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5
정토웅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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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IQ를 측정하는 지능검사. 이 검사가 왜 보편화되었을까? 개인의 성장? 교육을 위해서? 천만에 전쟁터에 내보낼 최소한 사람을 골라내기 위해서였다. 명령을 이해하지 못해서, 엄폐할 때 혼자 돌격하고, 돌격할 때 적이 아닌 아군을 공격한다면 차라리 없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렇다면 근대 공교육은 왜 성립되었을까? 그렇다면 급식 또 왜 실시되었을까? 모두 교육이나 건강이 아닌 전쟁터에 필요한 병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유럽에는 왜 이렇게 많은 나라들이 있을까? 1차 대전 후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공중분해 되면서 많은 나라들이 독립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로켓, 우주선, 핵 모두 전쟁을 통해서 급격한 기술 발전을 이루게 된다. 이처럼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큰 영향을 미쳤다.

1974년부터 2007년까지 육군사관학교에서 전쟁사 교육을 담당한 정토웅이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전쟁 100개를 골라서 [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100]을 출간했다. 전쟁은 승패 그 자체도 매우 중요하지만, 복합적인 영향으로 발생하며, 오히려 전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서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 전쟁을 전문 용어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저술했다.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와 함께 전쟁의 천재로 불리는 한니발 그는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진격했고, 칸나에서 로마군을 포위 섬멸한다. 이 칸나에 전투는 이후의 모든 전투의 교과서가 되었고, 그를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그러나 그와 카르타고는 결국 로마에 패한다. 그는 어떻게 승리했으며, 카르타고는 왜 패했을까?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가 전쟁을 연구하는 이유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은 물론,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평화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항상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 5,000년 역사에서 70년 넘게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일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이런 평화 시대가 가능한 이유는 우리가 전쟁을 연구하고, 국방에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작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기습적으로 침공했다. 이처럼 전쟁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나며, 국가의 존망이 걸린 중대사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뺏긴 이후에도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으면 지금 우크라이나에는 친러 정권이 들어섰을 것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연구하고,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이는 전쟁을 위한 것은 물론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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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오사카/간사이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오사카/교토/고베/나라/간사이 여행 가이드북, 2024-2025 개정판 에이든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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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면서 구글 지도나 트립 어드바이저, 네이버 지도를 통해서 가고 싶은 장소를 찾곤 했다. 목적지를 찾을 수는 있지만, 가끔 오류도 발생하고, 엉뚱한 곳을 안내하기도 한다. 그리고 구글 지도 등은 배터리 소모가 극심하기에 보조 배터리를 여러 개 챙겨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다. 만약 여행중 배터리가 방전되면 아무 것도 찾을 수 없고,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 쉽상이다. 그때마다 작은 지도책이 있었으면 했는데, 여행 가이드 북은 너무 무겁고, 그 책에는 필요한 지도는 정작 몇 장 없다. 이러한 불편함과 갈증을 에이든의 여행지도가 해소해 준다.

일본.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관광지다. 코로나 전에는 한 해 700만 명의 한국인이 방문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00만 명 이상이 찾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 일본 중에서도 가장 핫한 곳은 어디일까? 바로, 오사카. 교토, 나라가 있는 간사이다. 특히 오사카는 한국인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식도락, 쇼핑으로 유명하며, 유네스코 유산이 몰려 있는 교토, 나라와 가까이 있다. 일본은 우리와 시차도 없으며, 특히 오사카는 잘 짜여진 교통망에 주유패스가 있기에 혼자서도 여행을 즐기기 쉽다. 그렇기에 이곳은 배낭여행, 혼여족의 입문지로도 유명하다. 이런 오사카를 여행 베스트 셀러로 유명한 에이든에서 드디어 여행 지도로 발간했다.


국내 여행은 스마트 폰이 방전되고, 길을 찾을 수 없을 때 다른 사람에게 길 등을 물을 수 있지만, 해외여행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일본 기타큐슈에 갔을 때 스마트 폰이 갑자기 고장 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걷기만 했다. 그 후 해외여행에서는 반드시 책자와 지도 등을 챙겨서 길을 떠난다. 그리고 이런 여행지도의 장점은 한 눈에 길과 위치, 주변 정보 등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지도는 정보가 생명이다. 이 책은 최신 정보를 담고 있기에, 맛집과 카페 등의 장소가 틀릴 가능성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이번 에이든의 2024~2025 오사카/간사이 여행지도를 보니 보니 지하철 등의 역의 위치는 물론 출구 번호까지 모두 표시했다. 그동안 많은 여행 책자와 지도를 봤지만, 출구 번호까지 표시한 것은 잘 보지 못했다. 각종 맛집은 물론 편의점과 맥도날드 같은 곳도 표시했다. 이런 세세함은 단연코 처음이다. 일본에 자주 가본 사람이면, 일본 여행에서 편의점의 편리성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그리고 돈키호테와 헵 파이브와 같은 핫플레이스는 별표로 한눈에 띄게 표시했다. 너무 자세한 정보라서 정작 중요한 곳을 찾기 어렵게 한 것은 아닐지 하는 걱정은 접어두자. 정말 지도 한장을 만들기 위해서 수 만 시간의 정성을 쏟은 저저의 노력에 감탄을 보낸다.

코로나 빗장이 풀린 이번 여름에는 오사카에 가지 못했다. 그러나 겨울에는 비행기 편이 많이 증설될 것이기에, 꼭 가보고 싶다. 그리고 오사카와 외에 나라와 교토는 물론 고베와 히메지성의 위치까지 표시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외 여행지 일본 간사이. 이번 겨울에는 에이든의 이번 책자와 오사카, 나라, 교토는 물론 아직 가보지 못한 고베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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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1 -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미국 폭격기 승무원들의 이야기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1
도널드 L. 밀러 지음, 이동훈 옮김 / 행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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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생중계된 걸프전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 두 번의 전쟁에서 개전과 동시에 압도적인 공군력으로 쉽게 적을 제압하는 모습은 이제 현대전을 대표하는 모습이 되었다. 이라크군은 두 번에 걸친 전쟁에서 미 공군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이제 현대전은 공군이 주력이 될 것이라고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공군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니 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전혀 뚫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전쟁은 오히려 전차 무용론에 종지부를 찍고, 다시 전차의 중요성을 세계에 각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2차 대전 당시 미국과 영국은 이런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폭격에 임했다. 그들이 주어진 25회의 임무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겨우 20%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전쟁. 융단폭격이라는 단어가 유명하다. 북괴와 중공군은 미군의 공습 때문에 낮에는 이동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방공망을 제대로 갖춘 나라라면? 나는 군 복무 시절 방공포에서 근무했다. 내가 사용했던 미사일의 명중률은 어느 정도나 됐을까? 무려 96%다. 그리고 그 나머지 4%도 못 맞 춘 것이 아니라 불량률 때문이다. 즉 사정권에 들어 온 적기는 미사일이 발사만 된다면 거의 무조건 격추된다. 그리고 이런 방공망, 화망은 하나가 아니라 2중, 3중으로 처져있다. 이런 강력한 방공망은 아예 적기가 접근하는 것조차 막아 버린다.

2차 대전 당시 대륙을 제패하던 독일군도 영국 항공전은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은 방공망이 갖춰진 독일을 종전까지 폭격했다. 도널드 L 밀러(이동훈 역)의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은 독일 본토 항공전에 참전한 미국 제8공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은 독일군과만 싸운 것이 아니었다. 1차 대전보다 3배나 더 높아진 하늘은 승무원들을 극심한 추위와 공포와 몰아넣었다. 그리고 생존율을 높이고, 더 많은 폭탄을 적재하기 위해서 내부는 극히 좁고 불편했다. 몇 년 전 영국 런던의 제국 전쟁 박물관(IWM)에서 본 2차 대전 폭격기의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더 좁았다. 그러나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서 이런 폭격을 그만둘 수 없었다. 전차를 전장에서 계속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생산조차, 못하게 한다면 그만큼 전쟁을 더 빨리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폭격이 이렇게 군수생산에만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적에게 피할 수 없는 공포심을 심어준다. 즉 심리적으로 적의 전쟁 의지를 없애는 것이다. “밤낮으로 피할 수 없는 재난을 기다리는 일은 영혼을 시들게 한다.”

이 책은 이처럼 미국 제8공군의 독일 본토 항공전은 기록의 통해서 폭격의 목표와 효율성은 물론 공습이 점점 정교해지고, 발전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석기 시대로 유명한 커티스 르메이가 일본 공습 당시 저고도에서 네이팜탄으로 일본군과 산업시설은 물론 민간인마저 불태워 버리기로 한 결론은 유럽의 하늘에서 수년에 걸쳐서 엄청난 희생을 거쳐 얻어낸 가장 전쟁을 빨리 끝내는 방법이었다. 이런 결론 앞에서 양심의 가책은 그냥 계산에 불과할 뿐이었다. 2차 대전 당시의 제2 전선이라고 하면 보통 노르망디를 생각하겠지만, 독일군은 이런 연합군의 폭격을 막기 위해서 투입한 전력은 이미 이탈리아군 전체 전력 이상이었다. 군 복무 시절 비가 오면 항공전 관련 다큐멘터리를 틀어 주곤 했다. 제대 후 시간이 흘러 책으로 미 제8공군을 중심으로 독일 본토 항공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끝으로 내 좁은 밀리터리 시장에서 꾸준히 좋은 책을 출간해주고 있는 역자와 출판사에게도 고마움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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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이부치 - 단 한마디를 위한 용기
최덕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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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마 시로 그는 교토 제16사단 소속으로 중일전쟁 참전한 인물이다. 많고 많은 당시 일본군 중에서 그가 유명해진 계기는 당시 남겼던 남경대학살의 기록을 50년이 지난 1987년 아즈마 시로의 일기라는 책으로 세상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는 책이 출간되고 6년이 지난 후 한 전우로부터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당한다. 그러나 일본 우익의 기대와 달리 이 재판에서 쏟아져 나온 각종 증언과 증거는 더 이상 남경대학살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다면 일본 재판부는 이런 증거를 인정했을까? 2심까지 공익성은 인정되지만, 사실인지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을 인정했으며, 일본 최고 재판소에서도 상고 이유가 없다고 하여 아즈마 시로의 최종 패소가 결정된다. 그는 1987년 난징을 방문해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으며, 난징에 관한 진술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는 곧 전우회에서는 제명당한다. 일본 법원은 그의 진술을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부정했지만, 세계는 물론 일본의 학계에서도 학살은 인정하는 분위기며, 당시 일본의 동맹 나치 독일에서도 이를 증언한 사람이 있다.

서울 고궁 투어를 한 적이 있는가? 경희궁에 가면 항상 일제의 만행을 이야기한다. 일제에 의해서 철저히 파괴된 경희궁. 이는 방송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관련 분야를 연구한 사람들은 아무도 이 말을 믿지 않는다. 경희궁을 훼손한 것은, 일제가 아니라, 대원군이며, 그 이유는 경복궁을 중건할 때 자재로 쓰기 위해서 허물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 학계 주류 또는 일부가 남경대학살 인정한다고 해서, 일본 사람 대부분이 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 방송과 일반인들은 여전히 이를 부정하는 사람이 많다. 최덕현의 [뚜이부치 – 단 한마디를 위한 용기]는 1988년 저자가 난징대학살을 처음 알게 된 이후 25년 만에 정식 출판한 책이다. 그는 아즈마 시로를 비롯한 가해자 일본은 물론 피해자 중국을 통해서 전쟁의 잔학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류애라는 희망마저 짓밟는 전쟁의 잔학성. 이 책은 상상을 초월하는 그 잔인함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이 잔인함은 허구가 아니라 생존자의 증언 즉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뚜이부치는 중국어로 미안하다는 뜻이며, 노년이 된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남경에서 사과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일본군의 위안부 문제, 증거가 차고 넘치기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이 단 한 번이라도 사죄한 적이 있는가? 어제는 8.15일 광복절이었으며, 이틀 전인 8월 14일은 위안부 기림의 날이었다. 과거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일본에 대한 반감이 이제 중국으로 옮겨간 듯하다. 그러나 역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는 반복될 수 있으며, 이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북유럽을 통해서 남경대학살의 문제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혹시 다음에, 관련 책으로 아즈마 시로의 8년간의 긴 재판 과정이 출판될 수 있다면 역사적 사실 앞에 선 인간의 현실 부정과 책임 회피, 터무니없는 왜곡 등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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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투 제로 - 걸프전쟁에서 싸운 영국 특수부대 정찰대의 처절한 참전 실화!
앤디 맥냅 지음, 이동훈 옮김, 김창모 감수 / 책미래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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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람보와 코만도 등을 보면 특수부대의 활약은 놀랍다. 혼자서도 손쉽게 적을 무찌르고, 무수히 많은 위험을 헤쳐내고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해 낸다. 그러나 현실의 특수부대도 그럴까? 순수 창작이 아닌 현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 중에서 걸작으로 불리는 새벽의 7인을 보면 그들은 하이드리히의 암살에는 성공하나, 단 한 명도 무사히 귀환하지 못한다. 최후의 2인은 성당 지하에서 생포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삶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700만을 동원한 인천상륙작전 그들도 업무는 완수하나, 단 한 명도 살아서 돌아오지는 못했다. 실제로 휴전 이후 국내에 침투한 북한 무장 공비들을 살펴보자, 청와대 폭파 등 침투 목적을 달성하고 제대로 돌아간 공비들이 단 하나라도 있었는가?

1996년 강릉에서 좌초된 잠수함에서 탈출한 공비들은 49일 동안 도주 행각을 벌였으나, 결국에는 전원 소탕되었다. 처음에는 김영일은 도주한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북한 TV에서 그동안 체포하지 못했던 그의 이름이 강릉자폭자 명단에 있는 것이 확인되기에 도주 중에 죽은 것이 확실해졌다. 그렇다면 강릉 무장 공비들은 도대체 어떻게 49일 동안 우리 군의 포위망을 피해서 도주할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그들이 직접 남긴 기록 즉 수첩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먼저 공비들은 보통의 생각처럼 밤에 이동하고 낮에 숨어있지 않았다. 그리고 극심한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렸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우리의 가을 산에는 도토리 등이 넘쳐나고, 90년대에는 이미 굶주리는 국민이 없었기에 민가에서 쉽게 식량을 탈취할 수 있었다. 오히려 경계 근무 중이라 함부로 자리를 이탈할 수 없는 우리 장병들이 갈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공비들이 남긴 수첩은 그들의 목적과는 달리 오히려 우리 군에서 테러를 대비하는 자료로 쓰이게 되었다. 그렇다면 특수부대원들이 직접 남긴 기록은 없을까?

걸프 전에서 싸운 영국 특수부대원들의 참전 기록이 90년대 영국에서 출판되었다. 그 책의 제목은 바로 [브라보 투 제로]이다. 99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며, 2015년에는 밀리터리 전문 번역가 이동훈이 번역한 책이 책미래를 통해서 국내에 출판되었다. 영국군 특수부대는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생김새도 달랐기에 현지인(이라크인)과 쉽게 구분되었다. 그러나 강릉에 침투한 공비들은 같은 민족에, 언어도 같기에 피아 식별이 힘들었다. 한 예로 경계 검문에서 암구호를 대지 못했으나 군국 장병이 송이를 캐러 온 주민(실제 작전 현장에 가끔 나타났다고 함)으로 생각했기에 군 장병을 살해한 후 도주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이 발생한 후 우리 국민 사이에도 이런 행위의 위험성이 심각하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브라보 투 제로는 내가 아는 참전 특수부대 대원들이 남긴 유일한 수기다. 그들의 생생한, 수기는 특수부대원들의 훈련 방법과 작전 내용은 물론, 극한에서 인간이 겪는 고통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이라크 열사 즉 뜨거운 사막이라고 생각했으나, 당시에는 30년 만의 강추위가 찾아와서, 경유가 얼 정도로 추웠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 특수부대원들은 어떤 방법을 취했을까? 극한 추위에 다다르면 인간은 어떻게 변할까? 표지판도 없는 사막에서 길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영국의 특수부대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도록 훈련했을까? 책의 이런 내용들은 우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북한은 휴전 후 수많은 도발을 했으며, 강릉에 침투한 공비들이 전원 소탕되었지만, 98년에 또 잠수정으로 침투하다, 전멸되었다. 즉 북괴는 아직도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언제 다시 공비를 침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불행히 이라크군의 포로가 된 것도, 한 목동의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강릉에서 생포된 공비도 현지 주민의 신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 책에는 특수부대원들이 잡히면 받는 고문에 대해서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강릉에 침투한 공비들도 전투력이 없는 대원들은 즉결 처형하고 도주했다. 이들이 잡히면 누설할 정보를 막기 위함이었다. 영국군들은 어떻게 그 고문을 견디면서 단 한 명도 정보를 누설하지 않았을까? 그들은 고문이 계속되는 한 아직 아무도 누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소중한 정보를 자신도 모르게 누설하지 않았는가? 강릉 무장 공비들은 국내 방송을 청취하면서 군의 배치를 파악했다고 한다. 당시 뉴스에서 필요 이상으로 자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군인들은 목숨을 걸고 지키는 정보를 누군가는 자신도 모르게 쉽게 흘리는 것은 아닌가? 방송국의 의식은 그때보다 높아졌지만, 앞으로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유튜버와 채팅이 심히 걱정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카톡이나 유튜버를 통해서 보게 된 적은 없었는가?

군인에게는 작전과 상황 발생 시 대처 방법이, 국민에게는 필요한 안보 의식이 이런 수기에 들어 있다. 우리 군이 앞으로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북의 도발은 분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이런 수기들이 꾸준히 연구되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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