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똥
유은실 지음, 박세영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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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똥 제목을 보자마자 강아지똥 이야기가 생각났다.

찾아보니 유은실 작가님이 권정생 작가님의 10주기를 추모하며 강아지똥을 오마주하여 만든 그림책이라고 한다.

글도 차분하고, 흡인력이 있다.

박세영 작가님의 동양화 기법을 사용한 그림도 우리나라만의 색채를 잘 느낄 수 있어서

글과 더욱 잘 어울렸다.

매 페이지마다 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길어야 한 계절을 살 수 있다는 송아지똥.

그 짧지만 긴 똥생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송아지똥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 삶을 어떻게 살고 있나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다.

연초에 수술을 하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괜히 마음이 불안하기만 하고,

남겨질 가족이나 후회되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죽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송아지똥은 짧은 똥생안에서 아름다운 것들도 보고, 좋은 친구도 사귀고,

불합리한 일도 겪었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잘 이겨냈다.

사실 송아지똥이 제일 부러웠던 건 좋은 친구를 사귀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삶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로도 멋진 일이 될 수 있고,

죽음을 의연한 자세로 맞이 할 수 있는 삶도 멋진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세상에서 희생을 하거나, 어떤 훌륭한 일을 하지 않아도 모든 존재가 다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살짜리 우리 아이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해 하지 않고 잘 들어주었다.

이렇게 글밥 많은 책은 조금 읽으면 바로 덮어버리는데

송아지똥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하면서 함께 읽었다.

그림도 꼼꼼히 살펴보면서.

어린이 집에 다녀와서도 읽어달라고 한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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