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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 (양장)
이규현 지음 / 알프레드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한 번씩 뉴스를 통해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금액의 미술품이 경매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미술품이야 순전히 사려고 마음먹은 사람의 의사에 의해 가격이 결정 되지만 그림 한 점에 저렇게나 많은 돈을 줄 만큼 예술적 가치가 높은지... 미술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나에게 미술품이 가진 가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 이 책의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것이 놀라웠다. 미술품이 가진 예술가치와 화가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가격이 비싸다고 가장 뛰어난 미술품이 아니다. 급변하는 미술시장 구조에서 갑자기 급속도로 가격이 오른 미술품도 있고 학교에서 배운 미술작품들이 100위 안에 들지 못하는 작품도 있다. 엄청난 가격의 미술품 중에는 내가 모르던 작품들도 있다. 책을 통해 미술품이 가진 가치의 중요성과 거장들이 작품 안에 쏟아낸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다른 미술품보다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특히나 떨어지는 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술작품들로서 그동안 고정관념처럼 미술 작품에 대해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난 작품들이다.

삼부작 시리즈로 엄청난 금액의 프랜시스 베이컨의 초상 습작 작품들... 솔직히 미술품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나로서는 많이 거칠고 괴상한 형상을 표현한 베이컨의 작품에 감탄을 보내지는 못하겠다. 겉모습을 표현하지 않고 내면의 암시, 정신적 상태를 나타낸 그림들이라는데... 그의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의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그에 대해서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많이 알고 있다. 이 해바라기 그림은 고갱이 온다는 것을 기뻐하며 집 분위기를 밝게 할 목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허나 꿈에 그리던 고갱과의 사이는 틀어지고 고흐는 자신의 왼쪽 귀를 자르며 비극으로 끝난 이야기... 특히나 이 그림은 진품 여부를 놓고 논란 속에 있던 작품이다.
일흔 살 생일을 맞은 어머니를 위해 그린 자신의 자화상...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수염도 깎고 말쑥한 모습을 그려 보낸 그림이지만 9개월 후 그의 사망으로 인해 이 그림은 더 쓸쓸해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비싼 그림 100위 안에 중국 화가들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그림의 화가는 솔직히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원나라 산수화의 뛰어난 네 명의 화가 중 한 명이다. 과거의 산수화 화풍 방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관점과 방법을 통해 그림을 그린 그림으로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간결하고 담백한 산수화지만 역동적으로 살아 있는 듯 보인다는 찬사를 받는 작품이다.

뭉크의 절규는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작품이다. 워낙에 유명한 작품으로 총 네 점의 절규가 있다. 올 봄에 북유럽 노르웨이, 덴마크로 여행을 하면서 뭉크 박물관에서 절규를 보았다. 다른 뭉크의 작품은 다 사진 촬영이 허가 되었지만 절규만은 경비를 서면서 사진 촬영을 금했을 정도로 안전에 만전을 기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알고 보니 작품을 도난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뭉크의 박물관을 찾았을 때 찍은 것들이다. 이 두 작품은 100위 안에 든 비싼 그림들은 아니지만 뭉크의 마돈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미술 가격은 작가의 이름값, 작품의 중요성, 원래 소장하고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디에서 언제 팔리는지 등등 여러가지 이유를 통해 가격이 형성된다고 한다. 책에는 총 서른다섯 명의 거장의 작품들이 담겨 있다. 한 화가는 서너 점이 순위 안에 들어 있지만 당연하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고갱, 추상화의 대표화가 피트 몬드리안을 비롯한 6명의 화가는 없다. 그 이유가 저자의 기나긴 집필 기간 중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회만 주어지면 책에 담겨진 미술작품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허나 개인 소장품들이 많기에 그것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다. 물론 세계를 다 다니며 볼 수 없는 것도 이유지만... 진품이 가진 예술적 가치가 무한대인 미술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책의 뒤편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예술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며 한 번씩 책을 들쳐보며 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쌓아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