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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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존재를 형성한 건 내 고향이었다. 떠나보낸 가족, 떠나보낸 사랑, 몇 없는 친구, 나를 살아가게 해준 나무들과 내게 안식처를 제공해 준 모든 나무, 여기까지 오면서 마주한 모든 생명과 내 어깨에 내려앉은 모든 빗방울과 눈송이와, 하늘을 가른 모든 바람, 내 발이 닿은 모든 굽잇길과 내 손과 머리를 얹은 모든 곳과 지금 내 앞에 있는 것과 같은 모든 개울, 모든 생물과 조화롭게 주고받으며 산비탈에서 쏟아져 나오고 중력을 얻고 소용돌이치며 다음 굽이로 밀고 나아가는 개울 이라는 고향.
내가 아들에게 준 건 바로 이것, 내 존재를 지탱해 주는 이 땅이 었다고 말할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휴머니즘적 감동, 모성애의 끝판왕을 읽을 수 있는 작품.

독파 앰버서더 선착순 신청을 통해 제공받았다.
출간하고 나서 눈여겨 보았던 작품으로 표지가 너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표지보다 더 뇌리에 박혀버린 책내용!
주인공에게 커다란 시련을 주고 죽기전까지 고생시켜서 이겨내라는 내용이었다.


이 책은1950-1970년대 미국의 복숭아 농장을 배경으로 주인공 빅토리아의 생애에 관한 내용이다. 어린 나이에 이방인과 사랑에 빠지고 아이를 낳고 험한 세상을 혼자 살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자신의 목숨도 바친 모성애가 짙었기 때문이다. 막 셋째출산으로 모성애가 극에 달한 나는 이 책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며 읽었다.


어린 나이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집안 살림과 가족들 끼니를 전적으로 맡은 빅토리아의 고됨과 엄마를 잃은 슬픔을 누구에게도 공유하지 못하는 억압된 애도를 보며 빅토리아가 얼마나 주눅들어 살아가는지…

그러다 낯선 이방인과 사랑에 빠지고 그의 아이를 오롯이 ‘혼자서‘ 출산하는 장면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온몸리 부서지는 고통으로 타인의 케어는 필수인 출산을 혼자서 해내는 생존력에 그녀가 얼마나 강한지 상기시켰다.

그 이후 수년을 혼자 살며 복숭아 농장을 가꾸고 오롯이 혼자 살아가는 외로움을 감당해내는 모습은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일까?
스스로 행복해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빅토리아의 죄의식은 혼자만 짊어져야하는 것은 아닌데…


이야기의 후반부는 빅토리아의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데 그 과정이 드라마적이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극적인 스토리 라인으로 빅토리아가 살아온 이태까지의 삶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열린결말로 끝났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이 해피엔딩을 꿈 꿨을 것이다.


얼마전 이동진님의 유튜브에서도 추천되었다는 소식에 ‘역시’ 를 외칠 수 밖에 없었던 작품.
<가재가 노래하는 곳> 외에도 얼마전 읽은 <사방에 부는 바람>이 생각나는 작품이다.

온갖시련을 해쳐나가는 주인공과 더불어 모성애까지 가진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라면 재미가 없을 수가 없지!!!



이번 책은 독파앰버서더 활동으로 다산북스 출판사의 지원을 통해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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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니를 뽑다
제시카 앤드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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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젖니를 비틀어 잇몸에서 뽑아내듯, 살짝 비틀어 조심스럽게 파내고 나니 아주 작고 축축한 구멍이 남는다. 그것을 손가락으로 잡고 굴리며, 만약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그것을 지니고 다녔을지 궁금해진다. (중략) 그것이 덧날지.
아니면 내 몸이 그것을 분해할지 궁금하다. 어쩌면 나는 그것이 거기에 박혀 있는지도 모르고 평생을 지니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여성인 ‘나’가 상대방인 ‘당신’을 원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그려나간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나’와 ‘당신’이 나오는 챕터와 과거의 ‘나’가 성장하는 과정을 써내려간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달된다.

그와 함께하는 것이 안정된 관계가 아닌데도 안정감을 원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처럼 보이는 이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지속할 수 밖에 없는 ‘나’가 ‘당신’과 시간을 보내고 갈등을 겪으면서 서서히 콩깍지가 벗겨지는 과정이 매우 현실감 있다.



나도 이런 경험을 했었는데 (대학시절에) 나에게 너무 잘해주는 것에 눈이 멀어서 그 사람이 얼마나 못됬고 악한 사람인지, 내가 거기에 물들고 있는지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는데 조금 더 믿어보자, 변할거다 라는 믿음과 정으로 만남을 이어오다 헤어지게되었다.

이런 경험을 한 번쯤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그 뒤로 사람 보는 눈이 좀 좋아졌달까? 일단 모르는 사람은 경계하는게 좋더라는 이러쿵 저러쿵…



아무튼 책으로 돌아가면 젊은 시절 겪는 그 ‘사람’에 대한 애정과 욕망으로 ‘나’ 또한 그에게 매료되었고 ‘나’를 좀먹고 주눅들면서 그 사람에게 의존되어지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더라. 주변인에겐 아니라고 말하지만 주변사람들도 눈치채는 ‘나’의 변화.

책의 말미에는 흔들리는 젖니를 뽑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이 치유될지 덧날지, 어쩌면 평생 모르고 지니고 다녔을지 모른다는 문장에서 결국 ‘나’가 그 사람과의 관계를 깨닫고 이겨나가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아 다행임을 느꼈다.


누구나 살면서 이런 ‘젖니’같은 관계를 가졌을거라 믿는다. 중요한 건 이것이 나에게 득인지 해인지 깨닫는 것과 해가 된다면 과감히 뽑아버리고 치유되길 기다리거나 보살피는 것이라고 본다. 책에서는 ’사랑‘이 그 관계의 본질로 보여지지만 우정이거나 직장내 관계이거나 어떤 인간관계에서든 나타난다고 본다. 이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이겨내길 바란다. 나아가 몰랐을 사람들이라도 이 책을 읽고 ’비슷한 상황‘이라고 느낀다면 바로 ’맞다!‘고 생각하시길.
문제를 스스로에게만 찾질 마시길 바란다.
어쩌면 “뻔뻔스러울 정도로 나다워지는 것.”이 되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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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개정판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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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출판사 제공으로 읽은 마이클 코넬리의 <페어워닝>을 읽고 잭 매커보이 시리즈에 반해서 시리즈 시작인 <시인>을 읽었다.

이미 리뷰를 올린 댓글에서부터 <시인>을 찬양하는
인친님들의 추천에 힘입어 망설임 없었는데 역시는
역시… 거진 700페이지나 되는 벽돌책을 24시간 만에 읽었다.

<페어워닝>의 감동이 이제 시작이라니, 복받았다 😁

줄거리는 주인공인 잭 매커보이의 쌍둥이 형 션 매커보이 형사의 자살사건을 시작으로 이를 소재로 기사를 쓰려한 잭이 사건을 찾아보면서 자살이 아닌 타살인 것 같다는 추리를 낸다. 션과 비슷한 상황에서 자살처럼 보이는 사건들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FBI 수사에 참여하게 된다.


확실히 주인공인 잭은 매력적이다. 사건의 흐름을 따라잡는 능력이나 놀라운 추리력 그리고 운도 따라준다.
이렇게 매력적인 주인공 때문에 이 시리즈가 더 좋아진 것 같다. 결론은 <시인>의 다음 작품이 있다!
아직 죽지 않은 살인범!

그래서 내일 <시인의 계곡> 대출하러 가야지~
시리즈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데 잭 매커보이 시리즈는 챙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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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알 환상하는 여자들 1
테스 건티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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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출판사의 새로운 시리즈 ‘환상하는 여자들’의 첫번째 책은 <우주의 알>이다.


미국의 ‘바카베일’이라는 한 도시의 아파트 ‘토끼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써내려간 작품인데
줄거리는 c4호에 사는 블래딘 왓킨스가 ‘육체에서 빠져나온다’ 라는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해서 왜, 어떻게 브랜딘이 육체로부터 ‘빠져‘나오는지 서술한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방향 잡기가 어려웠다. 책의 장르가 무엇인지, 책의 시대 배경이나 어떤 사건을 가지고 이야기하는지 초반에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여러 등장인물이 각 챕터마다 화자가 되어 자기 얘기를 하던 초반이 지나자 이들 사이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확실히 브랜딘이고 같은 처지, 즉 위탁가정을 하던 남자 3명과 같은 c4호에 사는 것, 조앤은 그 아래층, 모지스 로버트는 조앤이 관리하는 추모 블로그 사망자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대충 이렇게만 알고 읽어도 초반 방향잡기는 훨씬 쉬울듯.


읽을수록 브랜딘이란 소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이 수상한 이야기에도. 이 작품은 어딘가 수상하고 오묘한 매력을 지녔다. 각 캐릭터들은 전혀 정상처럼 보이지 않고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토끼장‘이란 이름의 아파트.


그곳에서 진행되는 상식을 뛰어넘는 이야기는 사실 살짝 혼란스럽지만 계속 읽고 싶어지는 마약김밥(?)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여전히 ’환상하는 여자들‘이라는 슬로건의 시리즈가 갖는 의미와 방향성을 아직 모르지만 앞으로 출간되는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는 그 방향성을 찾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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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 선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3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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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더이상 사생활이 없었다. 쉬는 시간도 없었다. 임무 와 책임 외의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살인범이 자유 롭게 돌아다니는 이상, 날이 밝은 이상, 공원이 존재하는 이상,공원에서 노는 아이가 있는 이상, 오로지 수사만이 중요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 3번째이다. 앞 선 두 편보다 사건이 더 악독해졌다. 어린여자아이를 죽이고 강간하는 연쇄 살인범의 등장이다.

여전히 마르틴 베크와 그 주변 동료들은 잘 지내고 있으며 내가 읽기를 중단했어도 그들은 여전히 살았던 것 같은 흐름이었다.

어린아이를 강간하고 살해한 연쇄살인범의 등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충격적인 사건이다. 모든 사람들이 치를 떨며 모든 부모들은 아이들의 안위를 걱정하게 되는 사건이다.

많은 경찰인력을 동원해도 살인범을 특정할 만한 증거나 단서는 나오지 않는 시대에서 시민들의 증언은 사건을 풀어갈 중요한 실마리이다.

이번 책에서도 어떤 중요한 증인이 등장했고 거기에 마르틴 베크의 동물같은 감각이 이를 살렸다.
다만 너무나 허무하게 그렇지만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범인이 잡혔다.

이번 편에서는 더더욱 마르틴 베크의 활약은 없었지만 다른 범죄소설들에 비해 잔인함과 자극성은 없지만 너무 쉽게 읽혀서 좋았다.


좋은 기회로 마르틴베크정주행 활동이 끝났는데 이렇게 호흡이 긴 시리즈물을 꾸준히 읽은 적은 처음이라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등장인물들과 같이 호흡하고 살아가는 느낌이라 신기한 경험이었다.
다음 작품은 <웃는 경관>인데 다음편에서 마르틴 베크의 활약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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