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 - 소란한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가장 고귀한 방법
나태주 지음, 보담 삽화 / 북로그컴퍼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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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시는 언제 읽어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참으로 좋다. 나시인이 쓰신 것처럼 “길지 않은 시, 어렵지 않은 시, 복잡하지 않은 시”가 밝고 따스한 색으로 그려진 그림과 어울려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기분 좋은 웃음을 띠게 만들고 마음이 촉촉해진다. 많은 시들이 직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게 쓰여져 있어 편하게 쉬이 읽혀서 제일 좋다. 학생 땐 그저 시험 대비하느라 시를 시로 읽고 느끼지 못하고 냅다 외우고 익히느라 바빴는데 말이다. 이리 좋은 시들이 가득하니 읽으면서 옮겨 적고 싶은 마음, 외워서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아마 다른 분들도 그러지 싶은데... 나만 그럴까? 다같이 느끼고 공감하길...


인생은 제멋대로 잘 사는 사람이 제일이다. 그 사람이 인생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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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러너
임지형 지음 / 상상스퀘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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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에 "마음에 좋고 몸에도 좋을 소설이다"라고 되어 있는데 안성맞춤 추천사다. 어째 그럴까? 하는 생각으로 읽었는데 읽고 나니 딱!인 추천사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도 공감하지 싶은데... 이 책을 한 줄 정리하라고 하면 "연희동 사는 연희의 달리기 이야기" 라고 하면 다일 것 같은데 그 속에 알멩이는 달리기를 통해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자신의 삶을 다시 계획하고 내 마음이 넉넉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보듬을 힘이 생긴다는 것. 읽다 보면 "어라, 나도 한 번 달려 볼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가벼운 단막 드라마 한 편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가볍게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아쉬운 점은 내가 아는 장편 소설과는 좀.... 이 분량이 장편 소설이라고? 하는 의문점이 든다. 

일단 장이 바뀌는 부분마다에 빈 쪽이 많고 장 제목은 본문 위에 넣어도 될 것을 새 장에 이름만 덩그러니. 책 값이 19,800원인데... 336쪽이라는 데 빈 쪽과 이름만 들어 있는 장만 47쪽이다. 그럼 실제 소설은 290쪽도 안되는 데... 후아~ 책 값이 이래도 되는건가? 창작의 어려움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구입해서 읽는 사람은 고려가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건 나뿐일까? 


다 그래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 늘 그런 식이 되더라구요. 미뤄지고, 잊히고, 결국은 사라지죠.”

내 안에서도 달리면서 어느새 달라진 호흡과 달라진 마음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몸의 리듬이 삶의 리듬을 바꾼다는 걸,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준비해도 계획대로 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전부를 바꿔놓기도 한다. 순간순간 망설임조차, 언젠가 중요한 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

달리기에서 배운 건 속도가 아니라 지속이었다. 그 경험은 내게 한 가지를 확신하게 했다. 계속 달리는 마음이야말로, 삶을 완주하게 하는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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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숙제 같은 인생을, 축제 같은 인생으로
이서원 지음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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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같은 인생을, 축제 같은 인생으로" 누구나 바라는 인생 아닐까? 나이가 점점 들어가니 때때로 내가 해내야 하는 의무가 숙제 같은데... 이 숙제 끝내면 좀 편해지려나?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데, 그것을 축제로 바꿔 보란다. 이게 가능하다고? 어떻게? 뭐 한 번 읽어나 보지 했는데 상담이 전문인 지은이가 자신의 살아냄을 쉽고 쉽게 풀어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짧은 글로 쉽게 쓰고 있지만 그리 쓰기 위해 지은이는 긴 글을 썼으리라. 자신이 고백한 대로. 숙제를 축제로 각운도 딱! 맞는 것이 쉼이 필요한 분들이 읽어 보면 숨 쉴 틈이 좀 생기지 싶은데 나만의 생각인가???


전해오는 서양 속담에 지혜로운 사람은 어두운 밤도 대낮이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대낮도 깜깜한 밤;이라 했다.”

많이 가진 사람은 있어도 충분히 가진 사람은 없다. 사람의 욕심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돈 부자로 살 마음을 내리고 마음 부자로 살 마음을 올리는 때가 오십 대여야 한다. 물질로 살던 인생 오전의 오르막길이 꺾이고, 마음으로 사는 인생 오후의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때이기 때문이다.”

그림은 화가의 붓을 떠나면 관람객의 것이고, 말은 하는 사람의 입을 떠나면 듣는 사람의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의 소유주는 듣는 사람의 귀다. 그러니 내가 하는 말에 대한 소유주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이란 모든 걸 받아주고, 그가 나아질 것임을 믿어주는 것이었다.”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 받지 못한 사람이에요.”

욕설이나 구타처럼 하지 말아야 할 걸 하는 것도 폭력이지만, 잘했을 때 격려칭찬보상처럼 해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도 폭력이다.”

우리는 일 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 일에 대한 해석 때문에 힘들다. 고대 그리스 에피쿠로스학파-”

지식은 밖의 것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고, 지혜란 내 안의 것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이 점점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이 점점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성공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고, 행복은 얻은 것을 원하는 것이다. 성공하기가 어렵고 행복하기가 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어릴 때 할머니는 말하기 전에는 늘 생각을 두 번씩 하라고 했다. 한 번은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나머지 한 번은 이 말이 듣는 사람에게 어떤 마음이 들게 할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

서로의 다름을 깍아내리려고 애쓰던 미숙한 신혼을 지나 서로의 다름을 예쁘게 봐주고 받아주는 원숙한 황혼이 되면,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나아지게 하는지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짧은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날마다 긴 글을 쓴다.”

숨만 쉬어도 먹는게 나이다. 나이는 벼슬이 아니다. 벼슬은 어떻게 숨을 쉬었느냐로 판가름 난다. 나이가 들어 어른이 아니라 나아져서 어른이다.”

말은 내용보다 말을 싸는 포장지가 중요하다. 누구나 차가운 칼 속에 든 솜 같은 말보다 따뜻한 솜 속에 든 칼 같은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즉 말하는 상대의 이야기를 자르지 않고, 내 편견을 섞지 않은 채 끝까지 꼼꼼히 들어 상대가 말하려는 의도를 정확하게 의도하는 것이 관계의 비결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고 명답만 있는 법이라, 부담 없이 나만의 명답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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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유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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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죠. 이미 삶이 끝났으니 더 이상 무엇인가 달라질게 없죠.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뜻은 죽음의 이유가 무엇인지 거짓으로 꾸밀 수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생물학적으로 무슨 이유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는지 말이죠. 유성호 박사는 우리 나라 몇 안 되는 부검의로서 자신의 경험으로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잘 살다 갈 수 있는 지 알려줍니다.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려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으나 막연함이 아니라 보기를 들고 알기 쉬운 의학 지식으로 왜 그리 되었고 그리 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 지 알려주니 한 번 읽어 보고 실천하면 사는 동안 좀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지 싶네요.


영화를 보면 관 속에 시신을 눕히고 꽃을 올려두거나 이별의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사망을 확인하기 위해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전통

당연하게 찾아오는 내일의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건강한 습관으로 만들어진 건강한 심장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음식물을 삼킨 후 10분 후부터 위장 운동이 시작되며 가벼운 식사는 2시간 이내, 중등도 양의 식사는 3~4시간, 과식할 경우에는 4~6시간 이후에 위가 비게 된다.”

식욕은 위가 아니라 뇌에서 봬는 신호입니다. 위가 비어 있으면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합니다. 빨리 식욕을 느끼게 해서 음식을 먹게 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죠. 그렐린은 위운동을 촉진하여 배고플 때 허겁지겁 음식을 빨리 먹게 만드는 호르몬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위에 음식물이 가득 차면 이번에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지방세포에서 분해됩니다. 렙틴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이제 그만 먹어도 된다는 신호를 뇌에 보냅니다.”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멍들고 다친다는 단순한 묘사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혈관을 찢고, 장기의 기능을 손상하고, 몸의 정상적인 흐름을 망가뜨리는 일입니다.”

“DNA는 고유 식별 코드이지만 놀랍게도 모든 사람은 99.9%의 동일한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DNA99.9%는 모든 인간이 공유한다는 뜻인데요. 32억개 중에 단지 0.1%320만 개만이 차이를 갖고서 각자의 고유성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간병은 사랑과 책임의 이름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무게는 가족의 몸과 마음을 서서히 짓눌러온다. 환자의 고통 뿐만 아니라 그 곁을 지키는 사람의 삶도 병 속에서 함께 소모된다.”

암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예방뿐입니다. 암을 완전히 예방하는 뾰족한 방법은 없지만, 암에 걸릴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좋은 것을 하는 것보다 나쁜 것을 하지 않는 편이 더 중요합니다.”

술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왜 사람마다 반응이 다른지, 술이 무슨 장기를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술을 단죄하기보다는 내 삶과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술을 이해하자는 것입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에는 성별이나 체격의 차이도 있습니다. 체격이 큰 사람들은 똑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몸의 혈액양이나 체액양이 많기 때문에 낮은 농도로 퍼지게 됩니다. 또 여성은 위에 있는 알코올 분해 효소의 밀도가 남성에 비해 70%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알코올을 주로 해독하는 간의 크기도 작기 때문에 술에 더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국립알코올연구소와 질병통제예방센터 및 WHO에서 공식적으로 권장하는 음주량은 하루에 남자 4잔 이하, 여자 3잔 이하입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표준 음료의 기준이 알코올 10g이므로 20도 소주 1잔이 표준 음료에 해당하고, 40도 위스키는 약 30ml, 12도 와인은 105ml, 5도 맥주는 250ml1잔으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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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 기술이 경험을 대체하는 시대, 인간은 계속 인간일 수 있을까
크리스틴 로젠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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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책 이름부터 무시무시하다. 경험이 쌓이고 쌓여 진화 되면서 지금에 이르렀는데 경험이 멸종된다고?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읽었다. 

왜 멸종이란 표현을 썼는지 책을 읽어 보면서 한 번도 생각 못했던 부분도 깨닫게 되고. 안 그래도 너무 빠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면서 살아야 하나 싶은데....

내가 원하지 않아도 마구 변해가는 세상, 마구 바뀌어도 괜찮은 걸까? 편리함, 생산성, 효율성.... 다 좋긴 한데 인간성이 결여 된다면 그건 좀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 어렵다.


과거의 기술이 인간의 감각을 증폭 시키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의 기술은 자신의 감각을 불신하고 대신 기술에 의존하도록 우리를 훈련 시킨다.“

신체적 신호, 표정, 어조를 읽을 수 있는 대면 대화는 더 깊고 매끄러운 사회적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프레드릭슨은 <심리 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를 이렇게 설명한다. ’다른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인식하고 그들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을수록 건강해집니다.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주변 사람들을 잠깐도 알은 척하지 않고 스마트폰 화면에만 집중하는 것은 사회적 무관심이 아니라 사회적 유리civil disengagement. 오늘날에는 이런 사회적 유리가 공적 공간의 표준이 되고 있다.”

근접성은 공적 공간에서의 인식과 안전에도 중요하다.”

프랑스 철학자 시몬 베유는 말했다. ’관심은 가장 희귀하고 순수한 형태의 관대함이다. 물리적으로 구현된 존재로서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 즉 같은 공기를 마시고, 말로 하지 않은 서로의 감정을 느끼고, 서로의 얼굴을 보고, 서로의 몸짓에 공감하는 것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주려면 그의 물리적 존재에 시간을 할애해야만 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이런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우리는 자신의 활동을 기록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한 일을 보여주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아이들에게 그림 그리기가 중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림은 글을 읽고 쓰기 전에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주변에 있는 대상을 그리면서 크기, 비율, 가능성 등에 대해 배우는 것은 자신이 속한 구체적인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학생들이 뒤쳐진다고 해도 기술에 책임을 묻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금 부족이나 부모의 투자 부족을 탓할 뿐이다.”

지루함을 다루려면 자기 조절이 필요하다. 그 느낌에 어떻게 대처할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목적 없는 지루한 일상적 경험을 마주했을 때 우리의 주의를 빼앗는 기술에 의존한다. 주의를 빼앗는 오락거리는 너무나 많고 그것들은 주의력을 좌초 시키는 사이렌의 섬과 같다. 사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기들은 지루함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서 지루함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의를 다른 곳에 맡겨서 지루함에 대처할 필요가 없게 한다

다른 인간과의 대면 경험은 타인에 대한 건강한 존중과 공감을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쾌락은 디지털 형태로 더 쉽게 소화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치명성이 제거된다. 그러면 쾌락이 완전히 탈바꿈 된다. 때로 쾌락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서 조작된 경험, 즉 위험보다는 통제, 우연보다는 검색, 변덕보다는 알고리즘, 개인 정보 보호보다는 편의를 우선한다. 다시 말해 쾌락의 가장 큰 변화는 쾌락의 상당 부분이 데이터화 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최근 먹은 음식의 사진을 올리고, 핀터테스트에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이 꿈꾸는 집의 사진을 올린다. 쾌락, 즉 자신과 타인의 쾌락은 대중 오락의 한 형태가 된다. 또한 쾌락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었다. 목적은 우리의 데이터를 가장 높은 값을 부르는 곳에 판매하는 플랫폼과 공유하는 것이다.”

기술은 세상을 변화 시킬 대상으로 보라고, 최신 앱이나 도구로 변화시켜서 개인화된 편리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보라고 우리를 부추긴다. 노직이 염려했던 것처럼 기술이 우리 삶을 대신 살아주는 상황은 펼쳐지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이런 기술을 통하지 않고, 이런 기술이 조장하는 행동에 부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삶의 방식을 수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테라스에서 무지개를 촬영한 것처럼, 오늘날 모든 경험을 디지털로 기록하려는 충동은 기술로 매개되지 않은 현재에 참여하는 즐거움을 없애버렸다.”

메타는 인간이 더는 물리적 세계에 제한 받지 않는 공유형, 몰입형 VR공간, 즉 메타버스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메타meta(그 너머)’유니버스universe(우주)의 합성어다. 일상생활에서 실제 경험을 가상의 매체로 여과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보니, 이미 그 구분이 모호하게 느껴질 정도다. 동시에 물리적 장소가 우리 삶에서 발휘했던 힘, 좋든 나쁘든 특정한 공동체에 기반을 두고 우리의 우정과 커리어를 결정하게 했던 방식은 약화되었다. 커뮤니케이션 학자 조슈아 메이로위츠는 사람이 있는 곳과 그가 알고 경험하는 것의 관련성의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모바일 기술이 발명되기 훨씬 전에 프랑스 철학자 시몬 베유는 뿌리 뽑힘uprootedness’을 현대의 질병이라 불렀다. 베유는 현대인의 지역사회 참여 부족과 장소에 기반한 유대 관계의 부족을 우려했다. 오늘날 우리는 기술이 가져온 뿌리 뽑힘을 수용하고 그것을 연결또는 이동성으로 재정의한 다음 이를 일과 여가의 표준으로 삼았다. 우리가 장소 없는 모바일의 미래로 달려가면서 시민 생활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장소의 개념을 잊어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매력적이고 새로운 방식이 발견되면서 오래된 방식은 짧은 추도사 조차 없이 사라지고 있다. 당연히 그것이 인간의 존재 의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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