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시집 문예 세계 시 선집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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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대표하는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등 괴테의 대표작 중 한 권 이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작가로 알려진 괴테의 시와 그가 직접 그린 그림을 만날 수 있는 '괴테 시집' 책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괴테의 책들의 전체적인 느낌은 쓸쓸하고 안타까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시는 괴테 자신의 정서를 잘 담아냈다는 느낌이 든다. 서정시의 진수를 보여주는 시들을 보면서 그동안 삶에 지쳐 있어 시 한 편 제대로 읽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시를 읽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책은 총 5개로 시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젊은 날의 시'에서는 시인 괴테와 그가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으며 60년 가까이 머물며 일곱 살 연상의 샤를로테 폰 슈타인 부인에 대한 마음을 다아낸 두 번째 '초기 바이마르 시절의 시', 이탈리아 여행에서 본 많은 예술 미술작품, 풍경에 깊은 인상을 받고 이를 시로 남긴 세 번째 '이탈리아 여행 이후의 시', 네 번째는 60대의 인생의 연륜이 묻어나 있는 시를 담은 '만년의 시', 마지막 다섯 번째는 이란 고원을 지배하던 페르시아의 대시인을 만나고 그의 영향이 받은 시를 담아내고 있다.


눈물과 함께 빵을


눈물과 함께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수많은 괴로운 밤을 잠자리에서

울면서 새운 적이 없는 사람은

너희들은, 하늘의 힘을 모른다.


너희들은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내고,

불쌍한 자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한다.

그러고는 심한 가책을 느끼게 한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세상이니까.


예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6.25 사변 이야기를 꺼내시면서 먹을 것이 없었던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TV, 영화, 책등을 통해 머리로는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가슴으로는 공감하기 부족한데 사는 게 너무나 힘들고 팍팍하면 자신도 모르게 극한의 공포, 아픔을 느낀다고 한다. TV에서 간혹 눈물 적은 빵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서란 생각이 든다. 내가 경험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낸 부모님, 조부모님이 계셨기에 현재 우리는 눈물 적은 빵을 먹지 않는 것이다. 이 시를 보며 우리 전세대의 눈물 적은 빵, 실연하여 울며 먹는 빵, 세상살기가 버거운 청춘의 빵을 떠올려 본다.


세상 사는 법


세상을 아름답게 살고 싶으면

지나간 일에 구애되지 말고,

쉽게 화를 내지 말 것.

언제나 지금을 즐길 것이며,

특히 남을 미워하지 말고,

앞날은 하느님께 맡길 것.


젊었을 때는 시간이 천천히 언제나 젊음이 곁에 있을 줄 알았다. 헌데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흐르고 그 흐르는 시간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하루가 이 세상에서 나의 가장 젊은 날임을 늘 마음에 새기며 작은 일에 화내는 일 없이 늘 감사하며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글도 잘 쓰지만 이렇게나 그림도 잘 그리는 줄 처음 알았다.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솜씨를 보이는 괴테의 그림들... 이 그림들을 직접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 편의 시와 그림을 통해 괴테를 만나는 행복한 시간을 안겨준 '괴테 시집'... 갈수록 메말라가는 나의 감성에 단비와도 같은 시간을 안겨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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