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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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칼 마르크스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고 말하였다. 현시대에 종교는 이미 사람들에게 타박을 받으며 존재하고 있다. 이 책 「타르튀프」는 한 마디로 "종교는 사기다!"는 것을 희극으로 보여주는 문학이다. 프랑스의 3대 고전주의 극작가 중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몰리에르가 지은 희곡으로서 성직자 타르튀프의 문란한 사생활을 통하여 당시 프랑스 교회 성직자의 부패와 타락을 폭로하고 있는 역작이다.

1664년 초연 당시 프랑스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하니 어떤 내용인지 매우 궁금하였다. 금서는 인간을 유혹하는 마력이 있다. 그 마력에 빠져 읽으면서 왜 타르튀프가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연극 중 하나가 되었고, 세 차례나 상영 금지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요즘식으로 말하자면 기자회견을 통한 '폭로'이다. 정의로워 보이며 선해 보이는 존재가 성추행이 드러났다든지, 깨끗한 정치인으로 생각했는데 대장동 개발과 같은 비리를 저지르면서 수많은 부패를 일삼은 것이 까발라 지는 것이다. 어쩌면 예능 프로그램인 snl 코리아와 같은 풍자적인 연극이 17세기에 상영된 것이다.

그러니 대중들은 환호하고, 그걸 즐기며 절대 선이 무너지는 쾌감을 느끼면서 입에서 입으로 사람들에게 화자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반감이 만만치 않아 공연 금지령이 떨어지게 되지만 우여곡절 끝에 국왕 루이 14세의 비호 아래 1669년에 공연 허가를 받고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어떤 분은 이 책에 대해 말하기를 '프랑스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연극으로 우리나라 소나기 정도의 소설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그만큼 알려진 문학이기에 프랑스에서는 종교가 무용지물로서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로마카톨릭이 프랑스에서는 60%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시다시피 카톨릭 신자들은 개신교와 다르게 명목상 종교인인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황창연 베네딕토 신부가 쓴 프랑스 혁명과 가톨릭을 참조하면 이해가 된다. 아래글 참조)

「타르튀프」는 17세기 프랑스 고전주의 극작가인 몰리에르의 작품으로, 1664년 베르사유 궁에서 열린 궁정 축제를 통해 초연되었다. 하지만 공연을 마치기가 무섭게 이 작품은 성직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말았다. 물론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탓도 있었지만 주된 이유는 위선적인 거짓 종교인의 모습을 앞세워 당대 고위 성직자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풍자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당시에는 '영혼의 지도자'라는 명분으로 성직자들이 일반 가정에 머무르며 한 집안을 제멋대로 주무르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나아가 귀족보다도 더 강력한 특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타락한 성직자들은 자신들의 이중적인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이 작품에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고 결국 「타르튀프」 일반 대중에게 금지되기에 이른다. -옮긴이의 글 p156

「타르튀프」라는 고전은 연극 무대에 올려졌기에 연극 대본처럼 구성되어 있다. 한 편의 연극을 머리에 그리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판이라 고전을 이해하는데 너무 유익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시카고 플랜에도 포함되어 있다. 시카고 플랜이란 말을 처음 들어보았는데 이 말은 '시카고 대학의 고전철학 독서교육 프로그램'으로, 존 스튜어트 밀의 독서법을 따라 ‘철학 고전을 비롯한 세계의 위대한 고전 10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2번 이상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 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인지 시카고 대학교는 시간이 흐르면서 최상위 명문대학이 되었고, 노벨상 수상자도 100명이상 배출하게 된다.

그러니 이런 책을 우리가 읽고 인생의 교훈을 얻는다면 개인적으로도 유익되고, 나라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면 왜 현시대에 「타르튀프」를 우리가 다시금 봐야 할 필요가 있는지 언급해 보자. 분명 이 책은 17세기 희곡이다. 역사적으로 먼 과거의 일이다 그런데 「타르튀프」를 접하는 현대인은 두 가지 사실에 놀라게 되는데 먼저 거짓과 위선으로 남들의 눈을 가리는 가짜 신앙인들이 저지르는 짓들이 현대와도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다. 몰리에르라가 조지오웰이 쓴 1984와 같이 먼 미래에 있을 일을 생각하고 썼는지 모르지만, 세기가 네 번이 바뀌는 동안에도 타르튀프와 다를 바 없는 위선자들이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리고, 거짓으로 재산을 탈취하고 욕망에 눈이 멀어 죄악을 정당화하는 일이 무한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사기꾼만이 아니라 분별력을 잃은 채 그들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고 추앙하는 눈먼 자들 역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옴진리교'에 대해 살펴보는 방송을 보게 되었다. 멀리서 객관적으로 보면 무자한 신도들이라 생각하겠지만 여기에는 지식인들도 여러 포함되어 추종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여전히 눈먼 신도들이 21세기 시대에도 존재하고 기승을 한다고 봐야 한다. 특히 여기에 빠진 자들은 주변 사람들의 만류와 충고에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마저 변함이 없다.

17세기 고전이며 희극으로 쓰여진 것이라 손에 잡히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독자를 고전으로 초대하기 위해 흐름을 끊는 주석 사용은 금하고, 가능한 부연 설명 없이 이해가 되도록 문장을 구성하며, 의미 위주로 옮겨주어 독자들의 손길을 유혹하고 있다. 문학적인 형식미까지 살릴 수 없어 번역가는 아쉬워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면서 때로는 웃음이 나오고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며, 답답했다가 이내 속이 시원해지는 인물들의 대사에 행복함을 얻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위선자인 타르튀프는 '위선자'라는 뜻의 일반 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이 책의 한 문장

_ 매형이 실수하셨다는 건 잘 아시잖아요. 그자의 신앙이 거짓이란 것도 깨달으셨고요. 그런데 그 실수를 만회하고자 더 큰 실수를 저질러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선한 자들이 지닌 마음을 그런 악한 배신자의 마음과 혼동하시면 안 되죠. 아니, 그 사기꾼이 진지한 표정으로 엄숙한 척 하면서 겁도 없이 매형을 속여 먹었다고 해서 이 세상 모두가 그놈이랑 똑같을 거라고, 독실한 신앙인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시려고요? 그런 바보 같은 결론은 무신앙인들이나 내리는 거예요. 그자의 겉모습과 참된 미덕을 하나로 보지 마세요. 사람을 평가할 때는 절대로 서두르지 마시고요. 그러려면 지나치게 극단에 치우치지 않으셔야 해요. 위선자들에게 속지 않도록 조심하시되 진정한 신앙의 열정을 모욕하지는 마세요. 만약 또 둘 중 한쪽을 택해여 하는 때가 온다면 차라리 그때도 위선자에게 속는 편을 택하세요. p130-131

_ 사람의 말은 항상 독을 품고 있지. 이 땅에서는 그 무엇으로도 그걸 막을 길이 없어(페르넬) p136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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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잘하는 사자성어 & SCP 재단 -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 국어 잘하는 SCP 재단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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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은 사자성어를 자녀와 함께 재미있게 배워보기 위해 보고 있다. 사자성어는 한국인이라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TV 예능에서도 게임을 하며 활용될 정도로 사자성어는 우리와 가까이 하고 있는 성어이다. 이번에 나온 이 책은 'SCP재단'이라는 소재를 활용해서 만든 국어 학습 만화이다. SCP 재단이란 '전 세계의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잡아 가둬서 세상을 보호하는 의문의 단체'를 말한다. SCP 콘텐츠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물론 처음 SCP를 접하는 어린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하는데 어른인 내가 봐도 재미있게 구성되었다.

사자성어의 수준은 초등학생이 꼭 알아두면 좋을 필수 사자성어 62가지가 만화로 되어 있다. 어른도 보면서 배울 것이 있지 않겠나 했는데 읽어보면 알겠지만 생활속에서 많이 쓰이는 사자성어로 구성되어 있어서 딱 초등학생용 사자성어이다. 그럼에도 사자성어에 약한 분은 한 번 읽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

어린이들에게는 어휘 학습에 있어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읽어보면 스토리 구성이 좋고, 재미가 있다. 아이들 스스로 능동적인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내용은 누구나 좋아하는 컨텐츠이다. 더군다나 만화는 넘 익살스럽게 그려져 아이들 누구나 좋아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자성어를 배운 후 다양한 연습 문제를 풀어보도록 만들었는데 이 또한 아이들이 신나게 풀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 매우 좋다.

연습 문제로는 '초성퀴즈, 낱말퀴즈, 돌발퀴즈, 연결퀴즈, 퍼즐완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하게 풀이하면서 학습 효과를 높여준다.

정말 한 번만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도 이 책은 금방 아이들의 기억속에 남아 국어 학습이 능률적으로 크게 오르리라 생각된다. 우리 때는 이런 것이 없어서 그저 공부는 따분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입으로 떠서 먹여줄 정도로 책이 만들어지니 행복한 세대라 생각된다.

어차치 아이들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기에 사자성어는 필수다. 정말 여기 나오는 단어는 살면서 여러번 접하게 되는 성어이다. 한 개라도 모르는 성어가 있겠지 했는데 이미 일상생활에서 다 쓰는 용어이기에, 여기 나오는 사자성어는 정말 초등학생들에게 필수적으로 읽혀져야 하는 책으로 여겨진다.

잘 만든 책이며, 재미있는 책이며,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는 책이며 무엇보다 국어를 잘하게 하는 책이기에 모든 초등생 학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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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지구 - 당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장 작은 종말들
데이브 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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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꿀벌의 위기에 관해 계속 언급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폐사한 꿀벌은 78억 마리로 우리나라에서 사육되는 꿀벌의 16%나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꿀벌이 없다면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이 현재의 29%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유엔식량농업기구의 경고도 있었다. 그리고 꿀벌이 사라질 경우 식량난 등으로 한 해 142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한 대학의 연구 결과까지 있다.

꿀벌의 위기는 인류의 위기이기에 인간은 지구의 아픔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아시다시피 지구촌 한편에선 홍수가, 반대편에선 가뭄이 인류와 자연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지금 제주의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바다는 뜨거워지고 있다는 보고가 나온다. 기후 현상은 저 멀리 지구 건너편의 얘기가 아닌 우리의 얘기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책인 『침묵의 지구』에 나오는 곤충 세계의 멸망에 관해서 관심사가 나타나지 않을수 없었다.

흔히 곤충은 신이 왜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성가신 존재다. 그래서 언뜻 '좋은 일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풀 밭에서 마음 놓고 놀기에는 너무나 좋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저자는 곤충이 사라질수록 환경은 혼돈이 될 것이며 붕괴될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인류가 사라진다면 세계는 1만년 전에 존재했던 풍요로운 균형 상태로 되돌아 갈 것이다.

곤충이 사라진다면, 환경은 혼돈으로 붕괴할 것이다.

-E.O. 윌슨

무엇보다 이 책은 곤충의 감소 실태와 원인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곤충의 멸종에 인간의 책임이 있음을 지적한다. 이 가운데 농약의 사용이 곤충과 야생풀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쟁들을 샅샅이 파헤치며 오늘날 인류가 지구 생명들과 공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을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우리 집도 벌을 키워봐서 안다. 사과꽃이 필 때가 4월경인데 봄이 찾아올 때 벌 또한 활동을 한다. 그래서 사과밭 농부와 협의를 하여서 농약을 칠 때를 알려 달라고 하여 그 피해를 줄이려고 했다. 그런데 사과 농장 주인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농약을 쳤고, 많은 벌들이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넜다. 벌써 25년 전의 일이다.

지구 환경의 원인과 곤충의 멸망에는 언제나 인간이 원인제공자로 서 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최신 연구들과 환경론자들의 실천 방안을 통해 우리가 곤충과 공존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곤충의 숫자가 그러면 얼마가 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책에서는이름이 붙은 곤충 100만 종 외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곤충이 적어도 400만 종은 더 있다고 추정한다.(p67) 따라서 500만 종으로 추정되는 곤충의 감소는 인류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뻔한 얘기다. 특히 곤충은 생태계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모든 식물 종의 87%는 꽃가루를 옮겨줄 동물이 필요하며, 대부분은 곤충이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즉 풀과 침엽수를 제외한 아주 많은 식물 종이 그런 방식으로 꽃가루를 옮겨준다. 꽃가루 매개자인 곤충이 없게 되면 야생화는 씨를 맺지 못하고, 결국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수레국화도 양귀비로 디기탈리스도 물망초도 없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꽃가루 매개자가 없다면 예쁜 꽃이 사라지는 차원을 넘어 생태계에 훨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식물은 모든 먹이사슬의 토대가 되는데 그런 식물종이 더 이상 씨를 맺지 못하니 그런 결과는 당연하게 오는 것이다. 이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야생화가 사라지는 것은 사소한 문제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재배하는 작물의 약 4분의 3도 곤충을 통해 꽃가루받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겨울이면 맛있게 먹게되는 딸기를 넘어 고추, 사과, 오이, 체리, 호박, 토마토, 커피, 콩, 블루베리 같은 식품이 눈 앞에 사라진다고 생각해 보자. 끔찍하다고 하겠다.

이 책 1부 2장에 곤충의 중요성을 다루는 부분인데 읽어보면 우리가 알지 못한 정보들이 수두룩 쏟아져 곤충을 대하는 생각들을 달리하게 해준다. 이 부분만 잘 읽어도 이 책이 주는 효과는 50% 이상은 이미 얻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곤충의 유익점을 더 언급하자면 곤충은 야생화의 꽃가루 매개자이자 진딧물과 애벌레 같은 작물 해충을 게걸스럽게 먹는 포식자이다. 곤충의 해충 방제 역할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배설물과 낙엽과 사체를 재순환하게 만들어 토질을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하여 식물의 생장에 쓰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또한 곤충은 조류, 어류, 양서류의 먹이가 되어 주고 있고, 심지어 인류의 80%는 곤충을 직접 먹고 있다. 사람들이 먹는 곤충은 약 2,000종에 달한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모판벌레는 남아프리카에서 해마다 1,600톤씩 식용으로 팔리며, 보츠와나에서는 모판벌레의 거래량이 한 해에 8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애벌레는 대개 말려서 바삭한 간식으로 먹거나, 통조림으로도 먹는다. 태국에서는 누에 번데기 통조림 수출액이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이나고」라고 메뚜기의 일종인데 통조림으로 만들어 고급식품으로 널리 팔리고 있다. 곤충 식량에는 이점이 있다고 하는데 그건 곤충을 먹을 때에 질병에 걸릴 확류리 훨씬 낮다. 곤충과 공유하는 질병이 전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그러나 다른 척추동물들에게서 옮길 수 있는 병은 많다. 광우병, 조류독감, 코로나 19의 원인이라 일컫는 박쥐나 천산갑은 인간에게 해로움을 끼친다.

이 외에도 곤충은 변온동물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데 귀뚜라미에 비해 소는 12배의 식물을 더 먹고, 55배의 물을 더 마신다. 그런데 소와 달리 온실가스 메탄도 내뿜지 않는다. 성장 속도도 빨라 식량면에서는 효율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혐오 식품이며 맛이 없기에 이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시간이 바닥나고 있다.”

곤충과 인류 문명을 지키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들

문제는 곤충이 멸망해 감으로 인간이 살아가는 생태계가 무너져 인간에게 위기가 닥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곤충들에게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어 공존 관계를 유지하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은 아직 멸종하지 않았고,얼마간 공간만 마련해준다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하니 아직은 그나마 희망이 있는 외침이다.

이것을 위한 대안도 저자는 기꺼이 마련해 주어 우리 인간이 직면해 있는 위기를 벗어나도록 도와 주고 있다. 도시를 푸르게 하는 계획도 그 중의 한 부분이다. 정원을 많이 만들어야 하며, 꽃가루 매개자가 활동할 수 있도록 친화적인 꽃도 심어주어야 한다. 또한 잔디밭을 깎는 횟수를 줄여서 정원을 곤충의 낙원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연료와 시간도 아낄 수 있으며, 얼마나 많은 꽃이 피어나는지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도로변, 철도변, 원형 교차로를 꽃들이 가득 차고 농약을 쓰지 않는 상호 연결된 서식지로 바꾸어 텃밭과 공원, 도시로 더 많은 곤충이 모여들도록 초대하는 일에 정부가 앞장 서서 움직여 주어야 한다. 물론 개인의 도움은 말할거도 없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도시 지역은 머지 않아 사람들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사람과 자연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곳이 될 것이다. 어디로 눈을 돌리든 푸른 잎과 꽃이 가득하고, 아이들이 뒤영벌의 윙윙거리는 친숙한 소리를 듣고 자라며, 새와 벌의 이름을 배우고, 나비가 날갯짓을 할 때마다 반짝이는 아름다운 색깔들에 감탄하는 그런 장소를 우린 원한다. 그리고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고 강력히 요청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누리고픈 현대인들의 로망은 우리가 징그러워하며 해충이라고 여기며, 성가신 존재로 여기는 곤충을 사랑하며 함께 공존을 꿈꾸는데서 오는 것이라고 이 책은 경고로서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우리 집 텃밭에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등 유채류를 키우는데, 크고 흰나비 애벌레들이 이것들을 게걸스럽게 갉아먹는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배추나비고치벌이 등장하면서 피해는 대게 더 심해지지 않는다. [...] 오스트레일이라에서 부채선인장(백년초)의 경우처럼, 곤충은 원치 않는 침입종을 억제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1900년대에 오스트레일리아는 목장 가장자리에 심어 산울타리를 만들기 위해 아메리카의 건조 지역으로부터 부채선인장을 들여왔다. 부채 선인장은 끔찍한 식물이다. 재멋대로 빠르게 번져나가서 오스트레일리아 동북부 퀸즐랜등 뜷고 들어갈 수조자 없는 가시투성이 덤불을 4만 제곱킬로미터에 걸쳐서 형성했다. 그러다가 1925년 남아메리카에서 칙칙한 작은 나방인 선잉장 명나방이 도입되었다. 이 나방은 곧 선인장을 거의 다 먹어치웠다.

(곤충의 해충 방제 역할 p39-40)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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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장로 사역장로 - 30만 장로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배수현 지음 / 가나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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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헌법적 직분(시무장로)’에서 ‘성경적 직분(사역장로)’의 길을 찾아나선 한 신앙인의 고백과 그 여정이 담겨 있는 책이다. 교회 안에는 직분(직책)이 있다. 그 직분은 교회를 위해 일하라고 세운 것이며, 섬기라고 세운 직분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 직분은 계급이 되었고, 명예스로운 훈장이 되었고, 으레적으로 받는 직분이 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작동하게 되는데 그건 잘못된 생각으로 직분을 받은 장로가 교회 안에서 실세를 행세하고, 교회 담임 목회자를 쥐락펴락하며, 마치 자신이 교회의 대표이며 주인인양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적으로는 그런 장로가 없다. 물론 장로에 대한 교단적 입장이 달라 어떤 교회에서는 장로가 없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어떤 분의 말처럼 장로가 70%를 차지하고 있어서 장로에 대해서 그 역할이 어떠해야 되는지를 안 다룰 수가 없다.

여기서는 장로 제도에 대해 옳고 그른 것에 대해 나누는 장소가 아니라 그 역할에 대해 충실하게 교회를 어떻게 섬기는 지에 대해 다루는 장이기에 그 부분에 집중을 하고자 한다. 이 책 또한 섬김의 역할면에서 얼마나 장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지에 대해 말하고 있어 그 부분을 보고자 한다.

당파 싸움과 같은 쓸모없는 논쟁은 여기서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직분을 넘어 얼마만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고 섬기느냐이다.

제도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교회 안에 헌법에 따라 시무 장로도 되고, 권사 또는 목회자가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정신이다. 이 책은 그 정신을 오롯이 받들어 섬겨 나간 사역 장로의 여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먼저 이 책을 열게되면 저자에게 신앙을 물려준 어머니 '최복례 권사'에 대한 소개가 먼저 나온다. 어머니의 신앙은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소위 반듯하게 자녀들은 자라 주었다. 어머니 신앙에 대한 간증은 강렬하게 다가 온다. 청소대장이시며, 새벽종치기와 난로 피우기 당번을 아무런 대가없이 40년간을 충성해 오셨다. 세월이 흘러 교회가 부흥이 되고 안정이 되었을 때에도 보면 한차례 성도들이 관광을 떠나게 되었는데 어머니는 한 번도 따라 가시지 않고 "나는 교회에 남아 교회를 지킬테니 잘 다녀오세요"라고 하며 배웅만 하셨다고 한다.

한 번은 갓 태어난 갓난아이를 보자기에 싸서 새벽에 종을 치러 오셨다. 예배가 끝나면 어머니는 주변 정리를 하고 맨 나중에 교회 문을 닫고 나가신다. 참으로 대단한 신앙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놀라운 간증은 교회에서 장로님 가정에 쌀 한 말을 보내신 것이다. 가정 형편도 어렵고, 교회 청소와 새벽 종치는 일을 하시니 교회에서는 생각해서 보내었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며 교회 사택 마루 위에 쌀을 내려놓으셨다.

내가 이것 받으려고 교회 충성하는 줄 아느냐고, 나는 가진 것 없으니 몸이라도 드려 하늘나라에 쌓으려고 하는 일이니 다시는 이런 것 보내시 마시라.

이 쌀은 당시 장로님 집 형편에서는 구경도 못하는 쌀이었다. 보리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고구마가 주식이 되어버린 집에 이 쌀은 너무나도 귀하고 필요한 것인데 어머니는 교회에 피해를 주는 일을 삼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장로님의 어머니는 정해진 기도 시간을 철저하게 지키시는 분이었다. 하루 세 번의 기도시간을 별도로 정하여 기도하신다. 신혼시절 어머니를 뵈러 갔을 때에 저녁을 차려서 먹으려고 하니 어머니는 "너희들 먼저 밥 차려 먹으라"고 하면서 기도하러 가셨다. 아들 며느리가 오랜만에 왔더라도 기도 시간을 생략하시는 분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신비하며 영적인 얘기가 나오는데 어머니가 귀신을 만나며 대화를 나눈 얘기다. 교회를 가려면 공동묘지를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데 어느날 귀신이 공동묘지 앞에서 나타나더니 교회 정문까지 따라와 괴롭혔다. 교회 앞에 이르면 "내일 다시 보자"하며 떠난다. 그때 이런 말을 귀신이 했는데 "너 그렇게 교회만 다니면 무얼 먹고 살래, 자식이 몇인데 자식 걱정 좀 해라" 이런 말에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무얼 먹고 살아, 예수님이 주시는 것 먹고 살지! 네가 아무리 말해도 소영없으니 사라져라!" 하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물리치셨다."

이런 얘기는 신앙 안에서 보지 않으면 그저 신비한 얘기, 이상스러운 얘기다. 그러나 귀신은 믿는 자를 어떻게 하든지 넘어 뜨리려고 한다. 그렇기에 오늘날 신앙인들은 하나님을 잘 믿게 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잘 알아 담대하게, 지혜롭게 귀신을 물리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간증은 전 재산을 건축헌금으로 드린 사건이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직접 책을 읽으며 은혜를 받기 원한다.

이렇게 전반부는 어머니의 신앙을 거론하면서 2파트 부터는 시무장로에서 사역장로로 나아가게 된 계기와 동기를 말씀에 비추어 설명하면서 사역 장로로서의 신앙 여정을 소개해 준다. 저자는 세상 정치하듯 하는 장로의 역할을 반대한다. 저자가 시무장로를 하는 동안 담임목사의 의견에 한 번도 반대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것은 어머니의 신앙에서 비롯된 자세이다. 물론 무조건적인 무뇌적 신앙을 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저자는 신앙 안에서 겸손히 순종하며, 목회를 잘 해나갈 수 있도록 협력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헌법적 직분인 시무 장로에서 성경적인 사역 장로가 된다는 것은 실제적 섬김을 말하는 것이다. 권리와 권한을 가지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지휘봉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장로가 아닌 실제적 섬김의 장로, 일하는 장로가 되어 보자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사역장로의 길을 떠난 한 성도의 신앙 여정의 기록이다. 25년 동안 섬기던 교회를 떠나 저자는 섬기며 일하기 위해 다른 교회를 찾아 떠났다. 첫 번째 교회에서는 하나님의 인도로 통일 선교국 국장으로서 일을 하며 섬겼다. 탈북자를 정말 어떻게 도와야 될지를 알게 되었고, 또한 그 교회 안에 있는 탈북자들의 믿음을 새롭게 하였다.

저자는 기도하면서 섬길 교회를 찾아 떠난다. 저자는 평소 "통일사역, 무료급식사역, 교회개척사역"을 꿈꾸며 실천해 나갔는데 파주로 하나님은 인도하셨고, 그곳에서 정치 장로가 아닌 사역 장로로서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거저 주라'는 은혜를 깨닫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꺼이 내어놓는다. 어떤 이는 돈을 모으려면 돈을 쓰면 안 된다고 말하는데 돈은 쓰라고 있는 것이기에 저자는 저축하기 보다는 필요한 곳에 흘려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결식 아동, 노숙자, 무의탁 노인, 결식자, 해외 선교사, 교회 안에 필요한 물품 등을 기꺼이 내어 놓는다. 그런데 저자는 사업장을 운영하며 이사를 할 때에 한 번도 축소를 해서 이사한 적이 없다고 한다.(8번 이사)

저자는 물질을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노후대책'이 아닌 '사후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다. 저자의 신앙적 삶은 주를 위해 일하며 섬기는 사역을 하고 있다. 더이상 교회 안에서 정치 노릇하는 장로가 아닌 교회를 위해 일하는 장로로서 교회를 섬겨 나가고 있다.

이 책은 장로로 직분을 받은 자들이나 장로 피택이 된 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장로의 역할에 대해 잘못 배운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올바른 사고로 전환되기를 바란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20:28), (막10:45)

이 책의 한 문장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주님께 거저 받은 은혜를 나누고 싶어서이다. 또한, 삶속의 현장에서 말씀 따라 실천하고 실행하는 것은 세상에서 어떤 복을 받기 위함이 아니라 이미 예수 피로 구속하여 주신 은혜가 너무 커서 그 은혜에 감사하여 이 땅에 사는 동안 충성하고 싶어서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세상에 있는 동안 주님이 주신 달란트를 가지고 이윤을 남기기를 원하시고 계신다. 우리 모두는 반드시 주님 앞에서 결산할 날이 오게 되는데 주님이 주신 것에 이윤을 남겨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과 더불어 상급 받는 구원에 이르기 위함이기도 하다. -프롤로그 중에서..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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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 마리아 - 혁명을 삼킨 불굴의 왕비
헨리에타 헤인즈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세계 모든 역사는 승리자들의 기록이며 패배자는 역적이라는 말이 있다. 사실 역사라는 것은 승리자의 입장이 잔뜩 덧칠된 그림과 같기에 실제적 진실은 명확히 모를 것이다. 헨리에타 마리아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그녀는 성군으로 칭송받은 앙리 대왕의 딸이자, 절대주의의 기초를 다진 루이 13세의 여동생이다. 그리고 그녀는 아버지와 오라비처럼 남편이 강력한 왕권을 토대로 백성들을 보살피기를 바래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녀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았고, 역사는 그녀를 ‘남편을 홀려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악녀’로 기록하였다.

그러나 20세 후반부터는 찰스 1세는 물론 왕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즉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국왕과 의회의 내전을 ‘청교도 혁명’이라고 불렀다. 국왕의 폭정에 맞서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거친 ‘혁명’으로 기억되었다. 그런데 20세기 후반부터 ‘수정주의 학파’가 득세하면서, 찰스 1세를 절대악, 찰스에게 맞선 올리버 크롬웰을 절대선을 보는 이분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로 인해 영국 학계에서는 청교도 혁명이 아니라 잉글랜드 내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찰스 1세를 순교자, 성군이 되고자 한 왕으로 조명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바로 이러한 것이리라. 여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역사 공부를 하여서 다시 알아 봐야할 것으로 본다. 본 책은 찰스 1세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청교도 혁명, 또는 ‘잉글랜드 내전’으로 불리는 사건을 찰스 1세의 왕비 헨리에타 마리아의 시선에서 조망해 주는 책이다. 책장을 넘겨보게 되면 기존 역사책에서 담지 못한 왕비의 매력과 삶, 속사정이 생생하게 보여진다. 무엇보다 1900년대 초반 작품 중에서 헨리에타 마리아의 공과를 잘 분별해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헨리에타 마리아」는 생소한 인물로서 독자에게는 정보가 미비하다. 혁명의 삼킨 불굴의 왕비라는 타이틀을 보면서 어떤 왕비인지 단지 궁금했다. 그래서 열어 보았고, 어떤 이유로 인해 악녀가 되었고, 악녀임에도 결국 살아남아 자신의 아들이 왕위에 오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때 온 영국은 기쁨의 도가니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잉글랜드인은 금욕적인 청교도주의에 싫증을 내었고 유쾌한 군주인 찰스 2세를 염원했기 때문이다.

헨리에타는 이때의 기쁨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너무 기뻐서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상태였는데 누이 크리스틴에게 편지한 내용에 그 기쁨이 표현되었다.

"마침내 선하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그러니까 이처럼 복위하도록 기적을 행하시니, 가슴에 증오로 가득하던 사람들이 최대한 친절하게 굴고 복종하겠다고 나설 뿐 아니라 기빠하는데, 이처럼 크게 기뻐한 적은 처음입니다."

남편 찰스 1세가 목이 잘리면서 비운이 왕이 되었는데 자신의 아들이 다시 왕위에 오를지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찰스 2세는 썩 좋은 인물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개인적인 욕망과 쾌락을 추구하는 삶이었고, 또한 대영국의 강력한 통치 군주로 인정받기에는 종교문제가 걸림돌이 되었다.

그러나 헨리에타는 그러한 것을 다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으니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마지막 삶은 건강의 악화로 불면증과 실신으로 고통을 당하였다. 주치의가 있었으나 잘못된 치료를 통해 헨리에타는 마지막 죽음을 아편 복용과 함께 깊이 더 잠들어 깨어나지 못했다.

찰스 1세의 왕비 헨리에타 마리아(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안타까운 죽음이지만 헨리에타는 프랑스에서 왕비로서의 장례식 대접을 받으며 왕비로소의 위엄을 갖춘채 안치되었다. 프랑스에서 그녀가 그렇게 존귀하게 대접을 받은 이유는 왕과 국민들이 그녀를 잉글랜드 왕의 과부라기보다 자신들이 한없이 사랑하는 앙리 대왕의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자식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귀족과 천민들은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서로 다투듯 그녀를 그렇게 귀하게 받들었다.

카톨릭 교도로서 개신교가 팽배한 잉글랜드에서 왕비로 살아간다는 것은 조금은 지혜로운 영민함도 필요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헨리에타는 적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파악하지 못한채 무모하게 반항한 탓에 남편의 파멸을 재촉하였다. 도입부에 언급되듯 "역사적으로 중대한 시대에 살았는데, 중대한 시대를 맞이할 만큼 위대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헨리에타는 혼자 비난 받았으며, 자신이 지은 죄보다 더 심하게 비난받았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때에 헨리에타는 아버지 앙리 4세와 같은 기질과 매력,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는 기미한 정치적 감각을 물려받지 못한 왕비였다. 또한 잉글랜드를 이해하지 못했고, 유럽 대륙도 이해하지 못하는 역사적 감각이 부족한 여인이었다. 그래서 그녀에 대해 말하기를 "헨리에타가 개신교도였고 정치적으로 영민한 여인이었다면 남편을 구원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결국 그녀는 청교도 신자인 의원들에게 사냥감이 되었고, 의회에 굴하지 않는 왕비를 보고 역사는 ‘남편을 홀려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악녀’라고 기록한 것이다.

대왕의 딸로서 그 삶이 녹록치 않는 것을 보면서 역사는 가혹한 판단을 내렸지만 그럼에도 온갖 불운과 실책 속에서 사랑과 우정으로 헌신하며 살던 여인의 부족하지 않는 인격을 이 책에서 보게 되었다.

이 책의 한 문장

"그는 진실을 알지 못해서 죽었다" 헨리에타는 좀처럼 발휘되지 않는 통찰력을 반짝 발휘해, 한때 남편에 관해 이처럼 말했다. 이 말은 찰스에게 진실이었고, 그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 그녀는 최대한 기민하게 계책을 세웠으나 행동으로 옮기면 줄줄이 실패했다.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계책을 실행했는지 파악하지 못했거나, 자기가 대해야 하는 사람이 무슨 동기를 가졌고 성격이 어떤지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헨리에타는 개신교 국가의 왕비인 자신이 교황, 유럽의 가톨릭교도와 진행한 협상이 적의 칼이나 악의보다 남편에게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면서도, 남편을 향한 사랑을 토대로 비현실적인 세계를 구축한 뒤 그 세계에서 살았기에, 찰스 스튜어트의 복위를 유럽 대륙 국가들이 외교의 주목적으로 삼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p290

헨리에타는 수녀들을 접대하려고 직접 집들이를 준비했다. 그녀는 부지런하고 활동적이었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했다.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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