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관의 살인
손선영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장르의 책들은 거의 외국 작가의 작품들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장르소설은 아직은 약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간혹 재밌게 읽은 작품도 만나긴 하지만 그럴 경우는 드물어 아쉬움을 늘 가지고 있다.  


'십자관의 살인'은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을 오마주한 손선영 작가의 책이다. 손선영 작가의 책을 두 권 읽고서 나름 좋았기에 십자관의 살인에 대해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난 지금의 느낌은 생각보다 괜찮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도일, 아가사란 예명을 쓰는 남녀라고 볼 수 있다. 예명에서 보듯이 그들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이 무엇인지 감지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연희대학 추리소설연구회를 이끌어 오고 있다. 4년이란 시간 동안 사랑했던 연인 관계였던 두 사람이 아가사의 심리적 상태로 인해 헤어지고 이제는 좋은 동료로 지낸다. 새로운 연인 도로시 역시도 추리소설연구회 회원으로 두 여자에 대한 명확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현재는 도로시를 사랑한다.


막강한 부를 가진 게임업체 상속녀인 아가사의 경제적 도움으로 추리소설연구회 회원들과 모리스 교수까지 함께 3박 4일로 '살인 엠티'란 이름으로 섬 반구도로 추리여행을 떠난다. 아가사는 추리 게임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머더 키트를 나누어주며 한 가지 것을 사용하면 다시는 사용할 수 없는 장치를 두며 추리게임을 시작한다. 헌데 즐겁자고 한 추리게임이 실제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커피를 마신 청산가리에 의해 동료가 죽자 모두들 경악하고 마는데...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다 아는 도일, 아가사, 도로시, 심농, 마플, 김전일, 코난, 모리스...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한다는 것 자체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예명 뒤에 숨은 그들의 실체는 무엇이며, 누가 무슨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는지 궁금해진다. 여기에 납치 되어 있는 한 사람... 자신이 남자라고 믿었지만 여자인 그는 누구이며 그가 생명의 위험을 느끼게 되는 검은 실체의 비밀은...


책에 나온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작가 미야베 미유키, 히기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나도 좋아한다. 미미여사의 작품이야 지금도 무한 애정을 갖고 있으며 예전만큼의 재미는 덜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회성 짙은 작품은 호불호가 갈릴 때가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책이 나오면 찾게 되는 작가다. 두 작가와 달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추리작가하면 명확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아직 없다. 나름 재밌게 읽은 작품도 있지만 드문 일이라... 손선영 작가의 이번 작품 난 나름 재밌게 읽었다. 마지막에 혹시 하는 생각을 했던 결말과 아주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작가라 늘 기대가 된다.

진실은 여러 얼굴을 가졌어. 그래서 하나의 진실이라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얼굴을 드러내곤 하지.   -p64-


아무리 곱해도 곱할 수가 없어 주저하게 된다네.

반대로, 나누려고 하면 그렇잖아. 답은 하나라고.

그렇다고 더하거나 빼려고 하지 마. 똑같이.

열다섯 범만 바꾸어봐. 답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                       -p1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