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풍의 날
모르데카이 로쉬왈트 지음 / 세계사 / 1989년 5월
평점 :
절판


 이미 반세기 전 핵은 인류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핵은 세상에서 가장 파괴력 있는 무기이지 권력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핵을 없애지 못한 탓에 권력이 생기고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핵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진 무기가 나오기 전엔 핵이 없어질 수 없음은 극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지금의 핵탄두와 2차 세계대전을 마무리지었던 그것과는 엄연히 말해서 다른 것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른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핵이 지난 반세기 동안 인류에게 가장 큰 화두였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기실 그 동안 논쟁이 되었던 내용들은 세밀한 내용만 바뀌었을 뿐 큰 틀은 하나 변한 게 없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결국 같은 논쟁을 무한 반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1959년에 씌여졌다. 하지만 이 책에서 두려워하고 있는 핵의 위협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핵이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냉전 상황, 국가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지하호를 파고 국민들을 대피시킨다. 지하호에는 어김없이 권력이 생기고 균열이 생기고, 사랑이 생긴다.

 50 여년이나 지난 얘기라면, 그것도 막 전쟁이 끝나 그 고통이 극에 달했을 때 나온 작품이라면, 지금의 것과 사뭇 다른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슬프게도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이젠 식상하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지금 어느 작가가 핵에 관한 책을 쓴데도 이 작품과 썩 다르지 않은 작품이 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디스토피아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핵은 엄연한 현실이며, 미래다. 버튼 하나로 인류가 없어질 수 있는 상황. 앞으로 50 년 후에 똑같은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독자도 나와 같은 글을 쓰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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