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의 비극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
엘러리 퀸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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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소설을 즐겨 읽기 시작하면서 가끔 왜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을 해 보곤 한다. 사실 처음에 크리스티의 소설이나 홈즈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그저 집에서 할 것이 없어서 시간 보내기 좋은 추리소설을 선택한 것 뿐이었다. 그리곤 차츰 추리소설을 많이 접하면서 추리소설에서 흥미를 느끼게 되고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하지만 그저 '재미있기 때문에' 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설명이 부족하다. 대부분 살인과 광기로 매듭지어지는 추리소설이지만 그저 잔인하다는 느낌보다는 인간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끔 만드는 요소가 있는 것 같다. 그가 왜 살인을 저질렀어야 했는가에 대한 물음이 생겼다고 할까. 그래서 추리소설에서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능력만큼이나 인간의 심리 묘사를 철저히 해난 소설을 선호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아직은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덮어놓고 읽는 수준이지만...)

 그런 면에서 봤을 때 Y의 비극은 최고의 추리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추리소설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사건의 치밀함과 그 의외성이 추리소설의 정점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의 구성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건은 연극의 한 장면처럼 하나하나의 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그러한 상황을 하나하나 종합하고 보면 처음에는 예측조차 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와버린다. 일단 정통추리물로서의 완벽함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Y의 비극은 거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는 다른 독자들과 의견을 달리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Y의 비극은 인간의 심리 묘사에 있어서도 수작에 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러한 심리 묘사 또한 치밀한 구성에 의해서 나온다고 할 수 있지만...) 가족들 간에 알 수 없는 시기와 암투. 그리고 하나씩 비밀이 밝혀질때마다 또 다른 사람이 되는 이간의 이중성. 그 모든 것들이 Y의 비극에서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필시 인간 심리 묘사에 있어 최고를 달린다고 하는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 이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리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정통 추리물을 고를 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도일과 크리스티의 소설에 식상했다면 퀸의 소설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새로운 자극을 받는 데는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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