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낱말들 - 닮은 듯 다른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열여섯 가지 단어
김원영.김소영.이길보라.최태규 지음 / 사계절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상의 낱말 들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

자라온 환경도 직업도 다른 4명의 지은이들의 다른 경험과 다른 시각에 따라 쓰여진 이야기들이 제가각 나름대인 것이 좋다. 사람 숫자만큼의 다른 생각과 이야기가 있겠지만 이렇게 일상의 평범한 낱말들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인 듯 싶은데 나름 생각할 꺼리를 던져 준다.

아무 생각 없이 썼던 "꼬집"이란 낱말이 쓰이는 것과 다른 뜻이어서 놀랬고 동물 입장에서 바라 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참 신선하니 깨닫게 하는 게 있어서 허투루 읽어 넘기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쉽고 재미있게 썼으니 한 번쯤 읽어 보면 나 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왜 이리 모르는 게 많은 건지... 


"수천 년 동안 문명을 일구어온 결과가 기후 위기라니, 허무하기도 합니다."

"시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에 의하면 인간은 '아주 조그맣게 태어났음을 증명하는 서류까지 / 안경을 써가며' 들여다보는 존재라고 합니다."

"차 입장에서는 어린이가 '튀어나오는'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어린이로서는 차가 느닷없이 달려드는 셈입니다. 어린이가 학교 가는 길만 따라가 보아도 '스쿨존'이 왜 필요한지 절실히 알게 됩니다."

"비인간 동물들은 이렇게 필요할 때에 일어나서 활동을 하고, 또 모두가 늘어지는 한낮이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잠을 잡니다."

"음성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농인에게는 청인과 동등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소아과는 어린이들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아프지 않도록 살피는 곳이고, 아픈 어린이를 찾아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건강과 안전에 관한 한 소아과는 '어린이보호구역'입니다."

"꼬집은 동사 '꼬집다'의 어근으로 명사로는 쓰일 수 없습니다. 그에 대응하는 순우리말은 '자밤'입니다."

"조용히 누워 먹었던 풀을 되새김질하는 고요한 시간은 소의 생존에 중요한 시간입니다."

"일상에서 필요한 다양한 자극이 사라진 채 우리에 갇혀 있는 동물의 ㄴㄹ어진 시간은 게으름 대신 '지루함'이라는 말로 표현되고요. 이 지루함은 동물에게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되어 한자리를 뱅뱅 도는 비정상 반복 행동으로 나타나거나 주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무기력한 상태를 낳기도 합니다. 안간이 강제한 게으름은 동물에게 '상팔자'가 아니라 무거운 일상이 되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