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가 사는 숲 속
성혜진 글.그림 / 종이책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숲에 무지개가 내리다
작가
이현숙
출판
선우미디어
발매
2012.10.01

처음에는 그랬다.

선입견,누구나 제 눈에 안경처럼 쓰고 살아오는 잣대.

내 기준엔 책이란 지식의 산물이다.

독자는 뭔가 얻어가야 할 꺼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실 수필집은 별로 읽지 않는다.

좋아하는 분야는 자기개발이나 재테크 서적을 즐겨 읽는다.

수필집. 일상의 단상을 저자의 느낌대로 적은 글.

처음 내 선입견에선 이 책은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책의 마지막페이지를 넘기며,

선입견이란게 이래서 안되는 거구나 싶다.

직접 경험하는 것, 도전해 보는 것이 바로 선입견을 깨부수는 해결책이듯,

이 책 역시 직접 읽어보면 충분한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어느 자기개발서 못지 않게 말이다.

숲에 무지개가 내리다.

이현숙님이 지은 수필집이다.

수필집 전문 출판을 해 온 선우미디어에서 나왔다.

이현숙 저자는 서울 출생이며 현재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로스엔젤리스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유아교육과를 수료하고,

재미 크리스찬 문학에 시와 수필로 입상,

수필문학으로 등단한 수필가다.

재미 수필가협의 회원이며, 국제펜미주연합회 사무차장과 격월간지 퓨전수필 편집인으로 7년간을 활동했다. 수집집으로 사랑을 채우는 항아리를 발간했다.

숲에 무지개가 내리다.

이 책은 남편의 토네이도, 네버 엔딩 스토리, 회색 셔츠편으로 나눠 구성됐다.

그리고 영문수필과 함께 박양근 부경대 교수(문학평론가)의 수필에 대한 평론 글이 함께 실려있다.

수필답게 이 책 역시 저자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리고 저자의 삶의 아픔과 기쁨,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향한 의지가 담담히 기록되어 있다.

수필 속에서 일상의 고단함과 짧은 웃음, 그리고 기쁨의 순간들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게다가 미국, 왠지모를 환상속의 나라를 마치 내가 경험하듯, 그들의 삶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항상 뭔가를 동경할땐 좋은 면만 보게되는 게 이치, 그리고 사람살이의 한 방법이다.

물건을 팔 때 역시 좋은 점만 부각시키고, 관광을 하면 좋은 곳을 보여준다.

해외는 지리적 접근성이 어려워 항상 미디어는 뭔가 신성하고 새롭고, 아름답고, 경이로운 장면을 담아 보여준다. 마치 그것이 그들의 전부인양.

미국의 환상, 그 환상속에 독자를 깨부수는 수필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내가 느낀 미국은 정말 말 그대로 영화속 헐리우드처럼, 뉴욕의 번화가 처럼 폼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만 있는 건 아니였다.

저자의 글에서 삶의 고단함도 묻어나고, 인생의 희노애락을 모두 겪은 듯 보이는 글들이 사뭇 웃음보다는 진지함으로,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금의 남편은 소주를 좋아한다로 시작하는 첫 수필이 참 정겹다.

회오리를 만드는 법을 핸드폰에 넣어다니는 애주가인 남편은 남미계 미국인이다.

저자와 삶의 한 방향을 바라보는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유쾌한 남편.

마약으로 찌든 삶의 일상의 한 가정에서 살펴보는 초점읽은 이들의 모습들은 그저 영화속에서만 보던 장면이아니다. 경찰이라는 다소 낯선나라의 보안관의 이야기가 저자의 수퍼와 연관되서 맞물리는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오지랖이 넓다는 말이 통하는 걸까? 과감한 동행도 서슴치 않는 아줌마의 용기(?)랄까, 색다른 호기심에 체험하는 경찰과의 동행이, 처음 겪는 그 긴장감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기록된 이야기가 마치 영화를 보듯 책장에 펼쳐져 있다.

남편의 토네이도편에서 인상 깊은 수필은 어느 여자의 이야기였다.

어느 여자의 이야기는 삶의 가장 끝, 이제 마무리를 위한 준비에서 다시금 일어서는 이야기다.

아이들을 멀리 캠핑보내고, 마무리를 위한 수면제를 사서 모으고, 주변을 정리하고, 이젠 끝인가보다했을 때 누군가 불러주는 이가 있음에, 그리고 자신만의 글들이 가치를 인정받고 평가받았다는 소식에 그녀는 망설였고, 다시금 일어설 힘을 얻었다.

삶의 마지막, 그저 끄적이던 내 글이 평가받는 순간, 내 주변에 나를 위한 자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또 하나의 존재감을 얻고 삶을 다시 살아가야겠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는 순간이 되는 것이다.

네버 엔딩 스토리는 그런 면에서 지금 껏 자신의 삶에 대한 소회가 담겨져 있다.

엄마와 딸의 관계속에서 또 하나의 모정을 느끼게 된다. 나라 에선 항상 애국자가 되듯이, 집 나서면 항상 효자효녀가 될 수 밖에 없다. 이 세상의 모진 풍경을 어찌 기댈 수 있겠는가.

혼자만의 결혼식이라니, 낯선 외국땅에서 그저 믿는 구석은 남편뿐이였는데.

그 마저도 세상의 상황들이 결국 갈라섬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인생의 희노애락이 그런걸까? 흔한 나무하나를 바라보며 느끼는 상념들까지 저자의 아픔이 묻어나온다. 또 다른 인연속에 다시금 삶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그녀가 자랑스럽다.

회색셔츠는 애잔하다. 아이들과 떨어져 살아야하는 모정이 느껴진다. 삶의 고단함에서 느껴지는 회색이란 색감은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한 단어같다. 아들이 아끼는 셔츠를 며칠에 걸쳐 손세탁해주며 엄마의 내리사랑을 느끼는 저자의 마음 씀씀이가 가슴으로 전해온다.

이런게 바로 수필의 매력이리라. 꾸밈없는 일상의 잔잔한 느낌과 소회가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전해주는 힘이리라.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며 진품명품처럼 TV쇼를 소개하는 수필속에서 그녀 자체가 바로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아닐까? 다소 하찮게 보이는 곳들에서 귀한 명품을 찾듯, 흙 속의 진주, 머나먼 타국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삶을 남부럽지 않게 헤처나가고 있다. 험난한 미국생활, 거친 인생의 여정을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겨내고, 또 하나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된 것이다.

사족을 붙이자면, 참 저자는 사랑스럽다.

남편을 향한 애정공세는 오히려 책에서 보여지는 남편못지 않을꺼라 생각한다.

저자의 남편이 하루에도 수십번 사랑한다는 말과 문자를 보낼 정도라는 사심어린 글이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

두번째 사족을 붙이자면, 저자에게 또 다른 수필집을 기대해 본다.

이번 역시 그녀만의 일상들이 궁금하다. 경찰 주변이라는 위치때문이랄까? 왠지 사건사고에 대한 흥미로움이 더하고, 흥을 즐기는 남편과 그의 여자친구들이 어찌 지내는지 사뭇 궁금하다. 아이들은 잘 크고 있는지, 별다른 말썽은 피우고 있지 않는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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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12-12-01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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