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통해 푸코는 궁극적으로 정신이상으로 판단했던 사람들에 대한 지각방식을 바꾸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 목표는 이성적인 주장들만으로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가 쓴 <니체,계보학, 역사>란 책에서 나오는 푸코의 생각이 그의 모든 저술을 관통하는 요체라고 생각한다.

˝푸코는 특히 한가지 배경 신념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즉 인류학적으로 보편적인 것들이 있다는 가설들, 즉 모든 문화와 모든 시기에 타당한 인간의 진리에 대한 가설들을 경계했다. 어떤 것들은 모든 인간들에게 타당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자마자 우리는 인간 행태가 측정되고 판단될 때 기준으로 쓰일 수 있는 규범 하나를 창조한 것이 된다˝

이렇듯 867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은 시종일관 인간의 광기에 대해서 시대가 어떻게 규정짓고, 처벌하고 배제하고 흡수했는지에, 즉 인류에게 비보편적이고, 비규범적인 인간을 이성이라는 규범으로 어떻게 처리했는지 서술한다.

죽음과 삶이 양 극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상존해있듯이, 이성과 광기도 그 영역의 많은 부분을 교집합으로, 그 교집합의 부분을 확대, 축소해오며 정신병(광기)을 사회적 구성의 개념으로 파악한
푸코는 당시 프랑스에서 가장 큰 정신병원 중 하나였던 생트안느 병원에서 비공식적인 인턴으로 일하며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이 치료하는 방식까지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빌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직접적, 개인적 경험에 의해 영감을 얻지 못한 채로는 단 한권의 책도 쓰지 않았다. 최소한 조금이라도 경험이 있어야만 했다˝

그러한 경험들을 투사하여
인류에게 보편적인 기준에서 벗어나는 회색지대의 개념들을 푸코는 어떻게 ‘규정‘짓고, 동시에 그 개념들을 ‘규정‘속에 한계지우지 않는지, 또한 그러한 사유들을 독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는지..난 어느 정도의 미치광이가 되어야만 이 책을 소화해낼수 있을지..(눈물날려고 한다.ㅎㅎㅎ)
난감하고 두렵지만, 한편으로는 설레이기도 하다.

아직 전반부를 읽고 있지만, 다소 어렵고 난해한 문장들의 연속에 허덕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감수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 서니데이님의 파우치와 함께 했습니다.^^;





















들뢰즈의 <푸코>에 의하면 푸코는 과거를 사유하면서 현재에 저항하지만, 이는 "현재로 되돌아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가올 시대를 위한" 이고, "사유는 자체의 역사(과거)를 사유하지만, 이는 사유하는 것(현재)로부터 해방되고 마침내 ‘다르게 사유할‘(미래)수 있기 위해서이다". -11쪽

다른 귀중한 물질처럼 지혜도 대지의 가장 깊숙한 부분에서 끌어내야 한다 -72쪽

왜냐하면 외양을 통해 드러나 보이는 진실의 모습은 진실의 반영이 아니라 냉혹한 모순이기 때문이다-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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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4-01 2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파우치를 예쁘게 사진찍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님, 좋은밤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8-04-14 15:2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께 사은품으로 받은 컵받침대2개랑 수제북클립도 같이 올려야 하는데ㅎㅎㅎ
마음씀씀이가 이쁘십니다. 복받으실꺼예요..^^;;
그리고, 필기도구 파우치는 여태 제가 써본 것 중에 젤 예쁘고 보들보들합니다..최고요..!!

2018-04-02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14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04-02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모데우스>를 읽고 있는데 너무 두꺼워서, 이걸 왜 샀지? 하면서 읽고 있어요.
그러나 가치 있는 책이라 여기기에 구입한 걸 후회하지 않아요.

북프리쿠키 2018-04-14 15:35   좋아요 1 | URL
호모데우스 재미있죠? 사피엔스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유발하라리의 통찰과 썰 푸는 능력..짜릿한 거 인정!! ㅎㅎ
비오는 날은 감성적인 내용의 책이 약빨을 잘 받는 듯..좋은 책으로 토요일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