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닮았네 2 - 루시퍼의 음모 신을 닮았네 2
이태완 지음 / 좋은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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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신을 닮았네 2》는 1권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신에 대해서, 루시퍼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라 궁금하였다. 소제목으로 '루시퍼의 음모'라고 하였는데 어떤식으로 루시퍼에 대해 말하며 그 음모를 들춰낼지 궁금증이 이 책을 들게 했다. 그리고 독자는 《신을 닮았네 1》이 궁금해졌다.

이것이 이 책을 읽은 후에 독자가 느낀 생각이다. 저자는 신뿐만 아니라 루시퍼의 계획과 신의 진심에 대해 상세히 알려준다. 그리고 보이지 않던 세상의 또다른 진실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그리고 저자가 무언가를 정말 알고 있는듯 그 비밀을 하나하나씩 드러내 준다. 물론 그것은 저자에게 말해준 신과 루시퍼이다. 작가가 그려간 것이 어떤 면에서는 소설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영적 세계에 의해서 보면 저자를 통해 보여준 신과 루시퍼의 얘기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세상에 대해 의문스럽고, 신에 대해서도 의문스럽고, 사탄의 이름으로 불리는 루시퍼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으로 와서 깊게 저자와 나눔을 가져도 되겠다. 성경에 대해 알아서인지 이 책이 주는 영적 메시지가 각성을 하게 만들고, 삶을 명료하도록 해준다. 책은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건낼 생수처럼 영혼의 갈급함이 있는 존재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성경 마태복음 7:6절에 보면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는 성경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이 말씀한대로 어떤이에게는 걸림돌이 되지만 어떤이에게는 디딤돌이 되어 영적 진보가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진실에 대한 이해와 각성은

아주 소수에게만 일어날 것입니다.

작가의 말

세상을 살아갈 때 어떤식으로 사는 지는 본인이 택하는 것이다. 그저 한 세상 잘 먹고, 잘 사면 그만이다는 생각으로 사는 자에게는 이 책은 그저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상을 진지하게 살고 싶고, 삶의 저변에 깔린 실제성은 무엇이며, 인간 존재의 참된 가치가 이것뿐인가하며, 영혼이 참되게 살아갈 길을 찾는 자에게는 이 책은 분명 삶의 한 수를 가르쳐 줄 것이다. 아니 몇 수나 배우게 될 거라 생각된다.

이 책에 대해 저자가 밝힌 부분이다. 읽어보고 마음에 공명이 일어나면 이 책을 읽으면 유익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위에서 한 부분을 적었지만 전체 문장을 적어 본다)

"이 이야기는 세상에 내려온 수많은 영혼들과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진실에 대한 이해와 각성은 아주 소수에게만 일어날 것입니다. 그들은 분명 작지만 강한 빛들일 것입니다. 이제 그분의 깊은 음성과 함께 감추어진 진리와 거짓을 분간한 통찰과 지혜로움이 펜 끝에 모두 모여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되길"

작가의 말 p.007

저자의 펜(pen)은 사실 저자 자신의 펜이 아니다. 신과 함께 루시퍼가 그에게 들려준 말이다. 이것이 어떤식으로 저자에게 말해주었는지 모르지만 저자는 감추어진 영적 진리들을 명료하게 밝혀준다.

루시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린 그 어디에나 존재해. 대지의 공기 중에도. 하늘을 가로 짓는 구름 기둥 속에도. 권력과 욕망에 물든 정치인들의 세치 혀와 거짓 성직자들의 기도 속에도. 이젠 질병을 통해 너희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 속에도 우린 존재하지. 우린 그렇게 바람처럼, 들불처럼 퍼져나가지. 이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어." p.012

루시퍼는 인간의 존재를 파멸 시키는 존재로서 에덴동산에서부터 지금까지 인간을 괴롭히고 자신 편으로 만들려는 악마의 수장이다. 신에 대해 끝없이 의심하게 하고, 신과의 관계를 망치며 방해하는 존재다. 저자는 그 루시퍼와 대화를 하며 그의 실체를 밝힌다. 그런데 그 대화 속에 루시퍼의 음흉한 계략들이 다 드러난다.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이 책에서 말하는 바를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면 영적인 분별력이 생겨 좀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얻게 될 거라 생각된다. 그만큼 루시퍼는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다.

루시퍼가 어리석어서일까? 아니면 저자가 그 루시퍼의 계략을 잘 끄집어내서일까? 그건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루시퍼의 면모가 대화 중에 다 드러나 인간이 그 계략에 빠지지 않을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인간은 어리석게도 항상 루시퍼의 계략에 속는다. 그러나 영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진리와 거짓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애쓰는 자에게는 루시퍼가 힘을 잃게된다.

그러니 이 책을 진지한 영혼의 구도자들이 꼭 읽어 보기를 바란다. 어떤 것은 더 말해주고 싶지 않고, 그저 이 책으로 달려가 답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책을 들어라. 그러면 답을 얻는다. 책을 읽어라. 그러면 영혼이 해방이 된다. 책을 만나라. 그러면 무가치한 것에 휘둘려 살지 않는다.

루시퍼는 인간이 신을 벗어나 독자적인 생각으로 살기를 바란다. 에덴동산에서 유혹한 바가 그것이다. 선악과는 신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온전해지라는 것이다. 신의 사랑 안에서의 자유가 아닌 신이 없는 자유를 선택하라며 언제나 유혹한다. 그 유혹에 타락한 천사들도 넘어 갔고, 인간도 지금까지 넘어가 여전히 선악과 굴레에 휩싸여 있다. 선악과의 진실이 무엇인지, 성경의 예수라는 분이 사탄에게 세 가지 시험 당한 부분이 실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자 한다면 이 책만큼 훌륭한 책은 없을 것이다.

신이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인생의 절망 속에 갇힌 자가 있는가? 신 따윈 이 세상에 없는 거야하며 신을 부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삶의 불만족을 갖고 신을 원망하는 자가 있다면 이 책은 영혼의 치료제가 되고 안내자가 될 것이다.

저자의 에세이는 일반적인 에세이가 아니다. 영적인 에세이며, 신과 인간, 그리고 사탄이라 불리는 루시퍼에 대한 깊고 깊은 에세이다. 군더더기 없는 글 속에 어떤이는 더 깊이 신의 세계로 들어갈 것이고, 어떤이는 그저 제자리에 머물러 사는 존재가 될 것이다. 독자는 이 책이 루시퍼의 올무에서 벗어나는 출구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책의 한 문장

《다만 굶주리고 배고픈 너의 영혼과 좌절한 육신을 가진 너의 기도에 나의 응답이 없었기에 날 원망할 수밖에 없었겠지. 그러나 난 널 그렇게 한동안 둘 수밖에 없었단다. 그건 예전의 너에게 작은 것을 주어 보았지만, 넌 만족하지 않았고 또 큰 것을 주어 보니 교만해졌기 때문이야. 너뿐 아니라 수많은 인간들이 그런 불만족과 교만함 속에서 나의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나갔단다. 그렇게 떠나간 인간들이 내 곁으로 다시 돌아오기엔, 이 세상을 장악하고 있는 루시퍼와 어둠의 세력들이 너희들을 쉽게 놓아주질 않아! [...] 너희들을 나에게서 분리시키고, 영혼과 마음을 욕망과 허영, 탐욕으로 가득 채운 꼭두각시로 만들어 신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킬 수 있는 강력한 방어 도구로 쓰기 때문이야. [...] 내가 너에게 작은 것을 주어도 감사할 줄 알고, 큰 것을 주어도 겸손해질 때까지 말이다.》 p.55-57


난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 너희의 탐욕과 욕망 그리고 배고픔과 결핍을 해결해 주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말이야!

너희들이 원하는 바가 악인지 선인지, 그로 인해 누군가 아픔과 슬픔을 겪든 말든, 그런 건 나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아! 나의 목적은 너희들의 욕망을 채워 주고 그 대가로 영혼을 받는 것이니까. 오히려 그들로 인해 생기는 다른 인간들의 다툼과 불행 역시 나에겐 아주 값진 보너스일 뿐이지! 인간들은 언제나 신을 원망할 테니 말이다. 하하하! p.94


부자의 삶과 가난한 삶 그리고 좌절과 고통 등 여러 체험을 하게 한 것도 널 완성시키기 위한 나의 계획이었지. p.103


『제가 세상에 혼자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가요.

그러나 전 너무 춥고 굶주리고 외로웠어요.

왜 저에게 좀 더 빨리 오지 않으셨나요.

왜 그동안 절 지켜만 보셨나요』


《그건 너의 영혼과 의식이 나를 향해 있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었단다. 한때 넌 나의 존재를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어! 난 너에게 소망을 이루는 한낱 수단으로만 사용되었지. 너에게 난 그저 불행한 사고를 대비한 보험 정도밖에 되질 않았어.

아니지! 너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간들이 그랬단다. 그저 죽음 후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어떤 일에 대한 대비 용으로만 날 생각하지! 영혼과 마음에 신은 온데간데없고 모두들 이 땅에서의 부귀와 영광 그리고 죽음 후의 평안만을 원하였지! 많은 인간들이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날 사랑한다고 외쳤단다. 너희들의 본성이 무엇이었는지도 모른 채. 내가 너희를 창조한 이유조차도 모른 채, 그저 입으로만 외쳐 대었지! 너희는 내가 너희를 창조한 이유가 경배를 받고 찬양을 받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지만, 그런건 하늘나라에 있는 수많은 천사들만으로도 충분하단다. 천사들은 언제나 날 찬양하고 경배하며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지!》


『그럼 저희를 창조한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요!』


《어떤 존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사랑의 대상으로 삼은 거란다. 그것이 마지막 날 너희를 창조한 진짜 이유이지!》 p. 129-130


언제나 온전한 이들은 고난의 과정을 거쳐 그렇게 역사의 한축으로 쓰였단다.

네가 나를 찾을 땐 고통에서 허덕일 때뿐이었어, 그 상황이 모면되면, 넌 언제나 나를 다시 잊어버렸지.

난 네가 아플 때나 슬플 때나 행복하고 즐거울 때나 언제나 함께 있고 싶었단다!

그래서 난 널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단다.

나와의 관계가 온전해저, 내가 너에게 무엇을 주든 밝게 빛나는 별이 될 때까지 말이다. p.133-134

 

사랑하는 아들아!

넌 왜 사람을 의지하느냐.

이 세상에서 너와 함께 삶을 끝까지

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단다.

그러니 날 의지하렴.

내가 너와 함께 끝까지 할 테니.

내가 너에게 세상을 줄 테니.

p.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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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왜? - 마크 포사이스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백과사전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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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타종교도 좋아하는 날 가운데 하나다. 이날에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다면 모든 연인들은 잊지 못할 추억을 갖게 된다. 물론 사랑에 불타 오르는 연인들 뿐이겠나? 동심어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크리스마스는 마음에 고향처럼 따스함을 선사해 준다.

그러나 어릴적 어느 날 산타클로스가 가짜임을 알게 되었을 때 약간의 허무함을 갖듯(독자는 이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 조지 버나드 쇼 묘비명에 기록된 문구처럼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정도 ㅎ) 독자 또한 25년 전에 크리스마스가 허구적인 날임을 알았을 때 속은 기분도 기분이지만 무언가 우리가 잘못된 것을 지향하며 이 날을 보내고 있다 생각하여, 이 부분을 면밀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렇다. 예수라는 존재는 실존 인물이지만 그가 태어난 날은 성경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교회는 이 날을 마치 예수의 탄생일처럼 지키며, 감사해하며, 행복해 한다. 물론 종교인이야 그렇다치고 비종교인이나 타종교인은 왜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마틴 루터 킹에 대해서는 누구나 아는 인물이다. 그는 미국의 인권 운동가, 흑인 해방 운동가, 권리 신장 운동가, 기독교 평화주의자로, 미국내 흑인의 인권 운동을 이끈 인물 중에 하나다. 1964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을 정도로 세계인의 우상이 되어 있다. 그러나 그는 보여지는 대로 위대한 위인이 아닌 모습이 있었다. 그의 실체(부정한 행동)를 보게 되면 우리는 엉뚱하게도 위인들을 위인화 시키는 자들에 의해 어떤 사람을 너무 우상화하는 버릇이 있다. 물론 마틴 루터 킹은 위대한 일을 행했다. 그러나 그의 인간됨의 다른 면은 추악한 모습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는 세계인의 축제처럼 되어 있는데 막상 내막을 따져 들어가보면 한우를 먹고 배불러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수입산 소고기를 먹고 배불러 했음을 알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다.

책의 머리말 첫 부분에 보면 "어리석고 바보 같고 위대하고 거대한 크리스마스의 진실"이라는 소제목으로 글을 시작한다. 그리고 쳅터 1장을 보면 "옛날 옛적에는 크리스마스 같은 게 없다. 세월이 지나 베들레헴이라는 곳에서 예수가 태어났다. 그 후에도 크리스마스 따윈 없었다. 수백 년 동안."

이 문장이 이 책이 말해주고자 하는 핵심이다. 성경 또한 예수님에 대한 일대기가 기록된 4복음서에도 예수가 태어난 날은 적혀 있지 않고, 이 날짜에 예수 탄생일을 지킨 역사적 근거가 없다.

그런데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 때에 기독교가 국교로 자리 잡으면서, 그 예수에 대한 교리를 확정하는 가운데 움직이다 보니 예수는 3월 25일에 잉태가 되어야 했고, 또한 그 날짜에 따라 예수는 12월 25일 동짓날 즈음에 태어난 날짜로 정해지게 된다. 어떤 이는 로마인들의 명절인 태양 축제 일을 가져와서 그날을 변형시켜서 크리스마스로 바꾸었다고 말한다. 즉 로마 카톨릭이 자신의 종교를 포교하기 위해 이날을 수용하여 대체시켰다는 것이다.(p40-41) 또한 이 날은 로마에서 바빌론 종교의 메시야의 어머니 키빌레(Cybele) 여신을 기념한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서기 386년이 되자 이미 크리스마스는 '모든 축제의 어머니'로 불릴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그리고 이 날이 되면 "과도하게 들뜬 분위기가 되어, 사람들은 한껏 먹고 마시며 춤추고, 문에 화환을 걸어놓고 난리를 쳤다"고 한다. 이것에 대해 신실한 '성 그레고리우스'는 크리스마스가 변질되었다고 말하며 영적인 의미가 충만한 본래의 취지를 다시 살려야 한다며 훈계를 하며 불평을 늘어 놓았는데, 그러나 이 날은 저자가 언급하듯 "흥, 개뿔"과 같은 생각이었다. 우리나라 언어로 본다면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라는 것이다. 즉 성아구스티누스가 이 부분에 대해 말하기를 "이교도들은 12월 25일에 태양을 숭배하지만, 기독교인들은 태양을 만드신 분을 숭배한다"며 이교도들을 조롱하였다. 또한 성 암부로시우스도 비슷한 맥락에서 "그리스도는 우리의 새로운 태양이시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성인과 주교가 크리스마스를 기념일로 정착시키위 위해 대단한 노력과 싸움을 했는데 어이 없게도 이 싸움은 결코 신(GOD)이 원하는 것도 아니고 크리스마스의 당사자인 예수도 그걸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크리스마스가 아무리 기독교의 중요한 축제라고 우겨도 성경에는 눈씻고 찾아봐도 12월 25일을 예수 탄생일이라고 언급한 적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자 한다. 오히려 참 뜻을 잃은 축제로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기독교인이든 타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말이다.

이 책은 이것과 더불어 크리스마스 트리의 유래와 캐럴의 유래와 산타클로스의 허상에 대해 짚어 준다. 너무나 잘 짚어주어서 어쩌면 순수한? 종교인들은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나 갈팡질팡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직면하면서 우리는 우리에게 드러난 모든 사물과 사건을 보며 그 속에서 각자의 의미를 찾아 가면 좋겠다. 진실이 무엇이며, 거짓이 무엇인지를 분별해야만 어리석은 일에 시간 낭비를 하지 않고, 참 본질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청교도들이, 특히 미국으로 건너간 청교도들이 이것을 없애려 했지만, 인간의 쾌락과 욕망은 결국 크리스마스를 재탄생 시켰다. 즉 책에 나오듯 미국의 어느 레퍼는 "축제는 비 온 뒤 모기 수만큼 많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인간은 아무래도 축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그런 형국이다. 소비하며, 즐기며,무언가는 따뜻하게 위로 받으며, 마치 이 날을 크리스마처럼 즐겨야만 행복하다는 이상한 논리에 우리도 모르게 빠져 들어가 살고 있다. 그렇다.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모든 축제는 다층적인 의미를 지니며, 사람들은 그 문화 속에서 무언가를 즐기려 한다.

"크리스마스 무렵 불빛 아래 펼쳐지는 이 따스한 풍경들은 크리스마스가 부리는 기적 같은 마법이다. [...] 해방 이후 미군정 문화를 통해, 자본주의의 상품 문화를 통해 크리스마스는 오늘날 우리가 갖게 된 이미지로 굳어졌다. 겨울밤을 비추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십자가의 빛, 선물과 음식과 술을 나누며 떠들썩하고 즐겁게 보내는 연말의 짧지만 달콤한 휴식" p184, 187

크리스마스 이렇게 우리들에게 이미 들어 와 있는 문화가 되었다. 크리스마스라는 찬란한 외양 아래에 뭔가 근원적인 것이 존재하고 있고, 그런 것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것이 되었다. 즉 모든 전통의 역사를 파헤치면 그 근원은 대부분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기만적이다. 그러나 정작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그것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참으로 인간은 지혜로운 존재이면서도 무지한 존재로 이 땅을 살아가고 있다.

어떤이에게는 이 책이 크리스마스라는 거대한 사기에 눈을 떠서 칼로 난도질만한 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인간은 그저 한 날을 통해서 무언가를 소유하고, 누리기를 원하며, 환상을 갖는 날이기에 굳이 없앨 필요가 없는 문화적 놀이임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날을 보내는 이들의 마음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의 실체를 알고 이 날을 새롭게 보내야만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저자가 씁쓸한 어투로 말한 부분을 실어 본다.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받을 수 있는 온갖 것들이지만, 어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상실해버린 온갖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꼬박꼬박 트리에 불을 밝히고, 사랑하는 이에게 건넬 편지를 쓰고,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 선물을 놓고 살금살금 뒤돌아 나오는 까닭은 이 모든 게 우리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축제의 본질이며, 우리가 바보 같은 짓을 계속하는 이유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때마다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를 상실하는 기분을 느끼고, 그러면서도 계속 이 행사를 이어 나간다. 메리 크리스마스

바보 같은 짓 그 안에서 우리는 또 다시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되는 것은 누군가 작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에 우리의 인생을 허비하며 매달리지 말라.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가이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 누가 깊게 생각하며 이 날을 새롭게 맞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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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로컬, 브랜드 -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곽효정 지음 / 지금이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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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정말, 제주에서 먹고살 수 있을까?

제주에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로컬브랜드의 이야기!


제주라는 공간은 한국인에게 준 신의 선물이다. 무언가 마음이 허전할 때, 마음이 얼마든지 쉬었다가 갈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제주인 것이다. 짧은 비행 시간을 통해 이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이지 않는 나라에 도착하여, 제주스러움을 우리는 보고 느끼며 힐링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제주스러움을 만들어 가는 즉 제주에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로컬브랜드에 관한 사람들의 얘기다.

저자는 제주 토박이는 아니지만 이곳에 터를 잡고 로컬 브랜드를 더 알리기 위해 살아왔다. '제주'라는 단어와 '브랜드'라는 단어가 새로운 아이콘으로 등장하는데 앞장선 선봉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는 ‘브랜드’라는 단어를 가지고 본인과 같이 제주에 정착한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제주 로컬매거진 <sarm>을 창간하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했을 뿐 아니라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쌓은 인터뷰 중 열여섯 개의 브랜드를 뽑아서 정말 제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제주, 로컬,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하였다. 그래서 이 책은 다시금 새로운 얼굴로 탄생이 되었고, 어쩌면 일본어로 '시니세(老舗, しにせ)'라 읽으며, 한국에서는 '노포'라고 불리는 브랜드를 저자는 만들어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각 브랜드 대표를 인터뷰한 매거진 <sarm>의 수익은 크지 않으나, 로컬매거진은 다른 일들을 불러주는 통로가 되었고, 다른 이들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어 현재까지 계속 발행하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동일하다. “하고 싶은 일을 가장 좋아하는 곳에서 오래 하는 것.” 그래서 제주에 생겼다가 무수히 사라지는 오로지 ‘수익’만을 위한 가게와 기업들 속에서도 오래 반짝이고 있다. -출판사 책 소개에서

독자는 제주도를 많이 찾아가지는 않았지만 제주도를 찾게되면 제주가 주는 색다른 느낌의 식당과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찾아가려고 한다. 육지에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색다른 삶과 인생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주라는 공간은 육지에서 벌어지는 경쟁구도와는 다른 삶의 각도를 가진 자들의 삶의 집합체라 생각된다. ‘제주도’라는 로컬에서 각 브랜드 대표들마다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떻게 일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고유한 이야기가 그들 내면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들은 특히 자신만의 원리와 원칙으로 일과 삶을 지속해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저자가 보니 제주로 이주하면서 각 로컬브랜드들은 그전에 했던 일들과는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았다. 그것은 ‘생계’와 ‘삶’을 연결하는 삶의 분투였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찾아 나섰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자신에게 꼭 맞는 일을 선택하는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어렵게 찾은 일을 지속하기 위해 자신만이 가진 철칙을 세웠고, 그 가치관을 통해 삶과 일의 균형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에는 열여섯 브랜드의 나열이다. 그 열여섯 브랜드의 대표들은 이미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 존재하며 자신들의 취향에 고객들이 매료되면 찾고, 그렇지 않으면 얼마든지 돌아섬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론 생계가 연결되어 있기에 돌아서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 못 시키고, 시대의 흐름이랄까? 그 시대 사람들이 요구하는 충족을 무조건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를 가진다는 것은 그 브랜드를 고객이라는 대상을 향해 끊임없이 다가가 자신을 마케팅해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열여섯 로컬 브랜드들은 고객을 향해 당당히 자신들의 브랜드에 맞추라고 요구한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각 대표들의 철학과 원칙과 삶의 가치관을 보니 더더욱 매력적이게 다가 오게 되고, 로컬 브랜드를 대하는 자세도 새삼 격식을 차리며 바라보게 된다.

첫 브랜드는 '라이스 나이스'라는 떡집에 관한 얘기다. 할머니, 이모, 손녀가 함께 만드는 '삼대三代'가 모인 떡집인데, 할머니라는 전통과 MZ라는 세대와의 작품을 통해 하나의 방앗간이 '라이스 나이스'라는 브랜드를 입게 되었다 한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콩팥앙금떡'이다. 제주 전통떡으로 '잔떡'이 있었는데 그 잔떡에 손녀가 생각해 낸 '콩팥앙금레서피'를 결합하여 만든 떡이다. 손으로 만들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떡인데, 그래서인지 네이버 리류에 보면 칭찬일색이다. 특히 '보리개역'이라는 떡이 맛있다고 평가되는데 다음 기회에 내려가면 한 번 맛보리라!

눈에 또 띄는 브랜드가 있는데 '제주로부터'라는 브랜드다. 어떤 브랜드냐 하면 미식 문화를 전달하는 브랜드다. 쉽게 설명하면 생산자를 만나서 건강한 먹거리를 찾고 그것을 고객에게 보내주는 플랫폼이다. 여기 제주로부터 브랜드에 입점한 브랜드는 60개 팀이 있다. 최근에는 남해로부터 입점 브랜드가 성사되어 10개 정도가 함께한다. 상당히 큰 규모이다. 입점 기준은 딱 두가지인데 첫째 맛이 좋아야 한다. 둘째 '제주로부터'와 '결이 비슷해야 한다. 즉 제주로부터는 단순히 물건을 전달해 주는 중간 통로가 아닌 고객과 생산자의 꾸준한 소통으로 제주 생산자가 고객들로부터 끊임없이 피드백을 받아 생산품을 개선하는데까지 가는 것이다. 그러니 제품의 퀄리티는 더 좋아지고, 고객은 좀 더 나은 상품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이 속에서 브랜드 대표는 '관계가 전부구나'를 깨닫게 되었다는데 그것은 아무리 상품이 좋더라도 생산자와도 관계를 잘해야 하고, 고객과도 관계를 잘해야 모든 판매가 원활하게 진행됨을 깨닫게 되었다 한다.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것은 뭘까? 결국 판매란 사람을 판매하는 것이기에 사람 사는 세상, 서로가 함께 연대해서 사는 것이리라.

"결, 배려, 그리고 존중입니다. 모두 생산자와 관련된 단어인데, 우리가 생산자들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이 일을 할 수가 없어요. 농사는 누군가가 알아주는 일도 아니고, 육체적으로 힘든 일인데 특히 친환경 농사짓는 분들에게 존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아요. 수확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을 고집하고 땅을 살리려는 그분들을 만나면 존중할 수 밖에 없어요." p.102

이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가 자신만의 개성을 입고 제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철칙을 가지고 운영해 오고 있다. 여기에는 제주 원도심에 7평도 되지 않은 구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세계 곳곳의 연필을 파는 가게, 소리소문없이 오래도록 좋른 글, 좋은 책을 전하고 싶다는 '소리소문 책방', 주 3일은 비건버터를 만들고, 3일은 판매하는 시골 가게, 버려진 밀랍으로 만든 초를 파는 가게, 제주에서도 가장 끝자락에 있어 사람이 살까 싶은 곳에 위치한 공연하는 술집…등등 이 가게들이 과연 삶의 전쟁에서 살아남을지 걱정도 된다. 그 이유는 그들만의 가치관과 철학으로 만들어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가게를 보면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이상 이 브랜드가 계속 지속되고 있다. 즉 ‘망하지’ 않고 제주를 누리고 있다.


이런 작지만 강한 소상공인들이 제주라는 지역에 특색을 만들고, 감성을 만들어 육지에 있는 사람들을 매료시키려 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만의 색깔을 결코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서로가 연대하는 것을 계속하고 있으니 아마도 당분간은 우리도 그분들과 함께 상생하며 존재하고 있으리라 본다. 여기에 저자가 한 몫을 하고 있으니 분명 여기에 소개된 브랜드만 아니라 다른 로컬 브랜드도 살아남아 우리들에게 알려질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나의 고민은, 공간만 보러 온 분들이 어떻게 책에 관심을 갖고 읽게 만드는가예요. 그 고민을 풀어낸 코너들이 곳곳에 있는데요. 예컨대 ‘책방에 억지로 따라온 남자들을 위한 책 코너’가 그런 고민에서 나온 큐레이션이거든요. 책방 손님 성비가 8대 2예요. 여성고객이 월등히 많죠. 남성들 대부분은 여자 친구나 가족에 의해서 끌려왔고요. 여기 와서 책도 제대로 보지 않고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남자들을 보면 속상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도 어떻게 책의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나온 것이죠. 서점이 재밌는 공간이 되어야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낄 수 있을 테고, 책 표지라도 한번 들춰보는 분이 한 분이라도 생기면 그 큐레이션은 성공한 거라고 봐요. 그런 고민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요. 관광지에서 책방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일 거예요. 여기를 관광 명소로 보고 여행지 코스의 하나로서 오는 분들을 어떻게 책에 관심을 돌리게 할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해요. P. 153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여닫는 일상에 익숙해지는 게 가장 중요해요. 매일 같은 시간에 문을 여는 게 어떤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P. 318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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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한옥 - 도심 속에서 다른 삶을 짓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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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EBS에서 건축탐구 집 <나를 닮은 집, 나를 담은 집>이란 방영이 있었다. 집에 관한 프로그램은 종종 나에게 힐링을 주며, 내 집을 그리게 만든다. 특히 그 중에 한옥이 방영이 될 때면, 전통적 한옥을 현대적으로 꾸민 것에 관심을 둔다. 한옥이 주는 매력이 있다. 김대균 건축가도 들어가는 말에 언급하듯이 50년 된 아파트를 상상하면 낡았다는 생각을 하는데 80년 된 한옥은 멋짐을 넘어 고풍스러운 미를 풍긴다. 즉 시간의 촉감을 느끼게 한다. 그 이유는 한옥에서 쓰이는 나무, , 한지, 기와 등의 재료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적 건축도 좋지만 전통적 한옥의 차분함과 자연을 품은 건축미는 독자에게 계속 한옥을 품으라고 말한다. 실제 집이 지어지는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한옥을 통한 설계도는 분명 내 건축 가운데 이미 들어와 선명한 발자국을 남겨 놓았다.

 

첫 장을 열면 이미 디자이너 양태오의 계동 한옥에 정신을 잃어버린다. 없던 탐심도 생기게 만드는 그의 한옥은 어쩌면 독자인 내가 바라는 현대적 한옥 그것이다. ''자 한옥으로 지어진 이 집은 이미 행복이 가득한 집에 소개될 정도로 현대적 한옥의 감각이 뛰어나다. 건축가 김영섭 선생이 해외로 떠나면서 새 주인이된 양태오 디자이너는 100살 된 한옥을 모던 한옥으로 너무나 근사하게 바꾸어 나갔다. 능소화와 소나무 한 그루가 있어 능소헌과 청송재라 이름 지어 공간을 설명해 주는데 능소헌과 청송재는 두 채의 아담한 고택이 나란히 연결된 형태이다. 여기 능소헌은 사무실 겸 생활 공간으로, 청송재는 미국에 오가는 부모님이 머무는 공간이자 지인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된다.

 

이 집은 역사가 있는 집이라고 했다. 본디 1910년대에 지어진 보급형 생활한옥으로서 처음으로 개조가 이루어진 1997년에는 윗집 사랑채 능소헌과 아랫집 안채 청송재를 이어붙여 공간 면적을 넓혔 나갔다. 그리고 2012년에 양태오 소장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지금의 모습을 이루었다.

 

어쩜 이리도 독자가 원하는 감각을 다 갖추고 있으니 부러울 뿐이다. 김대균 건축가가 말하듯 도시에 살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건물 내부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어, 외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의 결핍으로 인해 몸과 마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집 마당과 같은 사적인 외부 공간은 공원과 같은 공적인 외부 공간과는 쓰임이 다를 뿐 아니라 심적인 면에서도 다르다. 즉 집 마당에서는 닫힌 공간에서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고, 복잡한 머릿속을 비울 수도 있다. 동시에 헤르만 헤세처럼 조그만 정원을 가꾸거나 바깥 공기를 느끼며 취미 활동을 할 수도 있어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한옥의 구조적인 특징은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어 안마당, 뒷마당, 사랑 마당, 행랑 마당 등과 같은 다양한 마당이 내외부적으로 교차된 풍경을 준다. 그래서 계절과 날씨를 느끼고 아침과 밤을 느낄 수 있으며, 이것을 통해 집은 몸과 마음이 하늘과 땅에 연결되도록 느끼게 해준다는 말이 너무 공감되어 진다.

 

한옥은 양태오 소장 말처럼 건축학적 요소를 제대로 갖춘 집임을 새삼 느낀다. 즉 아무리 평범한 한옥일지라도 공간 구성과 건축 요소가 유명 건축가가 지은 웬만한 현대 건축물보다 우수하다. 하늘이 보이고 땅을 밟을 수 있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집이면서 창과 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집 안팎의 구분을 개방적으로 확장시킨다. 또한 마당과 대청은 열려 있어 사고를 유연하게 만들어 주고, 대신 방은 아주 내밀해 사적인 적막을 즐기는 행복을 준다. 그래서 이 한옥 공간 안에 있으면 일에 더 집중하게 될 뿐 아니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샘솟게 만든다.

 

한옥은 이제 21세기 힐링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 이유에 대해 양태오 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한다.

 

한옥에서는 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를 충실히 느끼면서 살아요. 계동 골목이 복작복작하잖아요. 한옥 문을 닫고 들어오는 순간 나만의 시간, 나만의 세계가 되죠. [...]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쉽게 반응할 수 있는 공간의 언어들이 있어요. 좁았다 넓어지고, 어두웠다 밝아지고, 높았다 낮아지고, 낮은 데서 높아지고. 그러한 일상의 건축 언어를 정말 잘 차용한 집이 바로 한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좁은 문을 통해 들어오면 큰 마당이 펼쳐져 먼저 자신을 낮추고, 작은 방에서 트인 대청으로 나가면 어깨가 절로 펴지니까요. 예전에는 디자인을 하면서 좀 더 다르게, 좀 더 잘하고 싶었다면 요즘은 그런 마음을 많이 털어 낸 것 같아요.” p.22-23

 

한옥이 좋은 것은 알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더더욱 매력을 느낀다. 사람마다 풍기는 모습이 다르듯 소개되는 한옥의 다양함은 한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느낌이다. 이미 한류 열풍을 통해 한옥이 가진 미가 세계적인 미로 탈바꿈하고 있는 시대다. 이제 한옥 카페, 한옥 호텔, 한옥 미술관 등은 한국적 미를 뽐내며 우리 일상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고급스럽다 못해 독특하며, 차분함과 선비스러운, 고풍스러움이 풍겨나와 누구나 이곳에 살아가게 되면 대감마님이 되었다고 착각할 정도이다.

 

더 한옥에서는 이러한 대세를 담아 한옥을 보금자리로 선택한 사람들의 한옥살이 계기, ·보수 및 신축 과정, 한옥 생활의 장단점 등의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잘 담아 주었다.

 

그렇다. 한옥을 보면 눈이 즐겁고, 마음에 안정을 준다. 자연과 가장 어울리는 집이면서, 평온하고 자적한 삶을 거주자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자연속에서 선적인 미, 공간적인 미, 세련된 미를 잃지 않는 단아하면서 고전적인 미를 매일 선사한다. 그러므로 다른 공간을 부러워할 시간도 없다. 단지 이 공간 안에서 삶을 향유하고 누리면 된다.

 

"주거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한옥은 만만하고 편한 집은 아니지만 '호텔'로 접근하면 단점이 모두 장점으로 바뀌어요. 주차할 필요가 없고 냉난방 전기료 걱정 없이, 기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며칠의 불편함은 낭만으로 즐길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한옥은 그대로 있는 것만으로도 향수를 불러일으키죠." p191

 

"한옥을 선택한 사람들이 현대인의 편의에 맞춰 설계된 아파트를 떠나 한옥의 단점들에 적응하기도 하고, 개선해 나가거나 없애기도 하면서 저마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한옥을 꾸며 나가는 이유는 경제적 가치와 실용성보다도 더 큰 의미를 얻었기 때문이다. 한옥은''의 의미를 충실히 담아내는 그릇이다. 하늘을 보고 땅을 밟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큰 창과 문을 통해 안과 밖을 연결하면서도 내밀한 방은 고요한 적막을 선사한다. 공간을 바꾸면 자신도 저절로 바뀌므로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꾸라는 어느 프랑스 철학자의 말처럼 한옥에서의 삶은 나만의 세계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 한옥이라는 책은 한옥이 주는 매력을 다 발산해 보이는 책이다. 소개되는 집마다 다 독자의 마음을 훔치고, 그 집에 대한 사연을 통해 그 집이 더 살아나는 느낌이다. 살고 싶은 집, 앞으로 한국에 더 많이 건축되어야 하는 집은 바로 한옥이다. 독자의 개인적 의견이지만 아파트는 흉칙한 물건 덩어리다. 편리성을 주는 공간이지만 인간의 탐욕이 서린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점점 더 삭막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한옥이라는 예술적 주택을 편집자를 통해 너무나 멋지게,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소장하면서 이 책을 바탕으로 한옥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한옥에 살리라!!


"배고프면 밥 먹고해 뜨면 눈뜨고목마르면 물 마시고과거에 읽은 선시禪時 속 삶이 이제야 와닿는 것 같아요일상이 도라더니한옥에 와서야 오롯이 느끼네요." p.147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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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처음 철학 공부 - 소크라테스부터 쇼펜하우어와 니체까지 형이상학부터 유머의 철학까지 세상의 모든 철학 지식 인생처음 공부시리즈
폴 클라인먼 지음, 이세진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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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글자는 매우 매력적인 단어이다. 그래서 철학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책을 읽어 보고는 한다. 그러나 어떤 철학책 같은 경우는 난해할 뿐 아니라, 도대체 그래서 뭐 어쩌라는 말이냐는 말도 나온다. 그래서 쉽게 정리되는 철학을 읽고 싶었다. 그런데 이버에 나온 저자의 책은 머리를 싸매지 않고도 읽을 수 있는 핵심 개념과 내용이 간결하게 실렸다. 책 소개에 나온 것처럼 군더더기 같은 부연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 정말 필요한 지식과 정보만 명쾌하게 정리를 해주고 있다. 그래서 약간은 고마우면서도 더 설명해 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지...

이 책은 저자가 혼자서 철학을 공부하며 깨달은 노하우를 녹여낸 결과물이다. 그런데 저자가 철학적인 지식이 결여된 자라면 이 책에 대해 신뢰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프로필을 보면 신뢰할만한 지식인이다. 그는 이미 대중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답게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글을 써온 작가이다. 그래서 그가 녹여낸 지식은 전문적인 지식과 더불어 독자의 이해에 맞춘 교양 입문서이다.

책에 대한 평가는 일단 읽는 것이다. 읽어 보면 스스로 독자는 알게 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인생 처음 철학 공부』이다. 처음으로 철학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사람이 쉽게 노크하여 들어올 수 있는 문이다. 그러므로 전문 철학자는 시시하여 거들떠도 안 볼지 모른다. 그러나 철학에 대한 이해를 원하고, 기본적인 철학 지식을 원하는 자에게는 안성 맞춤의 책이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24명의 철학자가 소개된다. 2부에서는 철학자들이 펼쳐놓은 23개의 이론이 소개되고, 마지막 3부에서는 철학사를 빛낸 7가지 난제를 다룬다. 1부와 2부는 철학의 역사를 공부하는 두 가지 방법에 따라 구성되어 있어 독자에겐 고마울 따름이다.

1부에서는 철학자별로 그들의 생애와 사상, 업적에 대해 나온다. 소크라테스부터 우리가 잘 아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쇼펜하우어, 니체, 하이데거, 사르트르 등 철학사에 길이 남을 자들을 엄선하여 다뤘다. 특별히 각 철학자를 다룬 챕터는 출생연도순으로 배치되어 있어, 철학사 안에서 이어지는 사상의 계보를 파악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철학의 세부 영역들에 대한 나열이다. 즉 철학자들의 이론과 논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재론, 형이상학, 이원론, 인식론, 공리주의, 미학과 같은 철학의 큰 줄기라 할 수 있는 하위 학문부터 다른 철학책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색다른 분야까지 충분하게 다루고 있다.

3부는 철학사를 빛낸 일곱 가지 철학적 난제를 다룬다. 철학에 대한 관심있는 자는 플라톤의 동굴 이론을 알고 있을 것인데 매우 쉽게 이해가 되도록 설명해 준다. 또한 ‘머리카락이 몇 가닥 남았을 때 대머리가 되는 걸까?’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러게 대머리는 숫자도 숫자이지만 딱 보면 직감적으로 아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책은 여기서 모래 더미를 비유드는데 예를들어 100만개의 모래 더미가 있다고 치자. 그 모래 더미는 100만개의 알갱이로 되어 있다. 그런데 거기서 하나를 빼면 역시 더미이다. 두 개를 빼도 더미이다. 그런데 이렇게 모래 알갱이를 야금야금 뺄 때에 어떤 지점에서야 더미가 아닐까? 머리카락 또한 마찬가지이다. 기준점이 어디냐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더미의 역설을 풀어내기 위해 크게 네 가지의 방식을 쓰는데 1. 더미의 역설에 논리가 적용가다는 것을 부정하는 방식 2. 이 역설에 포함된 전제를 일부 부정하는 방식 3. 더미의 역설의 타당성을 부정하는 방식 4. 더미의 역설을 건전한 논증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봤을 때 궤변스런 방식이라서 다 탐탁치가 않다. 궤변으로 어떤 방식을 비판한다면 어떤 것도 옳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기준점은 사람들의 상식과 문화에 따라 직감적으로 정해지는 것으로서 그것을 그 문화에 맞게 적용하면 될 것이다.

이외에도 흥미로운 난제를 가져와 설명해 주는데 역시나 철학은 골치아픈 궤변적 사고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읽어보면 알게 된다.

철학사를 쉽게 정리하여 머리에 그려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일단 필요적절한 책이라 하겠다.

그러나 어떤 책장에서는 머리를 싸매고 깊이 사고하며 읽어야 한다. 정신근육에 도움을 주는 매우 실용적인 도서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철학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주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만 서로 끝없이 질문을 주고받았던 게 아니에요(물론 철학의 발전에 그들이 이바지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 정부 정책에서 불거지는 윤리적 문제들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요구하는 논리적 형식들까지, 철학은 실제로 우리 삶에 유용한 매우 쓸모 있는 학문입니다. 우리는 철학을 통해 삶의 의미를 비롯한 지식, 도덕성, 실재, 신의 존재, 의식, 정치, 종교, 경제, 예술, 언어학 같은 개념들을 탐구하 수 있습니다. 철학에는 경계가 없거든요. p.8-9


스피노자가 말하는 덕은 적합한 관념과 인식을 추구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신에 대한 인식(제3의 인식, 직관지)을 바라고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신에 대한 인식은 사물들에 대한 사랑을 낳고, 이 사랑은 정념이 아니라 지복이다. 이것은 우주에 대한 이해이자 덕과 행복이다.

-덕과 행복 p. 73

칸트는 악한 행동은 자기 자신의 이성이 만든 격률을 위배하거나 보편 법칙에 들어맞지 않는 파행적 격률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악은 이성의 법칙이 침해당한 결과다. 부도덕도 이성의 법칙이 침해당한 상태, 사실상 일종의 비합리성이다. 따라서 칸트의 윤리학은 그 행동 너머의 동기를 바탕으로 도적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p.106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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