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이서정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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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모르고 지나치면 좋은 게 있다. 굳이 들어내지 않으면 아픔으로 남지 않을 상처... 허나 어쩔 수 없이 밝혀지는 진실로 인해 아프지만 그만큼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도 있고 정반대의 경우도 발생한다.  

처음 만나는 이서정 작가님의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는 솔직히 다 읽은 지금은 이 책을 어디 장르에 속한다고 말을 해야 할지 살짝 고민이 된다. 분명 로맨스소설이라고 알고 읽었다. 허나 읽다보면 살짝 호러 미스터리 느낌이 풍긴다.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이다 보니 나의 경우는 달콤하기만 한 로맨스 소설보다는 훨씬 재밌게 느껴지는 면이 있는 책이었다.

 

시작은 주인공 스물세 살의 주부 박은아가 연락두절로 지내던 엄마의 상주가 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핏덩어리 때부터 떨어져 살았기에 엄마에 대한 남다른 정을 느끼지 못하는 은아...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나이 차이가 나는 남편의 따뜻한 말이 전부다.

 

이미 한 번의 이혼 경력이 있는 남편은 전처와 자녀들 양육비로 월급의 대부분을 다 쏟아 붓고 부부는 단돈 백만 원으로 생활을 한다. 은아는 이런 남편의 결정에 전혀 토씨를 달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기고 드디어 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게 된다.

 

엄마의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2층에 세 들어 사는 20대 후반의 이준환이란 남자의 도움이 은아에게는 고맙기만 하다. 잦은 출장으로 오랜 기간을 집을 비우는 남편... 남편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이 은하는 준환과 집 안 소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친해진다.

 

솔직히 이 정도 읽으면 불륜을 다루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허나 은아란 여성이 가진 조금은 맹하면서도 순수한 심성은 그녀의 모습을 나쁘게 비추지 않는다. 어리디 어린 나이에 같은 일터에서 만나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이나 그녀의 부부생활, 전처와 아이들, 무당으로 자신의 곁을 떠나서 살아야 했던 엄마, 어릴 적부터 맡겨진 외삼촌네 집에서 차마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생활한 모습 등등... 산다는 것이 어린 은아에게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는 게 느껴져 오히려 짠한 마음도 생긴다.

 

제목이 왜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인지는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인형을 만드는 남자 이준환... 그로인해 은하는 새로운 방식의 삶을 살아 갈 용기를 찾게 되는데... 허나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우리를 경악시킨다. 아니~~ 이런 일이~~

 

반전이 존재하는 로맨스 소설.... 누구에게나 삶은 결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자신을 감싸 줄 진정한 가족이 없을 때는 더 힘들다. 은아가 살아 온 세월이 한 통의 편지로 다 보상 받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로인해 새로운 희망과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

 

추울 때는 유달리 로맨스 소설을 찾는 나에게는 나름 재밌게 읽은 책이다. 호러 로맨스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은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저자의 작품은 처음이지만 스토리의 재미나 속도감이 나쁘지 않아 다른 책도 나온다면 읽어보고 싶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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