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온도 미래의 고전 63
정복현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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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이 시작되자 날씨는 변덕스러워졌으며 폭우와 폭염이 이어져

밤을 여유롭게 보내는 것이 힘겨워졌다.

이럴 땐 독서...

칠월 첫 독서는 "우정의 온도 (정복현 지음, 푸른책들 펴냄)"였는데

언젠가 비슷한 제목의 "우정의 규칙"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꽂이에서 책을 찾아 살펴보니 같은 작가의 이야기였다.

우정에도 온도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아이들에게 관계, 우정은 가족만큼이나 그 비중이

클 것 같다.

하루 중 학교에 머무는 시간,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때문에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보다는 어쩌면

친구라는 관계가 더 밀접하고 애틋할지 모르겠다.

주인공 해미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생각해보니 우정의

규칙에 있던 해미가 이어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 같다.

친구 사이에도 적당한 온도가 필요하다.

'최강미녀파' 리더였던 은지 이야기를 시작으로 해미는 자기 반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담하게 풀어간다.

스마트폰, 채팅....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을 잇는 이것들로 인해

아이들은 때때로 상처를 받곤 한다.

2학기가 되자 교실 안은 조금 변화가 생겼다.

최강미녀파의 리더였던 은지가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지내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이자 의문투성이다.

해미는 은지에게 좋은 감정은 아니지만, 이 상황이 이상하고 같이

어울리던 아이들조차 은지를 피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새로운 파가 결성되었다.

'우주보이클럽'

해미는 어찌어찌 이전에 좋지 않은 기억들을 타고 아이들과

움직이다보니 우주보이클럽, 우클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정원이와 은지가 사귀는지 궁금해하는 예나와 친구들에게

그 사실을 확인시켜줘야 하는 의무 아닌 의무가 생긴 해미는

이 상황이 혼란스럽기만하다.

초등학교 마지막 축제도 아이들과 어울려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부풀리고, 호기심과 질투, 시기 등을 해대는 해미는 행복했을까?

그 시간 속에서 해미와 친구들은 조금씩 마음의 키가 자라고 있었다.

시시한 얘기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관계를 악화시키기만 할 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못했다.

원하는 방향이 아닌 관계 속에서 해미는 행복했을까?

우정에도 온도가 있다면 냉정과 열정의 중간쯤이 적당한 온도일지

모른다.

그 중간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때때로 위태롭고 때때로 가슴

아팠지만,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그 온도를 맞추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우정의 정의는 참으로 많지만, 그 정의 속에서 새로운 나의 정의를

만드는 것이 어렵고도 힘든게 사실이다.

초등 고학년과 함께 읽으며 우정에 필요 조건과 점수표 만들어

우정의 온도 측정을 해보면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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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안에서 사회탐구 그림책 10
르웬 팜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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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날들은 느리고, 천천히 지나가고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동안 우리에게는 조금은 자유로운 일상이 펼쳐지고 있고,

지난 2년 남짓의 시간들을 뒤돌아볼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의 지난 시간을 그림과 짧은 글로 정리해낸 귀엽고 가슴 뭉클한 그림책을 만났다.

"밖에서, 안에서 (르웬 팜 지음, 보물창고 펴냄)"가 바로 그 책인데 표지 속 아이는 고양이와

곰인형 사이에서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창 밖은 그저 환하기만 하다.

최근 2년 우리의 생활은 답답하고 막막했으며 때때로 난감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그 상황을 설명하는 그림책 첫 장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다.

"계절이 막 바뀌기 전 특별할 것 없는 날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라는 문장이

지난 우리의 시간을 떠오르게 해 여러 번 읽어 보았다.

거리를 채우던 사람들은 밖에서 안으로 움직여 나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며칠, 몇 주가 지나면 아무 일없었다는 듯 우리의 일상이 다시 시작될 거라

믿었다.

반가운 이와 마주치면 포옹이나 악수대신 마스크 위로 눈인사를 하고, 가족 모임도

자제하며 평범한 일상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기를 기다렸던 것 같다.

이전과 달리 모두가 안에서 일을 하고, 공부를 하는 동안 밖에서 그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돌보는 의료진이었다.

그들은 코로나 환자는 물론이고, 병이나 사고로 입원한 환자들이 보호자와 격리되어

있는 상태라 환자의 모든 케어를 담당해야했다.

안에서 우리의 생활을 단조로웠지만,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는

시간을 제공했다.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꽃이 피고 지듯 세상은 조금씩 자라고 변화되고

있었다.

사진 속, 그림 속 우리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우리의 다른 날들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밖에서 우리만큼이나 안에서 우리도 부지런히 주어진 시간을 보내는 날들이

이어졌다.

계절이 변하고, 안에서 생활이 익숙해졌지만 몸보다 마음이 힘든 시간들을 계속됐다.

우울한 마음에도 봄이 오기는 할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을 함께 하는 일상 그 평범한 시간을

위해 우리는 아니 세계는 숨죽인 시간을 보냈으며 조금은 남다른 일상을 소개하며

함께 견뎌내는 시간을 공유하는 일들을 즐길 무렵 우리에게도 봄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봄이지만, 더 짙은 봄을 위해 우리는 지금처럼 조심하고

한 걸음 밖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밖에서, 안에서 우리의 시간은 계속 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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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과 시몽 I LOVE 그림책
바버라 매클린톡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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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락가락, 가뭄과 더위로 일상이 시들한 유월, 재미있는 그림책을 만났다.

"아델과 시몽 (바버라 매클린톡 지음, 보물창고 펴냄)" 제목부터 귀여운 이 책은 누나

아델과 동생 시몽의 방과 후 모습들을 따라가는 이야기이다.

항상 그렇듯 아델은 이날도 시몽에게 "오늘은 아무것도 잃어버리면 안 돼."라는 말을

시작하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매번 시몽은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아이였는지 아델은 동생 시몽에게 사뭇 진진하고

단호하게 얘기를 한다.

아델과 달리 시몽에게는 무언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아무래도 이날도 시몽은

무언가를 잃어버릴 것만 같다.

집을 향해 걸으며 아이들은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자연사 박물과에서 구경도 하고,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서 곡예 구경까지 했는데....

그럴 때마다 시몽의 물건은 하나씩 사라진다.

학교에서 그린 고양이 그림, 목도리, 외투, 책, 장갑, 모자, 크레용, 배낭,

스웨터....

물건이 사라지면 시몽은 아델에게 잃어버린 물건을 얘기하고 아델의 잔소리는

점점 늘어만 간다.

그리고 사라진 물건을 찾기라도 하듯 아이들이 들른 곳곳에선 사람들이 바닥을

보며 무언가를 찾고 있다.

나 역시 구석구석 그림 속 숨은 물건 찾기.

무사히 집으로 도착했을 때 시몽은 셔츠와 바지, 구두만 몸에 걸친 채 엄마에게 잃어버린

물건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림 속 어디선가 있던 사람들이 시몽의 물건을 찾아 하나씩 들고 집으로 찾아온다.

밤이 되자 아델은 또 시몽에게 잔소리를 한다.

내일은 잃어버리지 말자고.

나 역시 내일은 시몽이 그 어떤 것도 잃어버리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그림을 따라가는 내내 파리를 돌아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책은 생각이 많은 내게

위로가 되는 그림책이라 두고두고 펼쳐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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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나무 - 9·11 테러, 치유와 재생 그리고 회복력에 관한 이야기 사회탐구 그림책 11
션 루빈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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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시간은 하루가 다르게 여름을 향해 달려가는 기분이다.

밤이면 여름을 닮은 냄새가 느껴지고, 밤이 주는 최고의 위로는

책읽기가 아닌가 싶다.

 

오월 첫 그림책 읽기는 "바로 이 나무 (션 루빈 글, 그림 / 보물창고 펴냄)"였다.

 

 

"9·11 테러, 치유와 재생 그리고 회복력에 관한 이야기"라는 그림책 표지의 글을 읽고

오래전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2001년 9월 11일, 그날 뉴스를 보는 내내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그저 멍하니

화면을 보며 어쩌면 좋아, 어떡해... 를 중얼거렸던 것 같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지금, 그날의 그곳에 있던 나무를 통해 살아있는 자들의 시간을

느껴볼 수 있었다.

거대한 도시 한복판에 있던 나무는 빌딩 사이로 움직이는 사람들, 새들 그리고

바람과 햇빛, 비 등을 좋아했다.

 

 

아마도 이 나무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었는지도 모른다.

나무는 무너져내린 건물 잔해 속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발견해주기를 기다렸다.

누가 봐도 다시 살아날 수 없을 것 같은 나무는 묘목장으로 옮겨져 누군가 자신을

돌봐주는 것을 고마워하며 매일매일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그렇게 계절이 변하고 나무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순간, 예전의 모습으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다.

회복이 된 나무는 묘목장에서 원래 자기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사람들은 이 나무가 다시 건강해져 원래 자기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 자신을 돌봐주는 동안 나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 새순이 돋아나 예전처럼 건강한 나무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삶은 상처와 회복의 연속이다.

죽을 줄 알았던 나무가 치유와 회복의 시간이 거쳐 새 삶을 얻고, 새 삶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기쁨과 위로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상처받은 누군가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오월 첫 그림책읽기는 이렇게 따뜻하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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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85
유하순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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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월과 사월을 잃어버리고, 오월이 시작되고서야 봄을 느끼게 되었다.

봄밤을 책을 읽기 좋은 시간이고 꽃과 함께 많은 생각들이 피어오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오월 첫 독서는 청소년 소설로 제목부터가 통쾌했다.

"불량한 주스 가게 (유하순 지음, 푸른책들 펴냄)"

표지 속 아이는 열심히 주스를 만드는 것 같은데... 재료도 모르겠고, 색도 오묘해 맛이

있을까? 궁금해졌다.

 

다섯 가지 이야기를 엮어 만들어진 이 책은 책 제목과 같은 <불량한 주스 가게>가 첫

이야기로 등장하고 <올빼미, 채널링을 하다>, <야간 자율 학습>, <뚱보균과 도넛>,

<폭풍 속 하이재커>가 그 뒤를 이어간다.

엄마와 단 둘이 사는 나에게 엄마는 여행을 핑계 삼아 주스 가게를 맡긴다.

정학으로 학교를 쉬고 있으니 엄마의 불량한 주스가게를 맡으며 반성문을 작성하는

일상, 주스 가게 옆 병원 간호사에게 엄마가 여행이 아닌 수술을 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아무 일없는 듯 엄마가 맡긴 일들을 해나가는 열이틀... 돌아온 엄마에게 내색할 순 없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자신이 했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된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 나의 길을 걸으며 내 자리를 찾아갈 수 있겠지?

언제나 말귀를 못 알아듣고, 멍하다는 핀잔을 듣는 유성이, 유성이의 별명은 올빼미다.

타인과 소통이 어려운 유성이. 가족 속에서도 교실 안에서도 유성은 외딴 섬같다.

편의점 형을 따라 채널링 모임에 가지만 유성에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귀지를 제거하고 타인의 마음 소리를 들으며 유성은 진정한 채널링을 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전하려는 간절한 마음을 듣고 읽는 유성의 마음이야말로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채널링이 아닐까?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시원과 병우는 돌연 산을 보고 그 곳으로 가자 말을 한다.

동혁이 함께 나서고 아이들은 자유를 찾는 사람들 마냥 길을 나서지만, 학교와 논술 등

자신들을 옭아맨 것들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사산 축제를 얘기하며 길을 걷는 아이들... 걷는 내내 아이들은 다툼도 있고, 옛날

이야기들도 지껄여보지만 다시 돌아올 자신들의 자리를 알고 있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나... 호르몬 이상으로 비만 체질로 변하는 병을 가진 유나.

K를 좋아하지만, K에게 다가가지 두려운 유나는 뚱보라고 수근거리는 아이들에게

복수를 한다.

하지만 그 일로 유나를 궁지에 몰리고 결국 본인이 앓고 있는 병을 아이들에게

알리게 된다.

나는 수술 전 유나를 만나러 간다.

도넛 가게에서 가장 칼로리가 낮은 통밀 베이글을 사들고.

공항 현장 체험을 하게 되는 아이들, 지현은 어릴적 아빠와 일들을 떠올려본다.

공항에서 일하는 부모님이 대다수인 아이들은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고, 체험 중 부모님을 하나, 둘 만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이재커가 되고 싶어 하는 지현이.

 

제목처럼 불량한 때때로 거칠고 황당하리 만큼 쌩뚱맞은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 책은

평범하게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아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나름의 슬픔과 고통을 마주하며 자신의 시간을 만드는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이야기 속 주인공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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