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의 비극 동서 미스터리 북스 38
엘러리 퀸 지음, 이가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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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의 비극은 엘러리 퀸 추리 소설의 맛을 가장 잘 살린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퀸의 소설의 맛은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소설의 치밀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타 대부분의 소설들도 앞뒤의 인과관계에 의한 사건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퀸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 인과 관계에 관여하는 요소가 많을 뿐 아니라 독자로서는 그 하나하나의 요소를 파악하기 힘들만큼 치밀하다. 다르게 말하면 그의 (혹은 그들의) 소설이 독자로 하여금 어려운 퀴즈를 푸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점이 퀸의 매력이자 그의 소설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이 다소 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도 되지 않나 생각한다. 분명 하나하나 던져주는 힌트가 있지만 독자들은 (정말 기민한 독자가 아니라면) 웬만해서는 그것을 주워담기 힘들다. 나중에 사건이 다 해결되고 그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는 부분에서야 아~ 이런 것이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얘기는 곧 소설 전반에 있어 독자와 호흡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된다. 소설의 전반부에 이어지는 사건의 개요와 후반부의 사건 해설만 빼면 독자는 그저 레인이 하는데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이 소설은 두번 이상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처음 읽어서는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것이 많고 나중에서야 알았을 때는 그 모든 것을 간파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이 소설이 가지는 매력 중에 하나가 하나하나의 요소에 숨겨진 단서를 찾는 것이라고 할 때 이 소설은 결과를 안 다음 하나하나 되짚어 가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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