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들이 사는 나라 (30주년 기념 특별판)
신형건 지음, 강나래 외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해 첫 독서는 시집이다.

처음 이 책을 만나고 내가 알고 있던 시집과 제목만 같은 다른 시집인가 싶게

표지가 다른 책을 마주하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 (신형건 시집, 끝없는 이야기 펴냄)"

 

오래 전 푸른책들에서 펴낸 동시집에 수록되었던 1~4부에 수록된 동시들에

5부가 추가된 것 같았다.

30년... 추억을 모으기에도 기억을 쌓아올리기에도 충분한 시간 동안 시들은

제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읽혀지길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오래 전 이 시집을 만났을 때도 나는 이 시를 좋아했었다.

"별을 보면

난 이런 생각이 들어.

처음에, 하늘은 아주 커다란 그릇에

담겨 있었을 거라는.

언젠가, 그릇이 깨어져

하늘은 쏟아져 버리고

그 사금파리들은 별이 되어

하늘에 둥둥 떠다니게 된 게 아닐까?

그렇다면

하늘의 별들만큼이나 많은

세상 사람들, 그들도

여럿으로 나누어지기 전엔

하나의 무엇이 아니었는지 몰라.

아마도, 사랑을 담는 큼직한 그릇이었겠지?"

-사랑을 담는 그릇


'사금파리들은 별이 되어...' 그 부분을 읽을 때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어느 그릇 조각들이 떠다닌다 생각하면 괜히 마음이 포근해지고

어느 순간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그릇이 되면 그 또한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겨울 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마음이 평온치 않은 작년 그리고 새해.

우리는 어쩌면 방향을 잃고 길을 헤매는지도 모르겠다.

작은 별 하나, 불빛 하나를 따라가며 제 길을 찾아 제 몫의 걸음을 걸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는데 유독 별에 대한 시가 눈에 들어와 급한 마음에

읽어 내렸고 결국 별을 담을 수 있는 건 그 무엇보다 마음이라는 얘기에 조급증에

시달리고 예민해진 나의 마음을 천천히 돌아보며 이성의 잣대로만 가득 찬 어른의 눈이

아닌 솔직한 감성을 담은 아이의 눈으로 보면 조금 더 여유가 생기고 예상치 못한 방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긴 겨울 밤, 겨울 이야기는 시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누군가가 내게 오래된 이야기를

따뜻한 방구석에 앉아 얼굴을 마주보고 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따뜻한 손을 잡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내 귀에만 들리도록 또박또박 전해주는

겨울 이야기 속 굴뚝새가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해본다.

 

어릴적 할머니와 누워 오래된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들 때처럼 평온하고

잔잔한 느낌의 시들은 위태로운 마음에 여유를 데리고 왔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는 한파로 시린 몸과 마음에 추억과 기억을 불러오는

마법과 같은 시간을 제공했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에서 만난 따뜻한 이야기들로 겨울 밤 또 한 번이

스르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 다른 아이 I LOVE 그림책
크리스티안 로빈슨 지음 / 보물창고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한해 마무리는 독서.

글자없는 그림책을 만난 밤, 상상의 날개를 펼치기에 좋았다.

 

"또 다른 아이 (크리스티안 로빈슨 작가, 보물창고 펴냄)"는 제목부터 무언가 색다른

느낌이 느껴지는 그림책이었다.

'또 다른 아이라...'

 

 

깜깜한 밤 잠을 청하는 아이 곁에는 밤을 닮은 고양이가 있다.

벽에 동그란 구멍이 생기더니 쏘옥~ 고양이가 구멍 속으로 뛰어든다.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광경을 목격한다.

 

아이 역시 그 구멍을 향해 머리를 내밀고 몸을 통과시키며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세계, 또 다른 내가… 어딘가에 정말 있을까?

선명한 색이 어우러진 세계는 우리가 알지 못한 어느 세계인 모양이다.

 

 

"만약에 네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본다면?

다른 세계를 발견한다면?

또 다른 너를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책표지에 적힌 글을 읽으며 또 다른 세계에서 만난 또 다른 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는데

책 속에서 고양이가 아이가 마주한 또 다른 세계에는 둘을 꼭 닮은 또 다른 아이와 고양이가

있었다.

책 속에서 만난 아이들은 쌍둥이처럼 둘씩 짝을 지어 놀고 있었고 아이와 고양이 역시 그들의

닮은 짝을 만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

 

아이와 고양이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마치 기분좋은 꿈을 꾼 듯 행복한 표정으로.

글자없는 그림책이 주는 여유는 상상력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아이와 고양이가 떠나는 여행 속에서 만나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을 보며 아이와 그들의 대화를

꾸며보고 만약 내가 또 다른 나를 만났다면? 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려 설명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독후활동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타 툰베리, 세상을 바꾸다 - 2022 우수환경도서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9
가브리엘라 친퀘 지음, 바밀 그림, 이지수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십이월 긴 밤 독서는 이상하리 만큼 많은 그림책과 만났다.

그 중 요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예쁜 그림과 함께 풀어낸

 

"그레타 툰베리, 세상을 바꾸다 (가브리엘라 친퀘 글, 보물창고 펴냄)는 우리가 꼭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할 주제라 기억에 남는다.

 

 

2018년 8월 , 무더웠던 그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 선 소녀 그레타 툰베리.

학교가 아닌 그곳에서 1인 시위를 했던 아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자리에 선 것인지

궁금했었다.

그레타가 들었던 '방을 나설 땐 불을 꺼라.', '음식을 남기지 마라.' 등 어른들의 잔소리는 끝이

없었고 그 잔소리를 왜 하는지 조차 알 수 없었던 소녀는 어느 날 학교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수업을 듣게 된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며 지구에 대한 환경에 대한 생각들을 키워나간다.

나와 가족 먼저 시작된 환경 보호를 위한 실천들은 그림으로 펼쳐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와 아이들이 마주하는 지구를 최대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교차해 책을 읽는 내내 고민스러웠다.

그레타 툰베리처럼 목소리를 내기 조차 어려운 현실에서 아이는 어른보다 용감했고, 지혜롭게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

텀블러 사용하기, 손수건이나 에코백 사용하기 등 생활 속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는 것이 어떨까?

거창하게 환경운동을 하자. 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생활 속 실천을 하나씩

해보는 것이 지금 당장 나와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환경보호이고 환경을 위한 작은 변화가

아닌가 싶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기 변화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내가 실천 할

수 있는 환경 운동 리스트를 작성해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나잇, 플래닛 I LOVE 그림책
리니에르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십이월 긴 밤,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났다.

 

"굿나잇, 플래닛 (리니에르스 글, 그림 / 보물창고 펴냄)"이 그 책인데

표지 그림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여자 아이는 애착 인형인듯한 인형을 끌긋 손잡고 서서 풀밭 위에 섰다.

인형은 아무래도 아이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무얼 보고 있는 걸까?

 

 

표지를 열어보니 아까 그 인형이 커다란 초코칩 쿠키를 높이 들고 있다.

'혹 누가 이 쿠키를 빼앗으려 하는 건가?'

나의 호기심은 여자 아이에서 애착 인형으로 다시 초코칩 쿠키로 옮겨갔다.

 

인형을 끌고 집으로 가는 소녀... 아이는 이제 집으로 들어가 씻고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모양이다.

 

 

소녀가 인사를 한다. "굿나잇, 플래닛"

그리곤 이내 잠이 들어버린 소녀 옆에 누웠던 플래닛은 긴 잠에서 깬 것처럼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소녀의 방을 빠져나와 강아지 '엘리엇'과 마주한다.

플래닛과 엘리엇은 찬장에서 쿠키를 꺼내 먹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생쥐 '브래들리'가

그 둘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쿠키'를 보여주겠다 제안한다.

 

그렇게 셋은 밖으로 나가고 브래들리가 알려준 세상에서 가장 큰 쿠키인 보름달을

보게 된다.

큰 쿠키를 잡으려는 플래닛은 이리저리 뛰고 나무 위로 올라가 점프까지 해보지만

하늘에 뜬 쿠키는 잡히지 않는다.

그림책 뒤에 실린 여자아이와 인형, 강아지 사진을 보니 이 그림책 속 인물들은 작가와

관계가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플래닛은 소녀의 옆에서

아침을 맞이한다.

"굿모닝, 플래닛~"

 

 

거짓말처럼 밤새 쿠키를 향해 움직이던 플래닛은 움직이지 않고 소녀의 곁을

지키며 또 하루를 시작한다.

하나의 우주, 플래닛.

오늘 밤에도 플래닛과 친구들은 세상에서 가장 큰 쿠키를 잡으로 집을 나가

길을 걷고, 나무 위에 오르겠지?

십이월 긴 밤 그림책을 보는 내내 나는 아름다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쿠키, 내가 잡고 싶은 가장 큰 쿠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터와 에르네스토는 단짝이야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Wow 그래픽노블
그레이엄 애너블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십일월 긴 밤은 가만히 책을 읽어도 좋고 음악을 들으며 오래전 기억을 꺼내

보기에도 좋은 시간이다.

집콕생활이 이젠 조금 익숙해지고, 마스크가 한몸처럼 여겨지는 요즘,

독서만큼 건전한 집콕생활이 없는 것 같아 만나게 된 그림책이 있다.

 

"피터와 에르네스토는 단짝이야 (그레이엄 애너블 지음, 보물창고 펴냄)"가

그 책인데 표지부터가 재미있었다.

 

 

나무늘보 피터와 에르네스토는 단짝이다.

함께 살며 둘은 나름 행복했지만 어느 날 에르네스토는 떠나겠다는 말을 한다.

 

피터와 살던 아늑하고 멋진 집을 떠나는 에르네스토는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는 모험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피터는 그런 에르네스토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아 말려본다.

 

 

에르네스토의 모험보다는 느리게 움직이고, 안락한 생활을 추구하는 것이 좋은 피터는

에르네스토가 모험을 떠나버리자 혼자 남는다.

겁이 많은 피터는 집 밖은 위험하다 생각하기에 나무 밖으론 나가지 않지만 어쩐지 단짝이

떠난 집을 지키는 것이 힘들어 결국 길을 떠난다.

 

 

단짝이지만 너무 다른 두 친구 피터와 에르네스토.

성격이 다른 두 친구의 모험은 어쩐지 다른 듯 닮아있다.

 

 

친구에 대한 배려와 걱정 그리고 행복을 위한 도전을 재미있게 그려낸 이 책은 캐릭터가

주는 웃음과 모험이라는 큰 사건을 유쾌하게 풀어내 읽는 내내 절로 웃음이 났다.

단짝이라는 단어가 주는 응원과 애정이 돋보이는 그림책, 겨울 밤에 읽기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