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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시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민현기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딱 내 이야기구나”
소통의 문제가 생기면 어디서 물어보나 싶었는데 여기였다.
바로 이 책이다.
직장 상사가 이렇게 말한다.
“배가 고픈데 몇 시야?”
그럼, 뭐라고 답하지?
난 당연히, “0시 00분입니다”라고 답해준다. 그럼 꽝이다.
눈치 없는 사원이 되는 것이다.
“혹시 아침 못 드셨어요? 이른 점심이라도 드실래요?”가 정답이다.
메이드북스에서 재미있는 책이 나왔다.
민현기 박사 지음으로 제목은 ‘초연결시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라는 책이다.
민현기 박사는 로젠탈 교육연구소 대표이다. 기업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강사 양성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자기계발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민사이트’운영자다.
이미 소통관련 책으로 성공한 리더는 유머로 말한다, 리더여 유머리스트가 되라 등의 유머 화술 저서를 집필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소통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소통의 부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집 내 주변부터 소통의 부재가 거론되는 시대다.
어느 누구 하나 고개를 들지 않는 지하철과 버스의 승객들.
스마트폰에 빠져 이어폰을 귀에 꼽고 화면을 들여다 볼 뿐이다.
글쎄, 오래전이야기인데, 난 참 당돌했다. 호기심이 많고 궁금함이 많았다.
‘조깅이 영어일까요, 일본어일까요?’
지하철 가장 붐비는 2호선 퇴근길에 내 옆에 있던 양복입은 직장인에게 내가 물었다.
순간, 애가 뭔 소리를 하는거지?라는 표정으로 아저씨는 나를 물끄러미 봤다.
그리고는 휙 돌아서 가버리셨다. 순간 난 ‘뭐야 모르는 거야?’하고 말았다.
소통이 잘 안된 내 추억이다.
물론, 소통이 잘 된 사례야 뭐 두말할 필요없이 연애담이다.
지금의 아내, 길지 않는 연애시절이야 뭐 눈치 백단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있어 뭘 더 해야할까를 고민하는 시기라서인지,
사뭇 서로의 설렘에 더 빠져있었나 모르겠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소통을 다시 이야기해야만 하는 시대. 지금 소통은 단순한 말이 아니다.
진짜 소통은 방법이 아니라 태도라는 저자의 말에 백퍼센트 공감한다.
저자는 소통은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그래서 좋은 소통은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하고, 상호간 적극적으로 집중하고 관찬해 함축된 의미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노력에 의해 완성된다고 한다.
그래서 소통은 과정이 중요하다고 피력한다.
1장은 우리 삶에 소통이 중요한 이유를 말한다. 소통의 방법론, 게임이 아닌 소통, 서로 간의 상호작용,, 소통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이해를 말한다.
기억 남는 것은 람동에 관한 것이다. 영화 기생충에서 나오는 짜파구리를 외국인들이 어찌 알아듣겠는가? 번역자는 이를 람동(라면과 우동의 결합)이라는 신조어로 해결했다. 생소한 우리 문화적 유희를 어찌 이리 잘 풀어냈는지 영문번역자의 실력에 감탄할 뿐이다. 그 덕분인가 외국에서도 빈부격차의 동질감때문인지, 영어번역자의 노력덕분인지 큰 관심을 끌어모았다니, 소통이 이래서 중요한가보다.
2장은 한국적 소통의 5가지 키워드를 말한다. 설명하자면, 우리는 하나와 같은 집단적 공동체의식, 권위와 위계, 소극적 참여, 함축적 표현, ‘정’과 같은 감성이다. 오리온 초코파이에 관한 기사를 최근에 읽었다. 러시아에서 인기가 엄청난데, 도무지 ‘good friend’이상의 함축적 광고 메시지를 못 찾는다는 것이다. 영국의 홍차와 쿠키처럼, 러시아의 차와 초코파이는 이상적 궁합인데 말이다.
3장은 지난 2장에서 언급한 한국인의 소통법인 감성에 관해서다. 나는 이런 소통적 특징이 유교라는 전통에서 내려오지 않았나 싶다. 저자는 한국식 소통의 특징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헌신에서 비롯된다고 적었다. 그래서 겸손, 소극적, 완곡한 표현들, 이런 자세를 바꾸라고 말한다.
4장은 더 나은 소통을 위한 5가지 제안을 담고 있다. 유머러스하게 소통하고, 감정을 다스리고, 나도 틀릴 수 있음을 자각하고, 집단에 살되 존중이 살아 숨쉬게, 상대가 진짜 듣고 싶은 말을 해주라는 이야기다. 옛말에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말라’는 속담처럼, 뜬금없는 이야기를 소통하려거든, 어쩌면 ‘발 닦고 낮잠이나 자라’는 핀잔이 돌아올지 모르겠다. 속 시원한 소통이 바로 ‘가려운 곳 제대로 긁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지막 5장은 진심 어린 배려와 존중이 기본임을 강조한다. 비단 소통의 태도와 자세가 허울좋은 말뿐이 아니라 정성스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됨을 알려준다. 한국적 소통은 상대방의 마음을 깊게 파고들어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무조건적인 동조와 동조를 염려한다. 일방적 칭찬과 들어주기는 소통의 본질이 아님을 말한다. 적절한 충고와 조언이 필요할 땐 강단있게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소통이란 단어를 통해 한국의 전반적인 사회문화와 조직을 비판한다.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대변하듯, 인상 깊은 책속의 사례는 히딩크와 한국축구였다. 지금의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하는 방식이다. 수평적 구조가 이뤄지지 못한 축구의 서열화는 운동경기의 흐름을 바꾸었다. 물론 아직 한국사회는 소통의 부재는 당연하다.
비단 지금의 정치적 상황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말이다. 도무지 내 주장만 관철하기 위해 모든 일정을 마비시키는 행태를 뭐라할 것인가? 그리고 몇 년뒤 또 같은 상황에선 오히려 입장이 바뀌었다며 상대를 나무라고 비판하기 바쁘다.
소통의 부재는 결국 우리나라의 손해가 아니던가, 서로 싸우고 헐뜯고하는 사이 세계는 나날이 발전하고, 궁극적 이득을 취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상황이다. 그게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고, 그게 살아남는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말하는 태도라는 본질의 소통이 필요한 이유는 그래선가보다. 말로만 하는 대화가 소통의 전부가 아니듯, 상대방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진정한 소통이 필요한 시기라서 더욱 이 책의 내용이 와 닿는 듯 싶다.
아직도 소통을 못하고, 그저 자기 주장에 충실한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그리고 제발 말로 하는 소통부터 차근 차근 풀어내어 달라고 요청 드리고 싶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