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 - 여행, 그 모든 일상에 담긴 의미
허경은 지음 / 책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여행이란 두 글자는 나에게는 항상 두근거림을 안겨준다. 세상에 지치거나 힘들 때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떠올린다. 일상의 버거움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 여행이지만 내 나라, 내 언어를 쓰는 곳이 아닌 곳으로의 여행은 결코 만만치 않다. 특히나 나 같은 외국어에 대해 울러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낯선 곳에서의 여행이 즐거움, 두근거림을 안겨주지만 그에 못지않게 두려움도 갖게 된다. 여행과 여행지에 대한 솔직하게 풀어 놓은 이야기 '우리는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 비록 아버지가 군인이라 항상 낯선 곳에 놓이는 일이 잦아 자신도 모르게 가방을 싸고 또 다시 낯선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저자의 모습이 부러우면서 난 저자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떠했을지 상상해 본다.

 

저자는 이십대 초반부터 항상 낯선 여행지를 떠올리며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1년이란 장기간 배낭여행, 워킹비자를 받아 떠나고, 어학연수, 취업과 여행을 반복하며 항상 낯선 장소에 있는 것에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앞선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 자체보다도 여행가기 전의 설레임이 더 크다고 한다. 나 역시 그러하다. 가슴 설레는 여행지로 첫 발을 내딛는 공항은 나에게는 새로운 장소로의 통로이자 두려움, 설렘의 출발점이다. 허나 저자의 마음에는  외로움을 가장 큰 자리를 차지 한다. 일 관계로 마장을 나간 공항에서 느끼는 감정은 항상 떠나는 것에 익숙했던 자신이 예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라는 이야기에 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에 더 익숙한 나의 공항 모습이 떠올랐다.

 

 

'탠덤 스카이다이빙'은 TV이를 통해서 본 적이 있지만 정식 명칭을 몰랐었다. 두 사람이 앞뒤로 줄을 잡고 뛰어내리는 다이빙으로 저자는 친구의 설득에 조교와 함께 뛰어내린다. 평소에 엄청 겁이 많다던 저자가 탠덤 스카이다이빙을 무사히 마치고 느끼는 안도감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하는데 저자는 항상 낯선 여행지를 찾아 이렇게나 자주 떠날 수 있는 것은 낯선 그녀의 많은 겁보다 더 큰 행복이 분명 낯선 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공감하였던 글이 있다. 낯선 여행지에서 같은 한국어로 말을 거는 한국 사람을 만나면 그것만큼 반가운 일이 없다. 편안히 모국어를 쓰면서 우연히 함께 한 사람들과의 짧지만 즐거운 동행이다. 여행지에서 만났기에 더 친숙하고 친밀감을 느껴 나중에 다시 연락하고 만나자는 말을 하는 것이 우리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헤어질 때 나중에 밥 먹자, 차 마시자란 말처럼 인사가 되어버린 의미 없는 말... 나 역시도 해외여행을 별로 하지 못했다. 우연히 여행을 함께 한 사람들과의 짧은 만남이 너무나 좋아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만나자는 이야기를 했지만 직접 얼굴을 대면한 적은 없다. 왜 그럴까? 분명 또 보고 싶은 얼굴인데도 생활에 쫓기다보니, 이런저런 일이 생겨 언뜻언뜻 떠오르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연락조차 못하고 있다. 상대 역시 마찬가지란 생각에 내 게으름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본다.

 

개인적으로 아니 많은 사람들이 여행 자체도 즐겁지만 여행가기 전의 설렘이 더 크다고 한다. 꿈에 그리던 여행지로서의 여행길에는 분명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혼자라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여행지의 모든 것을 소중하게 담아오고 싶을 정도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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