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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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덥다... 그냥 더운게 아니라 짜증나게 더운 느낌이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 파랗고 맑아 심드렁한 바람이 얄미워
자꾸 얼음 음료를 벌컥거린다.
여름이 짙어져 갈수록 우리들은 지쳐만 간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누군가의 추억이고 그 속에 담긴 정겨움이다.
나를 찾아 온 샘터 8월호 - 타오름달 속에는 그런 정겨움이 넘쳐난다.
 

 

 

올해는 여름 휴가 대신 (솔직히 단 한 번도 없던 여름 휴가지만) 일정에 딱
맞게 잡힌 특강들을 위해 자료를 정리하고, 발제 작업을 하고 있다.
'나도 놀러 가고 싶다ㅠ.ㅠ'
옷장 속 비키니 수영복을 꺼내라는 광고에 피식 웃음이 나던 어느 날 바다를
닮은 파란 표지의 샘터 8월호를 만났다.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른과 아이 그리고 새 한마리를 보며 몇 년전 낚시를
갔던 시골의 어느 동네를 떠올렸다.
휴가 일정이 맞지 않아 아침에 출발해 저녁에 돌아오기로 했던 그날...
하늘도 개울도 저런 색이었다.
매달 샘터를 만나며 '이번 호에는 어떤 특집이 담겼을까?' 기대를 하는데 샘터
8월호에 담긴 특집은 <구석구석 동네 명소>였다.
'우리 동네에도 명소가 있나?'
뜬금없이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샘터를 펼쳤다.
요즘 <코미디의 길>에서 매주 만나는 개그맨 이홍렬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고, <사시사철 기차여행>을 읽으며 나는 또 부지런하지
못한 몸을 이끌고 기차여행이라도 떠나볼까 고민을 한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만 아니라면 더위와 조급함 대신 생각할 시간을 주는 여행이라면
어디라도 떠나고픈 요즘... 갑자기 기차가 타고 싶다.
특집 <구석구석 동네명소> 중 완벽한 한 숟갈을 읽으며 욕심도 지나침도 없이 담담하게
담아낸 온전한 한 그릇 도가니탕을 맛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고집처럼 40년 넘게 이어온 전통과 맛 그리고 주인의 장사 철학이 참 정겨웠다.
나도 내가 사는 동네명소를 찾아 나서봐야겠다.
정겨움과 동시에 내가 찾는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니.
샘터 8월호로 만난 타인의 여름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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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트라이앵글
오채 지음 / 비룡소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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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작에 만난 아름다운 이야기 "그 여름, 트라이앵글 (오채 장편소설,
비룡소 펴냄)"은 읽는 내내 나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표지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얼굴을 한 사람들은 모두 제 몫의 꽃을 피워낸다.
'나에게도 피울 꽃이 있을까?'
답이 없는 물음을 던지며 책에 집중했다.
 
같은 빌라에 사는 화방 할아버지, 형태네, 소월이네, 옥탑방 청년
맑은 아저씨 그리고 소월이와 형태의 친구 이층집 시원이. 이야기 속
등장인물은 단출하나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봄꽃처럼 화사하고, 소나기처럼
소란스럽다.
할아버지와 사는 소월이는 변비로 고생 중이다. 돌아가신 엄마 대신 집을 나간
아빠 대신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는 구둣방을 하신다.
형태 엄마는 1층에서 식당을 하시고, 미술을 전공하는 형태는 고등학교 입시
재수생이다. 미술 레슨 대신 엄마 몰래 미용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형태는
헤어디자이너가 꿈이란다.
시원이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모와 성적 그리고 바이올린까지... 예술 고등
학교에 다니는 셋 중 가장 괜찮은 녀석이다.
하지만 세 아이는 모두 자기의 꿈에 대한 고민에 정신이 없다.
맑은 아저씨는 특수 체육을 전공하고 단역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사람
이고, 빌라 식구 중 가장 맑고 밝아 주위 사람까지 기분좋게 만들어 소월이는
자꾸 맑은 아저씨가 보고 싶다.
집 나간 아빠가 돌아오며 소월이네 집은 시끌벅적하고, 강아지 소중이까지 합세해
소월이는 자꾸 짜증이 난다.
그리고 바이올린을 포기하겠다는 시원이와 미술 대신 미용을 고집하는 형태의
비밀이 가족들에게 알려지며 눈물바람이 시작된다.
방황하는 아빠에게 소월이는 새로운 도전을 제시한다.
그리고 제 꿈을 찾아 모두들 움직여 자리를 잡는다.
시원이가 유학을 떠나며 소월에게 기다리라, 다시 만나 멋진 모습을 보여 주겠다
말을 하고 이제 소월이도 제 길을 가보려 한다.
 
이 책은 중학생 이상과 함께 읽으며 꿈을 주제로 세 아이가 펼치는 이야기를 들어
보고, 내가 간직해야할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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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 클라우즈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7
애너벨 피처 지음, 한유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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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대는 자유와 진실에 관한 수많은 질문을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던지며 자신을 찾아가려 애쓰는 때인 것 같다.
그런 그들의 행동과 말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나이에 맞지 않는다고 투덜
거리는 건 어른들 뿐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에 이유가 있는 행동이며 생각을 하는 거니까.
"케첩 클라우즈 (애너벨 피처 지음, 한유주 옮김, 내인생의책 펴냄)"는 누구
에게도 말할 수 없는 진실을 묻은 10대 조이의 이야기이다.
그 진실이 알고 싶어 나는 서둘러 조이의 편지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사형수 스튜어트 아저씨에게 보낸 열아홉 번째 편지 중 열 통의 편지가 담긴
이 책은 조이라는 가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한 소녀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어떤 날들 적혀있다.
아빠의 실직, 할아버지와 엄마의 마찰, 파티, 장애를 갖은 동생... 어찌보면
조이는 전혀 평범하지 않은 소녀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유명한 맥스를 만나 키스를 나누던 그 밤 이후 조이는 고민이 많아졌다.
행복하면서도 무언가 두려운...
스튜어트 아저씨에게 조이는 마치 일기를 쓰듯 하루를 또는 며칠을 풀어내며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는 조이는 어쩌면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누군가가
절실하게 필요했는지 모른다.
할아버지가 입원하며 아빠는 엄마를 다그치고, 엄마는 과거의 어느 날을 떠올리며
가족이 아닌 남이라 관계를 부정한다.
아빠의 실직으로 매일 저녁 소란스러운 집안과 경제활동이 아닌 주부라는 직업에
충실한 엄마는 아빠와 다른 자신의 입장을 토로하며 아빠를 몰아세운다.
이 모든 상황이 조이는 혼라스럽다. 누구에게든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지만
집안에서 그 상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맥스와 사귀는 관계가 되고, 또 다른 느낌으로 조이 곁에 선 애런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런데 그 둘이 형제였다. 그 사실을 알고 조이는 스튜어트 아저씨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적는다. 수화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도트가 만든 해가 떠오르는 사이 구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케첩 클라우즈... 나에게 낯설었던 그 제목이 소세지와 케첩 범벅이 된 접시 안
에서 나를 마주했다.
애런과 가까워질수록 맥스에게 미안한 조이... 결국 애런과 관계를 알게 된 맥스는 술에
취해 사고를 당한다. 살인... 사고.... 딱히 정의하기 어려운 맥스의 죽음으로 애런은
여행을 떠나고, 조이는 덩그라니 그 자리를 지킨다.
맥스의 추모식에서 만난 애런은 다시 떠나 조이에게 편지를 보내고 관찰을 즐기던 조이
아니 앨리스의 별명인 버드걸은 애런의 말처럼 자유롭게 날아올라야 한다.
이제 스투어트 아저씨도 사형이 집행된다. 조이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없다.
조이 스스로 슬픔과 죄책감을 뚫고 나오는 수 밖에.
 
대화의 상대는 경청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나는 조이의 이야기를 들어며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답은 그 아이 안에 있으니까....
내가 여기서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아인 기운을 차렸을 테니까.
조이를 날아오를 준비를 하며 잃었던 웃음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지 모른다.
해가 떠오르는 사이 붉은 빛으로 물든 구름처럼 천천히 그리고 뜨겁게 달군 인생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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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맨 - 가정폭력을 다룬 아주 특별한 그림책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51
그로 달레 글, 스베인 니후스 그림, 황덕령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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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폭력은 언제나 내 문제, 우리 집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그것이
범죄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뉴스 속에 작고 여린 아이들 역시 부모들이 내 아이를 훈육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라 그랬다는 어처구니 없는 핑계를 대며 빠져나가는 통에 상처투성이로
가정 속에 방치되곤 했다.
이 즈음 나를 찾아 온 내인생의책 한권이 있다.
"앵그리맨 (그로 달레 글, 스베인 니후스 그림, 황덕력 옮김, 내인생의책 펴냄)"
이 바로 그 이야기다.

 

 

'표지 속 아이가 앵그리맨일까? 맨보다는 보이가 어울리는데...'
표지를 읽으며 나는 또 다른 상상을 했다.
아픈 주인공이 아이가 아니기를.
주인공 아이의 이름은 보이이다. 엄마, 아빠와 사는 보이는 집밖에서는 그저
평범한 아이로 느껴진다.
책을 열며 난 좀 무서웠다. 엄마도 보이도 정상 혹은 그보다 작은데 유독
아빠만 크다. 특히 붉은 빛이 도는 손이 너무 커서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평온한 어항 옆 망치도 나의 공포심을 키웠다.
 
아빠가 퇴근을 하자 엄마는 분주하다. 저녁을 준비하고, 보이에게 이런저런
당부를 하고 아빠를 맞고... 하지만 아빤 무엇때문인지 화가 난 사람같다.

 

아빠 속에 잠자던 앵그리맨이 튀어나와 엄마를 때리고, 집안을 부수고, 온몸이
빨갛게 되도록 화를 낼까봐 보이는 자꾸 조바심이 난다.
두근두근 보이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앵그리맨이 나왔다.

 

 

침대 위에서 덜덜 떠는 보이는 엄마가 걱정되지만 겁이 나 방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이웃집 아줌마도 보이의 집을 조금은 아는 듯하지만 선뜻 나서 주지 못한다.
무서운 앵그리맨이 아빠 속에서 나오지 못하게 막고 싶은 보이는 용기를 내어
임금님에게 편지를 쓴다.
아빠가 화를 내는게 앵그리맨이 자신을 때리는게 자신의 잘못이냐고 물으며.
이제 임금님이 나서 아빠에게 판결을 내리고, 아빠는 앵그리맨이 나오지 못하게
치료를 받는다. 보이에게 다정한 손을 내밀며.
보이는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까?
 
이 책은 초등 중학년 이상과 함께 읽으며 용기와 폭력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다.
보이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방법과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아야할 폭력에
대한 해결법을 함께 찾아 볼 수 있다.
보이가 용기를 내어 임금님께 집 밖 사람들에게 이런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면
아빠 속 앵그리맨을 닮은 또 다른 앵그리맨이 보이 속에서 자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픈 그림책이었지만 그 끝에서 나온 작지만 큰 보이의
용기에 아빠의 결단이 감동을 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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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애쓰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너무 다정하고 너무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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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투성이 마음엔 그 어떤 위로도 답이 되지 않는다.
그냥 이 시간이 지나가버리기를 간절히 원할 뿐.
"너무 애쓰지 말아요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예유진 옮김, 샘터 펴냄)"는
내가 애씀을 어디선가 지켜보다 작가가 내게 툭 던지는 말같아 제목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치과의사이며 심리치료사인 작가는 때론 무심한 듯 때론 자기의 이야기인 듯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간다.
이 책은 3부로 나뉘어 각각 소제목에서 더 작은 이야기로 세분화되어 위안과
달램을 이어간다.
 
"누구나에게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습니다. (…) 이제부터는 그런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마음을 해방시키세요. 그런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 과거를 서서히 씻어버리는 것입니다."
- p.31~32
 
마음에 자리잡은 상처는 현재일 경우도 있지만, 과거일 경우가 더 많다.
나의 경우에도 과거의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아직도 종종 눈물을 흘린다.
그의 과거 세탁법을 읽어 나가며 '나만 그런 건 아니야. 괜찮아...'라며 나 스스로를
위로하는 나를 발견했다.
친구, 직장, 부부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과 해결법을 그는 의외로 명쾌하고
조용하게 내게 당부한다.
나 혼자에게만 닥친 일이 아니라고.. 모두들 다 그런 과정을 겪고 있다고.
 
"슬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책을 모두 멈췄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슬픔의
바닥에서 몸을 추스르고 앞을 향해 다시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절대 스스로를 비난하고 원망하는 일만은 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슬픔은 절대 슬픔으로 극복할 수 없으니까요."
-p.184
 
내게 주어진 불리한 상황이 모두 내 탓이라 자책했던 과거와 요즘 나는 지옥의 맛을
경험하듯 매일 몸과 마음이 아프다.
작가의 말처럼 내가 너무 다정해서 내가 너무 착해서 그래서 상처받는 거라 위로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젠 나를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 걸어야겠다.
걸. 어. 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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