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권력의 역사'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류사는 인간의 탐욕과 욕망으로 점철된 그 권력의 날개 위에서 펼쳐진 장대한 서사다. 그러기에 우리 후세는 그런 역사를 익히고 배우며 또 다른 지향점을 찾는다. 하지만 인류는 사회 속 정의와 도덕에 대해 늘 고민해왔지만, 정작 오랜 시간 축척된 권력사를 살펴보면 피와 배신, 욕망과 음모로 뒤범벅된 가열한 시대극을 우린 목도하게 된다. 여기 그런 책이 하나 있다. 운좋게 서평단으로 받게 된 이 책은, 동양사에서 핵이자 중심인 중국 역사 속에서 임팩트하고 가장 손꼽히는 음모가이자 우리에게 꽤 익숙한 11인을 추려내 정리한 책 바로 <권력전쟁>이다.

중국 역사 속 11인을 통해서 본 권력에 대한 인문 역사서 <권력전쟁>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그 권력에 관한 이야기로 부제목 '그들은 어떻게 시대의 주인이 되었는가'처럼 바로 권력의 핵심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책은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은 아니고, 지은이는 중국 사람으로 주로 중국 고대 문학 연구에 힘써온 '뤄위밍'이 쓰고 '김영화'씨가 번역해 '에버리치홀딩스'에서 출판된 신간이다. 바로 인문 역사서로 보면 되는데, 중국 역사 만큼이나 휘황찬란하고 이야깃거리도 많은 것도 없기에 이 책은 강호를 포함해 중국 역사 매니아들에게 다시 재학습으로 인지하는 필독서가 아닐까 싶다. 그 11인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권력1장. 기회가 포착되면 모든 것을 걸어라 _ 기화가거奇貨可居

여불위, 여인으로 나라를 사다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다┃공자님을 출세시켜 드리겠습니다┃화양부인의 마음을 사로잡다┃자신의 여인을 내놓다┃국왕을 옹립해 이익을 꾀하다┃여불위의 대체품┃처량한 퇴장

권력2장. 사람을 꿰뚫고 시대를 거머쥐어라 _ 심찰인심深察人心

조고, 피바람을 몰고 온 노비
환관, 봉건제도의 희생양┃비밀에 싸인 순행 대열┃비밀에 붙여진 죽음과 심리게임┃우매한 공자의 황제꿈┃마음이 동한 이 승상┃유조를 조작해 화근을 제거하다┃피에 굶주린 살인광┃이사를 주살하고 대중을 기만하다┃아둔한 호해의 죽음┃복수극의 결말

권력3장. 쓸모없다면 과감히 내쳐라 _ 토사구팽兎死狗烹

한 고조 유방, 무뢰한 황제의 용인술
용인술인가, 사기술인가┃눈 깜짝할 새에 군대를 탈취하다┃모난 돌이 정 맞는다┃한신을 붙잡고도 석연치 않은 마음┃성공도 소하 덕, 실패도 소하 탓┃스스로 그물에 걸려든 팽월┃피할 수 없는 죽음┃혼비백산한 영포┃어찌 용사를 얻어 사방을 지킬까

권력4장. 자신을 성인군자로 포장하라 _ 대선대위大善大僞

왕망, 도덕적인 위선자
하늘에서 떨어진 관직┃촌극의 시작┃우연한 인연┃귀족 가문 중의 외톨이┃나날이 높아가는 명예┃아들을 희생해 지켜낸 명예┃주공과 필적하는 위대한 공덕┃태황태후 앞에서 위선을 떨다┃수백 명이 연루된 사건┃끝없이 나오는 새로운 술책┃도덕적인 위선자

권력5장. 야망의 발톱은 내면 깊숙이 숨겨라 _ 심장조아深臟爪牙

사마의, 깊이 숨긴 발톱
난세 영웅의 기개┃그릇처럼 자신을 비워내다┃중풍으로 세상을 속이다┃갑자기 터진 정변┃환범, 운명에 순응하다┃겸손하고 신중하되 결단은 확실하게

권력6장. 수단과 방법은 담대하고 냉혹하게 써라 _ 대담수랄大膽手辣

가남풍, 방탕한 황후의 살인 게임
서진을 멸망시킨 가후┃천당에서 신선을 만나다┃백치 황제와 악처 황후┃도구로 전락한 혜제┃양씨 일족을 멸하다┃어머니를 처벌한 아들┃태자의 명성을 더럽히다┃날조된 태자의 역모┃방탕한 황후의 죽음

권력7장. 권력에는 금기가 없다 _ 금문첩혈

당 태종 이세민, 영웅의 과감한 결단
천하를 쟁취한 이씨 부자┃가슴속에 품은 대의와 야심┃태평천자가 될 몸┃격화되는 태자와 진왕의 대립┃서로 모해하는 형제┃위기에 빠진 진왕┃최후의 결단┃피의 현무문┃현무문의 난은 정당한가?┃정변도 가릴 수 없는 찬란한 업적

권력8장. 권력자를 미색으로 다스려라 _ 상두정치床斗政治

측천무후, 능수능란한 베갯머리송사
황후에서 태후, 그리고 황제까지┃열네 살에 입궁하다┃미모로 사업을 일구다┃금단의 열매┃아첨으로 얻은 지위┃황제의 마음을 사로잡다┃잔혹한 본성을 드러내다┃권력의 중추에 손을 뻗다┃허수아비 황제가 일으킨 풍파┃범도 제 자식을 잡아먹지 않는다?┃중국 유일의 여성 황제

권력9장. 권력자는 단 하루 만에도 뒤바뀐다 _ 돌변풍운突變風雲

송 태조 조광윤, 하루 만에 역사를 바꾸다
어린 황제가 불러온 위기┃다음에는 누가 천자가 될까┃하늘에 나타난 징조┃황제가 되다┃천하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리다┃하루 만에 성공한 쿠데타┃술잔으로 병권을 해제하다┃

권력10장. 경쟁자를 결코 허용하지 마라 _ 다자다화多子多禍

옹정제,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이미 40년이나 한 천자 노릇┃황자의 세력이 커지면 황제는 불안해진다┃열넷째의 등극┃오랜 인내와 필살의 일격┃윤진의 대담한 행보┃황위 찬탈 음모, 그 후

권력11장. 어쩔 수 없는 선택이 현답이다 _ 별무선택別无選擇

홍수전, 태평천국 운동의 창시자
중국을 휩쓴 한차례의 폭우┃상제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귀신놀음으로 지위를 높이다┃양수청의 꼭두각시┃어찌 구천세에 그치는가?┃도살장이 된 천경성┃커다란 나무도 뿌리가 많아야 지탱한다



인류사와 함께 자라온 권력욕, 중국 역사 속 11인을 통해서 고찰해 본다.

이렇게 여불위부터 해서 조고, 유방, 왕망, 사마의, 가남풍, 이세민, 측천무후, 조광윤, 옹정제, 홍수전까지 거의 다 아는 인물들이다. 물론 각자 어느 정도 아느냐의 편차는 있겠지만 이 책은 이들의 일화와 일대기를 소개하며 그 권력의 정점을 살피고 있다. 그래서 《권력전쟁》은 음모와 암투가 난무하는 권력 세계에서 살아남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물과 그들에게 희생되었던 패배자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생생한 권력의 본질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소개다. 그중 위의 목차처럼 중국의 역사 속에서도 가장 치열했던 순간만을 훑어 완성된 《권력전쟁》은 보다 치열해진 인간 사이의 경쟁 구도에서 요구되는 리더십과 처세술, 용인술, 심리술, 나아가 조직을 지배하고 내 것을 지키며 정상에 오르기 위한 방법이 담긴 전략적인 인문 역사서라 할 수 있다.

영국의 저명한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이 남긴 《권력》이라는 저서에서, "인간의 무한한 욕망 중에 권력욕이야말로 가장 강렬하며 근본적인 욕망이다. 또한 누구에게나 권력욕은 있다. 하지만 일부는 리더의 추종자로 만족하며 그의 승리를 마치 자신의 것처럼 받아들인다. 반대로 리더형 인물은 직접 다른 이들을 이끌고자 한다. 만약 누군가 부를 추구한다면 소유할 수 있는 재물에는 한계가 있을 테지만, 권력을 추구한다면 그 만족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욕이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역사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역설하고 있다.

그렇다. 이렇듯 이 책은 '권력은 단 한 번도 인류에게 도덕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아이러니한 명제 앞에서 논거를 던지고, 중국 역사 속 11인을 통해서 그 과정을 되짚어 보고 있다. 여러 말이 필요없는 역사 인문서다. 여기 11인이 제시한 권력전쟁 속 존재하는 모든 음모와 다툼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쏠라닥질의 얽히고설킨 전쟁과도 같은 권력 세계에서 천하를 움켜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권력의 불가분의 관계를 다시 한번 고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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