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무기 견인 도시 연대기 3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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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라이턴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필립 리브'가 만들어낸 본격 SF 모험 소설인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는 전 세계의 팬을 확보할 정도로 유명한 소설이 됐다. 이미 국내에도 그 시리즈가 3편까지 나오면서 이런 유를 좋아하는 SF소설 팬들에게 나름의 인기를 구가했는데, 벌써 3편까지 나왔고 이제 마지막 4편만을 남겨두고 있다. 강호는 물론 이 시리즈를 다 읽어 봤다. 1편은 '60분 전쟁'으로 종말을 맞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인간들로 다시 재편돼 '도시진화론'이 대두되며, 이른바 도시가 도시를 잡아먹는 세계를 배경으로 땅 위를 달리며 작고 약한 도시들을 집어삼키던 런던이 '반 견인 도시' 세력을 무릎 꿇리려다 스스로 멸망한 것이 1권 <모털 엔진>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2권 <사냥꾼의 현상금>은 얼음으로 둘러싼 차가운 도시 앵커리지에서 벌이지는 두 주인공 톰과 헤스터의 모험담이 주를 이루며 제대로 된 어드벤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에 3편은 그 앵커리지가 사냥꾼 도시 '아크 에인절'로부터 위기에서 탈출해 멸망하지 않고 북아메리카 바인랜드의 호숫가에 정착하며 산지 16년 뒤의 이야기로 여기서 주인공은 바로 톰과 헤스터가 낳은 열여섯 살 소녀 '렌'이다. 그렇다. 바로 이 10대 소녀 '렌'이 이야기의 중심이자 매개체다. 즉 이 소녀로 인해서 사건이 벌어지고 톰과 헤스터가 이 딸을 구하기 위해서 나서면서 벌어지는 어드벤처다. 그런데 전편들과 달리 이 3편은 그렇게 스케일이 크거나 SF적인 스펙파클한 맛은 떨어진다. 물론 후반부에 그런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드라마적으로 전개되며 잔재미로 가득한 모험 소설이라 볼 수 있으니, 과연 어떤 내용인지 이야기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자. 

열여섯 살 '렌'의 모험담을 그린 '견인 도시 연대기' 3편 <악마의 무기>

얼음도시 앵커리지가 바인랜드에 정착한지도 어언 16년 동안 톰과 헤스터는 나름 행복하게 지냈다. 그들에게는 이젠 열여섯 살의 딸 '렌'이 있다. 그런데 이 소녀는 매우 쾌활하고 당찬 구석이 있다. 이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세상을 벗어나 모험을 하고 싶은 거. 자신의 엄마 아빠가 그랬듯, 자기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그림스비' 조직의 '로스트 보이' 수장인 '가글'이 그녀에게 접근해 자신들이 필요한 '틴 북'이라는 물건을 가져오라고 시킨다. 즉 그 물건을 가져오면 같이 이곳을 떠나겠다는 제안, 그래서 렌은 고민이 많았지만 한때 앵커리지의 공주였던 '프레야' 선생님에게 접근해 '틴 북'의 소재를 알아두고 급기야 그것을 빼돌린다. 그리고 그것을 가글에게 주고 같이 떠나려고 하다가, 이를 눈치챈 헤스터가 달려와 총격전이 벌어져 가글과 그의 여친이 죽고, 렌은 가글의 부하인 '피쉬케익'에게 이끌려 비행선을 타고 납치된다. 

이때부터 사건은 전개된다. 즉 '렌'이 도망을 아니 '틴 북'을 가지고 납치가 되면서 톰과 헤스터, 그리고 프레야와 '로스트 보이'에서 앵커리지로 전향한 '카울'이 렌을 구하려고 다시 모험을 나서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1편과 2편에서 이어져온 스토커(기계인간)에 대해서 계속 언급하며 나간다. '반 견인 도시 연맹'의 수장격인 도시 '그린 스톰'에서 부활시킨 수많은 스토거들, 그들의 대장인 '안나 팽'이 다시 살아났고 닥터 제로가 또 부활시킨 막강 파워의 스토커 '슈라이크'까지 그린 스톰은 그렇게 다시 위용을 갖추게 된다. 한편 피쉬케익에게 납치된 렌은 사실 납치보다는 피쉬케익과 함께 모험을 즐기게 되는데, 그래서 엉클이 있는 그림스비로 돌아가는 대신 '로스트 보이'들이 부모없이 자란 것을 미끼로 뗏목 휴양 도시 '브라이튼'이 달콤한 방송을 전파하며 그들을 끌어들인다. 이에 렌과 피쉬케익은 그곳에 갔다가 바로 잡히고 노예 아동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리고 그 '브라이튼'의 시장은 바로 허풍쟁이 역사학자이자 요리조리 잘도 피해 다니며 사람들을 선동하는 위선자 '페니로얄'이었다. 2편에서 등장하며 쏠쏠한 재미를 주었던 이 인물이 이렇게 살아서 여기서 시장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페니로얄 시장을 돕고 있는 대규모 노예 상인 '슈킨'이 나서 이들은 비지니스 파트너로 이 '브라이튼'을 이끌고 있다. 그러면서 노예로 잡힌 렌은 페니로얄 부인의 시녀로 들어가고, 피쉬케익은 슈킨의 하인으로 지내게 된다. 한편 렌을 구하기 위해서 나선 4인조 구출단 톰과 헤스터, 프레야와 카울은 '로스트 보이'의 전초기지인 바다 속 그림스비로 찾아갔지만, 허탕만 치고 그곳에서 아직도 아이들의 신적인 존재로 군림하는 '엉클'을 만나 그의 최후를 목도하게 된다. 그렇게 그림스비는 바다 속에서 수장되고 만 것이다.(아래 그림) 이에 4인조 구출단에서 프레야와 카울은 앵커리지로 돌아가고, 톰과 헤스터가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사고 팔고하는 겉은 휴양도시라 불리는 '브라이튼'으로 간다. 렌을 구하기 위해서 말이다.
 

중반 이후 휴양도시 '브라이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정말 재밌다.


이때부터 배경은 '브라이튼'이다. 그 휴양 도시에서 각자 따로 렌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허탕일 뿐, 톰은 노예 상인 슈킨에게 접근했다가 잡히고, 이를 헤스터가 다시 구해내면서 그들은 그렇게 계속 딸을 찾고 있었다. 한편 렌을 노예로 삼으면서 '틴 북'을 거머진 페니로얄은 이 신성한 아이템을 자신의 금고에 장치를 해두며 숨겨 놓는데, 이를 시기한 슈킨이 렌에게 '틴 북'을 빼오라 지시하면서 렌은 위기에 봉착한다. 하지만 이번에 이 도시에서 알게 된 전직 '그린 스톰' 돌격대 출신의 '테오'라는 남친을 사귀면서 그의 도움으로 '틴 북'을 수중에 넣게 된다. 그러는 사이, 스토커 군단인 '그린 스톰'도 그 '틴 북'을 손에 넣기 위해서 '안나 팽'이 탄 '레퀴엄 보텍스'를 위시해서 대규모적으로 브라이튼을 공격하기에 이른다. 

이 부분이 바로 스펙타클하게 묘사된 씬들로 공중폭격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듯 무차별적 공격이 이루어진다. 물론 브라이튼도 맞서서 공격하지만 '그린 스톰' 위용 앞에서 그 도시는 쑥대밭이 되면서 무너지고 만다. 그러면서 브라이튼에서 분리된 '클라이드 나인'이라는 조그만 지역 도시가 사막에 불시착 되면서 여기 주인공들의 운명이 엇갈린다. 우선 페니로얄은 위기 상황에서 슈킨이 쏜 총에 맞아 쓰러졌고, 혼자서 비행선을 타고 도망친 슈킨은 공중에서 최후를 맞는다. 그렇다면 최후의 승자는 브라이튼을 공격하면서 '틴 북'을 손에 넣은 안나 팽이었다. 그런데 안나 팽의 존재와 이런 도시 전쟁에 회의감으로 가득찬 닥터 '위논 제로'가 슈라이크를 시켜 안나 팽을 제거하면서 절정에 이른다. 

후반부 죽음과 관련된 반전과 마지막 결말은 4편의 전조다.

그렇다면 기존의 여러 주인공들이 모두 죽은 셈인데, 그런 가운데 톰과 헤스터는 드디어 렌을 만나게 된다. 옆에 테오와 함께, 그러면서 같이 이 무너진 도시를 떠나려는 순간에 헤스터가 같이 가기를 거부한다. 바로 페니로얄을 갑부로 만들어주며 쓴 책 <사냥꾼의 현상금>에서 헤스터가 도시 사냥꾼 '아크 에인절'에게 앵커리지를 팔아먹었다는 과거가 드러나며 그녀가 딸과 마찰을 빚은 거. 과연 이들의 모험은 다시 새롭게 시작된 것인가? 자세하게 밝힐 순 없지만 마지막 결말에서 이야기는 절대 끝난 것이 아닌 바로 마지막 4편을 예고한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아주 시니컬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이번 '악마의 무기' 3편의 이야기는 바로 제목처럼 각 도시의 수장들이 '틴 북'이라는 아이템을 득템하기 벌이는 경연장이다. 그러면서 그것을 최초에 득템한 톰과 헤스터의 딸 렌이 '로스트 보이'에게 납치되었다가 뗏목 휴양도시 '브라이튼'에서 노예로 전락해 지내면서 그것을 손에 넣게 된 페니로얄, 그것을 서로 뺏을려고 하는 노예 상인 슈킨과 스토커로 무장한 반 견인 도시 연맹 '그린 스톰'의 안나 팽까지 가세하며 이야기는 정점에 이른다. 그러면서 후반에 많은 이들은 죽음을 맞이한다. 다음 편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죽여도 될까 의문이 들지만, 역시 '필립 리브'는 마지막 반전의 묘미로 기대를 충만케 했다. 죽었다고 믿는 독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셈이다. 

그런데 이번 3편 '악마의 무기'는 마지막에 '그린 스톰'이 브라이튼을 공중공격하는 장면을 빼면 그렇게 SF적으로 스펙타클한 맛은 떨어진다. 2편 톰과 헤스터의 모험이 꽤 스펙타클하고 어드벤처식이었다면, 3편은 다소 드라마적으로 흐르며 초점은 열여섯 살의 소녀 '렌'에게 맞추어져 있다. 즉 그녀를 통해서 사건이 시작되고 전개되고 또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등, 2편에 이어 16년이 지난 세월에 '렌'이라는 소녀를 통해서 이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것이다. 어찌보면 엄마 헤스터를 닮은 듯 안 닮은 듯 이 당차고 쾌활한 소녀 '렌'의 모험이 바로 3편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것은 전조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3편 마지막 결말에서 마치 영화 <스카이라인>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시키듯 꽤 의미있는 시퀀스로 대미를 장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마지막 4편 <황혼의 들판>이 무시로 기다려진다.

과연 헤스터는 어떻게 됐을까? 그러면서 렌의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이것이 바로 SF소설 연대기 시리즈의 제맛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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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권력의 역사'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류사는 인간의 탐욕과 욕망으로 점철된 그 권력의 날개 위에서 펼쳐진 장대한 서사다. 그러기에 우리 후세는 그런 역사를 익히고 배우며 또 다른 지향점을 찾는다. 하지만 인류는 사회 속 정의와 도덕에 대해 늘 고민해왔지만, 정작 오랜 시간 축척된 권력사를 살펴보면 피와 배신, 욕망과 음모로 뒤범벅된 가열한 시대극을 우린 목도하게 된다. 여기 그런 책이 하나 있다. 운좋게 서평단으로 받게 된 이 책은, 동양사에서 핵이자 중심인 중국 역사 속에서 임팩트하고 가장 손꼽히는 음모가이자 우리에게 꽤 익숙한 11인을 추려내 정리한 책 바로 <권력전쟁>이다.

중국 역사 속 11인을 통해서 본 권력에 대한 인문 역사서 <권력전쟁>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그 권력에 관한 이야기로 부제목 '그들은 어떻게 시대의 주인이 되었는가'처럼 바로 권력의 핵심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책은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은 아니고, 지은이는 중국 사람으로 주로 중국 고대 문학 연구에 힘써온 '뤄위밍'이 쓰고 '김영화'씨가 번역해 '에버리치홀딩스'에서 출판된 신간이다. 바로 인문 역사서로 보면 되는데, 중국 역사 만큼이나 휘황찬란하고 이야깃거리도 많은 것도 없기에 이 책은 강호를 포함해 중국 역사 매니아들에게 다시 재학습으로 인지하는 필독서가 아닐까 싶다. 그 11인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권력1장. 기회가 포착되면 모든 것을 걸어라 _ 기화가거奇貨可居

여불위, 여인으로 나라를 사다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다┃공자님을 출세시켜 드리겠습니다┃화양부인의 마음을 사로잡다┃자신의 여인을 내놓다┃국왕을 옹립해 이익을 꾀하다┃여불위의 대체품┃처량한 퇴장

권력2장. 사람을 꿰뚫고 시대를 거머쥐어라 _ 심찰인심深察人心

조고, 피바람을 몰고 온 노비
환관, 봉건제도의 희생양┃비밀에 싸인 순행 대열┃비밀에 붙여진 죽음과 심리게임┃우매한 공자의 황제꿈┃마음이 동한 이 승상┃유조를 조작해 화근을 제거하다┃피에 굶주린 살인광┃이사를 주살하고 대중을 기만하다┃아둔한 호해의 죽음┃복수극의 결말

권력3장. 쓸모없다면 과감히 내쳐라 _ 토사구팽兎死狗烹

한 고조 유방, 무뢰한 황제의 용인술
용인술인가, 사기술인가┃눈 깜짝할 새에 군대를 탈취하다┃모난 돌이 정 맞는다┃한신을 붙잡고도 석연치 않은 마음┃성공도 소하 덕, 실패도 소하 탓┃스스로 그물에 걸려든 팽월┃피할 수 없는 죽음┃혼비백산한 영포┃어찌 용사를 얻어 사방을 지킬까

권력4장. 자신을 성인군자로 포장하라 _ 대선대위大善大僞

왕망, 도덕적인 위선자
하늘에서 떨어진 관직┃촌극의 시작┃우연한 인연┃귀족 가문 중의 외톨이┃나날이 높아가는 명예┃아들을 희생해 지켜낸 명예┃주공과 필적하는 위대한 공덕┃태황태후 앞에서 위선을 떨다┃수백 명이 연루된 사건┃끝없이 나오는 새로운 술책┃도덕적인 위선자

권력5장. 야망의 발톱은 내면 깊숙이 숨겨라 _ 심장조아深臟爪牙

사마의, 깊이 숨긴 발톱
난세 영웅의 기개┃그릇처럼 자신을 비워내다┃중풍으로 세상을 속이다┃갑자기 터진 정변┃환범, 운명에 순응하다┃겸손하고 신중하되 결단은 확실하게

권력6장. 수단과 방법은 담대하고 냉혹하게 써라 _ 대담수랄大膽手辣

가남풍, 방탕한 황후의 살인 게임
서진을 멸망시킨 가후┃천당에서 신선을 만나다┃백치 황제와 악처 황후┃도구로 전락한 혜제┃양씨 일족을 멸하다┃어머니를 처벌한 아들┃태자의 명성을 더럽히다┃날조된 태자의 역모┃방탕한 황후의 죽음

권력7장. 권력에는 금기가 없다 _ 금문첩혈

당 태종 이세민, 영웅의 과감한 결단
천하를 쟁취한 이씨 부자┃가슴속에 품은 대의와 야심┃태평천자가 될 몸┃격화되는 태자와 진왕의 대립┃서로 모해하는 형제┃위기에 빠진 진왕┃최후의 결단┃피의 현무문┃현무문의 난은 정당한가?┃정변도 가릴 수 없는 찬란한 업적

권력8장. 권력자를 미색으로 다스려라 _ 상두정치床斗政治

측천무후, 능수능란한 베갯머리송사
황후에서 태후, 그리고 황제까지┃열네 살에 입궁하다┃미모로 사업을 일구다┃금단의 열매┃아첨으로 얻은 지위┃황제의 마음을 사로잡다┃잔혹한 본성을 드러내다┃권력의 중추에 손을 뻗다┃허수아비 황제가 일으킨 풍파┃범도 제 자식을 잡아먹지 않는다?┃중국 유일의 여성 황제

권력9장. 권력자는 단 하루 만에도 뒤바뀐다 _ 돌변풍운突變風雲

송 태조 조광윤, 하루 만에 역사를 바꾸다
어린 황제가 불러온 위기┃다음에는 누가 천자가 될까┃하늘에 나타난 징조┃황제가 되다┃천하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리다┃하루 만에 성공한 쿠데타┃술잔으로 병권을 해제하다┃

권력10장. 경쟁자를 결코 허용하지 마라 _ 다자다화多子多禍

옹정제,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이미 40년이나 한 천자 노릇┃황자의 세력이 커지면 황제는 불안해진다┃열넷째의 등극┃오랜 인내와 필살의 일격┃윤진의 대담한 행보┃황위 찬탈 음모, 그 후

권력11장. 어쩔 수 없는 선택이 현답이다 _ 별무선택別无選擇

홍수전, 태평천국 운동의 창시자
중국을 휩쓴 한차례의 폭우┃상제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귀신놀음으로 지위를 높이다┃양수청의 꼭두각시┃어찌 구천세에 그치는가?┃도살장이 된 천경성┃커다란 나무도 뿌리가 많아야 지탱한다



인류사와 함께 자라온 권력욕, 중국 역사 속 11인을 통해서 고찰해 본다.

이렇게 여불위부터 해서 조고, 유방, 왕망, 사마의, 가남풍, 이세민, 측천무후, 조광윤, 옹정제, 홍수전까지 거의 다 아는 인물들이다. 물론 각자 어느 정도 아느냐의 편차는 있겠지만 이 책은 이들의 일화와 일대기를 소개하며 그 권력의 정점을 살피고 있다. 그래서 《권력전쟁》은 음모와 암투가 난무하는 권력 세계에서 살아남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물과 그들에게 희생되었던 패배자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생생한 권력의 본질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소개다. 그중 위의 목차처럼 중국의 역사 속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순간만을 훑어 완성된 《권력전쟁》은 보다 치열해진 인간 사이의 경쟁 구도에서 요구되는 리더십과 처세술, 용인술, 심리술, 나아가 조직을 지배하고 내 것을 지키며 정상에 오르기 위한 방법이 담긴 전략적인 인문 역사서라 할 수 있다.

영국의 저명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이 남긴 《권력》이라는 저서에서, "인간의 무한한 욕망 중에 권력욕이야말로 가장 강렬하며 근본적인 욕망이다. 또한 누구에게나 권력욕은 있다. 하지만 일부는 리더의 추종자로 만족하며 그의 승리를 마치 자신의 것처럼 받아들인다. 반대로 리더형 인물은 직접 다른 이들을 이끌고자 한다. 만약 누군가 부를 추구한다면 소유할 수 있는 재물에는 한계가 있을 테지만, 권력을 추구한다면 그 만족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욕이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역사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역설하고 있다.

그렇다. 이렇듯 이 책은 '권력은 단 한 번도 인류에게 도덕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아이러니한 명제 앞에서 논거를 던지고, 중국 역사 속 11인을 통해서 그 과정을 되짚어 보고 있다. 여러 말이 필요없는 역사 인문서다. 여기 11인이 제시한 권력전쟁 속 존재하는 모든 음모와 다툼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쏠라닥질의 얽히고설킨 전쟁과도 같은 권력 세계에서 천하를 움켜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권력의 불가분의 관계를 다시 한번 고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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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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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주는 그 어떤 절박과 긴박이 부족했던 신파 드라마, 연기자의 연기만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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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 The Amer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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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액션보다는 어느 킬러에 대한 잔잔하고 정적인 탐미 추구, 조지 클로니만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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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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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결'이라는 흔하면서도 영화적인 제목을 놔두고, 좀더 각인된 활동적 표현의 제목으로 바꿔쓰게 된 영화가 바로 <심장이 뛴다>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제목 때문에 이 영화는 블랙홀에 빠진 것처럼 심각한 오류를 범한 게 아닌가 싶다. 왜냐?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심장'이 주는 그 어떤 활동성으로 인해 영화가 그리고자 했던 절박함과 긴박함의 묘사가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오며 결국에는 신파성 드라마로 마무리를 지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많은 기대를 안고 보기에는 사실 무리가 있다. 제목 '심장이 뛴다'처럼 심장이 뛸 만큼 임팩트한 영화도 아니요, 그렇다고 생사의 끝자락에 놓인 인간의 절박과 긴박의 앙상블 대신 불균질한 상충을 일으키며 이야기 대신에 그들의 연기에 주목하게 됐으니, 영화 <심장이 뛴다>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심장은 하나, 살려야 할 사람은 둘.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어?

한 중년 여성이 뇌사상태로 병원에 실려오고, 심장병 딸에게 이식할 심장을 애타게 찾던 연희(김윤진)는 양아치 아들 휘도(박해일)에게 거액을 주며 매달린다. 그러나 엄마가 쓰러진 진짜 이유가 하나 둘 밝혀지면서 휘도는 뒤늦게 사력을 다해 엄마를 살리려 하고, 절박해진 연희는 급기야 위험한 사람들과 손을 잡는데...

이렇게 영화의 구도는 사실 단순하다. 심장병을 심하게 앓고 있는 한 여자 아이의 엄마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진 한 중년 여자의 아들, 즉 이들에게는 하나씩 위험 인물을 안고 있다. 그 위험이란 바로 생의 끝자락에 놓여 내일이고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가녀린 어린 여자 아이는 심장병을 앓아 허위허위대고 있고, 뇌사 상태에 빠진 중년의 여성은 세상을 등진 채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누워만 있는 식물인간이다. 그런데 이들을 대하는 여자와 남자의 느낌은 매우 다르다. 심장병을 앓는 딸 아이를 어떻게든 살리려는 연희(김윤진)라는 미모의 청담동 유치원장은 딸을 살리는데 모든 것을 내걸 정도로 절박한 인물이다.



그런데 뇌사상태에 빠진 엄마를 바라보는 아들 휘도(박해일)는 환자의 면전 앞에서 "인생 참 허무하다. 혼자 잘 먹고 잘 살더니 꼴 좋으네 니미."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엄마를 막 대하고 싫어하는 감정의 골이 깊은 남자다. 자식 놈 버리고 연놈과 눈이 마추져 도망친 그 과거로 아들은 소위 삐닥선을 탔고, 이렇게 커서는 지 어미한테 돈이나 뜯어내며 살아온 정말로 패륜적인 양야치같은 놈이다. 매 트레이닝 복장에 껄렁대며 차 렌트일에 살아왔던 그에게 있어 사실 엄마라는 존재는 있으나 마나였다. 그러니 그런 엄마가 뇌사상태에 빠져도 그는 큰 반응이 없다. 저 대사처럼 그것이 휘도의 캐릭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막 살아온 한 남자의 엄마 지키기 VS 딸 아이의 심장을 구하려는 한 여자

하지만 그런 엄마를 지켜보는 이 양아치 아들에게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바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여자 아이 예은이의 엄마 연희가 다가와 '당신의 엄마 심장을 우리 아이에게 이식하게 해달라, 어차피 죽을 목숨이니 젊고 어린 생명에게 바치라'는 것인데, 이에 휘도는 말도 안 된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돈이 항상 궁했던 그는 이 조건을 수락하게 되고, 그런데 그 돈의 뒷거래를 엄마의 재혼남이 가로채면서 휘도는 폭발한다. 이 거래를 없애고 재혼남을 찾아가 심하게 뭇매질을 한다. 그러면서 이때부터 휘도는 엄마를 지키려 한다. 즉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그에게 있어 엄마는 자신이 지켜야 하는 마지막 보루가 된 것이다. 그러니 심장이식이 필요했던 연희로써는 이 상황이 미칠 정도로 위기로 다가오게 된다.

결국 그녀는 장기밀매 조직의 두 남자까지 끌어들여 뇌사상태에 빠진 그 중년 여자의 수술을 위해서 환자를 빼돌리는 무리수를 둔다. 그런데 이것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게, 너무 영화적이라 일견 와 닿지가 않는다. 쉽게 가족이라 말하는데 이에 속는 병원의 처사도 그렇고, 그런 장기 불법거래를 하는 남자들이 가담하는 그림도 그렇고 꽤 영화적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의료 시스템을 너무 허술하게 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리얼리티에 문제가 있다. 한편, 자신의 엄마를 볼모로 잡은 것을 알게 된 휘도는 급기야 연희의 딸 예은이까지 납치하고 만다. 물론 납치라고 보는 것은 아니고, 서로가 생명의 끈을 가지고 있듯 반대편의 보물을 안고 있는 셈인데, 즉 연희는 어떻게든 딸을 살리려는 염원 때문에 자신의 의지를 넘어선 짓을 해버렸고, 휘도 또한 엄마를 지키는 수단으로 그 여자 아이를 납치까지 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과연 이들이 파국으로 치닫게 된 포기할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대결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휘도는 여자 아이를 순순히 돌려주고, 또 연희는 휘도의 엄마를 되돌려 주며 그렇게 그들은 한 편의 파국이 될 뻔한 상황을 잘 마무리 지을 것인가? 감동의 신파성 드라마로 마무리가 된다면 어느 정도 예상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영화는 '심장은 하나요, 살려야 할 사람은 둘'이라는 묘한 소재적 쾌감을 불러 일으키며 그 어떤 스릴러적 장르로서 드라마적 이야기를 펼친다. 그런데 이게 잘 혼합이 안돼 상충된 느낌의 널뛰는 상황으로 전개되며 잦바듬한 기분이 괴어오르게 한다. 즉 하나의 심장이 절박하게 필요했던 한 여자와 그 심장을 어떻게든 주지 않고 엄마를 지키겠다는 한 남자의 대결 구도는, 어찌보면 절박과 긴박이라는 자연스런 상황이 생기는 그림들을 영화적 연출로 담아내려다 역량의 부족으로 더욱더 망쳐버린 느낌이 다분하다.

하나의 '심장'으로 벌이는 대결, 절박과 긴박이 부정맥하다.

그래서 작위적인 설정 때문에 극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못 살린 것인데, 그러기에 이 영화는 꽤나 관조적으로 흐른다. 그냥 지켜만 보게 하는 것이지, 그 어떤 극의 몰입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그것은 부실한 이야기의 구도 속에서 작위적인 설정으로 인해 절박감과 긴박감이 상충되거나 부정맥처럼 불규칙적으로 호흡하며 어느 것 하나 시너지를 폭발시키지 못한다. 한 여자의 미친 절규와 한 남자의 미친 악다구니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대결적 이야기는 아쉬워도 이 절박으로 몰린 두 연기자 박해일과 김윤진의 연기 만큼은 볼만했다. 껄렁한 양아치로 변신해 결국에 엄마를 지키기 위해서 처음으로 모든 것을 건 이 남자의 극한의 모습은 볼만했고, 영화 <세븐데이즈>와 <하모니>를 통해서 이제는 '모성애'를 전문으로 하는 배우처럼 인식이 드는 김윤진도 이번에도 그 미친 모성애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영화는 두 배우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연출로 이야기의 힘을 빼버렸다. '대결'이라는 제목으로 쓸뻔했던 만큼 두 배우의 절박함이 묻어나야 할 이야기의 힘은 그들 모습에만 치중했지, 자연스레 극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꽤 아쉬움을 남겼고, 결국에는 감동의 신파로 모든 걸 묻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생기를 잃어버린 때꾼한 기분마저 안기는 것인데, 결국 영화는 분명 스릴러가 아닌 드라마 장르였지만 하나의 '심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그 절박함과 긴박감을 잘 버무리지 못한 이야기의 힘이 꽤나 부족했다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배우의 연기는 볼만했던 게 다였던 영화 <심장이 뛴다>, 바로 절박한 이유로 만난 그들의 대결은 그렇게 시너지를 못 내고 부정맥으로 흘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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