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 디 지노 내가 사랑한 이탈리아 1
우치다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일본 작가가 보는 이탈리아와 그곳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우치다 요코의 '까사 디 지노'에는 저자는 물론이고 이탈리아 밀라노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소소하지만 따뜻하게 다가온다.

 

일본 매스컴에 정보를 보내는 통신사업을 하는 저자 바르란 이탈리아 술집 겸 찻집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도 지킬 것은 지키는 바르의 주인에 대한 느낌에 대한 생각, 어느 날 커피를 기다리다 한 여인의 죽음과 관련해 마주친 신참 형사와 배터랑 여형사.. 그들을 초대하면서 얻은 정보를 통해 검은 밀라노를 탐험하는 이야기 검은 밀라노, 저자는 전생에 에도 시대 목판화가 호쿠사이라고 말하는 노인을 촬영하러 간다. 노인을 만난 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곁에 있는 격조 높은 일본말을 구사하는 아름다운 노부인이다. 노부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일본 문화를 잘 모르지만 그녀의 삶 자체가 사실이라면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진 리구리아에서 호쿠사이를 만나다, 지인인 쉰여덟 살의 카피라이터 여성과 마을에서 열리는 축제에 함께 춤을 추기 위해 간다. 그곳에서 나이를 잊고서 정열적으로 춤을 추는 그녀는 물론이고 사람들 모두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나와 탱고를 춰준다면', 지금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흔하다. 저자의 집은 물론이고 5층 건물 전체에 벨을 누르는 누군가가 있다. 겁에 질린 상황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안전하지 걱정이 된다. 괴한의 침입인 줄 알았던 것이 알고 보니 불이 났기에 벌어진 일이다. 하루를 멀다하고 벌어지는 크고 작은 민사소송에 대한 이야기는 이탈리아가 저 정도로 삭막한가 하는 의심이 들게 한 '검은 고양이 클럽',  날씨로 인해 밀라노를 떠나기로 작정하고 집을 알아보려고 나선 길에서 만난 지노란 남자... 그가 세를 주려고 하는 곳은 남자의 동생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인물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과거의 선생님 생활을 한 그와 그의 동생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나고 남자의 동생과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허나 여인은 떠나면서 동생은 그만... 유달리 힘든 사람들의 생활과 그들을 도와주는 수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내가 포지에 살았던 이유'와 함께 유달리 쓸쓸하게 다가온 이야기인 '지노의 집', 개를 아끼는 사람들과의 유쾌한 만남도 잠시 신문사에 근무하는 여성이 직장에 개를 데리고 갔다가 그만 잃어버리고 만다. 헌데 이 개를 데리고 있던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오고 성의를 보이는 선에서 돈을 준비하는 모습과 이를 자연스럽게 받는 모습에 솔직히 유쾌함 보다는 씁쓸함이 전해진 '개의 몸값', 댄서로 일하는 잘 생긴 시골 청년과 함께 한 시칠리아 섬 방문.. 청년의 형이 관심을 가진 선인장과 관련된 발명품과 저자에게 날아 온 청첩장... 생각지도 못한 신랑,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선인장과 사랑에 빠져', 능력만 된다면 무엇이든 자식에게 다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저자가 나폴리를 가는 기차에서 만난 아들의 공부를 위해 밤낮없이 비스킷을 만들어 파는 부인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짠하게 느껴지는 반면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로 바르를 찾는 사람들의 따뜻한 기부는 가슴 따뜻하게 다가온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이야기를 TV이를 통해 들었는데 이탈리아의 바르는 어디 곳에서나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기회가 되면 나 역시도 그들처럼 작은 기부를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커피', 이탈리아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배를 구경시켜 준 지인을 통해 만난 형제.. 그들의 아끼는 범선을 낯선 한 남자가 구입했다. 자신의 오랜 꿈을 정년퇴직을 하고 산 배에 대한 애정을 담은 눈빛을 형제는 좋아하지 않는다. 허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기며 남자의 꿈은... 세상에 태어나 한 번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보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일인가? 그렇게 꿈에도 그리던 이탈리아 정통 배를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 구입했지만 정작 그는... 한 남자의 안타까운 열망을 다룬 '배와의 이별'까지 마치 단편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롭게 느껴진 에세이다.

 

기회가 되면 대표적인 이탈리아 건축물들을 우선 보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생각한 적이 있다. 당장 내년에 아들과의 여행지로 서유럽을 생각하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고 아들이 개인적으로 구경하고 싶다는 프랑스, 영국, 스위스를 중심으로 한 여행을 생각 중인데 '까사 디 지노'를 읽으면서 이탈리아의 모습, 사람들이 정겹있게 다가와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고 싶어진다. 여행이란 것도 곧 사람들과의 만남이라 나도 직접 바르에 가서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내 뒤에 올 손님을 위해 찻값 정도는 기부하며 그들의 문화를 느끼고 싶어진다.

 

기존의 에세이가 거의 대부분 여행 성격의 에세이를 많이 만났기에 30년을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저자는 매번 현재의 시간, 계절이 지나면 일본으로 돌아가야지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허나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변해도 여전히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새로운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고...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포근하다. 역자처럼 나 역기도 이탈리아로의 야행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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