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서울 -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기
김지현 글.사진 / 네시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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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다는 표현이 딱 맞는 책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와는 달리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해서 살아가고 있는 저자 김지현씨가 서울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과하거나 넘치지 않으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저자의 남다른 글솜씨... 분명 14년차 방송작가라는 직업에 걸맞는 글솜씨를 자랑한다.

 

저자는 서울 생활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통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서울에서 살아간다. 항상 서울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여전히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여전히 서울 하늘아래 생활하고 있다. 정작 나 자신은 옆지기를 따라 2년 동안 지방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직업의 특성상 단지 안에 몰려 사는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해야하는데 성격 탓에 왕래는 커녕 변변하게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시내라고 순천에 가면 우리동네 시장 끝에서 끝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너무 황당하고 시내가 정말 맞나? 싶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2년쯤 되었을때 신랑의 권유도 있었지만 나 자신이 사람 많고 돌아 다닐 곳도 많은 서울이 자꾸 그리워 결국 신랑과 떨어져 아들과 함께 서울에 올라왔다.

 

서울에 대한 작가의 경험이나 생각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된다. 서울에 살면서 서울의 진짜 모습을 나보다 더 많이 아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작가라지만 여자 나이 40살이면 주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내 친구 중에도 아직 결혼하지 않고 싱글로서 멋지게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친구가 있다. 결혼해서 아이와 남편에게 시달리다보면 가끔씩 싱글인 친구가 부러울 때가 있는데 친구는 가끔씩 누군가 자신 옆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외롭다고하면서... 그럴때 친구에게 그럼 시집이나 가든지.. 한마디 건네지만 곧이어 시집가지 말고 멋지게 인생을 즐기고 살라고 말하게 된다. 가족으로 묶여져 있어도 어쩔 수 없이 외로움은 존재한다고....

 

낮술이 가능한 분위기나 이유, 치킨의 영원한 동반자 맥주와 더불어 치맥을 마시려면 반드시 동반자가 있어야하는 모습, 불안한 마음을 달래준다고 말한 쇼핑, 어릴적 엄마랑 같이 놀러 갔던 계곡에 대한 기억, 자신과 함께 늙어간다고 표현한 종로 3가의 모습.... 등 어쩜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있던 것들과 이렇게 맞아 떨어질까 싶기도 했다. 지금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단성사에서 처음 영화를 보고 옆 골목길 안으로 걸어 들어가 먹었던 그 음식점과 길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저자의 눈을 통해 다시 바라본 서울은 내가 알고 있던 서울이지만 다르게 느껴졌다. 갈수록 삭막해져 간다고 말하는 서울... 그 곳에서 계속해서 살고 있지만 난 여전히 서울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 좋고 서울을 사랑한다. 오늘은 가방을 둘러메고 서울 구경을 나가야겠다. 집하고 거리가 있어 잘 안가는 홍대로 마실겸 나들이 가서 젊음의 거리도 걸어보고 맛있는 치킨에 맥주도 한잔 곁들여 볼 생각이다. 서울의 잊고 있었던 참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 준 책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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