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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탑 코드 ㅣ 글고은 아동문고 5
오정은 글, 강한준 그림 / 글고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
책을 접하는 계기는 다양하다. 일단 나는 베스트셀러에 현혹이 되어 사는 경우가 있고 아이들은 제목이나 그림의 유혹에 넘어가서 선택을 한다. 처음 [다보탑 코드]를 보았을 때 내가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다빈치 코드]가 생각이 났다. 혹시 제목의 표절인가? (나중에 책 속에서도 다빈치코드가 언급이 되므로 내 생각도 별로 틀리지 않았다.^^) 아니, 암호를 풀어가는 긴박감과 재미를 영화에서 오히려 약하게 표현되었다고 투덜되었는데 이 책과 어떤 관련이 있나 싶었다.
나는 TV를 잘 보지 않았지만 예전에 아이들에게 <느낌표>에 나온 74434에 대한 우리의 역사유물의 현실을 보여주었다. 정말 안타깝고 불행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김시민의 공신교서가 일본에서 돌아왔을 때 아이들과 함께 중앙박물관에 가서 보왔다. 아이들은 약간의 실망을 하였다. 한자로 쓰인 문서가 아이의 눈에 그다지 소중하거나 의미있는 것으로 보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아는만큼 보인다."는 역사의 진실은 증명되었다. 하지만 나는 우리 아이들이 가진 문화에 대한 지식과 유물에 대한 소중함을 위해 박물관 기행을 멈추지 않겠다 생각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과 라디오 뿐만 아니라 여러 책의 스토리 작가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한 사람인 것 같았다. 표지만 서문을 읽었을 뿐인데도 제목만큼 단순한 책이 아님을 알게 해주었다 그런데다 온가족이 함께 만들어 낸 출판물처럼 따스함이 묻어나왔다. 무릇 역사물은 고증의 절차를 피해 갈 수 없다.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작가의 몫이다. 프롤로그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아직도 의문이 남는 국보119호인 '연가7년명금동여래입상'의 도난사건이었다. 중앙박물관에서 봤을 때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이었다. 정말 개념없는 도둑에 대하여 화가 났다.
본책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것은 정말 어렵지 않았다. 주인공인 원호에 대한 표현에서도 통통튀는 생동감이 뛰어나왔다. 요즘 아이들의 개성에다 만화적인 과장까지 더해져서 글을 읽는 것으로도 상상이 되고 웃음이 퍼져나왔다. 오~ 대단한 흡인력인데. 의문의 편지로 암호를 받는 장면도 사건을 푸는 해결을 찾는 장면에서도 새로웠다. 김홍도의 그림에서 마방진을 찾을수도 있음에도 놀라웠다. 모든 것은 암호와 관련이 있고 힌트를 찾아가는 원호와 친구들의 활약은 지금부터다. 그리고 책을 읽는 중간에 있는 정보는 이 책이 단순한 동화가 아님을 알려준다.
시온의 도굴단과 벌이는 암호게임은 책을 읽는 내내 중단할 수 없는 중독 증세를 나타낸다. 그들은 항상 그렇게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 끔직하다. 나도 고궁박물관에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봤지만 이런 해석까지 가능한 지는 몰랐다. 수원화성에서 화성열차 체험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웃겼다. 애들에게 '니 맘을 다 알아!'하는 식으로 재미를 심어주었다. 삼촌과 한가한 씨의 등장도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역시 언제가는 끼어들 줄 알았던 문화재 약탈범인 일본인의 등장까지 스토리는 더욱 흥미진지했다. '바다알레르기'는 나름으로 웃기기도 하지만 황당했다 그렇게 서울에서 시작된 문화재 암호는 수원, 서산, 부여로 또 경주까지 시대의 구분없이 그대로 비밀을 쫓아가는 것 같았다. 결론은 다보탑에서 시온의 도굴단이 손대려고 한 돌사자상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우리의 문화재는 아직도 해외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에필로그의 몽유도원도 환수 소식은 우리의 꿈이었다.
마지막에 있는 해외 반출 우리 문화재는 정말 돌아와야 할 문화재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청주에 있는 고인쇄박물관의 진정한 가치는 <직지심체요절>이 원래 발간 된 곳에서 원본이 전시되는 것이며 외규장각 도서는 잃어버린 우리 역사 기록의 재현과 보존을 위해서도 돌아와야 한다. 당연한 일이 소송이라는 수단으로도 해결이 되었으면 하지만 결과는 요원하다. 그래서 우리아이들에게 이 책이 주고 있는 문화와 문화재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의무감을 강조하고자 한다.
혹시 아이랑 역사기행을 가고자하는 엄마 아빠들은 이 책과 함께 여행을 가면서 읽는다면 역사 유물이 우리에게 단순하게 탑이나 장소가 아닌 의미와 가치로 다가올 것이다. 의미있는 작업의 첫 단추는 함께 생각하고 나누는 것이다. "이 문화재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이고 정신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