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 이호준의 터키여행 2
이호준 지음 / 애플미디어(곽영완)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여행책을 좋아한다. 여행책이나 여행에세이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나라 그 장소에 있다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는데 여행을 간다면 저기는 꼭 가야지, 저 음식은 꼭 한번 맞보고 저렇게 순박한 웃음을 짓고 있는 사람과 인사도 나누고 사진도 찍어봐야지 하는 각가지 공상을 하게 된다. 그런 상상을 하는 순간 만큼은 행복한 기분이 들고 여행에 대한 설레임 비슷한 감정을 가지게 되어 여행책을 읽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형제의 나라하면 '터키'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6.25전쟁을 통해서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게 된 터키지만 다른 많은 참전 나라들 중 왜 유독 터키에 대해 유달리 강한 애착을 가지고 형제의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8-9년 전에 터키를 여행 한 적이 있다. 예전부터 유럽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을 강하게 갖고 있었지만 어느날 우연히 여행책자를 보고 순간적인 기분에 휩싸이고 당시 여건이 허락이 되어 갑작스럽게 떠난 터키여행... 헌데 갑자기 여행 떠난 여행이다 보니 준비도 미흡했고 기초적인 상식이 부족했던 탓에 4대 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문명의 발상지인 터키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한동안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지낸적도 있었다.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를 통해 미처 몰랐던 터키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형제의 땅이라며 우리나라에 유달리 친밀함을 드러내는 터키지만 일반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에 대한 인기는 생각보다 아주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와 함께 다닌 아리따운 아가씨 홀리아 역시 영어, 스페인어를 비롯해서 다른 서양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학과에 지원 했지만 다 낙방하고 취직이 어려운 한국어를 배울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에 우리와 터키가 아직도 여러가지 면에서 교류가 미미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나마 중동국가들 보다는 낫다는 것에 의안을 삼아야할지 살짝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배를 타고 바로 여행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그리스와 사이가 안 좋은 사연이나 용맹하고 뛰어난 민족주의 군주였던 드라큘라의 식사를 하면서 즐긴 잔인한 처형 모습, 동굴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동굴사람, 시장, 사원, 유적지에서 만난 아이나 사람들의 모습, 지금은 경기가 워냑에 안 좋아졌지만 터키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려고 했던 이야기, 우리나라에서는 행운의 숫자 '7'이지만 터키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숫자라고하며 카프베란 일명 카페를 지정하는 말과 커피를 너무나 사랑하는 터키인들의 애정 등등 역사와 함께 터키인들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여행은 떠나기 전 준비하는 기간이 가장 설레고 즐겁다고 한다. 나역시도 이런 시간이 즐겁지만 여행지에 도착해서 그들의 문화와 역사, 사람들을 만나며 느끼는 즐거움은 또 다르고 이것이 더 진하게 남는다. 목적이 있어 떠난 여행이든 단지 즐기려 떠난 여행이든 여행지에서 아프면 그것만큼 서러운 것이 없다. 저자 이호준씨는 터키 여행지에서 거의 매일 아침 코피를 쏟고 쳇기에 시달렸다. 허나 그가 좀 더 편하게 여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람들이 내미는 따뜻한 손길이 그를 낫게 해 준 것처럼 낯선 타국에서 이방인이 베푸는 작은 친절은 더 기억에 새겨지게 된다.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터키의 대표적인 볼거리가 아닌 진짜 터키를 제대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아나톨리아에 대한 이야기라 예전 여행에서 내가 보지 못한 장소들이라 더욱 관심을 갔다.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 터키에 여행을 간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아브라함의 동굴과 가까운 성스러운 연못의 모습도 매혹적이고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웅장하고 드넓은 자리를 차지고 하는 여러나라의 협곡을 보면서 한번쯤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터키에 그랜드캐니언의 광활한 땅에 카파돈키아의 기기묘묘한 바위를 심어 놓은 풍경이라는 레벤트 협곡, 너무나 아름다운 파란색의 물빛을 보여주는 유프라테스 강 역시도 걸어보고 싶은 장소다.

 

여행은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나를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통해 삶을 좀 더 여유롭게 바라보고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시켜 주는 여행... 아들에게 여행의 진짜 재미와 의미를 알려주고 싶어 같이 손잡고 여행길에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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