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
최성일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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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욕심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다. 한 권의 책에서 우리가 느꼈던, 그리고 아직 읽지못한 그 책에서 느끼고 가져갈 부분을 알려주는 길잡이 같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작은 또래집단, 그리고 성장하여 사회에서 겪은 많은 사적, 공적일들과 타인과의 감성적 교감, 갈등, 이념, 역사, 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책들과 이야기가 4장에 걸쳐 실려있다. 그러고 보면 인문이 아닌 분야가 있을까 생각될 만큼 다양하고 포괄적이다. 읽으면서 깊이를 알수 없이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생각이 많아지고 경험에 비춰 반추하게 되는 부분들에 더 깊게 파고 들었던것 같다.

처음에는 저자가 읽었던 책과 그의 글이 묘한 흐름으로 익숙하지 않은 작가와 작품들로 독자를 이끈다고 느껴졌지만 차츰 그의 성향을 글로써 파악하게 되면서 익숙해진 탓인지 알만한 저자와 작품에 공감대를 이루며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수 있었다.
책속에서 문제제기, 방향을 논할수 있는 힘을 느낄수 있었다. 생활속에서는 카프카의 편지에 대한 그의 의견처럼, 헤세의 좁고 깊은 진지한 책읽기로 회귀할수 없으려나 잠시 생각해 본다.
이렇듯 잊고 지냈던 고전에 대한 이야기도 추억을 돌이켜 주는 부분이다.
책속의 책과 이야기에 다양한 감성의 평과 해석들이 살아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크게 공감하기도 하고 몰입하기도 한다. 의미있었던 책들의 평을 읽으며 문학적 소통을 깨닫고 있다.
읽고 싶은 책들이 많으면서도 막상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망설일때가 있다. 책속의 목차를 읽으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져 감탄했지만, 읽어가면서 내가 원하는 분야의 책, 그리고 배제했지만 읽어야겠다 마음먹게 되는 책들이 있어서 뿌듯했다. 그의 책으로 개인적으로는 봐야할 책들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도 너무 멀었구나 싶고, 책을 참고삼아 폭을 넓히게 될것 같은 마음도 든다. 실제로 칼럼을 공부할때 처럼 읽고 있지 않다는것도 새삼 게으르다 느끼고 있다. 책을 선별하는데 있어서 예전처럼 무작정 읽으면 보는 눈도 생길거라 생각했다. 이제는 그 부분에 더해서 어느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책에 대한 생각들이 '내게 살러 오는책'인가 한번 더 생각하면서 보게 될것 같다.남편의 유작이 되어버린 이 작품에 머리말을 쓰게 된 부인의 절절한 심정이 느껴져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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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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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아직까지 실천이 어렵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주 먹는것은 아니지만 어느 만큼의 시기가 되면 고기를 먹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과정으로 우리가 고기를 먹게 되는지 현재의 시스템과 인간이 만들어낸 먹이사슬을 제대로 알고 싶었다. 따라서 전혀 모르는 생소한 사실이 아니었고 읽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현장의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의 동물학대와 오염의 면면이 역시나 편하게 읽을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식탁에서 인간이 누리는 기쁨전의 비인도적 상황이다.

식탁에서 흔히보는 생선, 닭고기, 돼지고기를 먹기까지 동물들이 치뤄내는 잔혹한 비인도적 상황, 지구의 가장 큰 생태계의 건강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지금의 공장식축산시스템 몇년전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고, 구제역 파동으로 축산 농가가 마음 졸이고 온 나라가 들썩일때 인간이 만들어낸 시스템이 이렇게 우리에게 재앙으로 되돌아 오는가 마음 아팠다. 

종간장벽과 비슷한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때 멋모르고 닭고기라고 엄마가 해주신 음식이 이후에 알고보니 얼마간 먹이주고 키웠던 토끼였다는 것을 알고서 놀랐었다. 지금에야 드물겠지만 과거에는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일이다. 이제서야 말이지만 그 고기를 먹은 나는 놀라움에 그쳤지만, 어린 동생은 많은 충격을 받았던것 같다. 그걸 먹었다며 나를 나무라던 기억이 새롭다. 동물과의 교감 부분인데, 지금은 애완견에 해당될것 같고, 소의 슬픈 눈이 기억나는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법'이 떠올랐다. 

특이하게도 나는 어렸을때 먹었다는 개고기 냄새를 아직 기억한다. 특유의 향 때문인지 그 이후에 경험이 없음에도 잊히지 않는 기억이라 여기면서도 어린시절 먹었던 개고기에 대한 묘한 죄책감(선택은 취향이라 생각하면서도)이 심리적으로 작용하는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일주일전에 지인들과 너무나 맛있게 먹었던 소고기도 그 개고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을 먹는다는것의 극과 극의 대립적 의견이 있을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에 다가간다면 이기적인 인간 스스로의 시스템에 대한 점검은 더이상  감상적으로 취급될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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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혁명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6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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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적인... 매번 같은 패턴으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반복하는 감정의 과잉 혹은 단절의 상태를 극복하거나 그렇지 못하거나의 일상이 인스턴스식 사랑이라 이야기 되곤 했다.

거기에 남는 상처의 기억은 학습되어 더욱 감정을 억제하게 하는 것인가 보다.

쿨한사랑은 존재할까?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나는 제대로 사랑을 하는걸까, 배려한다고 생각했지만 결론은 혼란스럽다.

타인, 다른 성을 이해하기란 애초부터 장벽이 있다. 그걸 부수려 애써 노력한 적은 있었는지 자문해 본다. 안되는것은 포기하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했기에, 혹은 노력으로 얻어지는것이 사랑이 아니라 생각하는 오류가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수동적인 면이 많이 작용한것 같다.

처음엔 누군가 호감을 보이고, 서로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다음에는 처음과 같지 않음에 익숙해 진다. 지금에야 들여다 본 마음은 처음에는 그 호감이 싫지 않았고 허세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면에 나타나는 상대방의 모습은 실망스럽기도 하고 금새 질렸던것 같다. 그런 감정의 위기에서 극복하겠다 생각하기 보다 '아니면 말지' 하는 식의 이기적인 측면에서 끈을 놓아버리려 결정짓게 되었던건 같다. 사랑의 상대,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주체인 '나'의 문제라는것에 동의한다. 남녀관계도 인간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 편인데, 함께 시간과 돈을 소비하면서도 그대로 멈춰져 있는 감정에 사랑과 함께 성장하려는 노력과 자세로서의 공부가 얼마나 절실한가를 말해주는 책이다.

 '왜 혼자일때 보다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더 외롭다고 느껴지는걸까?'에 대한 답을 냉정하게 나마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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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7
스테파노 추피 지음, 하지은.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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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미술시간 혹은 세계사 시간일지 르네상스시대 문화와 미술에 대한 궁금증은 늘 있었던것 같다. 풍부한 그 시대의 문화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영향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보여지고 있다 할수 있으며, 미술 작품 도감뿐 아니라 몰랐던 미술양식의 흐름과 차이등 책을 펼치며 미술사의 궁금증과 지식을 한껏 충족시켜볼수 있었다. 

문화가 현실의 흐름을 반영하듯, 작품을 감상하면서 점차 신의 관념을 그려내는 작품들에서 인문주의로의 방향에 관심이 갔다. 화려하고 성스러운 종교적 혹은 신의 표현에서 인간을 그려내고 표현하며 인간의 역사를 담아내는 서민적 인문주의로의 표방은 종교 권력의 형태와도 맞물리는것 같다.

화려한 색채와 상징적 의미의 종교화의 여러 단계를 볼수 있었고, 초상화의 변천도 측면에서 3/4로 바뀌는 과정을 엿볼수 있었다. 감동적인 작품들이 너무 많았다. 제대로 감상하려면 여러번 다시 봐야 할 것 같다. 어쩌면 그때 마다 새로울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에 몇 작품을 꼽아 보자면,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를 둘수 있는데, 화려하거나 어둡거나 했던 다른 명화하고는 차별화 되게 다른 느낌의 단순하고 순수함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건축물로는 피에트로 로바르도의 '산타 마리아 데이 미라클리 성당'으로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소박하지만 우아한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켜주는 종교적이고 상징적인 느낌을 주었다.

르네상스 미술의 시대적 문화를 제대로 바라보는데 의미가 있었고, 베노초 고촐리의 '동방박사의 행렬', 콜란토니오 델 피오레의 '서재의 성 히에로니무스', 조르조네의 '폭풍' 를 감상하며 사진과 거의 같은(물론 다른 작업이 수반되지만)세밀한 현대의 극사실주의 그림과 초현실주의 작품의 시작이 어디서 부터였을까 떠올려 본다. 토스카나, 플랑드르 뿐 아니라 베니스, 베네치아, 리드본, 루아르 등 멋진 유럽의 도시에 관련한 책을 한동안 많이 읽었었다. 중세의 성곽들 멋진 교회의 장식품과 건물의 첨탑 등이 화려했다. 토스카나만 해도 중세풍의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그쳐 그 역사적 의미를 깨닫지 못했었는데 책을통해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워갈수 있을것 같다.  

르네상스라는 커다란 문화적 흐름을 간직한 유럽의 도시들과 미술사적 해석을 찬찬히 읽어갈수 있어서 의미있었다. 처음에는 미술사에 다가가기 보다 작품 감상을 하는데 주력했다. 어쩐지 조금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던 탓이다. 그러나 감상하면서 뭔가 의미가 있는 사건을 간직한듯 그려진 작품들을 보면서 부담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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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압화와 콜라주
모리노 미사코.하야시 미나코 지음, 고정아 옮김 / 진선아트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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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압화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몇 년전 어느 전시회에서 여러 공예품들과 함께 전시된 압화작품을 보면서 감동을 받기보다 화려했던 꽃들과는 다르게 초라하게 시들어 버린 꽃을 보며 실망했었다. 그런 느낌을 바꿔준 책으로, 역시 작품에는 완성도가 중요하다 할수있겠다.



기본 재료를 보면서 차근차근 과정을 생각해 볼수 있었는데 꽃잎이나 나뭇잎을 주름없이 깨끗하게 펴기엔 스펀지가 과연 유용할듯 싶다. 흩뜨리거나 그렇지 않고 그냥 자연스레 압화시킨 모양을 보면서 느낌에 따른 차이과 꽃의 특성을 파악하는것도 중요할듯 싶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모양을 그냥 살린 작은 꽃들이 자연스럽고 이쁘게 보였다. 쉽게 응용할수 있는 방법들이 실렸는데, 다이어리나 카드, 북커버, 포장지의 예를 보니 흥미롭다.

압화 포장지는 한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데, 받는 사람과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을 한껏 더 소중하게 보여주는듯 하다. 지난 여름 곤충박물관에서 만들어본 투명 액자처럼 아이들의 사진과 압화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구성하여 만들어 주어도 좋을것 같다.

난이도를 높여서 수지를 사용해 보는 작업도 좋았다. 브로치 부분인데 압화와, 비즈나 레이스등의 소품을 이용하면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것 같다. 비즈공예의 느낌도 살짝 나고 근사하고 개성있는 브로치를 만들어 보고픈 욕심이 났다. 악세서리까지 응용할수 있는 소품들이 많았다.



책을 보면서 여러가지 아이템이 떠올랐다. 북커버와 계단식 카드를 보면서 힌트를 얻었는데, 요즘 아이들의 학교 수업과정에도 함께하는 북아트가 연상되었는데, 압화와 콜라주도 좋은 테마가 될수 있을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할수 있는 놀이라는 생각이 들고 실내에서 작업하기에 좋은 요소들을 많이 갖추고 있는 느낌이다. 세밀한 작업보다 아이디어 및 배치에 관한 부분을 같이하거나 이야기하는데 있어 서로 소통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 같다. 압화와 오랜 사진의 콜라주는 매우 매치가 잘되는 그림이었는데, 중학교때 스크랩북을 만들면서 열심히 작업했던 기억이 새롭다. 쉬운것 같지만 섬세하고 세밀한 작업인데 만드는 이의 정성이 가득 담기고 추억의 사진까지 함께해서 장식품으로도 손색이 없을것 같다.

압화는 꽃에 다른 의미를 불어넣는 작업으로, 늦가을쯤 가장 이쁜 단풍잎, 은행잎과 네잎클로버, 장미꽃잎 등을 책장사이에 끼워 놓고 보관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그리 멀리 있지않은 작업이다. 간직하고 있는 예쁜 나뭇잎이 중국단풍임을 알수 있었고, 추억이 함께하는 압화작품들을 감상하며 가을 정취를 느껴보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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