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결 없는 파편들의 사회 - 한국 2060 여성들의 일 경험과 모험
김현미 지음 / 봄알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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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직장 생활 속에서 느꼈던 이야기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또 참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직장 생활.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와 견주어 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들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한 불평등과 차별.

할 말을 조금이라도 하기 위해서 난 승진을 접었다. 또 경력이 쌓여가고 나이가 들면서 그래도 할 말은 좀 하면서 일 했다. 그나마 난 비혼이었기에 가능했던. 

같은 사람인데...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는다는 게 지금도 앞으로도 이해불가.

이런 책은 고등학생 이상 연령대가 모두 읽고 토론을 해야 할 것 같다.

누구나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출생률이 0.7, 인구절벽 이런 걸 고민하지 말고 제대로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임금 노동과 돌봄 노동은 시간, 정서, 노력 면에서 갈등 관계에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여성이 20대 내내 일련의 노동을 위한 일사이틀 거치고 있다. 취업 설명회, 국내외 인턴, 기업 인턴, 정부 지원 교육 프로그램 훈련생, 예비 사회적 기업 인턴 등 수십 개의 일 아닌 일을 경험한다.”

여성에게 능력의 범주는 학력, 자격증, 경험뿐만 아니라 잘 관리된 마른 몸, 애교 있는 말씨와 꾸미는 솜씨 등을 모두 포함한다. 때문에 딸이 일터에서 여성에게 기대하는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모부는 일터 밖에서 이 과정에 참여한다. 특히 기업이 원하는 여성 신체를 만들어내는 데 중산층 모부는 상상 이상으로 관여하는데, 중요시되는 것은 팔릴 수 있는 느낌을 만드는 일이다.”

사회 구조적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개인이 위치한 다중의 특권과 피해를 동시적으로 사유할 때 행동이 된다.”

우리 사회는 기존의 아들 선호와 남성 중심 질서에서 벗어나 성 평등으로 향했다기보다는 가정 내에서 딸들에게 더 많은 의무와 높은 역할 기대를 부여했다.”

“’여자라서‘ ’여자니ᄁᆞ‘ ’여자지만 같은 말은 일터에서는 취약함과 동일시된다. 이곳에서 여성성은 종종 진정한 노동자가 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그 무엇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돌봄 공백을 메울 다른 이의 노동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터의 성 평등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몇몇 여성이 어떻게 성공했느냐가 아닌, 왜 여성이 일터에 오래 남을 수 없는가를 집요하게 물으며 답을 찾아야 한다.”

적대적 성차별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강력해야 한다는 신념에 의해 생겨나며 동시에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으려 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포함한다. 이런 우월감과 두려움은 여성에 대한 통제로 이어지는데, 성적 괴롭힘, ‘여성적매력에 대한 과도한 찬미, 무시, 위협, 부정적 평가로 수행된다.”

온정적 성차별은 가부장제의 시삭에서 여성성을 긍정하는 만큼, 성 불평등에서 그 역할이 결코 사소하지 않다.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은 집단에게 호의를 베풀면서 해당 집단의 종속성을 지속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온정적 성차별주의자들은 권위를 갖는 역할에 여성이 맞지 않는다고 믿으며 때문에 여성을 관리자, 의사결정권자, 리더의 자리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다.”

고성취주의인 많은 관리자가 여성들의 능력은 시간적 한계가 있다고 믿는다. 여성들은 결혼, 육아, 번아웃, 건강 악화로 일을 그만두거나 예전만큼 많이 할 수 없게 된다고 상정하며 때문에 사람이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필요한 휴식, 승진, 훈련, 교육 등을 제공하는 노력을 상대적으로 투여하지 않는다. 이는 능력주의 성차별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성차별을 보여준다.”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은 유연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자리의 잦은 이동을 애매모호한 횡적 이동이라 불렀다. ‘애매모호한 횡적 이동이라 표현하는 이유는 전문성 확장, 사회적 지위 상승 등 더 좋은 조건을 따른 상향 이동이 아닌 형태의 이직이 늘고 있가 때문이다.”

현대의 직장에서 젊은 여성은 가만히 그저 대상화되는 직장의 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발적으로, 기꺼이 분위기를 좋게 띄우는 배우가 되어야 한다.”

남성이 다수이든 소수이든 남성 중심성이 조직의 운영 원리로 작동하는 곳에서 남성은 승진 돌봄을 받는다. 남성들이 애써서 회사 내에 네트워크나 인맥을 만들지 않더라도 남성은 조직의 미래에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희망을 담아 남성 직원을 훈련하고, 승진시킨다는 의미다.”

여성이 고위직으로 진입했다는 것 자첵 여성 성공의 징표가 될 수는 없다. 소수 고위직 여성의 빠른 추락은 그것을 막아낼 안전장치가 없고, 그 추락이 의도되었다는 점에서 구조적 성차별의 한 형태이다.”

일터의 남성에게 결혼은 인간으로서의 성취이자 도덕적 완성을 의미한다. 실제 완성의 여부와 상관없이 사회가 그렇게 인정하며 남성에게 가장의 권위와 존중을 부여한다. 하지만 일터의 여성에게 결혼은 결격 사유, 퇴출의 위험 요인이 된다. 이렇게 결혼이 노동자의 성별에 따라 차등적 가치를 만들어내면서 일터의 불평등은 심화된다.”

정치권, 국회, 기업, 대학에서 행해지는 조찬 모임은 자신도 돌봄 의무를 지지않고 남의 돌봄 의무에 대해서도 무감한 엘리트 남성의 오래된 관습이다. 고학력, 전문가 남성들이 포진된 일터일수록 이런 배제적인 관행이 조직의 위상을 과시하고 구성원들의 지위를 상징한다, ”

일터의 페미니즘은 현재이며 도래할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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