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대각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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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작품이라 간만에 읽었는데 그냥 그렇다. 잘 쓴 이야기이긴 한데...

주인공 여성 둘이 너무 잔인하게 쓰여져서 읽는 동안 편치 않은 기분.


"극장이나 공연장에 갔을 때 출입구에 큰 기둥들이 서 있는 거 혹시 본 적 있어? 화재가 발생해 사람들이 대피할 때 감속 장치로 쓰이게 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설계한 거야.”

게임을 하는 동안은 남에게 밉보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한테 내리는 가치 판단에 대한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어. 게임에 집중할 때는 유년기의 상처도,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아픈 몸에 대한 걱정도 다 사라져. 오직 게임 그 자체만 남아.”

게임은 어른이 아이처럼 행동해도 되는 최후이 공간이자 유일한 공간이야. 그런 사실이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거지. 또한 게임에서는 부당하고 사악하고 잔인한 행동도 얼라든지 허용돼. 그게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 게 아니니까. 게임이 끝나는 순간 모든 게 멈추잖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버네이즈는 선전 선동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군중은 합리성보다는 충동의 지배를 받는 존재들이다. 민주주의에서는 강요하지 않고도 대중의 의견을 조작할 수 있다. 역지로 강요하기보다 대중에게 영향을 미칠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래야 대중이 자기 스스로 한 선택이라 믿게 되고, 집권 세력에 정하하려는 경향도 약해진다.”

일단 공포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지성은 무력화되지. 군중은 먼저 행동에 나서는 사람들을 무조건 따라 하게 돼 있어. 군중은 게으르거든. 아무리 어리석은 행동도 그들은 그냥 따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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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대각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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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를 알고 읽으면 더 흥미진진했을텐데 안타깝게도 아는 게 없어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아서 읽기에 조금은 힘들었던 이야기.

함께 하는 집단의 힘을 믿는 니콜과 뛰어난 개인의 힘을 믿는 모니까. 두 여성 체스 천재의 이야기를 현대사에 굵직한 사건과 연결하여 잘 버무려 놓은 이야기. 나는 뭐 흥미진진 또는 손에 땀이 날 정도의 긴장감 없이 그냥 읽었고 목적을 위해서 지구를 체스판으로 사람들을 체스판 위의 말로 여거 소모품으로 사용하는 듯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그 이유는 현실에 있었던 커다란 사건들을 잘 녹여 넣어서인 것 같다.


무지개뱀들은 인간들을 물가로 데려가 생명체를 존중하고 땅을 보살피는 방법을 가르쳤지. 그러고 나서 다시 땅속으로 돌아가기 전에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보호자에 불과함을 명심하라고 했어. 혹여 이기심이나 탐욕 때문에 권력을 남용하고 땅을 훼손한다면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인간이 이 세상에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무섭게 경고했지.”

다름의 문화, 그것이 바로 제가 홀로 대 모두에서 강조한 가치입니다.”

가로로 길쭉한 동공은 최대한 시야를 넓혀 주어 포식자의 출현을 감지할 수 있게 해준다. 세로로 긴동공은 먹잇감과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해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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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가게 글월
백승연(스토리플러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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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발달로 전자우편이 일상이 되고, 휴대폰이 필수품이 되면서 톡으로 소통하면서 종이로 된 편지는 우리 옆에서 자리를 지키기 어려운 요즘이다.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 쓴 손편지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따스함을 나눌 수 있는 편지 가게 "글월"이 배경인 이야기가 담담하고 따스해 팍팍한 일상과 경쟁에 치여 상처투성이인 우리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지금처럼 노을이 지고 슬슬 배가 고파지는 시간을 효민언니는 놀이터에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고 불렀다.“

산산조각이 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진심이라는 건 물속에 떨어진 한 방울의 잉크처럼 끝없이 퍼져 어딘가에는 도착하기 마련이었다.”

글월에도 종종편지지 모양이나 무늬, 색 등을 보며 자기 과거를 소환하는 손님들이 있다. 결국 글이라는 건 과거라는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물 한 동이라는 재료가 필요했다. 서툴고 부끄러워도 물 한 동이를 꺼내야 다음 할 말이 차올랐다. 그렇게 과거라는 우물을 정화한 사람은 현실에서도 자기 마음을 투명하게 볼 줄 알았다.”

이메일이나 톡과 달리 편지는 내용만 있는 게 아니라 글씨체도 있잖아요. 편지에 그림을 넣기도 하고요. 또 어떤 펜을 썼는지에 따라서 분위기가 달라지고요. 그래서 더 진심이 담길 수밖에 없는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뭘 하고 싶은지만 잊어버리지 않으면 돼. 그럼 좀 더디고 절룩대도 다 제 갈 길 가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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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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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잘 이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주가 탁월한 김호연 작가 작품답다.

"불편한 편의점1, 2"도 그렇고 이번 "나의 돈키호테"도 마찬가지고.

막힘 없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에 푹 빠져 한 번에 후루룩 읽었다. 역시나...

지금은 찾아 보기 힘든 비디오 테이프 시절에서 드론으로 촬영하는 현재까지를 한 단어 돈키호테로 풀어낸 이야기.

읽으면서 소설판 "시네마 천국"인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생계를 유지한다는 건 남의 돈을 내 돈으로 만드는 것이고, 관객이든 고용주든 누구라도 내게 돈을 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예전에 누군가 내게 말했다. 사람 성격 안 바뀐다고, 하지만 성품은 만들 수 있다고. 성격을 다스려 성품을 만들면 된다고.“

리더는 서 있다 보면 외롭거든. 외로우니 옆에 와 말 받아주고 알랑대는 놈들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어요.“

지식인은 많이 배운 사람이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 세상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들어선 봉안당 안은 마치 수백 체의 집이 모여 있는 사자死者 들의 아파트처럼 보였다.“

출소해보니 독재정권이 사라지고 새 세상이 온 줄 알았는데, 여전히 힘 있는 놈들이 다 해 먹고 있더구나. 정말 다시 감옥에 가더라도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정치꾼, 입맛대로 법을 휘두르는 법관, 지들 배만 채우는 재벌, 그리고 부패한 고위공무원 나부랭이 다 무찌르고 싶었다구.“

열정이 광기를 만들고, 광기가 현실을 박차고 나가는 인물을 만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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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동기화, 자유 - 자유를 빼앗지 않는 돌봄이 가능할까
무라세 다카오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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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일본 "요리아이의 숲"이라는 요양원에서 돌봄 노동을 하는 사람인데 일을 하면서 노혼, 인지장애를 겪는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겪고 느낀 점과 자신의 생각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대한민국도 곧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는 데 지금과 같은 정도의 시설과 돌봄 인력으로 잘 운영하려면 우리 보단 먼저 경험한 일본의 돌봄 체제를 익혀두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부모 그리고 언젠가는 내 이야기가 될 수 있으므로.


만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끝없이 정교한 올바름을 추구하는 세계에서 의 주관 따위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드는 방법론에 의 느낌은 전혀 필요 없지요. 하물며 의 생각 따위 장해물일 뿐입니다. 그렇게 는 점점 사라져갑니다.“

집에는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의 생활이 새겨져 있다. 집이라는 공간에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고여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이 어떻게 신체 기능을 읽어버렸는지 집은 가르쳐준다.“

죽을 때는 언제나 혼자다. 혼자 죽는 건 각오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제어해서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집에 돌아가니 어머니가 죽어 있었다.’ 이 문장에는 사실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지 않은가.“

”‘노화=부자유라는 등식이 뇌리에 새겨졌다. 내 착각이었다. 입보다 유창하게 말하는 눈빛,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동자,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무당과도 같은 말솜씨, 독창성 넘치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창의력, 에너지가 흘러넘치는 혼란, 자신의 위기를 남 일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감각, 신념으로 가득찬 주관, 추종을 불허하며 뻗어나가는 사고, 순발력 있는 지성, 체력과 비례하지 않는 지속성,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도약력. 노쇠한 사람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꿔서 적어 본 것

늙은 몸은 사람마다 다르게 변형되어 있다. 몸의 일부는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기도 하고, 일부는 쉬지 않고 움직이기도 한다.“

노쇠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몸에 손대게 한다. 그 몸을 맡은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손을 댄다.“

수명이 다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손대는 방식도 달라진다. 식사, 배설, 목욕, 수면, 등의 행위가 이뤄지도록 하는 손대기에서 생명을 느끼기 위한 손대기로 변화하는 것이다.“

신체장애 때문에 특정 행위를 잃는 것이 아니라, 행위의 방식이 바뀌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말하면 신체장애가 없는 몸과 신체장애가 있는 몸에는 각각의 몸에 맞는 활동과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설령 시간과 공간을 가늠하지 못하고, 기억이 어렴풋해도 그 사람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이라는 것은 몸이라는 자리에 쌓인 시간일 듯싶다.“

어르신들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고 있었다.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어르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자유를 억누르는 것을 금지하면서도 말은 그렇지만,이라고 태도를 바꿔 속박하거나 가두어도 괜찮은 이유를 노혼인지저하증등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돌봄 현장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필사적으로 숨기고 있다. 돌봄을 정성스러운 무언가로 채색함으로써 떳떳하지 못한 가해자성을 사회 전체가 숨기고만 있는 것이다.“

자유와 안전은 서로 밀어내는 자석처럼 사이가 나쁘다.“

돌봄의 묘미는 하나의 행위를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과정에서 그때까지 몰랐던 가 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협력 체제가 제때를 맞추지 못해서 더 이상 못버티겠다 싶으면 도망쳐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설령 고의가 아니라 해도 반사적으로 어르신을 넘어뜨리거나 하기 전에 도망쳐달라고. 육체의 한계가 얼마나 무서운지의식하면서 일하기 바란다고. 최종수단으로서 도주를 시설장의 책임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거의 모든 이야기의 공통점은 그 순간 창작되어 다시 들을 수 없는 것이다.“

한꺼풀 벗겨보면 이야기에는 지어낸 사람의 기쁨, 슬픔, 분놀, 작은 죄의식 등이 숨어 있다. 그것은 그 사람이 그 자체인 것이다. 그런 이야기에서는 사실보다 진실의 존재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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