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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9 - 인종.명종실록, 개정판 ㅣ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9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만화 한 면에 글이 한가득이다.
고등학교 때도 패스하던 사림과 붕당정치, 그리고 유명한 유학자들의 이론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인종.
어쩜..ㅠㅠ
단종처럼 태어나면서 어머니를 잃은 비극의 세자다.
계비가 그를 시기하는 것을 알고 동궁전에 불이 났을 때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죽기를 바란다면 죽는 것도 효도라면서 말이다.
다급하게 부르는 임금의 소리를 듣고 아버지에게 불효인 것을 깨닫고 나왔다고..
그래서인지 즉위 8개월 만에 돌아가시게 된다.
역시나 인종을 시기했던 욕망 중전(계비) 문정왕후는 결국 자신의 아들 명종을 왕에 세우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아들이 20세가 될 때까지 수렴청정을 하고
그 이후에도 명종은 어머니의 그늘 아래서 치세를 해야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자신의 의지로 국가를 다스려보려고 했으나 고작 2년 더 살았다.
문정왕후가 권세를 지게 된 것은 그녀의 욕심과 그 욕심을 받쳐주는 지혜 덕분이라고 하겠다.
이 여자(과격하지만)는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둘째 동생과 결탁해서 다 쳐내고 잘 산다.
그 둘째 동생은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고 사는데~
`끼리 끼리`라는 말이 여기에 적용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엽기커플
뭐 저 年이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다네.-_-
지금 읽는 선조는 이이라는 굉장한 유학자가 있었고
명종 시대에는 이 두 분이 유명한 분이셨다.
이황은 이미 피비린내 나는 현실정치를 맛보고 나온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정치를 얘기할 때는 묵언 수행을 하셨다 한다.
정치와 자신의 이론을 접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경험해 봤기에 그랬으리라.
반면 자신이 대유학자의 반열에 오르기 전까지 궁궐 실제 정치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조식은 오히려 더 강하게 현실정치에 대해 논했다고 한다.
이 두 인물 모두 한 시대에 필요한 유학 이론가가 아니었나 싶다.
이황과 조식은 그들이 거둔 학문적 성과만큼이나 다른 기질과 라이벌 의식, 그리고 그들의 사후에 일어난 제자들 사이의 경쟁 등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여기에 더하여 그 둘이 보여준 새로운 전형성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리는 몇 가지 전형들을 알고 있다.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입신을 꿈꾸는 출세주의자,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꾸기 위해 현실정치에 합류하는 개혁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바깥에서 뒤집기를 도모하는 혁명가, 세상과 담을 쌓고 숨어 지내는 은둔가.......
이황과 조식은 이런 유형에서 많이 벗어난 인물들이다. 이황은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놓으면서도 현실정치에 눈 감고 은둔을 꿈꾸었으며, 은둔하면서도 의리를 기본으로 한 학문적 성과를 내놓아 현실정치에서 척신과 대립하는 사림에게 이론적 밑받침을 하였다.
조식은 현실정치를 경멸하여 재야에 머물면서도 은둔자에 머물지 않고 늘 현실정치에 촉수를 열어놓은 채 가차없는 비판을 가했다. 혁명가는 아니었으되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이나 실천 중시의 사고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했다.(작가후기)
역사를 보니 왕 아래에 신하들이 잘 굴러가기 위해서나
학문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꼭 혼자가 아닌 두 명의 파트너가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한명회와 신숙주는 그 원리를 잘 알고 둘이 상생하여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
이황과 조식 또한 라이벌이면서 서로에게 의지하는 그런 대학자였으리라.
이후 두 세력 간 싸움인 붕당이라는 기형적인 세력이 나온다.
그들은 상생보다는 싸우기 바빠 유치하기 이를 데 없다.
딱 여기까지가 멋있는 조선.
그 이후 박시백 작가님은 왜란을 계기로 나라가 바뀌었어야 했다고 얘기하신다.
왕들은 힘을 잃고 유치한 신하의 권력싸움에 이리 흔들 저리 흔들~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사도의 죽음은 그와 맥락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