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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
박소진 지음 / 학지사 / 2012년 2월
평점 :
방어기제는 자아와 외부 사건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에 잘 적응하도록 하여 정신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갈등 자체를 해결하는 쪽으로 작용한다기보다는 자신에게 편하고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도록 하기 때문에 부정적 역할을 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 본문 20p ‘나를 외치다’ 중에서 발췌 -
언젠가 친구가 서운했던 이야기를 전했던 기억이 있다. “너는 내 친구니까 완전한 내편이 되어서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어” 그 말을 들으면서 서운했을 친구에게 많이 미안했다. 친구는 고민으로 어떤 상황을 얘기했지만, 나의 반응은 교과서 였나보다. 예초 그의 고민은 객관적 판단을 필요로 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고민을 얘기할 때도 마찮가지다. 혼내달라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공감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공감하는 한마디면 족했던 것에 상처를 주었다.
이렇듯 비언어와 기타 다른 표현 수단을 논외로 하더라도 언어는 그 하나의 존재만으로도 의사표현, 그 이상으로 마음까지 보듬어 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 책의 제목처럼 언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때 예상치 못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현재 신문이나 방송 등의 각종 매체를 장식하는 많은 사건 사고의 내면을 들춰보면 언어의 의사표현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서 생기는 비극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오해와 상처를 가져오는 말들부터 스스로의 결핍에 의한 허세, 해리 등의 방어기제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 등, 읽으면서 느껴졌던 것은 많은 지난 오류와 잘못들이다. 사무적인 관계까지는 아니어도 상대와의 다른 해석, 의견 등이 반복되면서 어긋나는 의견들 해결하기 보다 그냥 그대로 덮으면서 마음의 거리를 점점 더 넓혀가는 것이 편해서 도망치고 있던 것은 아닌가 돌이켜본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개방’은 중요하게 와 닿는 부분이다.
너무나 과한 칭찬에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상대가 있다. 어느새 그 사람의 립서비스는 내게 오히려 스트레스였다. 책을 읽은후의 느낌은, 상대는 내게 칭찬을 바랬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너무나 무관심한 나를 되돌아 보게 하는 부분이다. 어렵지만 노력해야하는 부분으로, 유머라는 성숙한 방어기제로 답한다면 조금은 더 쉬워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매력적으로 느껴진 이유는 언어와 심리를 함께 풀어냈기 때문으로 작은 어감의 차이에서도 많은 오해와 의심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 상황에서 의식하지 못했던 언어와 심리적 상황을 더 넓은 범위로 이야기 해주고 있고, 상대의 진심을 읽는 것이 서로의 행복을 위한 일임을 상기시켜 주어 의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