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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 - 발단 단계에 따른 아이 마음 들여다보기와 건강한 애착 관계 만들기
데보라 맥나마라 지음, 최다인 옮김 / 한문화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감정을 자극하는 달콤한 표지색과 제목과는 달리 이성적인 내용으로 가득찼던 책.
정말 오랜만에 육아 서적을 읽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나의 아이가 말을 잘 들어왔고,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말이다.
내가 나도 모르게 지향하고 있었던 것이 책에 나온 이런 애착육아였다. 원 제목처럼 (Rest Play Grow) 쉬고, 놀고, 자라는 과정에서 아이를 기다려주고, 아이가 자기결정권을 갖게 도와주고, 자아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일들.
내가 육아를 잘해서가 아니라 내가 어릴 적 받지 못했던 애정들을, 내가 받고 싶었던 만큼 내 아이에게 쏟아주고 있었다. 사실 아이를 위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한 보상인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자아를 존중해준답시고 불필요한 권위까지 쥐어주었다. 예를 들면 무슨 아침 먹고 싶냐고 묻는 일 같은 것 말이다.
사실 사례 중심의 책을 기본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의 상황과 딱 맞지 않는다면 크게 공감하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우리 가족을 지켜 본 것처럼 적어 놨다. 그래서 몹시 부끄러워짐과 동시에 다른 나라의 사람도 사는 게 별반 다를 것이 없구나 하는 안도감도 있었다. 또 내가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을 하니 미안한 감정도 들고, 자책도 많이 들었다. 또한 사례를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나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해 주어서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가장 공감이 갔던 내용은 아이는 한 번에 한 가지이다. 이 내용을 읽고 아이에게 적용해보니 좀 더 유연하게 문제 상황에 대해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응가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데 VOD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VOD를 정지시킨 후 기저귀를 빨리 갈고 와서 보자고 얘기하면 실랑이를 하지 않고 바로 기저귀를 갈았다. 사실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 될 일을 그 동안 너무 힘을 빼고 해왔다는 생각에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다.
한 사람을 사랑할 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왜 아이를 키울 때만큼은 그 것이 어려운지 모르겠다. 책에 나온 것처럼 아이들은 자신의 모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어른들은 그러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운다는 것이 나쁜 것만이 아니고,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한다. 이론상으론 알겠지만, 아이의 울음을 듣기 시작한다면 이성의 끈을 놓치기 십상이다.
특히 반의지에 대한 부분은 실천하려고 많이 노력해야할 것 같다. 자라면서 잘못했을 때 들어왔었던 물건이나 권리를 빼앗는 잘못된 방법들을 그대로 나의 아이에게 행하기 때문이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이에게 왜 세상에서 가장 나쁜 방법으로 훈육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가 나의 화내는 모습을 어린이집의 친구들에게 그대로 따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꽤 충격을 받았었는데, 그 충격이 생각보다 오래 가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도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보자.
-칭찬이나 보상으로 놀이를 변질 시키지 마라.
훈육은 미성숙이라는 무질서에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어른들이 동원하는 수단이자, 성숙이 결여된 부분을 보완하려고 사용하는 방법이다. 훈육은 아이가 자랄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