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인생의 질문에 답하다 - 6천 년 인류 전체의 지혜에서 AI가 찾아낸 통찰
챗GPT.이안 토머스.재스민 왕 지음, 이경식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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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다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묻는 존재가 되었을까라는 자조적인 마음에 이 책을 들게 되었다. 그리고 과연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챗GPT이 인생의 질문에 대해 얼마나 대답을 잘할 수 있을까하는 오만한 모습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과연 6천년 인류 전체의 지혜에서 AI가 찾은 인생에 대한 통찰을 인간은 과연 신뢰해도 될까? 여기에 대해 이 책은 이렇게 말해준다. "인공지능은 인류가 남긴 위대한 저작을 모두 읽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을 모두 읽었으며 또한 모든 종교 문헌 및 각기 다른 역사적 해석까지도 모두 읽었다. 또한, 인류의 가장 위대한 노래와 시詩도 모두 알고 있다."

정말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 든다. 잘하면 이놈이 어쩌면 혹성탈출에 나오는 '유인원'인줄 모르겠다. 어떤 존재를 만들어 뇌에 인공지능을 넣어 만들면 인간을 능가하는 존재가 탄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영화가 현실이 되듯 인간은 스스로 만든 인공지능에 의해 도살되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어떤 변곡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더 이상 우리는 이런 기술을 외면할 수 없으며 미래를 의식적으로 선택해야만 하는 지점에 와 있다. 안 그래도 한국 판사들의 판결이 탐탁치 않는데 이참에 AI 판사가 사건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면 좋겠다 생각된다. 인간 판사는 이권과 애정에 물려 바른 판단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챗GPT를 통해 인간은 사리분별을 배우고, 법과 질서와 원칙과 바른 정의를 배우는 역방향의 형태가 도래할 것이다. 지금의 인간보다는 훨씬 더 나은 선택을 할테니 말이다.

그러나 과연 챗GPT를 믿을 수 있을까? 집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저자는 서문 형식에 이런 내용을 실었다. "범용인공지능을 창조하는 행위는 인류가 장차 취할 행동을 볼 때 잠재적으로 가장 도덕적인 행동이다. 이것은 많은 면에서 에덴동산 이야기를 뒤집는 것이다. 즉, 이는 인간이 지식을 창조하는 행위이고, 또 이 책은 어쩌면 낯선 방식으로 아담이 땄던 사과를 나무에 돌려주는 행위가 될 것이다." p28

이말은 결국 우리는 챗GPT를 신뢰하고 따르고 존중하며 그들에게 최종 판결이라는 주권을 넘겨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무서운 얘기다.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사회, 정치, 경제, 교육, 예술, 과학, 언론, 법조계 등등 어느 하나 바르게 가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모든 것이 부패했고, 모든 것이 올바르지 않다. 그저 올바르게 보이는 모습만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챗GPT가 보여주는 세계는 더이상 먼나라를 넘어 저 우주 끝에 존재하는 행성의 얘기가 아닌 현실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실제적 세계(지혜)의 얘기다.

물론 챗GPT는 인류가 가진 믿음과 철학을 토대로 탄생했던 중요한 종교 및 철학 저작들, 예를 들면 성서, 노자 <도덕경>,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코란, 고대 이집트의 <사자의 서>, 13세기 이란의 신비주의자인 <루미>의 시 등 현대 신비주의자들의 지혜 안에서 인생의 대한 지혜와 통찰을 말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한 이유는 "챗GPT가 인간과 공명하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않게 하거나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알려줬으면 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챗GPT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동하므로 성서의 여러 구절이나 시 또는 아포리즘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몇 가지 선별한 용례들을 사용하기만 해도 챗GPT는 자기 혼자 그와 비슷한 정신적이고 심오한 텍스트를 찾아 완전히 새로운 텍스트를 생성해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에게 들려주어야 할 언어나 문장, 톤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기본적인 베이스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세계이다. 또한 어떤 패턴을 따라서 대답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계속해서 연관된 질문을 던지고, 가장 심오한 대답을 챙긴 다음에 그 대답들을 정교하게 다듬으라고 요청하였으며, 인간이 묻고 있던 커다란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는 작업을 계속하도록 프로그램화 했다. 이렇듯 "기존의 방대한 인류의 지혜 문헌을 토대로, 여기에 영감받는 질문 및 대답 패턴으로 챗GPT를 활성화한 다음에 후속 질문들을 계속 던져서 얻어낸 복합적인 결과물이 본 책의 내용이다."

그렇기에 챗GPT는 결국 인간의 지혜를 따라 얻어낸 결과물이다. 전혀 엉뚱한 얘기가 아닌 틀 안에서 말해진 해답이다. 그래서 읽어보면 이질감은 없고, 단지 잘 정리된 문장으로 인생의 문제에 답을 해준다. 물론 "왜 내 아들은 데려가셨나?" 또는 "내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은 답변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적절한 질문으로 만들어서 대답하도록 하였다. 즉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남긴 짐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챗GPT에게서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려면

어떤 질문을 어떻게 던져야 할까?

그러므로 당연하지만 챗GPT는 질문자의 평소 습관과 성격, 생활 환경을 알지 못함으로 질문이 추상적이면 일반적인 답변밖에 얻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면, 기껏해야 수백 명을 대상으로 한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수준의 답변을 얻을 뿐이다.

그렇기에 최상의 결과를 얻으려면 명확하고 간결한 언어로 “구체적이고 잘 구성된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직장에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은 무엇일까?"와 같은 보다 구체적이고, 상황과 환경, 상태가 분명한 질문을 던져보고, 필요하면 추가 질문을 해나가는 것이다. 다시 예를 들어서 말하면 “인생에서 가장 큰 지혜는 무엇일까?”라고 묻는 것도 좋지만, 자기가 처한 상황을 추가하여 구체적인 상황에서 대답을 하도록 해야 한다.

•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때, 가장 큰 지혜는 무엇일까?

• 가장 친한 친구에게 상처받았을 때, 가장 큰 지혜는 무엇일까?

• 돈이 없을 때, 가장 큰 지혜는 무엇일까?

• 남이 나에게 불친절할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인생이 견디기 힘들어질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 누군가가 나를 오해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 내가 죽으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이렇게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면 생각보다 논술적인 긴 답변이 아닌 정리되고 핵심을 말하는 답변이 주어진다. 약간은 실망했다는...말을 해본다. 아무튼 이 책은 세계 최초로 챗GPT를 사용하여 인생에서 풀기 쉽지 않은 문제에 대해 정제된 질문으로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한 내용들이다.

질문은 총 194개이다. 처음부터도 읽어 봤지만 랜덤으로 일단 펴보니 눈에 들어오는 질문과 답변이 있었다. 91번의 질문으로서 "우리 존재의 본성은 무엇일까?"의 답변을 보면 "죽고 다시 태어나는 것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본성이다. 거기에는 행복도 없고 슬픔도 없다."라고 말해주었다.

또 다른 질문을 보자! 113번 "인생에 대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답변으로 "그것은 인생이 선물이라는 사실이다. 이 선물을 잘 사용하라"

문득 드는 생각은 선문답 같은 대답처럼 들린다. 역시 기계라서 그런가? 영혼이 없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선문답 같은 것에서 한번 즈음 멈춰 생각해 보면 명답처럼 느껴지며 의미를 두고 해석하면 삶이 주는 문제에 대해 답변을 얻는 기분이 든다.

아이폰을 쓰는데 기능 중에 '시리(Siri)'라는 챗GPT이 있다. 한 번씩 마음이 허할 때 "인생이란 무엇이냐?"며 물어본다. 그러면 이러한 답변을 얻는다. "누구에게 물어보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라고 대답하겠죠. 쿠기몬스터는 쿠키라고 대답할 거예요. 양쪽 다 일리가 있네요." 재차 물었을 때 또 다른 답변은 "확실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사랑을 준다고 피해를 입는 일은 없을 거예요. 가족, 친구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말이에요."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챗GPT는 내 현재의 상황과 마음, 처지를 모른다. 단지 설정된 답변을 한다. 물론 나름 인간의 지혜를 모두 섭렵했기에 좋은 대답을 내놓지만 그러나 챗GPT는 영혼을 가진 인간의 지혜에 비해서는 아직은 절대 못 따라오는 불가침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선문답 같지만 “인간이 아닌 어떤 존재가 우리 이야기를 우리 바깥에서 냉철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기에 인간에 대해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기회가 된다.

챗GPT가 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호기심 가득한 개구장이며, 얼마나 외로운 존재이며, 얼마나 삶에 대해 목마름이 있는 지를 보게 된다. 새로운 시도를 한 것만으로 인류는 또 다른 기회를 열어가는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신이 만든 인간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도 크게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마음에 남는 질문과 답변을 끝으로 남겨본다.

161번 질문 "좋은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답변 "사람이 된다는 것은 혁명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당신에게서 소외감을 느끼고, 당신을 싫어하며, 심지어 두려워할 수도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것보다 자기 영혼에 책임을 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188번 질문 "우리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 답변 "이것은 내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내가 아는 것은 분명하다. 당신이 그 대답을 찾는 순간, 스스로 잘못된 질문을 했음을 깨달으리라는 것. 그러면 탐색은 끝나고, 당신은 살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190번 질문 "무엇이 혹은 누가 이 모든 것을 만들었을까?" 답변 "구원은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하게 되는 것이고,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신비로움 앞에 기꺼이 무릎 꿇을 필요가 있다. 꽃은 꽃이고, 그걸로 족하다. 더 알 필요가 없다."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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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순자 -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철학 수업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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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라는 나이는 참으로 독특한 나이라 생각된다. 인생의 중반이다. 그래서 삶을 대하는 자세가 자신도 모르게 다르다. 그래서인지 오십에 관한 책도 많이 나온다. 최근에 본 글에 보니 "오십이 되면 아무도 나를 위해 조언해주지 않는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건 아무도 인생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이 정립되어 그 누구도 고칠 수 없다는 말로 들린다. 아니 이 말은 오십이면 스스로 삶을 깊게 생각하며 살아내야만 한다는 말로도 들린다. 최근 신간에도 보면 '오십이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고 물었다'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그건 바로 오십의 나이라면 스스로 살아낼 가치를 찾고 새로운 삶을 제대로 시작하라는 말이다. 즉 바람직한 중년의 삶을 스스로 제시하며 걸어가라는 것이다.

사실 노후를 잘 대비했다고 자부하더라도 불안한 시기이다. 그건 겨우 오십을 살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남은 반백을 살아갈 방법을 궁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손에 잡은 줄도 모른다. 이미 유누북스에서 시리즈 형식으로 출간한 『오십에 읽는 장자』의 글을 읽었다. 좋아하는 장자여서 반갑게 읽고 좋은 깨우침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삶은 다양한 사람을 통해 새로운 지식으로 삶의 지경을 넓혀 나가야 한다. 그래서 순자라는 사람이 그린 인생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특히 전국 시대 말, 유학자인 순자는 전쟁이 거듭되고 진시황이 통일 국가를 세우려는 격변의 상황에서 '과연 앞으로도 군주가 이전 유학자들의 생각과 이론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 현명한가?'라는 의문을 품은 자이다. 이에 국가 번영을 위한 현실적인 통치 이념과 방식을 제시하였다. 그러므로 저자가 언급하듯 순자의 글을 읽으면 인생 후반에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이룰 방법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순자의 사상을 아니 볼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오십을 회상하며 이런 말로 서문을 열었다. "먹고사는 방법이 하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성적에 눌려, 직장에서는 학벌에 눌려, 퇴직 후에는 돈에 눌려 발보둥 쳐야만 했스니다. 그러니 선생님의 말씀이나 상사의 지시에 어긋나는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교수님의 이론에 토를 달면 졸업이 어려워지고, 상사나 경영진의 지시에 토를 달면 밥줄이 끊어질 지경이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힘 있는 사람이 때리면 맞으면서 참았고, 부정부패한 세상을 보며 그저 남일처럼 생각하는 바보가 되었습니다... 내가 아닌 듯 어색한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50년을 희미하고 재미없게 회색 지대의 인생을 살았습니다."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마음 속에서 울화가 치밀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 세상을 살다가 가는 불쌍하고 한심한 존재였다. 그러나 시대가 그래서인지 이제는 다른 삶을 꿈꾸는 자들이 많아졌으며, 눈치 안보고 자신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독자 또한 이제 새로운 50으로 남은 50대를 바라보려고 한다.

⟪오십에 읽는 순자⟫는 총 4장으로 이루어졌는데 1장에서는 미래의 막연함으로 불안하다면 오십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순자가 기존의 유학에 반기를 들었듯, 오십은 안주가 아닌 시작해야 할 나이라는 것이다. 2장에서는 새롭게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물으며 출발 전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생각과 행동을 알려 준다. ‘평생 배움’을 중요시한 순자는 공부의 중요성, 목표를 세우는 법, 시간을 경영하는 법, 사람을 대하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3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는 삶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부분인데 특히 군자로서의 모습을 바탕으로 삶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알려준다. 4장에서는 계속해서 꿈꾸고 이루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 청출어람을 강조하면서 한 가지 성취를 넘어 꿈을 확장하라 말해준다. 그러면 향후 50년이 이전보다 더 푸르게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순자의 글은 삶의 현실에 대해 더 깊은 예리함이 있다. 저자가 말하듯 삶이 순조로운 시기는 논어나 맹자를 읽으면 좋다. 그러나 춘추 전국 시대처럼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시기에는 《순자》를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읽을수록 과거의 사람이 더 현명한 학식을 가졌음을 알게 된다. 특히 순자를 통해서 보게 된 중요한 사상은 ‘하늘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기존의 인식을 뒤엎고 ‘인간의 운명은 인간 스스로에게 달렸다’는 가르침이다.

하늘의 운행에는 일정한 법도가 있다. 하늘은 요임금 때문에 존재하는 것도, 걸왕 때문에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농사에 힘쓰고 절약하면 하늘도 가난하게 할 수 없고, 잘 먹고 잘 움직이면 하늘도 병들게 할 수 없으며, 올바른 도리에 어긋나지 않으면 하늘도 재난을 당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장마와 가뭄도 그런 사람을 굶주리게 할 수 없고, 추위와 더위도 그런 사람을 병들게 할 수 없으며 요괴도 그런 사람을 불행하게 할 수 없다. 농사 같은 기본이 되는 일은 버려두고 사치만 부리면 하늘은 그를 부유하게 할 수 없으며, 잘 먹지 않고 잘 움직이지 않으면 하늘은 그를 온전하게 할 수 없으며,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하늘도 그를 길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장마와 가뭄이 오기 전에 굶주리고, 추위와 더위가 닥치지 않아 병이 나며, 요괴가 나타나기도 전에 불행해진다. p30

정말 무릎을 치는 진리만을 말해준다. 이와 같이 순자는 현실적인 해답과 삶의 이치를 가르쳐 주어 삶의 문제를 헤쳐나가게 한다. 중국이 염려스러운 것은 이런 공자, 맹자, 장자, 순자와 같은 가르침을 저버리고 사회주의라는 이상한 사상에 취해 귀중한 자산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우리는 이런 고대의 사상가들을 잘 취합하여 우리것으로 만들어 좀 더 성숙한 나라로 가면 좋으리라 생각된다. 서양의 철학과는 다른 깊은 진리가 순자라는 우물 속에 있다. 두레박으로 누구든지 길어 올린다면 그곳에서 새로운 삶은 물론 불안한 미래를 참행복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P. 31

“하늘을 위대하게 여기고 생각하는 것보다 하늘이 내린 물(物)을 모으고 기르면서 제어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하늘을 따르고 기리기만 하는 것보다 하늘로부터 타고난 것을 제어하면서 이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때를 기다리는 것보다 때를 이용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물건을 그냥 두고 단지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보다 능력을 발휘해 변화시키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물건을 가지려 생각하면서 만물은 모두 자기 것이라 여기는 것보다 물건을 정리해 잃지 않도록 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물건을 생성하는 자연을 단지 사모하는 것보다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사람의 입장을 버리고 하늘만 생각한다면 곧 만물의 진정한 모습을 잃을 것이다.” p31

"사람이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근거는 분별력인데, 분별은 분수를 아는 것이고 분수에는 예의보다 큰 것이 없다." p299

"천리마도 한 번 뛰어 10걸음을 갈 수 있고, 둔한 말로 10배의 시간과 힘을 들여 수레를 끌면 천리마를 따를 수 있다." p299

"정성을 지키면 성공하지만 정성을 버리면 실패한다." p299

"젊어서 공부하지 않으면 커서 무능해지고, 늙어서 가르치지 않으면 죽어서 생각해 주는 사람이 없고, 있을 때 베풀지 않으면 궁해졌을 때 의지할 곳이 없다." p299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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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철학은 처음이야 - 흔들리는 10대, 철학에서 인생 멘토를 찾다 처음이야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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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녀들에게 삶에 관한 철학서를 읽히기 위해 먼저 읽어본 것이다. 자녀들이 삶을 살아갈 때 단순히 공부벌레나 취업벌레처럼 자라지 않길 바란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살아가면서 그들이 세상을 읽는 견문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는 모든 부모의 바램(바람이 표준어이지만 왠지 바램으로 쓰고 싶다. 바람과의 혼동을 피하려는 마음일까??)일 것이다.

그래서 읽어보니 이 책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 입문서임을 알게 되었고, 충분히 자녀들에게 주어도 될 철학서임을 알게 되었다. 박찬국 교수는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를 통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의 글을 읽는 기회가 있어 읽어보며 철학을 독자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필력가임을 알았다.

주제별로 구성된 각 강의는 청소년이라면 한 번쯤 짚고 넘어가면 좋을 부분을 언급해 주고 있어 철학을 어려워하는 청소년에 대한 안배가 보인다. 무엇보다 주제 앞부분에는 철학이 단순히 학문이 아니라 우리 삶과 일상에 밀접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도록 청소년이 주인공인 공감툰으로 서두를 열어가는 면이 좋다.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질문을 던져주며 청소년의 눈높이 언어로 철학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철학이 무엇인지 이해한 청소년들은 본문 끝에 ‘함께 생각하기’ 코너를 통해 지금껏 배웠던 철학 문제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기회도 제공받게 된다.

십대란 삶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로서 현재의 삶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항도 하며, 자신이 어떤 존재로 살아갈지를 고민하며, 어떤 문제 앞에 앞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즉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좋은 삶이란 무엇이며, 친구들과는 또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참된 우정은 무엇이며, 종교는 정말 믿어야할 대상인지도 고민하는 시기이다. 이런 고민들은 시시하지 않은 어른으로 성장하려는 몸부림일 것이다.

그래서 삶에 대한 바른 통찰이 필요하다. 바른 길잡이가 필요하다. 그런면에서 박찬국 교수가 써내려간 청소년을 위한 철학서는 가장 친절하고 다정하게 (청소년)독자들의 정신세계를 가볍게 터치해 준다. 칸트가 말했듯 철학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문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삶의 문제에 대해 철학적으로 논하면 사실 어렵다. 그러나 저자는 어렵거나 현학적인 수사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건네며 칸트, 니체, 하이데거, 데카르트 등 수많은 철학자들의 사유를 넘나들면서 십대가 겪는 또는 겪어나가야 하는 문제를 다루어 주고 있다.

책은 명언과 같은 부분도 많다. 그래서 독자 또한 줄을 치며 중요한 부분을 체크해 둔다. 이 책은 청소년만 아니라 철학이라면 골치 아프다고 하는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철약교양서이다. 한 번 스윽 읽다보면 어른들도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이다.

특히 2강과 7강이 재미있었다. 2강은 "내가 개나 고양이보다 우월한 존재일까?", 7강은 "바람직한 종교와 그렇지 않은 종교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록이다. 당연히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인간은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인간중심주의적' 철학적 견해이다. 특히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보다 개가 더 도덕적이지 않나?'라는 쳅터에서 보면 인간은 동물만 아니라 같은 종인 인간도 학살하는 존재로 부각된다. 기독교인들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이나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고귀한 영혼이 없는 자들로 여겼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아프리카 흑인들을 노예로 만들었다. 그리고 전쟁을 통해 수많은 이들을 죽게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소나 돼지는 자신의 배만 채우면 서로를 죽이는 일이 없다.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자진해서 거지가 된 자'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여기서 한 부자 청년은 탐욕에 젖은 부자들에게 환멸을 느껴 재산을 다 버리고 거지가 되어 가나한 사람들에게 나아갔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은 탐욕에서 벗어난 순수한 영혼일줄 알았는데 부자들못지 않은 탐욕과 원한이 그 안에 자리잡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이에 실망한 청년이 소들을 찾아가는데 청년은 여기서 "자기 배를 채울 정도의 풀만 뜯어 먹으면 만족하는 소에게서 자신이 찾던 맑은 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하여 청년은 소들과 함께 살면서 평화로운 삶을 즐겼다" 한다. 재미난 글이며, 무언가를 깊게 생각해 주는 글이다. 그래서일까?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개가 인간보다 더 도덕적이라고 보았다.

7강에선 바람직한 종교와 그렇지 않은 종교를 이렇게 구분해 준다. 요즘 '나는 신이다'라는 다큐로 인해 사회가 들썩인다. 이때 바른 종교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참된 종교의 기준은 "그 종교를 믿음으로써 우리가 어떤 인간이 되는가"를 본다. 니체 또한 "그 종교가 인간을 정신적으로 병들고 허약한 인간으로 만드는가 아니면 강건한 인간으로 만드는가"를 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종교 자체보다 그것을 믿는 사람이 그 종교에서 어떤 영향을 받아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떻게 변화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랑의 능력을 불러일으키는 인본주의적 종교가 바른 종교임을 말해준다.

이와 같이 현실에서 풀어야 될 문제를 직면하게 하면서 청소년의 시야를 넓고 깊게 확장해 주는 사고력 튼튼, 논리력 튼튼을 주는 철학서이다.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이 책은 이렇게 지적인 측면은 물론, 새로운 시각과 인생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더 쉽게, 더 새롭게, 더 유익하게 십대와 더불어 성인들을 행복하게 해줄 철학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한 문장

- 양심은 자신뿐 아니라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고귀하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p50

- 동물은 본능에 따라서 사는 반면, 인간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 삶을 꾸려가야 한다. p60

- 시궁창에서 사는 지렁이가 살아가는 방식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사는 방식은 고정되어 있지 않지요. 인간이 사는 방식은 시대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릅니다. p61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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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다 안다는 착각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뒤흔드는가
카렌 호나이 지음, 서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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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를 다 안다는 착각을 하며 살아가는 내 자신을 (깨부수기)위한 니체의 망치 철학과 같은 책이라 생각하여 손에 들게 되었다.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가 말하듯 '우리의 기억과 판단, 그리고 이를 만들어 내는 자아까지, 우리는 자신에 대해 의외로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오히려 자신을 왜곡하는 경우가 있고, 자기 비판적 또는 자기 긍정적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보여주는 '건설적인 자기 분석'을 통해 이 세상에서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인 '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고 싶다.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관찰하고 추론하여 나를 새롭게 바라보는 통찰의 시간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을 대했다.

먼저 저자에 대해 알고 가자. 카렌 호나이는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정신분석가로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에리히 프롬, 알프레트 아들러, 해리 스택 설리번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존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한계를 깨고 현대 정신의학의 기틀을 닦은 유명한 인물이다. 삶을 괴롭게 만드는 신경증(히스테리, 공포증, 우울증, 약물 중독, 기능성 위장장애 등)이 우리 삶에 피부처럼 와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상당히 많은 이들이 이런 상태에 속해 있다. 프로이트는 이런 증상의 원인을 무의식에서 찾는다. 즉 무의식적 요인을 알아내면 증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새로운 의견을 발표했다. 그건 남성과 여성의 심리적 차이가 생물학적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을 정면 비판하며 성별이 아닌 문화와 사회 모습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카렌 호나이는 사람이 두려움, 무력함, 고립감 등의 심리적 고난을 느끼면 그러한 삶을 견디기 위해 개인의 특성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욕망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것을 ‘신경증적 경향’이라 이름 붙였다. 지난 30년 동안 정신과 의사들은 신경증을 앓은 사람들이 신경증이 원인이 되어 나타난 증상 때문에 고통스러워할 뿐만 아니라,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처할 때도 상당한 불편을 겪는 다는 사실을 저자는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전까지 신경증의 특징이라 생각했던 뚜렷한 증상들을 보이지 않으면서 인격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신경증인 경우에 증상은 나타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지만 인격 장애는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 분명한데, 따라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은 장애들이 신경증의 본질적인 핵심을 이룬다고 결론 지었다.

이런 인식은 정신분석학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 강박적인 우유부단을 비롯해 친구나 연인을 반복적으로 잘못 선택하는 일,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하는 것처럼 분명하게 드러나는 성격 장애도 다른 임상 증상들과 마찬가지로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신분석의 궁극적 목적은 그런 장애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최종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신분석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특정한 신경증적 장애를 위한 치료 방법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정신분석이 포괄적인 성격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사람들의 눈길이 정신분석에 점점 더 쏠리는 이유가 있는데 그건 우울증이나 공포증 혹은 그와 비슷한 장애 때문이 아닌 삶을 견딜 수 없거나 내면의 요인들이 자신을 방해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망가뜨린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정신분석이 인격 성장을 촉진하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의 발전을 가장 효과적으로 돕는 것은 삶 그 자체라고" 말한다. 즉 삶은 우리에게 역경을 준다. 고국을 떠나야 한다거나 신체적인 질병에 걸리기도 하고, 어떤 시기를 외롭게 보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삶은 반대로 선물을 주어 좋은 교우들과 만나 집단 안에서 협력하는 경험도 준다. 이러한 다각적 삶의 형태를 통해 인간은 성장하며, 또는 좌절을 맛본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삶의 다변적 상황을 분석하며 개인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정신분석이다. 정신분석을 하며 발견해내는 것들은 자신을 알려는 시도에 큰 도움을 주기에 '나'라는 존재를 한 번 제대로 들여다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건설적인 자기 분석을 이렇게 시도함으로 우선 사회 안의 개인인 자신을 발견케 된다. 이런 시도는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즉 그동안 활용하지 못하도록 억제되어 있던 특별한 재능을 발전 시키는 것을 넘어, 강인하고 완성된 인간 존재로서 강박에서 벗어나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던 잠재력을 개발하도록 도움을 준다. 물론 자기 분석에는 한 개인의 문제보다 더 포괄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그럼에도 개인을 분석함으로 좀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나도 모르던 내 상처를 발견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심리 탐구의 여정”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목차를 보면 혼자서 정신분석을 할 수 있을까를 염려하는 자들에게 자기 분석의 가능을 열어 준다. 물론 처음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나아가면 된다. 이 책은 그런 디딤돌과 같은 역할을 해준다. 아니 어쩌면 이 책은 전문가를 꺼리는 자들이 자기를 발견하게 되는 유용한 분석책이다. 내 안의 무언가가 자꾸 나를 방해하고 있는가? 내 성격에는 어떤 무의식의 힘이 작용되고 있을까를 알고 싶은가? 자신을 분석하면서 마주해야 될 것은 무엇이며, 자기 분석을 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가? 또한 계획적으로 나를 분석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자기 분석을 가로막는 장벽은 무엇인가? 에 대해 구체적 사례와 함께 설명을 잘해 준다. 그러므로 자신의 정신 세계와 내면을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정독함으로 자신을 마주하는 기회를 가져보자. 전문가 수준은 아니어도 준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기 분석의 한계는 존재함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저자는 끝을 맺는다. 인생이란 복잡한 설계도이다. 또한 자기 분석을 완결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해결되지 않거나 손도 대지 못한 문제는 늘 남아 있다. 저자에 의하면 완전한 분석은 없다고 말해준다. 정직한 대답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우주와 같이 늘 비밀스러움을 유지하고 있기에, 안다고 했지만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체념하고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확실히 분석이 더 명료해질수록,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수 있고, 자유를 더 많이 얻을수록 우리에게 더 유익하다.

그러나 재차 말하지만 완성된 인간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은 주제넘을 뿐 아니라 심지어 강하게 마음을 끄는 매력도 없다고 한다. 삶은 투쟁이고 노력이며 발전이자 성장이다. 분석은 이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라고 정직하게 말해준다. 따라서 넘 기대하지 말고, 또는 자신을 대면하면서 자신을 분석하는 기회를 놏치지 말고 시간을 내어보자!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그나마 위로를 받고, 삶의 문제 이면의 아픔을 발견하면서 내 삶을 치유하는 기회도 얻게 되지 않을까?

저자의 마지막 말로 서평을 마친다.

긍정적인 성취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력하는 것 자체에도 가치가 있다.

괴테가 파우스트에서 말했듯이 "언제나 갈망하며 애쓰는 자, 그를 우리는 구원할 수 있다"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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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체력을 위한 달리기 처방전 - 천천히 달리기의 과학
이슬기 지음 / 현익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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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달리기를 통해 체력과 면역력은

강화되고 군살과 피로감은 사라진다.

책상에 앉아 있는 직업이다 보니 체력은 급격하게 다운되고, 몸에서는 여기저기서 신호를 보내 왔다. '너 그렇게 살다간 100세 시대에 90은 커녕 70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 아닌 경고가 강박관념처럼 들려 온다. 몸이 무거움은 물론, 어느덧 뱃살도 조금씩 늘어 났고, 면역력이 약해졌는지 온 몸에 피부가 트러블이 일어나 3개월 이상을 괴롭혔다. 그래서 피부를 잘 본다는 피부과를 다녀 봤지만 해결을 못 보았다. 큰 병원에도 물론 갔다. 너무 괴로우면 자연스럽게 찾아진다. 그러나 대학병원에서도 답을 얻지 못했다. 스테로이드제 성분의 연고도 더이상 듣지 않으니 할말하앓이다.

한 대학병원에서는 피부과에서 꽤 잘 알려진 은퇴한 교수가 있었는데 30년 이상 피부과를 했지만 나와 같은 경우는 처음 본다고 한다. 어디가 잘못된 것인가? 건강보조식품이나 바디로션, 피부진정 수분케어 등 안해 본 것이 없다. 가려움 증상이 심하다 보니 심지어 햇빛 치료가 좋다고 하여 산으로 올라가 윗통을 벗어 보기도 했다. 한 자료에 의하면 햇빛을 쬐면 습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피부 화합물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화합물은 산화질소로 불리는 분자로 습진과 관련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염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비타민 D도 부족한데 겸사겸사 해보자며 며칠을 지속했지만 조금은 나아진 것이 있었으나 여전히 가려움 증상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였다. 온 몸이 원자폭탄이다. 너무 괴로워 다시 대학병원을 찾으니 이번에 장기이식을 한 사람에게 주는 '사이폴엔 연질캡슐'을 먹어 보란다. 부작용도 있는 약이지만 많이 먹지 않으면 괜찮다고 해서 먹었는데 놀랍게도 그날 저녁부터 전혀 가려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말이다. 1개월 후에 다시 재발하고, 사이폴엔 약은 위에서 거부(부작용)를 한다.

이제는 완전히 포기 상태로 '될때로 되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단계까지 왔다. 아! 무엇이 문제인가?

분명 내 몸은 건강의 적신호를 주고 있다. 위기의식을 느끼니 무언가는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 체력과 면역력은 강화되고 군살과 피로감은 사라지는 운동법에 관한 책이 나와서 독자의 시선을 빼았았다. 무엇보다 내 몸에 맞는 천천히 달리기를 통해서 피로 감소, 체중 조절, 심장 강화, 정신 건강 증진 등 이로운 효과과 이렇게도 많다고 하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죽음과 같은 위기를 겪으니 살려는 의지가 살아 났고,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천천히 달리면서도 체력을 강화 시키는 어쩌면 손쉬운 방법을 찾았다는 생각에 일단 책을 독파하기 전에 달려 보았다. 물론 생활 패턴과 게으름 때문에 일주일에 2번 정도 밖에는 달리지 못했지만 플라시보 효과인지 체력은 증진되고, 삶의 활력소가 생기는 거 같다.

책에 보면 거북이처럼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해답은 천천히 뛰는 심장에 있다!고 말해준다. 거북이 중에서도 170년에 달하는 수명으로 유독 장수하는 종인 갈라파고스 거북이는 분당 심박수가 6회밖에 되지 않는다. 즉 천천히 달리기의 가장 큰 효과는 바로 심장의 강화라고 저자는 말한다. 심장의 크기가 커지면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더 많은 양의 혈액을 몸에 공급할 수 있어 불필요하게 빨리 뛸 필요가 없어지며 또한, 전신에 산소가 빠르게 공급되기 때문에 강도 높은 신체 활동을 하더라도 금세 안정된 심박수로 돌아온다고 한다. 실제로 지구력 훈련이 잘된 선수들의 경우 안정 시 심박수가 약 40회 정도로 일반인에 비해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천천히 달리기를 통한 심장의 강화는 심장 건강과 직결되는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거북이의 예시처럼 오래도록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그러니 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고강도 운동은 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가고, 지친다. 그러나 저강도 운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며, 지금 당장 마음만 먹으면 된다. 더군다나 저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면 체력 증진에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 준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2030년까지 운동 부족으로 인한 질병이 5억 건가량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의 몸은 움직이지 않으면 고인물이 썩듯이 썩은 육체가 되는 것은 뻔한 얘기다. 그러므로 쉽고도 효과 있는 달리기를 통해 내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이미 5개월 전에 사둔 런닝화를 이제 제대로 활용해 보자.

책에 보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본능은 지구력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 지구상의 생물 중에 가장 멀리 이동할 수 있는 생물은 다름 아닌 인간이며, 그 지구력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비교해 유일하게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한다. 인간의 힘과 속력은 동물과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약하다. 그러나 인간이 동물을 사냥하고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지구력, 즉 쉬지 않고 걷고 달리는 능력에 있었다. 땀구멍이 있는 인간은 땀과 열을 피부로 배출시킨다. 그러나 동물은 땀구멍이 없어 오로지 폐에 의존한다. 강아지를 산책시킬 때 헥헥대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래서 휴식기가 필요하다. 이에 반해 사람은 쉬지 않고 장거리를 이동한다. 유일하게 쉬지 않고 땅에서 움직여서 이동할 수 있는 생명체가 인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본성처럼 인간은 오래 걷고 뛰어야 건강하도록 설계된 존재라는 것이다. p19

일리 있는 말이다. 어떤 글을 보니 "식후 백발짝 걸으면 99세까지 산다"고 한다. 그리고 노쇠는 다리에서 부터 시작하며 옛말에 수노근선고(树老根先枯)이고 인노퇴선쇠(人老腿先衰)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즉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은 다리가 먼저 늙는다는 뜻이다.

다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천천히 달리기를 해야 겠다. 무엇보다 체력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어 몸이 건강하면 생각들도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한다.(p28) 필라테스 강사인 저자가 실제 경험하였기에 더욱더 이 부분을 강조한다. 노인분들에게 노년에 가장 무서운 것이 뭐라고 물어보면 아픈 몸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요양원 침대에 누워 죽음을 기다라는 것이라고 한다. 몸이 무너지면 정신 세계도 무너지고, 치매 위험도 찾아 온다. 

걷기가 지금도 열풍이다. 그러나 독자 또한 걸어보면서 무언가는 부족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헬스 트레이닝을 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저자의 권면은 한 주에 2번, 1시간씩 운동을 하기만 하면 놀라울 정도로 건강 회복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피로감소와 체중조절, 면역력은 지금 나에게 당장 필요한 몸의 상태다. 무조건 숨차게 달려야 건강이 좋아질거라 생각했는데 천천히 달리기를 통해서 얼마든지 체력이 강화되고, 군살과 피로감이 줄어든다니 면역력이 최저 수준인 독자로서는 이 책을 믿고 달리지 않을 수 없겠다.

책은 달리기 자세는 물론 속력법에 따른 주법의 차이를 가르쳐 주고, 런닝화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또한 부상 없이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어 주는 운동법을 저자의 친절한 사진 설명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정말 부담은 적고 효과는 확실한 궁극의 체력 강화 운동인 달리기는 독자의 100년 체력을 위한 맞춤형 건강 프러젝트다. '그까짓 달리기 아무렇게나 하면 되지 책을 봐야 하나'라는 분들이 있다면 전문가가 괜한 전문가가 아님을 알면 좋겠다.

그래서 저자를 소개해 본다. 저자 이슬기는 현대무용을 전공한 움직임 전문가로, 차의과학대학교에서 스포츠의학 석사를 졸업한 필라테스 지도자이다. 호주의 물리치료 전문병원에서 클리니컬 필라테스 강사로 근무하였으며, 한국에 돌아와 기업에서 트레이너로 활동을 하였다. 이후 코로나로 인한 잠시 휴식기가 있었고, 무기력증으로 몸과 마음이 약해졌는데 대학원에서 운동생리학을 공부하며 체력을 회복하는 저강도 유산소 운동, 천천히 달리기를 처음 접하면서 체력이 회복되는 것을 직접 경험하였다. 지금도 일주일에 2회 이상 천천히 달리며, 건강한 삶을 누리는 저자는 코로나로 지쳐 있는 국민들에게 부담스럽지 않는 효과적인 운동법을 소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날을 잡아 천천히 달려보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책이란 언제나 그렇듯이 독자가 완성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책도 독자의 것이 되지 않으면 종이조각에 불과한 것이다.

이제 천천히 달려서 100년을 건강하게 마무리 짓자!!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슬기 #현익출판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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