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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평전 ㅣ 역사 인물 찾기 29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요 몇 년 사이 체게바라 라는 이름이 대학생을 중심으로 하나의 상징적인 단어로 자리잡은 것 같다. 심지어는 고등학생들도 체게바라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이곤 한다. 아무래도 그러한 신드롬적인 현상에는 사상의 자유의 보장이라는 것과 함께 출판된 수많은 체게바라 관련 서적들이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그 중심에는 이 책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필자의 주위에도 체게바라 평전을 읽고 혁명을 이루겠다는 고등학생이나 세상을 뒤집겠다는 대학생들을 많이 보았다. 사실 그러한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이 책을 사봤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책을 접하기 전 게바라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은 과격 혁명주의자 정도였고, 나는 그런 것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도 그러한 생각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는 분명 과격 혁명주의자일 뿐인 것 같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 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그의 사상을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서 100% 그의 것을 따라하려는 사람들을 볼 때 그에대한 재해석의 부족함을 새삼 느끼곤한다.
하지만 그러한 현상은 이 책의 서술 방식에 기인하는 것 같다. 체게바라 관련 책 중에서 가장 많이 읽힌다고 할 수 있는 이 책이지만 그에 대한 설명은 예찬 뿐이다. 물론 작가가 게바라의 행적을 좇아가기 위해 노력한 모습은 충분히 보이지만, 그가 왜 혁명이라는 것을 택했고, 왜 그러한 삶을 살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당연히 그는 혁명이라는 것을 해야 됐고 혁명을 성공했으니 그는 당연히 예우해 줘야 한다는 논조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게바라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만 그 당시의 상황이 정확이 어땠는지, 그가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더 많은 설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한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이나 비판없는 글은 평전이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이러한 일이 가능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같지 않은 현실에서 같은 방식을 적용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