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꿈
정보라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은자들이 살아나는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들어 왔다. 어릴적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보았던 전설의 고향을 비롯해서 몇 년 전부터 죽은자들이 다시 살아나는 좀비이야기 역시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많이 보고 있다. 무서운 이야기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책은 읽으면서 시원함을 느껴 좋지만 영화는 무서워 꺼리는데 그 중 차태현씨가 나온 '헬로우 고스트'는 오히려 웃으면서 보았던 영화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죽은자의 꿈' 어떻게 죽은자가 꿈을 꿀 수 있는지.. 제목도 흥미로웠지만 정보라란 이름의 작가 역시 생소해서 궁금증이 일었다. 저자의 약력이 참으로 화려하다. 우리나라의 일류대를 나와 미국의 예일대와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으로 2008년에 디지털작가상 공모전 모바일 부문 우수상을 타면서 등단했다는 것과 나는 읽은적이 없지만 이미 여러권의 책을 내놓은 작가란 것을...

 

우선 한마디로 이 책을 말하자면 괜찮다. 스토리도 나름 신선하고 재미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요즘의 핫한 정유정 작가의 데뷔 작품과 비교해도 나의 생각에는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자와 죽은자의 경계를 교묘하게 허물어버리는 스토리 전개나 처음에 누구누구인지 다소 헷갈리는 면이 있지만 이 역시 스토리를 조금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된다.

 

태경이란 남자의 꿈에 학창시절 친구 문석이 나타난다. 꿈 속 문석의 약혼식 현장에 모인 친구들과 공허한 눈의 문석의 약혼녀... 개꿈이라고 치부하기엔 자꾸만 꿈속에 나타나는 문석으로 인해 태영은 기분이 영 개운치가 않다. 헌데 며칠 후 문석이 교통사고로 그만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의 장례식장에서 차분한 미모의 매력을 지닌 문석의 아내를 보게된다. 자신의 죽음이 우연한 교통사고가 아닌 고의적인 사고라며 사고의 진실을 밝혀줄 것을 부탁받는다. 태경의 마음과는 달리 기이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친구의 부탁대로 사건을 조사하면서 문석에게 아내 말고 또 다른 여인이 존재했음을 알게 되는데.....

 

태경이 귀신을 볼 수 있게 된 사연이 섬뜩하다. 태경의 여자친구인 성연은 태경이 겪는 심적 고통을 이해하기에 그가 주는 육체적 고통을 감수하려고 한다. 성연이란 여성 역시 남다른 존재다. 살아있는 존재라고 보아야할지 아님 죽어있는 존재라고 보아야할지...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로를 사랑하는 태경과 성연... 일류대 법대를 졸업하고 부잣집 딸과 결혼해서 떵떵거리며 다른 사람의 약점을 이용하는 철저하게 나쁜 인간으로 살아왔던 친구 문석의 동거녀의 귀걸이로 인해 두 사람은 자꾸 다툼을 하게 된다. 서서히 들어나는 문석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면서 태경 주변 인물이 고통을 받게되고 마침내 성연 역시 더 이상...

 

스토리가 독특하고 흥미로운데다 속도감 역시 괜찮아 재밌게 읽었다. 죽은자를 보고 말한다는 부자연스럽고 기이한 이야기를 태경, 성연이란 두 주인공의 애처로운 모습의 사랑과 합쳐져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삶과 죽음을 둘러싼 관계에 대한 색다른 묘미를 선사함과 동시에 그 의미를 생각해 만들어주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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