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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 - 불평등에 분노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에 열광하다
헬렌 레이저 지음, 강은지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월
평점 :
밀레니얼 시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지칭하는 말로 정보기술(IT)에
능통하고 대학진학률이 월등히 높다는 특징을 가지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감소, 일자리 질 저하등의 어려움을 겪었고 평균 소득이 낮고 대학 학자금 부담을 안고 있고
이러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 출산, 내집마련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 세대이다. 지난 100년을
통틀어 역사상 가장 가난한 세대라고 불린다.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로 인해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삶에 실증을 느낀 젊은 세대들 사이에 '마르크스'가 부각되는 현실 앞에 저자는 '군살이 쫙 빠진'
사회주의를 이야기한다.
어떤 상상도 완벽하지는 않다. 만약 자신들의 사상이나 이념이 완벽하다고 한다면 광신도이거나
이상주의자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본주의는 위대하지 않다고 말한다. 물론 마르크스 주의자들도
수많은, 그리고 엄청난 실수들을 저질러 왔다. 그들의 이념에 반하는 행동들을 서슴없이 저지르기도
했고 심지어 그들은 평등을 주장하면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태연하게 저질렀다. 다만 그들은 '세상이
위대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이보다 더 열악한 이상주의다. 막연한 이상을
가졌기에 그 이상을 꿈꾸며 취하느라 눈 앞에 놓인 현실 상황을 외면하거나 혹은 못본척한다. '개인적
책임'을 주장하지만 정작 어느 누구도 책임 지려고 하지 않는 불합리한 구조가 자본주의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여전히 세상이 위대하다고 떠들며 헛 꿈을 꾼다. '개인의 책임'에 대한 마르크스
주의자들의 주장은 '지금 이 순간 역사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인간 개개인, 그리고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이다.
사업을 하는 목적은 이윤이다. 선하게 보이는 이들의 동기도 바로 이윤이다. 자본주의는 물질적 부의
추구를 가장 구체적인 동기로 삼고 움직인다. 그 결과 지구상의 가장 가난한 절반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부를 단 여덟명이 소유하는 아이러니를 만들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마르크스 주의자들의 사업 역시
이윤 추구가 목적이다. 이론상으로 개인의 이익이냐 공공의 이익이냐가 나뉠뿐 실질적인 목적은 이윤의
극대화이다.

이 책은 마르크스 이론의 가장 중요한 부분만을 골라 우리 시대의 언어로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을 전한다.
대학시절 유독 관심이 가던 분야가 마르크스가 이야기 하는 '소외'에 관한 부분인데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 낸 생산물에서 소외되었기에 이를 소유할 수 없고, 우리는 우리가
생산하는 것들의 생산양식에 개입하거나 접근하지 못하므로 이에 소외되었고, 우리는 마르크스가
생산자로서 우리의 '정수'라고 본 것(우리 인간은 만들고, 일하고, 계획하는 것을 좋아한다)으로 부터
소외되었으며, 우리는 우리의 동료들과 물리적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그들을 경쟁 상대로 보아야 하기에
동료 노동자들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결국 이와 같은 소외는 자주적 결정권이 박탈 당하며 집단행동에
대한 기본적 의무 마저 꺽어 버리고 결국 물질에 종속되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180여년전에 예언한
'소외'는 지금 이순간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더 가열차고 더 집요하게 적용되고 결국 노동이 노동자의
소외를 만드는 슬픈 현실이 반복된다. 희망은 '#희망'이라는 해시태그를 단다고 찾아 오는 것이 아니다.
마르크스의 이야기처럼 우리 스스로를 위한 희망을 생산양식에 짜 넣을 때 비로소 희망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저널리스트들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진실은 허상에 불과하다. 현재 자본주의
언론에서 '진실'에 가장 가까운 내용은 엄청난 이윤을 논하는 금융란이나 어쩌다 나오는 미담에서나
찾을 수 있고 이마저도 대부분이 허상이다. 민중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면 그들이 일하는 것을
들여다 보아야 제대로 알 수 있는데 그냥 밖에서 대충 살펴보고 글을 써대니 기사가 허상일 수 밖에 없다.
여전히 소외 받은 이들, 여전히 착취 당하는 이들, 여전히 핍박받고 고통 당하는 이들이 존재함에도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 한다면 저자의 표현처럼 쓰레기이며 악마의 똥구멍을 핥는 용도로나 쓰는게 나은
혓바닥이다.

저자는 자신을 늙고 실패한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말하며 밀레니얼들에게 자신들이 평생을 떠들어도 여전히
'철저한 쓰레기'(우리 자신을 '표현할' 필요성, 우리의 경이롭고 경계를 모르는 유동적인 정체성을 선언할
필요성, 우리의 자존감, 우리의 목소리를 전할 필요성)에 대해 전하며 진정한 공산주의는 단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기 때문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밀레니얼들에게 공산주의라는 작은 혼란 속으로
도전 할 것을 권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99%의 당신은 100%의 세계를 얻을 수 있다.
가서 쟁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