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하늘말나리야 - 성인용 푸른도서관 5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한 시인이 말하였다. 자신의 시에  “이름 없는 꽃”이라 적었다 혼이 난 적이 있다고... 세상에 이름 없는 꽃은 없다고 우리가 아직 그 이름을 모를 뿐이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이름 없는 꽃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작은 몸부림이 느껴졌다. 소중하지만 아직은 작고 여린 꽃들이 저마다 삶의 아픔을 배우고 익히면서 가슴을 열고 또 그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는 소박하지만 참 따뜻한 글.

하늘을 향하여 피어있다는 하늘말나리.... 그리고 한아름 안아도 다 담지 못할 것 같은 느티나무며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해서 더 간절하게 아름다운 상사화, 바우 엄마의 환한 웃음을 닮은 달맞이꽃, 그 뾰족한 가시마저 보드라운 엉겅퀴꽃...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꽃으로 바꾼다면 그 고운 세상에 난 무슨 꽃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문득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겨우내 들이 꾼 꿈 중에서 가장 예쁜 꿈으로 피어난 제비꽃, 이 봄날 수줍게 들 한켠을 채우는 그런 제비꽃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여긴다. 냉이랑 쑥이랑 친구하면서 느티나무 큰 등걸 아래서 그렇게 조용히 하루만이라도 가슴 넉넉하게 살았으면... 길섶의 민들레도 오늘따라 살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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