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 쓰는 법 - 이야기에 강력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스토리 창작법
조단 E. 로젠펠드 지음, 정미화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제시하는 방법이 유용함. 예시 적절함. 각 챕터 요약 제공. 내 원고를 수정할 수 있는 과제 내줌.

내 원고의 단계에 따라 발췌독해도 좋다. 원고 작성중인 입장에서 앞의 방법은 이미 쓰는 것이고 뒤로 갈수록 생각해볼 것들 투성이여서 겸손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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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형상화: ‘감각 형상화’라고도 한다. 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세부 요소(시각적 유추나 은유처럼 상징적인 경우가 많다)를 말하며, 주제, 감정, 서브텍스트를 드러내기 위해 사용된다.

로맨스 같은 장르는 감정적 위험에 크게 의존한다. 로맨스 장르에서 두 인물의 관계가 발전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둘 사이에 장애물이 등장해야 한다. 관계의 완성으로 가는 여정보다 더 긴장감 넘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독자가 계속 이야기를 읽게 만드는 요소는 두 인물이 맺어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아쉬움, 갈망, 희망 등이다.

"너 TV에서 경찰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봤어."
"저녁 뉴스도 봐." 갠지가 곧장 되받아쳤다.

모든 장면은 더 큰 플롯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이다. 장면마다 인물은 특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는 아마도 그 이전 장면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장면의 목표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반드시 서로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과거 장면의 목표와 미래 장면의 목표를 연결하면 전체적인 플롯 목표가 된다.
특정 장면에서 인물에게 목표가 없다면(나는 목표가 없는 장면을 ‘삽화’라고 부른다) 독자에게 혼란이나 지루함을 유발한다. 목표가 없는 장면은 긴장감이 없다. 이는 작가가 인물상을 잡기 위해 초고를 쓸 때 흔히 나타난다. 하지만 독자를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단계에서 이런 삽화는 삭제되어야 한다.

? 목표가 비일상적 사건(전체 플롯을 촉발한 사건 - 옮긴이)이나 이전 장면 또는 방해를 하는 적대자로부터 비롯되는가?
? 목표가 주인공이나 조력자에게 육체적이나 감정적 또는 정신적 위험 부담을 주는가?
? 목표 때문에 주인공이 음모에 한발 더 깊숙이 들어가거나 새로운 양상이 추가되는가?
? 목표가 너무 쉽게 달성되지 않도록 방해물이 나타나는가?
? 목표가 달성되면 주인공의 삶에 어떤 변화나 복잡한 문제가 생기는가?

? 대체로 주인공이 통제할 수 없다.
? 주인공 목표의 진행을 막거나 지연시킨다.
? 적대자의 계획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 외부 세계에 변화를 일으킨다. 인물에게도 변화가 생긴다.

? 주인공과 다른 인물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 종종 주인공에게 가슴 아픈 진실을 드러낸다.
? 주인공에게 자기 성찰과 반성을 강요한다.
? 주인공의 성격을 확실하게 강화한다.
? 종종 행동의 변화를 촉발한다.

? 인물의 뒷이야기에서 새로운 부분
? 인물이 공유하지 않은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감정
? 인물이 혼자서 간직하고 있던 생각(인물의 생각이나 의견에는 그의 성격 등이 반영되어 있다)
? 인물이 품고 있는 신념이나 미신
? 두려움이나 걱정

? 적대자는 이야기의 3분의 2 정도 지점까지 주인공보다 더 유능하거나 강력하거나 통제력이 있어야 한다.
? 주인공은 계속 강해지고 성장하지만, 클라이맥스에서 적대자를 이길 만큼만 강력해진다.
? 주인공은 일시적으로 적대자보다 강력한 힘을 얻거나 이야기의 특정 지점에서 적대자를 능가할 수 있지만(13장을 참고하자), 주인공이 얻은 이점은 반드시 쓸모없어지고 클라이맥스 전에 주인공에게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도 있다(예를 들어 적대자가 주인공이 자신에게 맞서려고 했다는 이유로 응징하는 식이다).
? 주인공은 적대자가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 식으로 강력해져서 더 큰 힘이나 가치관, 역량이나 다른 긍정적인 자질을 내보인다.

? 이 적대자는 어떤 뒷이야기의 상처를 지니고 있는가?
? 이 적대자는 어쩌다가 지금처럼 되었는가?
? 이 적대자는 사악해지기 전에는 어땠는가?
? 이 적대자는 변화나 변신이 가능한가(이야기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점에서 인물의 호감도라는 개념은 언급할 가치가 있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인물, 심지어 주인공까지도 독자에게 호감을 사거나 공감을 얻을 필요는 없다. 대신 반드시 투명해야 한다. 인물의 동기를 이해하면 비록 그 의도가 사악하다고 해도 우리는 기꺼이 인물과 함께 이야기의 여정에 동참할 것이다. 행동이 너무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여도 좋지 않다. 어떤 근거가 있어야 한다.

? 일상적 세계 속의 주인공, 핵심 인물, 위험 요소(주인공이 잃을 것 같은 사람이나 상황), ‘약점(주인공의 현재 상태를 위협할 수 있는 사람이나 상황)’을 알려주자.
? 주인공의 세계에서 중요한 핵심 문제를 알려주자.
? 인물의 일상적 삶을 바꾸거나 문제를 일으킬 사람이나 상황이 나타날 조짐을 알려주자.

하지만 시작 부분은 이런 정보를 대량으로 투척하기에는 최악의 장소다. 독자는 최소한의 정보만으로도 인물에게 몰입할 수 있다.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뛰어난 유머 감각과 기발한 문체면 충분하다. 따라서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 계기나 행동을 배치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뒷이야기를 살짝살짝 흘려주는 것이 좋다.

행동을 필요 이상 여러 단계로 나눠 과도하게 표현한 곳을 찾아보자. 이런 곳들이 긴장감을 없애고 장면의 속도를 늦춘다.

인물이 한창 중대하고 극적인 행동을 하는 순간에 생각, 특히 길게 이어지는 생각이나 깨달음을 집어넣으면 장면의 에너지와 생동감이 떨어진다. 따라서 극적인 행동을 하는 순간은 생각을 보여주기에 최악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치게 상세하게 묘사하라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그 장면을 눈으로 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효과적이고 구체적이며 중요한 묘사만 하라는 것이다.

감정이나 생각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라
장면은 행동, 감정, 주제 요소의 균형이 필요한데, 이 세 가지는 형상화와 설명의 형태를 취한다. 만약 어떤 인물이 장면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만 하거나 무언가를 느끼기만 한다면 독자는 관심을 잃을 수 있다. 특히 생각은 특정 시간대에 한정되지 않는 속성이 있다. 생동감을 만들지도 않고, 행동이나 다른 인물과의 대화를 없애고 나타나는 일이 많다. 생각은 내면적이고 조용하고 대개 한 번에 어느 한 인물의 경험에만 집중하게 한다. 감정은 필요하지만, 내면세계에 집중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외부세계의 집중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생각, 느낌, 행동의 균형을 맞추자.

만약 장면이 끝날 때까지 주인공이 알게 된 새로운 정보가 무엇인지 답하지 못한다면 그 장면을 제대로 끝내지 못한 것이다.

? 지각을 나타내는 단어 대신 직접 보여주라.
지각을 설명하는 많은 단어가 있다. ‘알아차리다’, ‘보다’, ‘관찰하다’, ‘듣다’, ‘느끼다’, ‘맛보다’ 같은 단어들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부분에서는 보통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편이 더 낫다. ‘그녀는 남자가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라는 문장을 없애고 이런 문장으로 대체하자. ‘그는 그녀를 어딘가에서 본 듯 한쪽 눈썹을 치켜올린 채 그녀를 쳐다봤다.’ 더 이상 알아차리지 않아도 된다. 감각과 관련된 단어를 주도적으로 사용하면 독자는 감각의 대상보다는 감각을 표현하는 단어에 집중한다. ‘그녀는 베이컨과 달걀 냄새를 맡았다’에서 ‘그 집에서 베이컨 특유의 고기 향과 달걀의 톡 쏘는 향이 났다’로 바뀌면 그녀가 냄새를 맡는 행동보다 음식의 냄새에 초점이 맞춰진다.

많은 작가들이 단순한 묘사와 이미지의 차이를 혼동한다. 묘사는 인물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어떤 옷을 입고, 햇빛이 어느 정도인지, 사과파이의 향은 어떤지, 병실 화병에 꽂힌 장미는 어떤 색인지 등을 설명하는 것이다. 독자에게 이야기 속의 세계가 진짜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방법이므로 매우 중요하다.
이미지는 보석처럼 더 세심하게 다듬어 이야기 속에 배치한 묘사다. 사람이나 장소, 사건을 묘사한 다른 설명보다 더 생동감 넘치고 깊이가 있기 때문에 이미지는 조금 더 눈에 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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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말에 돈 버는 성인소설을 쓴다 - 일본 포르노 작가의 투잡 글쓰기 수업
와카쓰키 히카루 지음, 조혜정 옮김 / 프로젝트A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사진 첨부했는데 자꾸 회전해서

야마가 돈 관계로 사진은 없습니다.



현대문학을 읽으면 갑자기 사람이 분석가가 되어서 이 작품의 이것은 어떤 단서가 되고, 어쩌고, 저쩌고, 이러쿵, 저러쿵, 생각하게 됩니다. 인내심도 많이 바닥나서 1부 1장 첫 페이지를 읽고 재미가 없으면 안 읽는 독자가 되었습니다. 상업 소설을 전혀 읽지 않고 출간한 지 100년이 넘어야 '아 이거 좀 먹을만하군ㅋㅋㅋ' 이러면서 읽는데요.


아마도 저의 이런 현대인 맞춤 짧은 인내력이 이 책이 상정하는 독자들이 지닐 만한 특징이지 않을까 합니다.


포르노 소설을 시작할 때는 사체를 옮기지 않아도 된다. (242p)


네. 저도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재미 없으면 고개를 돌려서 다른 콘텐츠를 보면 되는 세상에서 일면식도 없는 자에게 '그래, 선생은 뭐하는 사람이요?' 했는데 '요식업에 종사합니다.'가 아니라 '2020년 코로나는 위기가 아닌 기회였죠...'하면서 계속 질문을 던져야 이어지는 식으로 말하면 아무래도 호감이 안 생기지 않나 싶은데. 그래서 현대소설, 장르소설을 쉬이 오래 붙잡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일본 상황에 국한됩니다. 포르노 소설이라는, 한국의 성인가 웹소설과는 조금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조언은 소설 쓰기의 왕도인 듯해요. 작법서 읽는 걸 좋아해서 웹소설, 소설, 글쓰기, 만화와 일러스트 작법서를 보는데 거기서 하는 말, 여기서도 합니다.


-여성향 소설에서는 여주인공의 심리를 잘 써야.

-에로로 연결되지 않는 심리묘사를 너무 써서는 안 되는. (나 이거 반성함;;; 로맨스인데 로맨스 심리가 없음;;;)

-네가 좋아하는 걸 써라 (거기서 나오는 씹덕력이 너 같은 독자들을 이끌리게 할 것이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 (마치 샌드라 거스의 책처럼)


하지만 이런 책이 번역 출간된 이유는 무용하지는 않기 때문이겠고, 이 책의 유용함을 찾자면 포르노 소설에 맞는 예시와 섬세한 팁을 주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오타가 눈에 띄어서 재쇄시 수정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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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3-09-26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야설 작가 할까요 써 본 적은 없습니다만...(제대로 읽은 적도...)

책식동물 2023-09-26 16:58   좋아요 2 | URL
이 작가님 수입 꽤 올리시더라고요?? 물론 일본의 풍토와 비교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웹소설은 다작할수록 좋은 것이니까요.

잠자냥 2023-09-26 17: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마돈고라니
 
망각 일기 세라 망구소 에세이 2부작
세라 망구소 지음, 양미래 옮김 / 필로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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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교 3학년 겨울부터 일기를 매일 쓰기 시작했다. 일을 기억하기 위해서. 망구소의 시점은 조금 다르다. 그는 기억할 것과 잊을 것을 선별한다.


짧은 책에 그의 다른 책이 알라딘 서재 가좍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기대가 컸던 건지, 아니면 다른 책인 건지. 혹은 일하다가 잠깐 읽는 내 상황 선정이 잘못된 건지. 하지만, 나는 읽고 쓰는 일을 전적인 업으로 삼지 않았으니,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이 점을 감안해야 해.



이건 내 불호 후기다.


나는 시에 각박하다.


나는 내 기준 극강의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이 아니면 차라리 무미건조하고 담담하길 원한다. 전자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후자는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대부분. 누군가 나보코프와 조지 오웰을 극과 극이라고 했다. 8할 9푼 정도 동의한다.


그러므로 나는 시적이고 유려한 문체라는 글을 읽어도, 대체로 문장이 빛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중이떠중이다. 그런 말이 적절할 만큼 찬란하지도 않으면서 그런 말이 아예 그르지 않을 만큼 감정을 덜어내지도 못한 어중간한 글은 그저 아름다운 시어가 되고 싶어서 감성을 자아낼 뿐이다. 그 안에서도 정도의 차는 있다. 못 참아줄 것. 더 못 참아줄 것. 진짜 못 참아줄 것. (어쩌면 나보코프는 이런 내 입맛에서 유일한 예외인지도 모르겠다.)


더 못 참아주겠다. 망구소가 삶과 경험으로 체득한 문체인지는 몰라도, 내겐 꼭 이런 스타일을 고수해야 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좀 더 무미건조할 수도 있겠다. 시와 산문의 경계에서 좀 더 산문에 가까웠을 수도 있겠다. 그는 시에 가깝기를 택한 것 같다.


시인이니까.


나는 시에 각박하다. 그 점을 감성이라 부르는 비이성과 싸우는 이성의 최전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가능하다면 지금보다는 시를 더 즐길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사실 유심히 곱씹으면 그런대로 괜찮을 것도 그 형태가 좀 예쁘다는 이유 하나로 마음이 닫혀버린다. 이런 독자의 태도를 공공연하게 써 놓기라도 해야 한다. 이성의 최전선이 아니라고 진심으로 믿으면서도 은연중에 담담한 산문체를 극히 선호하는 성향에 자부심을 느끼니까.





그런데 그와 별개로 정말 곁에 두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글로 읽으니 멋있고, 수려하니까 더 멋있고, 나는 갖지 못한 감각과 감수성을 조금은 동경하게 되지만, 아, 그래도 절대 곁에 두고 싶지는 않다. 피곤하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누구처럼.




일기 쓰기는 무엇을 생략할지, 무엇을 잊을지를 솎아내는 선택의 연속이다.

_10p

하루 이상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고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다면, 두렵지만 그렇게 해본다면, 나는 그 시간에 휩쓸려 사라질 것이고, 무언가를 지속하는 행위의 적을 더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_15~16p

이미 벌어진 모든 일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크고 작은 상흔을 남긴다.

_37p

남편이 산산조각 난 코뼈를 재건하는 수술을 받으러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마취과 의사가 정맥 주사로 벤조디아제핀을 투여했다고 말했다.


벤조디아제핀은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유발한다. 남편이 내 귀에 대고 사랑해, 라고 속삭였을 때 나는 바로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방금 그 말 기억 못 할 거야.

_49p

망구소의 김치란 '기억' 같네................. 이 사람 진짜 한결같네

아이는 여전히 살아 있지만 작은 남자아이는 사라지고 없다. 빛이 꺼졌다.


아이의 빛은 꺼졌지만, 그 빛은 아이의 뒤를 잇는 살아 있는 것들을 통해 의기양양하게 반짝인다. 시간이 다 되면, 잠재력이 다 소진되면, 빛은 그다음으로 밝은 빛으로, 또 그다음으로 밝은 빛으로 옮겨갈 것이다. 광이 번쩍인다―그러면 나는 사라지지만, 보라, 끝없이 이어지는 빛의 세계를 통과하는 몸들의 울렁임을.

_94~95p


일기 쓰기는 무엇을 생략할지, 무엇을 잊을지를 솎아내는 선택의 연속이다. - P10

하루 이상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고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다면, 두렵지만 그렇게 해본다면, 나는 그 시간에 휩쓸려 사라질 것이고, 무언가를 지속하는 행위의 목적을 더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 P15

이미 벌어진 모든 일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크고 작은 상흔을 남긴다. - P37

남편이 산산조각 난 코뼈를 재건하는 수술을 받으러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마취과 의사가 정맥 주사로 벤조디아제핀을 투여했다고 말했다.

벤조디아제핀은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유발한다. 남편이 내 귀에 대고 사랑해, 라고 속삭였을 때 나는 바로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방금 그 말 기억 못 할 거야. - P49

아이는 여전히 살아 있지만 작은 남자아이는 사라지고 없다. 빛이 꺼졌다.

아이의 빛은 꺼졌지만, 그 빛은 아이의 뒤를 잇는 살아 있는 것들을 통해 의기양양하게 반짝인다. 시간이 다 되면, 잠재력이 다 소진되면, 빛은 그다음으로 밝은 빛으로, 또 그다음으로 밝은 빛으로 옮겨갈 것이다. 섬광이 번쩍인다―그러면 나는 사라지지만, 보라, 끝없이 이어지는 빛의 세계를 통과하는 몸들의 울렁임을.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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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고란입니다.


며칠 전부터 집 와이파이가 안 되어가지고...

본의아니게 퇴근하면 디지털디톡스, 인터넷디톡스를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그런 와중에도 책을 읽고 있기는 한데,

잘 안 읽히는군요...

밤에 "앗, 오늘 7천 보를 걸었구나!! 그렇다면 만 보 채워야지!!!"

하고 걸은 뒤 두통과 어지럼증과 기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실화인가? 진짜 어이 없어


오늘 새로운 책을 시작했지만,

어딘가 재미가 없어서ㅋㅋㅋ

중도하차합니다.


아마 알라딘에서 택배를 많이 받으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저는 속표지에 남긴 글이나 책장 귀퉁이에 적은 글을 참 좋아해요. 누군가 넘겼던 책장을 넘길 때의 그 동지애가 좋고,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누군가의 글은 언제나 제 마음을 사로잡는답니다.


바로 알라딘 택배 송장을 뜯어내면...

보이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헬렌 한프가 구한 책들 중 흥미로운 게 있어서,

백업 겸 알라딘 서재 가좍 여러분과 공유하기 위해서

페이퍼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해봤자 두 권 뿐임ㅋ



윌리엄 해즐릿의 에세이가 흥미롭더군요!

책에서 소개한 1930년에 나온 책은 구할 수 없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새로 출간한 책입니다.

책에서는 "특히 인간애가 넘치는 수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영국 작가. 문학적인 기교나 허세를 부리지 않는 진솔한 문체로 유명하다." 라고 소개합니다.

그러니까 저도 궁금해집니다.

문학적인 기교나 허세를 부리지 않는 진솔한 영어 문체가 무엇일까?

ㅎㅎㅎ

뜬금없지만 "문체"라는 것...

어렵지 않습니까? ...



새뮤얼 페피스의 일기입니다.

그는 17세기 런던에서 살았던 유명한 일기 작가입니다. (갑자기 영어 번역체 됨)

페피스 가문은 당시 명문가로,

1660~1669년에 쓴 페피스의 일기에는

당시 유명인들과의 교류와 생활상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또 그 분량도 방대하여

일기 문학의 고전

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오호! 일기 문학의 고전이라니?

그런데 이 책 정말 방대해서 11권짜리라고 하네요?





이 두 권이 끝입니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큼 안 읽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떤 독자인지 생각하게 하네요.

이 책 초반에서(전 초반만 읽었으니깐ㅎㅎ)

헬렌 한프의 편지 내용이...

중고책 샀는데 놓으니까 딱 어떤 부분이 펼쳐지더라.

중고책은 이전 주인의 흔적이 보여서, 어떤 내용을 특히 좋아했는지 알 수 있어서 좋다.

...그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걸 읽으면서 호오??? 했는데

아니, 그렇게 비언어적인 흔적...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죄의식없이 중고책 사는 게 부럽기도 했어요

왜냐면!!!

제가 어차피 책을 썰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중고책으로 사고 있는데,

알라딘이라는 대형 유통업체에서 사고 있기 때문에

알라딘은 같은 책으로 돈 두 번 벌고,

작가와 번역가와 출판사는 돈을 벌지 못하는...

이 현실... 굉장히 불합리하다고 느껴졌어요.

물론 헬렌 한프 역시 중고책을 사지만,

그 중고책 서점은 대형 체인점이 아니라

개인이 하는 곳이니까요...

...


가뜩이나 제가 좋아하는 분야는

책도 비싸고 잘 팔리는 책들도 좀처럼 없는데ㅋㅋ

나라도 새 책 사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고민이 깊어지는 주말이네요^-^






뻘한데 저 투비에 글을 올려볼까 생각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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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9-23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독자로 새책을 사던
중고책을 사던 개의치 않는답니다.

요즘에는 새책보다 중고책을 더
많이 삽니다. 새책을 사도 바로
읽지 않으면 바로 중고책이 되어
버리는 마법이.

다른 재화는 몰라도 책은 도서관
에서 무료로도 빌려 볼 수 있다는
아주 희한한 소비재거든요.

호시우행 2023-09-24 0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원한 소장이란 읽을 수 없는 일이기에 가급적 도서관 도서 읽기를 추천하고 싶네요. 반납이라는 최소한의 의무감 때문에 읽기는 하잖아요. 반면에 새책이든 중고책이든 구매하고 나면 마음이 느긋해서 쌓이는 경우가 너무 허다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