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 한국 민주주의 토대연구 총서 2
김동춘 외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외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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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 했습니다>

 

홍콩에 이어 미얀마까지.

또 하나의 슬픈 일이다.

지구촌 곳곳에 민주화라는 이름의 투쟁이 아직도 끊이질 않고 있다.

벌써 이뤄져야 할 문제임에도, 여전히 남아있다.

 

바로 인간의 욕심이 부른 화라고 생각된다.

내가 제일 잘 나고, 내가 해야 할 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내가 없음 안되는 일.

내 욕심이 부른 독재와 독선이다.

 

"하나회를 척결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미얀마처럼 됐을 것이다."

김영삼 문민 정부는 군부 독재의 잔재였던 군대 내 사조직 '하나회'를 청산했다. 비로소 문민화가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미얀마는 군부 독재의 부활을 막지 못했다.

수천 명이 희생된 민주 항쟁을 발판 삼아서 문민 정부를 출범했다.

 

그리고, 다시 5년 만에 군부가 투테타를 일으켰다.

수 많은 국민이 시위현장에 나서고, 또 희생당하고 있다.

 

피로 얼룩진 민주주의.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없다면 이뤄낼 수 없는 희망이고, 꿈이다.

 

그런데, 아직도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틀을 이뤄놓은 분들을 희화화하고, 관종처럼 자신만의 언어유희로 만들어 버린다. 슬픈 일이다. 지역비방을 넘어서, 지인의 가족까지 수치스럽게 만드는 일을 자랑처럼 인터넷에 올려놓고 조회수를 즐긴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셨던 분들이 지금 하늘에서 이런 상황을 본다면 정말 분개할 일이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정신상태를 가진 이들이 왜 아직도 살아있는지, “그러니까 너희들이 개 돼지 소리를 듣는거다라는 영화속 대사가 현실이 된 이 시점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 민주주의 100, 가치와 문화

 

한국 민주주의 100년의 역사와 의미를 되돌아보는 책이 나왔다.

공동저자로 참여한 지은이들은 자유, 평등이라는 가치가 어떻게 등장하고 전개되었지 각 장별로 살펴봤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던 헌법 제1조의 기원과 변화를 통해 민주공화국 개념의 발자취도 설명한다.

 

한국 민주주의 100, 가치와 문화

| 한국 민주주의 토대연구 총서 2

 

김동춘,김아람,김정인,문지영,서복경,신진욱,이나미,전강수,정상호

(지은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한국민주주의연구소가 엮었다.

도서출판 한울에서 펴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한국민주주의연구소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헌장선포 100주년 앞둔 2018년 한국 민주주의 토대연구 작업을 시작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한국 민주주의, 100년의 혁명 1919~2019는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아 세종도서로 선정되었다.

 

1권이 민주주의 100년의 역사를 성과 중심으로 살펴봤다면, 이번에 읽게 된 2권은 성찰적 시각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가치와 문화를 심층 연구한 내용이다.

 

한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추구해 온 자유·민주·평등·공화의 가치가 전개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저항·정당·여성·조직 면에서 운동 문화가 민주주의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분석했다.

 

책은 한국 민주주의 100, 가치와 문화의 변화_김동춘 서문으로부터 시작한다.

 

1부 한국민주주의의 가치와 지향편에서는 1장 자유 대 자유, 저항과 반동의 역사를 넘어서 _문지영, 2장 평등과 균등의 길항, 또는 연대 _이나미, 3장 헌법 제1조의 기원과 변화로 본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 _정상호, 4장 한국의 토지소유 이데올로기는 어떻게 변천해 왔을까?: 지주주의와 지공주의의 갈등과 대립을 중심으로 _전강수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2부 민주주의 문화에 대한 성찰편에서는 5 한국 저항문화의 전통과 변화: 3·1운동에서 촛불집회까지, 1919~2019 _신진욱, 6 한국 정치 100, 정당조직문화의 변화 _서복경, 7장 미투 100, 성폭력을 넘어 민주주의로 가는 길 _김아람, 8 이념서클을 통해서 본 학생운동 조직문화의 변화 _김정인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19세기 말 이래 한국에서 자유·평등·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 사람들이 그들이 학습한 가치와 사상을 어떻게 해석하여 어떻게 혁명과 개혁 투쟁의 무기로 활용했는지, 그리고 일반 대중은 자신들이 이전부터 갖고 있던 관념들과 사고방식, 관례화된 일상적 실천을 어떻게 외생적 가치와 결합시켰는지 살펴보았다.

 

민주주의의 가치나 문화는 지식인들이 먼저 학습하고 전파하지만, 대중의 생존 투쟁,?이들 간의 강력한 연대 의식이 없었다면 아주 초보적인 민주주의도 성취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제도정치권 내 야당과 정치인들의 장외투쟁도 중요한 역할을 했고, 정당의 개혁, 국회 내에서의 입법 활동, 언론·사법부·행정부 등 여러 엘리트 집단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제도정치권 밖 대중의 직접행동에 비해 그 기여는 부차적이었다.

 

1장은 근대의 이상이자 핵심 가치 중 하나인 ‘freedom’ 또는 ‘liberty’의 번역어 자유“(말이나 행동에 대해) 외부적 간섭이나 제약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이미 조선시대 초기부터 사용된 기록이 있다.

 

한국 민주주의 100년의 역사 속에서 자유가 어떻게 이해되었고, 왜 그렇게 이해되었는지, 나아가 자유의 의미 혹은 강조점의 변화가 민주주의의 실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한국 자유민주주의의 오늘을 조명하고, 더 민주적인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자유가 어떤 가치로서 추구되어야 할지도 논의한다.

 

2장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평등이라는 가치가 어떻게 등장하고 전개되었는지 살펴본다.

 

동학농민혁명,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형평운동, 제헌헌법 제정, 4월혁명, 전태일 분신, 외환위기, 호주제 폐지 등의 과정에서 평등 담론은 주로 혁명적·근본적·선언적인 역할을, 균등 담론은 대체로 개혁적·정책적·현실적인 역할을 했고, ‘두 가지 평등이 때에 따라 상호 경쟁·보완·협력하면서 한국 민주화운동과 한국 민주주의는 더 많은 전략을 갖출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3장은 민주공화국 개념의 발자취를 추적해 대한민국 헌법의 최고 규범과 가치는 반공이나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헌법1조에 대한 문제의식과 시기의 편향, 법학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헌법학적 편향, 특정 인물 중심적 편향을 바로잡고자 했다.

 

4장은 지주주의와 지공주의의 갈등과 대립을 중심으로에서는 토지에도 다른 재산처럼 절대적 권리를 인정하자는 사상인 지주주의와 토지는 공동체에 거저 주어진 천부자원이므로 공동체 구성원이 평등한 권리를 누리도록 관련 제도를 운영하자는 지공주의의 대립과 갈등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 이래 현대까지 토지소유 제도와 토지소유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를 고찰한다.

 

5장은 조선 후기, 그중 특히 19193·1운동부터 현재까지 한 세기 동안 한반도 또는 한국에서 정치·경제적인 권력에서 배제된 보통 사람들이 사회 현실에 대한 불만과 변화의 요구를 어떤 방식의 저항 행동으로 표출해 왔는지를 추적하여, 오늘날 21세기 한국 시민들이 행하고 있는 여러 저항 행동의 양식들이 어떤 전통을 계승하고 있고 어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6장은 한국 정당정치의 기원을 대한제국 시기 독립협회로부터 찾고, 이후 시대 변화마다 결절점이 되었던 정당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 정당정치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저자는 한국의 근대정당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1987년 이후 갑자기 생성된 것이 아니며, 한국적 맥락에서 정당정치의 기원에 관한 학술적·경험적 관심은 현재를 이해하는 데도 꼭 필요한 작업이기에 해석과 관점이 논쟁이 될 수 있음에도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7장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 성폭력 사건과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또는 그것에 저항해 왔던 문화에 대해 다루었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생존하여 고투했던 과정, 피해자와 연대하는 여성들의 활동을 민주화와의 관련성, 사법체제와 그 문화가 여성과 성폭력에 적용되었을 때의 한계 등 쟁점에 집중했다.

 

8장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학생운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이념서클이 합법·공개 활동의 시대에서 비합법·지하 활동 시대를 거쳐 학생운동 대중화 시대에 이르면서 보여준 조직문화의 변화 추이를 고찰했다.

 

대중은 어떤 의미 부여 작업을 통해 가치나 구호에 공명해 목숨을 건 투쟁을 감행했는가?

 

오랜 유교적·수직적 사회질서와 신분제, 일제의 식민지적 폭력 지배, 군사독재의 경험을 가진 한국은 그것을 물리치면서 서구가 가르쳐준 근대 자유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길을 걸었다.

 

3·1운동, 민주주의는 4·19혁명, 반독재 민주화운동, 광주 5·18 민중항쟁, 6월 항쟁, 2008년과 2016년 두 번의 전국적인 촛불시위 등 계속된 국민의 저항과 봉기, 직접행동을 통해 한 걸음씩 진전되었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민주화와 민주주의를 성취한 모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P. 90 한국 역사에서 평등은, 권력층의 고르게 하려는 뜻균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백성들 스스로의 의지와 실천으로 구현되었다. 두레, 민회는 백성들의 평등 의식의 소산이며 그것은 민란과 동학혁명으로 이어졌다. 동학을 이은 천도교가 중심이 된 3·1운동은 모든 인민의 평등을 선포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낳았다.

 

P. 137~138 오히려 임시헌장과 유사한 것은 바이마르공화국 헌법이다. 바이마르 헌법1조는 “Das Deutsche Reich ist eine Republik. Die Staatsgewalt geht vom Volke aus(독일국은 공화국이다.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P. 301~302 박정희·전두환 체제의 유산 위에서 13대 국회가 주조해 낸 정당정치의 경로는, 민주정치 30년의 역사 속에서 변형을 거듭했고, 지금과 같은 독특한 정당조직문화를 만들어냈다.

 

P. 376 해방 이후 학생운동은 한국 사회 민주화의 주역이었다. 19876월 항쟁으로 공고한 민주화의 길로 들어선 이후, 흔히 ‘586’이라 불리는 학생운동 지도부 출신들이 정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1987년 당시 학생 대중으로 거리에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친 세대는 나이가 들면 보수화된다는 통념을 깨고 여전히 진보적 정치 성향을 갖고 있다.

민주화운동의 추동력으로서의 학생운동의 역사는 과거의 것이 되었지만, 그 영향은 21세기인 오늘에까지 미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학생운동 지도부 출신들이 생산하는 정치 문화에서는 정치적 진보성과 문화적 진보성 사이의 괴리를 느끼게 된다. 동시에 그것을 학생운동 조직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성찰해 보게 된다.

 

운동의 신념은 꾸준한 행동으로부터 형성된다.

 

내가 읽기에는 다소 난해했을 책이지만, 사뭇 읽어야할 책이란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왜 우리가 조롱과 멸시와 차별을 넘어서야 했던 투쟁의 기록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그 토록 많은 이들의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란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수 많은 역사적 흐름속에 우린 살아가고, 살아가는 인생속에서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내 삶의 주인이 나인 것처럼, 이 땅의 주인 역시 나란 사실이다.

민주라는 말처럼, 국민이 정치로부터 소외되고, 관심밖의 사항으로 밀려나는 순간 또 다시 독재와 위선과 타락의 권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을 것 같다.

 

미얀마의 봄은 멀었다. 군부는 득세하고, 그 빌미는 로힝야족의 말살정책을 막지 못한 책임이 크다. UN을 비롯한 지구촌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게된 미얀마의 정치는 결국 군부에게 또 다른 틈을 내어주고 말았다.

 

민주주의와 평화, 행복한 국민은 결국 투쟁의 산물처럼 되고 말았다.

참 많은 점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 했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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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21-02-23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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