이현주 작가의 손을 거쳐서 생동감 있고 다채롭게 그려졌다.  

 

공항 출발에서부터 도착하기까지 과정에서 시작해서 숙소에서 생활, 식사, 이동과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에피소드와 생각들을 마치 블로그에 올린 자유로운 글처럼 편안하고 재미있게 풀어났다. 현장소개와 공연과정, 해외 뮤지션들과의 만남, 중간 중간 만나는 팬들,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생동감 있는 사진들과 접하다보면 너무나 자유롭고 즐거워 보인다. 개성 넘치는 고어적인 페스티벌 패션 사진, 윤도현 님이 공연장을 섭렵하여 분석한 페스티벌을 즐기는 팁도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화창한 날씨와 함께 열정이 넘치는 페스티벌 분위기에 나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YB 밴드를 볼 때마다 느끼는 열정 에너지에 항상 감동을 받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그토록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은 평범한 직장인에게는 부러울 수밖에 없다. 그들의 공연과 삶에서 묻어나오는 열정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내 자신의 열정을 충전하곤 했다. 솔직담백한 일상이 담겨있는 사진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들의 꿈과 열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아직도 어린 아이와 같은 밝고 순수한 모습과 악동스러워 보이는 멤버들의 모습, 그들의 우정과 신뢰, 같은 길을 가는 열정은 평범한 직장인인 나에게는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추억과 같은 느낌이다.  

 

멤버 전원이 유부남에 평균나이 40세라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들의 생활과 열정만 본다면 모든 것이 20대에서 멈춘 듯 보인다. 역시나 열정적으로 음악을 하는 이들이라 평범한 40대 남자들의 느낌은 없다. 하지만, 자유로워 보이는 그들에게도 자신의 꿈을 위해서 노력하고 고투한 흔적과 상처들을 간직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그들의 음악에 남다른 매력이 느껴지게 만들고,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실력파 밴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그들은 수많은 한국 밴드 중에서 최고라고 감히 말하지 않겠다는 겸손함을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항상 더 큰 꿈을 갖고 더 큰 세계를 향해서 도전하는 열정적인 모습만 보더라도 그들은 이미 최고의 뮤지션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서 끊임없이 도전하듯이, 나 또한 그들처럼 내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영원한 팬으로써 시간과 장소를 넘어서 지금의 도전과 열정으로 장수하는 최고의 밴드로 남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권으로 읽는 삼국지
장연 편역, 김협중 그림 / 김영사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삼국지에 관심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고, 삼국지 책을 한 번이라도 잡아보지 않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삼국지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인정하는 고전 중에 고전이다. 누구나 접해봤을 책이지만, 방대한 분량의 내용을 끝까지 읽어낸 사람들도  의외로 많지는 않다. 개인적으로는 삼국지를 읽기 위해서 책장을 펼친 후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었을 만큼 매력적이었지만, 중도에 읽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보류한 사람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이런 아쉬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 권으로 요약해서 집대성한 삼국지 책이 출간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삼국지에 관심이 있지만, 평소 독서 습관이 몸에 베여있지 못해서 머뭇거렸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삼국지의 매력에 빠져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후에 좀 더 방대한 분량의 삼국지를 접했을 때 감동도 남다를 것이다. 모든 책들이 그렇겠지만, 삼국지 또한 한 번을 읽었을 때와 두 번, 세 번, 그 이상을 읽었을 때 얻게 되는 감동과 깨달음은 다르리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 원작 삼국지에서부터 유명한 작가들이 편역한 삼국지, 만화 삼국지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삼국지를 접해봤다. 대부분의 삼국지를 여러 권으로 되어 있는 책으로 접했지만, 2년 전 쯤 가장 최근에 읽었던 삼국지가 한 권으로 나온 책이었다. 그 때 기억으로 다 읽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아마도 1000페이지가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5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으로 삼국지를 한 권으로 요약해냈다고 하니 여러 번 읽었던 삼국지임에도 개인적인 기대감과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방대한 이야기들을 500페이지대로 요약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디테일함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반면에 간결함 속에서도 내용의 전개가 속도감 있고 박진감 넘치게 잘 그려졌다. 내용 묘사에 경우도 좀 더 이해가 쉬운 문체로 구성되었고, 수많은 전투장면과 각 캐릭터들의 심리묘사 또한 좀 더 생동감 있어 보였다. 저자의 필력을 통해서 단점을 장점으로 변화시켰다는 생각도 들만큼 간결함 속에서 삼국지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퀄리티 높은 삽화 또한 책의 재미와 감동에 시너지가 되어 준다. 개인적으로 기존에 읽었던 삼국지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보너스와 같은 ‘삼국지 깊이 읽기’라는 것을 둔 점도 돋보였다. ‘삼국지 깊이 읽기’는 크고 작은 사건이 전개되거나 이야기가 전환되는 부분인 각 장의 말미에 시대적 사실을 고증하여 상황과 인물에 대한 분석과 해설을 통해 내용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용에 자주 등장하는 고사성어도 책의 공란에 별첨으로 설명을 해주고 있고, 책의 앞부분에 있는 지도와 주요 인물 정보, 뒷부분에 있는 삼국지 명언과 삼국시대 연표도 삼국지를 이해하고 되새기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이 책만의 배려가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기존에 접했던 삼국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너무 짧아서 부족함이 보일까 우려가 있었지만, 역시나 기우에 불과했다. 위대한 고전인 삼국지를 늘 곁에 두고 또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한 권으로 기획되었다니 그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내용도 충실해서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삼국지의 거대한 서사와 드라마, 방대한 인물들과 그에 얽힌 수많은 사건들을 단 한 권으로 요약해냈다는 것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성인들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한 권으로 잘 정리된 내용과 배려가 돋보이는 해설과 부록에서 볼 수 있듯이 청소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할 만하다. 또한 이 책은 성인이 되어서도 아직까지 제대로 삼국지를 접해보지 못한 직장인들에게도 자투리 시간에 독서를 통해서 삼국지를 섭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 am 아이 엠 - 모르고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셀프 인터뷰
미카엘 크로게루스.로만 채펠러 지음, 김세나 옮김 / 시공사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 일색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가벼워 보이지만 절대 가볍지도 않고, 쉬워 보이지만 절대 쉽지만도 않다. 질문으로 가득한 내용이 다소 지루하거나 질리게 만들지 모른다는 기우도 있었지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하나하나 답하다보면 그 안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잊고 있었던 것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I am'이라는 제목 그대로 자신에 대한 질문이자 이야기이다. 아담한 사이즈에 아기자기한 편집의 작은 다이어리 같은 책이지만, 그 안에 질문들은 인생 전반을 담고 있다. 자신의 일상생활과 직장생활에서부터 습관, 건강, 성, 비밀, 환경, 연애, 가족, 친구, 자녀계획, 죽음, 정치적 생각, 유년생활, 여행, 행복, 두려움, 사랑 등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질문에서부터 비밀과 같은 개인적인 질문, 자신의 가치관에 대한 질문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질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처음에는 너무나 다양한 질문의 나열에 내가 과연 이 책을 끝까지 잘 읽어나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질문을 자신에게 하나하나 던지다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몰입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치 뭔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것처럼 자신에 대해서 조금씩 파악되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나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정작 나를 알려고 한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나’라는 지도를 완성해가는 기분이다.  

단순히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큰 의미를 갖지 않았지만, 이어지는 수많은 질문들과 적어 내려간 답들이 모아져서 ’나‘라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맞아, 이런 생각을 했었지’, ‘이런 일이 있었어’, ‘내가 좋아하는 것이 이거구나’, ‘이 것 때문에 이렇게 되었던 거야’, ‘내 인생에 목표가 이거였어’ 등등 넘기는 페이지가 늘어날수록 스스로 짧은 빛과 같은 ‘나’라는 깨달음도 늘어났다. 그동안 나 자신을 너무 추상화하거나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새삼 들기도 한다. 이 작은 책 한 권으로 나에 대해서 속속들이 파헤쳐볼 수 있었고, 추상적인 나라는 존재를 이제는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 ‘나’라는 존재가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고, 현재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기를 진정으로 바라는지, 내 인생의 로드맵이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최근에 질문의 힘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질문만 적절하게 잘 할 수 있어도 단순히 대인 관계 뿐만 아니라 삶에 많은 부분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책에서 강조하는 질문은 대부분 상대방에 대한 질문이 관점이 된다. 상대방에게 질문이라는 수단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대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한 강력한 질문력을 자신에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도하지 않게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질문은 상대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효과적인 기술이다.   

이 책을 통해서 질문에 스스로 대답을 하다보면 의외로 ‘없음’, ‘모름’이라는 답을 하게 되는 경우를 제법 많이 만난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경험을 했지만, 막연하게 보낸 시간이 많아서일까?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 한 점이 이렇게 많았던가? 명확한 답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많아질수록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생기기도 했다. 이 책은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질문 모음집이지만, 상당히 특별하다. 재미가 없을 것 같지만, 하나하나 책에 답을 적다보면 의외로 자신을 알아가는 재미에 어느 순간 빠져들게 된다.  

최근에 접했던 어떤 자기계발서적보다도 심플하고 독특한 책이다. 자신의 삶을 자연스럽게 되돌아보게 만들어주고, 자신을 찾고 발견하고 알아가는 의미 있고 효과적인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이렇게 기록한 답들을 매 년 다시 들춰보게 된다면 그 때 느낌은 또 다를 것이다. 일부 답들은 수정이 될 수도 있다. 이를 통해서 자신의 삶에 좀 더 주도적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것이다. 이 책의 다양한 질문들을 자신에게 던져 주는 것만으로도 긍정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통해서 ‘나’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꼭 한번 쯤 갖기를 권한다. 의외로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